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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1411

[인디즈 Review] 〈그녀에게〉: 사랑의 시선 〈그녀에게〉리뷰: 사랑의 시선*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윤정 님의 글입니다. 오지 않은 미래를 실재하는 현실로 이끌어내는 것은 분명히 쉽지 않은 일이지만 특유의 의지력을 통해 마치 당연한 인과인 것처럼 이끌어내는 사람이 있다. 신혼여행지 침대에 나란히 누워 아침을 맞이하며 자신의 커리어와 이상적인 가정에 대해 나열하는 ‘상연(김재화)’의 말엔 강한 확신이 있다. 결혼과 출산을 통해 이상적인 4인 가정을 만들고 정치부 부장을 지나 보도국 국장, 은퇴 이후에 갖게 될 마당이 있는 집까지. 마치 지나온 과거를 회고하듯 상연의 미래엔 한치의 의심도 존재하지 않는다.   흐릿했던 언어의 잔상은 상연의 현실에서 곧바로 재현된다. 딸 하나, 아들 하나 쌍둥이를 출산하고 처음 경험하는 육아와 함께 할 때도 시간은 계속.. 2024. 9. 23.
[인디즈 단평] 〈장손〉: 사라지는 것, 남아있는 것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사라지는 것, 남아있는 것〈장손〉과 〈이씨 가문의 형제들〉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지원 님의 글입니다. 제사를 맞아 대구의 고향 집에 일제강점기와 베이비붐 세대, X세대와 MZ세대가 모여든다. 안부를 주고받으며 회포를 푸는 것도 잠시, 가업을 물려받지 않겠다는 성진의 발언에 미묘한 긴장이 흐른다.  〈장손〉은 가족의 이야기에 시간의 축을 더해 세대 담론을 끌어낸다. 할아버지에서 아버지, 성진에게로 이어진 김 씨 가족의 역사는 일제강점기와 전쟁, 민주화를 거친 한국의 근현대사를 반영한다. 두부 공장 운영을 둘러싼 갈등의 뿌리에는 시대의 격차가 있다. 수작업을 중시하는 .. 2024. 9. 23.
[인디즈 Review] 〈장손〉: 카메라와 영화 사이, 〈장손〉이 만들어내는 비밀 〈장손〉리뷰: 카메라와 영화 사이, 〈장손〉이 만들어내는 비밀*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지윤 님의 글입니다.  영화는 스크린만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에게 작고 큰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넓게 펼쳐진 스크린 앞에서 꼿꼿한 자세를 피해 모든 감각을 내던지고, 올려다보고 내려다보기를 반복하며, 그렇게 한참을 본다. 〈장손〉은 121분의 시간 동안 잘 꿰매어진 가족 구성원들의 사정을 들려준다. 역사, 트라우마, 젠더, 꿈, 현실과 함께 다가오는 〈장손〉 속 이야기들은 구성원의 수만큼 여러 겹이고, 김씨 일가 안에 두터이 자리 잡은 어떠한 우울과 걸핏하면 튀어나오는 분노처럼 복합적이다. 반대로, 〈장손〉의 시선만큼은 철저히 느리게 움직인다. 그 시선은 오히려 대상을 오래도록 붙잡고, 오래도록 .. 2024. 9. 23.
[인디즈] 〈딸에 대하여〉 인디토크 기록: 서로를 향해 가는 마음들 서로를 향해 가는 마음들〈딸에 대하여〉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4년 9월 9일(월) 오후 7시 상영 후참석 이미랑 감독, 김규진 작가, 임세미 배우 진행 하미나 작가  * 관객기자단 [인디즈] 서민서 님의 기록입니다. 원작 소설 『딸에 대하여』의 작가의 말 중, 이런 구절이 있다. “다른 누군가를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중략) 그럼에도 내가 아닌 누군가를 향해 가는, 포기하지 않는 어떤 마음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쩌면 이 소설도 끈질기게 지속되는 그런 수많은 노력 중 하나가 아니었는지.” 다른 누군가를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할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영화 〈딸에 대하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의 이해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나와는 상관없을 것이라 여.. 2024. 9. 20.
