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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1124

[인디즈 Review] 〈트랜스〉 :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 〈트랜스〉 리뷰: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이빈 님의 글입니다. “인간을 처음부터 악하지 않게 만들 순 없는 거예요?” 주인공 민영은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며 모니터 속 인물에 대고 묻는다. 사고할 수 있는 존재인 인간은 자신의 사고에 따라 선택을 내릴 수 있다. 학교에서 지속적인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민영은 ‘사고에 따라 선택한다’는 대목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아 묻는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악하지 않은 인간을 만들 순 없는 거냐고. ‘현존하는 인간들은 이미 글러먹었다’고 말하는 듯한 이 물음은 인간이 아닌, 어쩌면 인간 그 이상의 존재를 상상하며 기대를 거는 듯 들린다. 어느날 민영 앞에 ‘피이태’가 나타난다. 또 다른 인간의 모습을 만들 순 없는 것이냐는 민영의 물음이 이태에게 닿.. 2022. 12. 5.
[인디즈 Review] 〈탑〉: 텁텁한 사랑의 되풀이 〈탑〉 리뷰: 텁텁한 사랑의 되풀이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진하 님의 글입니다. 얼마 전,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이 출간되자마자 밭은걸음으로 서점엘 갔다. 사랑하는 존재를 위해 썼다는 그 책은 언제나처럼 내게 새로운 관점을 선물해주었다. 당신과 있을 때, 다른 이들과 있을 때, 홀로 있을 때 나는 각각 다른 사람 같다. 당신이 바라보는 내 모습을 마음에 들어 하고, 동시에 거짓말로 누군가와 관계 맺고 있는 걸까 고민한다. 이 묘한 죄책감의 끝은 결국은 모든 모습이 다 '진짜 나'임을 인정하는 것으로 일단락된다. 작가의 문장을 빌리면, '나'란 나눌 수 없는 '개인(individual)'이 아니라 여러 개의 나, 즉 '분인(dividual)'들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누군가와 반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다 보.. 2022. 11. 29.
[인디즈 Review]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부러진 손톱은 다시 자란다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리뷰: 부러진 손톱은 다시 자란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현지 님의 글입니다. 손톱이 부러졌다. 갑작스레 드러난 살에 부딪히는 옷과 종이가 어색하다. 마치 새살이 돋아나는 것처럼, 그어진 경계 너머로 하얀 조각을 밀어낸다. 부러진 손톱은 다시 자란다. 그러나 본래의 형태가 되기까지의 시간은 꽤 걸릴 테다. 시초를 향해 울퉁불퉁하게 빠져나오는 조각들. '수경'과 '이정'은 바로 이 단계에 서 있다.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는 한 집에 살아가는 모녀의 이야기다. 마트에 가다 보통날처럼 싸운 모녀는 자동차 사고를 겪는다. 엄마 수경은 한순간에 가해자가 된다. 오래된 자동차의 급발진을 주장하는 수경과 달리 딸 이정은 그 말을 믿지 않는다. 급발진인지 아닌지를 따지는 보험사와.. 2022. 11. 22.
[인디즈] 〈수프와 이데올로기〉 인디토크 기록: 잘 먹는 힘에 대해서 잘 먹는 힘에 대해서 〈수프와 이데올로기〉 인디토크 기록 일시 10월 23일(일) 오후 6시 상영 후 참석 양영희 감독 진행 김윤석 감독/배우 *관객기자단 [인디즈] 임다연 님의 글입니다. 양영희 감독의 카메라는 음식 냄새 가득한 집 안에서 트라우마적 사건을 담담하게 비춘다. 어머니랑 싸운 뒤에도, 반가운 손님이 왔을 때도, 눈물 날만큼 힘든 이야기를 나눈 후에도, 마지막에는 언제나 다 같이 모여 따뜻한 수프를 나누어 먹는다. 양영희 감독이 먹는 수프를 만드는 사람과 함께 나누는 사람은 어떻게 변화하는지, 양영희 감독이 카메라를 들고 있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지. 수프에서 비롯된 한 가족의 역사는 한 시대의 변천사이다. 양영희 감독(이하 양영희): 안녕하세요.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양영희입니다. 김윤.. 2022. 11. 17.
