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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1428

[인디즈 Review] 〈드라이브〉: 여느 헤어짐과 어떤 만남 〈드라이브〉리뷰: 여느 헤어짐과 어떤 만남*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지원 님의 글입니다.   원치 않는 타이밍에 걸려 오는 전화만큼 불편한 게 있을까? 한 통의 전화에서 시작된 세 편의 이야기는 자동차 안팎을 오가며 각자의 속도로 흘러간다. 눈 스프레이로 더럽혀진 차, 기스가 잔뜩 난 차, 겉은 멀쩡해 보여도 완전히 고장 난 차. 멈춰 선 차는 더 이상 기껍지 않은 우리 사이를 떠올리게 한다. 처치 곤란의 자동차는 과거 안에 맴돌기도 선형적으로 흘러가기도 하며 각자의 목적지를 찾아 나선다.  EP.1 여름 이선은 방치된 자동차를 처리하라는 연락을 받는다. 차를 찾으러 가는 과정은 순탄치 않다. 논에서 넘어져 다리를 다치고 옷에는 흙이 묻는다. 어렵게 찾아간 차는 먼지와 눈 스프레이로 더러워져 내부가 보이.. 2024. 5. 13.
[인디즈 단평] 〈모르는 이야기〉: 여기에 오기까지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오기까지〈모르는 이야기〉와 〈다섯 번째 흉추〉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윤정 님의 글입니다.  같은 하루를 반복하는 두 사람이 있다. 그들의 하루는 지나치게 무료하고 때로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럽다. 시간과 공간이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지나치게 유사한 공간에서 ‘기은(정하담)’과 ‘기언(김대건)’은 각자의 생활을 이어간다. 그들의 단조로운 일상을 방해하는 것은 척추에 주어지는 비정기적인 통증과 그 통증을 견뎌내기 위해 복용하는 진통제 뿐이다. 어디 하나 닮은 구석 없는 두 사람이 각자의 고통을 경험하는 순간, 같은 공간에서 순간의 고통을 함께 겪는 듯 .. 2024. 5. 13.
[인디즈 소소대담] 2024. 4 당신은 영화와 운명인가요? [인디즈 소소대담] 2024. 4 당신은 영화와 운명인가요? *소소대담: 인디스페이스 관객기자단 ‘인디즈’의 정기 모임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예송 님의 기록입니다.  참석자 : A, B, C, D, E  인디즈 21기의 시작, 아직 낯선 서로의 얼굴을 살그머니 들여다보던 중, 우리의 만남이 ‘영화’에 대한 사랑으로 발현되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당신은 왜 이곳에 서 있게 되었나요?”라는 궁극적인 물음을 탐색하기 위해, 왜 우리가 영화를 사랑하게 되었는지, 당신이 하고 싶은 영화 이야기는 무엇인지, 한 단계씩 밟아 보려 한다.    * 당신은 어떤 영화 이야기를 하고 싶나요?  A: 두 가지 정도 생각을 했었는데 하나는 영화와 공간입니다. 저는 영화를 볼 때, 영화와 공간의 관계 속에서 어떤 변주를 .. 2024. 5. 8.
[인디즈 단평] 〈여행자의 필요〉: 여행의 의미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여행의 의미〈여행자의 필요〉와 〈겨울밤에〉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민지 님의 글입니다. 여행은 기존의 삶과의 단절을 동반한다. 여기를 떠나 저기로 갈 때 우리는 속박에서 벗어나기도 하고 미처 알지 못했던 무언가를 마주하기도 한다. 〈여행자의 필요〉가 삶을 여행하듯이 사는 이리스를 통해 현재의 순간을 조명한다면, 〈겨울밤에〉는 한 부부가 과거 인연이 시작되었던 여행지를 찾으며 과거를 조우하고 현재의 상실을 발견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리스(이자벨 위페르)는 프랑스에서 온 여자다. 근린공원에서 피리를 불다가 인국을 만나 그의 집에 산다. 인국의 권고로 두 명의 여자에게 .. 2024. 5. 7.