[인디즈 단평] 〈딸에 대하여〉: 우리에게 필요한 상상력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상상력〈딸에 대하여〉와 〈너에게 가는 길〉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민지 님의 글입니다. 보편성은 공감의 한 주축이다. 이는 특정 정체성을 공유하는 데서 올 수도 있고 한 생애를 살아내는 같은 인간이라는 인식에서 기인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을 일상에서 지속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경계 (보통 혈연으로 이루어진) 내의 존재들에게만 감정의 손길을 뻗치곤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살다 보면 그의 미래와 나의 미래, 그의 현재와 나의 현재가 겹치는 순간이 온다. 그때가 되면 더 이상 누군가를 나와 상관없는 존재로 생각하기는 어렵다. 어.. 2024. 9. 20.
[인디즈 Review] 〈딸에 대하여〉: 딸 없는 '딸에 대하여' 〈딸에 대하여〉리뷰: 딸 없는 '딸에 대하여'*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수영님의 글입니다. 7년 만에 경제적 이유로 집에 들어온 딸. 혼자일 줄 알았는데, 자연스럽게 '누군가'를 언급한다. 처음 보는 여성,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그녀는 남편도, 며느리도, 딸의 친구도 아니다. 딸은 그 여성을 자신의 연인이라고 주장하지만, 나는 이해할 수 없다. 결혼도 할 수 없고, 아이도 낳을 수 없는 같은 성별의 사람이 어떻게 가족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지금은 이런 상황을 이해할 여유가 없다. 애초에 여유가 있었다면, 딸과 그 사람을 집에 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요양 병원에서 받는 처우는 경제적 상황뿐만 아니라 정신적 여유마저 앗아가고 있다. 나는 하청 업체 소속으로 파견되어 사람들의 마지막을 보조하는 일을.. 2024. 9. 20.
[인디즈] 〈문경〉 인디토크 기록: 문경을 지나 문경을 지나〈문경〉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4년 9월 6일(목)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신동일 감독, 류아벨, 조재경, 강아지 복순 배우진행 김홍성 아나운서 *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지원 님의 기록입니다. 저마다의 삶을 안은 인물들이 문경에서 조우한다. 서로 다른 궤적을 살아온 ‘문경’과 ‘가은’이지만, 동행이라는 이름으로 문경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 짧은 여정 동안 문경과 가은의 삶은 잠시 겹쳤다 다시 멀어진다. 우연한 만남에서 시작된 동행은 그들에게 무엇을 남겼을까? 만남의 끝, 손을 흔드는 두 사람의 얼굴 위로 햇빛이 깃든다. 그렇게 문경은 각자의 고민을 풀어놓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다시금 나아갈 추진력을 얻는 공간이 된다. 고민과 걱정을 내려놓고 문경의 풍경을 따라 살며시 발걸.. 2024. 9. 20.
[인디즈 단평] 〈문경〉: 긴 여행 - 노동, 연대, 가능성과 좌절 - 의 끝에는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긴 여행 - 노동, 연대, 가능성과 좌절 - 의 끝에는〈문경〉과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수영 님의 글입니다. 영화 〈문경〉 속 문경은 직장 내 스트레스로 번아웃을 겪는다. 문경의 후배 초월은 뛰어난 기획력과 성과를 가졌지만, 정규직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다. 문경은 초월을 지켜주고 싶어 하나 그러지 못한다. 초월의 고향은 공교롭게도 그와 같은 이름의 '문경'이다. 문경은 문경으로 떠난다.  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속 정은은 7년간 회사에 헌신한다. 어느 날 정은의 책상은 벽을 바라보게 되고, 회사는 권고사직을 제안한다. 정.. 2024. 9. 10.