[인디즈 Review] 〈낮과 달〉: 두 여성의 귀엽지만 다소 허망한 힘겨루기 〈낮과 달〉 리뷰: 두 여성의 귀엽지만 다소 허망한 힘겨루기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소정 님의 글입니다. 〈낮과 달〉을 한 장면으로 요약할 수 있다면 민희와 목하의 팔씨름 장면이 아닐까. 민희는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후 남편이 위로를 찾고 싶을 때마다 갔던 제주도에 내려가 남편의 자취를 찾고자 한다. 갑작스럽게 세상을 등진 남편의 선택을 이해하고 싶었던 민희는 그러나 뜻밖의 비밀과 마주하게 된다. 목하는 민희가 새롭게 알게 된 비밀의 한 가운데에 있는 인물이다. 목하의 아들 태경과 남편이 비슷한 구강구조를 갖고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되면서 〈낮과 달〉의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사실은 첫사랑 애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 있고 자신에게는 그 사실을 속이면서 아이를 갖고 싶지 않다고 말한 남편이기에 .. 2022. 11. 15.
[인디즈] 〈애프터 미투〉 인디토크 기록: 너와 나의 발자취들을 폐기하지 않기 위해서 너와 나의 발자취들을 폐기하지 않기 위해서 〈애프터 미투〉 인디토크 기록 일시 10월 6일(목) 오후 7시 상영 후 참석 박소현, 이솜이, 방유가람, 소람 감독 진행 신승은 감독, 손수현 배우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이빈 님의 글입니다. 손수현 배우(이하 손수현): 안녕하세요, 저는 진행을 맡게 된 배우 손수현이고요. 신승은 감독(이하 신승은): 저는 감독이자 싱어송라이터 신승은이라고 합니다. 손수현: 한국에서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았고,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용기를 주는 작품 중 하나였는데 오늘 이렇게 네 분의 감독님들을 모시고 진행을 맡게 되어서 너무 기쁩니다. 즐겁게 이야기 나누다가 가면 좋겠습니다. 관객분들의 질문이 있으실 것 같은데, 그전에 감독님들 소개와 간단한 질문을 먼저.. 2022. 11. 11.
[인디즈 Review]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 발랄하지 않은 가난, 성스럽지 않은 노동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 리뷰: 발랄하지 않은 가난, 성스럽지 않은 노동 *관객기자단 [인디즈] 안민정 님의 글입니다. 예술은 오래간 가난을 주제로 해왔다. 이는 곧 예술 속 가난이 지나치게 낭만화되어있다는 말과 같을 것이다. 그리하여 영화 속 가난은 자주 발랄해졌고 물에 잉크를 타듯 희미해졌고 본래 의미의 밖으로 번져 나갔다. 정작 가난을 주목하지 않는 가난 영화들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섭리일지도 모른다. 스크린 화면에서까지 고개가 주억이는 현실을 보고 싶지 않다는 대중의 요구가 이해 못 할 일도 아니다. 하지만 여기, 예술이 외면해왔던 가난이 나타났다. 당장 빈곤 상태에 놓여 있거나 사람들과 섞이지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고민하다 산 카페 음료를 아쉽게 털어 마시고 어딘가 미세하게 촌스러운 옷차림이.. 2022. 11. 8.
[인디즈] 〈성덕〉 인디토크 기록: 당신, 지금 사랑하고 있습니까? 당신, 지금 사랑하고 있습니까? 〈성덕〉 인디토크 기록 일시 10월 12일(수) 오후 7시 상영 후 참석 오세연 감독┃출연자 박성혜 *관객기자단 [인디즈] 안민정 님의 글입니다. 인간은 끊임없이 사랑에 대해 고뇌해왔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주제에 너무 거대하다는 이유로 사랑은 끊임없이 의심받아온 셈이다. 그 결과 요즘은 깻잎을 떼어주는 게 사랑이다, 숙면을 바라는 마음이 사랑이다 같은 각자의 경험적 정의들이 둥둥 떠다니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 사랑의 파도 속에서 영화는 사랑을 어떻게 정의할까? 영화는, 시네마는, 과연 〈성덕〉 은 사랑을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오세연 감독(이하 오세연): 안녕하세요. 오늘 관객분들이 되게 많이 오셔서 긴장이 되더라고요. 영화 재미있게 보셨나요, 여러분? 저희 어제 관객 수.. 2022. 11. 4.