[인디즈 Review] 〈여행자의 필요〉: 추상적인 것을 잡아 꺼내려는 연습 〈여행자의 필요〉리뷰: 추상적인 것을 잡아 꺼내려는 연습* 관객기자단 [인디즈] 오윤아 님의 글입니다.    감독은 포스터에서부터 관객을 여행길에 오르게 한다. 알 수 없는 외국인이 흙과 같은 포스터 바닥에 앉아있고, 돌과 같은 글씨들이 빼곡히 박혀있다. 나는 자연스레 눈동자를 포스터의 위부터 아래까지 이동시켰다. 굵직하고 딱딱한 글자로 적혀진 비정형화된 문장들에 머리가 조금 아파질 때 즈음, 편안함을 얻는다는 문장이 눈을 밝혀준다. 나 또한 편안해진다. 이렇게 난 〈여행자의 필요〉로에 발을 들였다.   나란히 앉아 대화를 하는 이송과 이리스, 잠시 얘기를 나누다 이송이 피아노를 연주하러 걸음을 옮긴다. 연주를 마친 이송에게 이리스는 피아노를 연주할 때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묻는다. 행복하고, 아름다웠다.. 2024. 5. 7.
[인디즈 단평] 〈땅에 쓰는 시〉: 자연과 우리의 이야기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자연과 우리의 이야기〈땅에 쓰는 시〉와 〈리틀 포레스트〉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예송 님의 글입니다. 광활한 대지를 마주했을 때, 푸르른 계절을 온몸으로 뒤집어 쓴 자연이 고개를 들이밀 때, 살아 숨쉬는 깨끗한 공기가 코로 단숨에 흡입될 때, 어마무시한 스펙터클, 전경의 주는 광활함은 인간에게 큰 전율을 제공한다. 형용할 수 없는 광대함을 갖고 자연이 선사하는 것들을 온몸으로 체감할 때, 우리는 잠시 어느 시공간을 잊고 자연과 하나되어 그들의 진가를 깨닫고는 한다. “우리가 서 있는 이 곳이, 내가 두 다리를 딛고 서있게 만드는 이 단단한 땅이, 실제로 자기가 살아.. 2024. 5. 7.
[인디즈] 〈돌들이 말할 때까지〉 인디토크 기록: 우정의 이름으로 우정의 이름으로〈돌들이 말할 때까지〉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4년 04월 19일(금) 오후 7시 30분 상영 후참석 김경만 감독  진행 변영주 감독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윤정 님의 기록입니다.  필연적으로 마주칠 끝을 향해 우려하게 흐르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종종 소멸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망각한다. 역사의 모든 개인들은 그렇게 하나 둘 잊혀졌지만 개중에는 그럼에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선명해지는 얼굴과 목소리들이 있다. 잊혀지지 않는 날들의 기억이 살아있는 사람의 입을 통해 세상에 나올 때, 소멸된 줄 알았던 이야기는 새로운 생명력을 얻어 더이상 그 무엇도 겁내지 않고 그저 멀리 뻗어 나갈 수 있다. 목소리의 떨림과 울림이 모든 이에게 전해지기를, 부디 우정의 이름으로.     변영주 감독.. 2024. 5. 2.
[인디즈] 〈세 가지 안부〉 인디토크 기록: 계속해서 이어질 너와 나, 우리의 세월 계속해서 이어질 너와 나, 우리의 세월세월호 참사 10주기 영화프로젝트 『봄이 온다』 옴니버스 3부작〈세 가지 안부〉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4년 04월 16일(화) 오후 7시 30분 상영 후참석 〈드라이브 97〉 오지수 감독,  〈흔적〉 한영희 감독,  〈그레이존〉주현숙 감독진행 변규리 감독  * 관객기자단 [인디즈] 오윤아 님의 기록입니다. 4월 16일. 이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그 날 자신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그 날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할 것이다. 슬픔과 분노, 허망의 바다 속에서 우리는 10년간 어떠한 세월을 보냈을까? 그 물결 속에서 지쳐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계속해서 목청 터지게 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세월호를 또다른 관점과 방식으로 바라보고 기록.. 2024. 5. 2.