[인디즈 Review] 〈문경〉: 쉼 없이 달려온 우리에게 〈문경〉리뷰: 쉼 없이 달려온 우리에게* 관객기자단 [인디즈] 서민서 님의 글입니다. 문경(류아벨)은 우리 주변의 흔한 현실 직장인이다. 눈은 텅 비어 있고 몸 안과 밖으로 몹시 지쳐있으며 무언가 답답해 계속 주먹으로 가슴을 치는 건 습관이 된 지 오래다. 직장 내 업무와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과부하 상태에 다다른 문경은 결국 급성 위경련으로 입원까지 하게 된다. 여기에 충분히 능력 있는 후배 초월(채서안)의 능력을 알아주지 않는 회사에 대한 원망과 분노, 초월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스스로 3일간의 짧은 휴가를 빙자한 현생으로부터의 도피 시간을 주기로 한다. 초월의 고향이자 자신과 이름이 같은 문경으로 내려간 그는 우연히 첫 만행 중인 비구니 스님 가은(조재경)과 떠돌이 강아지 길순을.. 2024. 9. 10.
[인디즈 Review] 〈그 여름날의 거짓말〉: 더 이상 도망치지 않도록 〈그 여름날의 거짓말〉리뷰: 더 이상 도망치지 않도록*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민지 님의 글입니다.미성숙이 할퀴고 지나간 자리는 누군가에겐 조금 더 무겁게 느껴진다. 준비되지 않은 채 몰아치는 감정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이리저리 뛰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곳에 서 있다. 거짓말은 하면 안 된다. 나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말 나쁜 것일까? 거짓말의 목적은 보호 또는 욕망 추구다. 다영의 거짓말은 도망침에서 온다. 미성숙의 절정 역시 거기 있다. 그때 마주치는 혼란과 불안들이 지울 수 없는 흔적들을 남긴다. 어느 순간 그것들은 우리를 더 이상 도망치지 못하게 붙잡는다. 징계를 받고 반성문을 쓰게 한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우리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미성숙을 드디어 마주한다.  영화 이곳저곳에는 다영과 병훈의 .. 2024. 9. 10.
[인디즈 소소대담] 2024. 8 관찰과 돌봄 [인디즈 소소대담] 2024. 8 관찰과 돌봄 *소소대담: 인디스페이스 관객기자단 ‘인디즈’의 정기 모임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윤정 님의 기록입니다. 참석자: 베이글, 머핀, 파이, 쿠키, 파운드, 마들렌마주 앉은 타인을 바라볼 때, 그 사람의 일면을 이해하게 되는 건 백 마디 수식어보다 가끔 마주치는 시선으로 충분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낯선 공간에서 열리는 영화제와 같은 스크린을 공유하는 사람들. 그 모든 감상에 귀 기울일 수 없지만 스치고 지나가며 시선을 내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정동진독립영화제에서파이: 첫째 날 상영했던 〈4000BPM〉이 너무 귀엽고 마음이 녹을 것 같았어서 기억에 남아요. 줄넘기 4,000개를 채워야 집에 갈 수 있는데 하필 만보기가 3,999에서 고장이 나.. 2024. 9. 10.
[인디즈 단평] 〈한국이 싫어서〉: 종을 딱 세 번만 울리면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종을 딱 세 번만 울리면〈한국이 싫어서〉와 〈국경의 왕〉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지윤 님의 글입니다.  이불을 끌어안고 그 속에 가장 좋아하는 자세로 몸을 웅크린다. 그리고 웅크린 몸 아래 맞닿아있는 땅을 생각한다. 그 위에 누워 밤새 잠을 청한다. 다시, 해가 뜨면 어제와 같은 땅 위에 두 발을 딛고 움직거린다. 땅을 통과하는 지하철 구석에서 땅속과 사람 사이를 동시에 통과하고, 다시 또 서로를 지나쳐 거닐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아침에 같은 길을 걸어온 자신을 다시 모른 척 지나친다. 수많은 외면 사이에 다시 이불 속에서 만들어내는 웅크림은 하루 중 가장 큰.. 2024. 9.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