[인디즈 Review] 〈수프와 이데올로기〉: 할 수 있는 말을 고민하는 일, 편지 쓰기와 영화 만들기 〈수프와 이데올로기〉 리뷰: 할 수 있는 말을 고민하는 일, 편지 쓰기와 영화 만들기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태현 님의 글입니다. 〈수프와 이데올로기〉에 대해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5.18 기념공원을 방문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수많은 희생자들의 이름이 벽에 적혀 있었다. 그리고 견학을 온 것 같은 수십 명의 어린 학생들이 그곳에 있었다. 아이들은 그다지 엄숙하지 않았고, 긴 벽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친구들의 이름을 찾아 서로를 놀려 댔다. 그들은 분명 이곳에 담긴 이야기와 선생님의 무거운 얼굴을 기억할 텐데 말이다. 하지만 그들을 탓하고 싶지 않다. 아직 그들은 벽의 이름들로부터 죽음을 떠올리기보다는 얼굴을 마주하며 웃음 짓는 친구를 떠올리는 나이였을 테니까. 아닌 게 아니라, 비극적인 타인.. 2022. 11. 1.
[인디즈] 〈2차 송환〉 인디토크 기록: 여전히, 희망은 필요하다 여전히, 희망은 필요하다 〈2차 송환〉 인디토크 기록 일시 10월 15일(토) 오후 2시 20분상영 후 진행 김소희 평론가 참석 김동원 감독┃민병래 작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진하 님의 글입니다. 러닝타임이 끝나도 인물의 삶은 계속된다. 실제 인물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는 다큐멘터리에서는 특히나 이 사실이 차갑게 느껴질 때도 있다. 비전향 장기수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송환〉이 2004년 개봉했고,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2022년, '여전히' 송환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영화 〈2차 송환〉은 1차 송환 당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전향했다는 이유로 명단에서 제외되었던 장기수들의 이야기다. 대통령이 몇 번이나 바뀌고, 남북 정상이 만나 손을 맞잡고, 또 다시 회담이 결렬되는 동안 계속해서 '형.. 2022. 10. 25.
[인디즈] 〈애프터 미투〉 리뷰: 계속되는 삶, 끝난 적 없는 이야기들 〈애프터 미투〉 리뷰: 계속되는 삶, 끝난 적 없는 이야기들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이빈 님의 글입니다. 어떤 이야기들은 크고 넓은 방식으로 누군가에게 닿고, 또 어떤 이야기들은 누군가에게 닿기도 전에 아주 작은 것이 되어 묻히고 만다. 이때 닿거나 닿지 않는 것은 이야기가 가진 경중의 정도와는 무관하고 그 지점에서 우리는 이런 식으로 말할 때가 많았다. 우리 더 크게, 힘 주어 얘기하자. 앞으로 나아가자. 〈애프터 미투〉는 ‘우리 더 크게’ 말했던 #Metoo 운동(미투 운동)과 그 이후에도 남아 있고, 살아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영화는 회고적이면서 동시에 현재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형태를 취하고 있어 마치 과거와 현재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만 같은 인상을 주고, 이 .. 2022. 10. 20.
[인디즈] 〈달이 지는 밤〉인디토크 기록: 죽은 자들의 흔적이 머무는 두 가지의 이야기 죽은 자들의 흔적이 머무는 두 가지의 이야기 〈달이 지는 밤〉 인디토크 기록 일시 9월 25일(일) 오후 6시 상영 후 진행 조지훈 무주산골영화제 프로그래머 참석 김종관, 장건재 감독 안소희, 곽민규 배우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소정 님의 글입니다. 〈달이 지는 밤〉에는 무주의 차갑고 쓸쓸한 겨울과 싱그럽고 생생한 여름이 모두 담겨 있다. 서로 다르면서도 닮아 있는 두 이야기에서는 우리 곁을 떠나갔다고 믿은 사람들이 삶의 틈새 곳곳으로 스며든다. 꿈 같으면서도 현실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 안소희, 곽민규 배우와 김종관, 장건재 감독을 만나보았다. 조지훈 프로그래머(이하 조지훈): 안녕하세요, 저는 무주산골영화제 프로그래머 조지훈이라고 합니다. 오늘 〈달이 지는 밤〉 인디토크 진행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 .. 2022. 10.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