[인디즈 단평] 〈정순〉: 시선을 따르며 건네는 믿음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시선을 따르며 건네는 믿음〈정순〉과 〈면도〉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지윤 님의 글입니다.  시선에는 믿음이 따라붙는다. 누군가를 지켜보는 시선은 그 사람을 향한 믿음으로 발동되고, 누군가를 통해 세상을 보겠다는 선택은 그 사람에 대한 믿음의 표현이 된다. 영화 〈정순〉은 그 시선을 오롯이 정순(김금순)에게 맡겨둔다. 그래서인지 그 선택이 굳은 의지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 의지가 담긴 카메라의 방향은 정순의 시선과 나란히 하여 움직인다. 그 시선은 때로는 집요하고, 정확하고, 스스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기도 한다. 영화 내내 대부분 정순의 시선이 닿는 곳은 공장이라.. 2024. 4. 27.
[인디즈 Review] 〈정순〉: 정순은 정순으로 살기로 했다. 〈정순〉리뷰: 정순은 정순으로 살기로 했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지원 님의 글입니다.  진동은 정순이 ‘디지털 성범죄’를 겪으며 시작되었다. 정순과 정순을 둘러싼 인물들은 이에 대해 분노하기도 억울해하기도 불안해하기도 하며 각자의 주파수로 소리친다. 인물들이 파동친다. 인물의 감정, 관계, 성격은 하나의 파동을 만들어내고 여러 개의 파동이 겹치고 또 변화한다. 정순의 안과 밖으로 온갖 파동이 부딪힌다. 정순은 파동치는 존재들 사이, 눈을 감고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파동을 찾아간다.     우리는 정순을 알지 못한다 정순은 ‘이해하기 쉬운 존재’로 그려지지 않는다. 정순의 말과 행동은 주변 인물에게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로 여겨지곤 한다. 그들은 정순이 도무지 어떤 생각을 하는건지 모르겠다고 소리.. 2024. 4. 27.
[인디즈] 〈그날의 딸들〉 인디토크 기록: 제대로 위로하기 위하여 제대로 위로하기 위하여〈그날의 딸들〉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4년 04월 15일(월) 오후 7시 30분 상영 후참석 고훈 감독, 김석목 대표(스튜디오 설 / 〈그날의 딸들〉 공동제작)진행 김구철 영화기자  *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지원 님의 기록입니다.   “양경인 작가님은 그런 일을 겪은 사람에게 어떻게 질문해야 하는지, 어떤 위로를 건네야 하는지를 잘 알고 계신 분 같았어요.”- 파치스 누군가를 위로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확히 알아야 한다. 정확히 아는 자만이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다. 한국의 양경인 작가와 르완다의 파치스는 ‘그날’에 살아남은 생존자의 딸이다. ‘그날’의 흔적을 따라 이어지는 두 사람의 여정은 서로를 향한 위로에서 세상을 향한 용서와 연대의 목소리로 이어진다. 가벼이 소비되는 무.. 2024. 4. 27.
[인디즈 Review] 〈땅에 쓰는 시〉: 지속되는 아름다움을 위하여 〈땅에 쓰는 시〉리뷰: 지속되는 아름다움을 위하여*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민지 님의 글입니다. 이스라지, 큰산꼬리풀, 개쑥부쟁이, 금매화. 당신은 길가에 피어 있는 꽃들의 이름을 아는가?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나에게로 와 꽃이 되었다는 시의 구절처럼 호명은 관계 맺는 일의 시작이다. 정영선 조경가는 식물 하나하나의 이름을 부르고 말을 붙인다. 스쳐 지나가는 꽃들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자리를 만든다. 그에게 조경은 관계 속에서 아름다움을 가꾸는 일이다.  정영선 조경가는 일상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꽃을 보고도 감탄을 연발한다. 아이구 좋아라, 아이구 예뻐라 흥얼거리며 그는 설계도를 그린다. 그의 다정한 관찰력은 지금 가진 것을 잘 가꾸고 활용하자는 그의 철학과 연결된다. 그가 설계하는 풍경 속 식물들은.. 2024. 4.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