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1395 [인디즈 단평] 〈딸에 대하여〉: 우리에게 필요한 상상력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상상력〈딸에 대하여〉와 〈너에게 가는 길〉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민지 님의 글입니다. 보편성은 공감의 한 주축이다. 이는 특정 정체성을 공유하는 데서 올 수도 있고 한 생애를 살아내는 같은 인간이라는 인식에서 기인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을 일상에서 지속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경계 (보통 혈연으로 이루어진) 내의 존재들에게만 감정의 손길을 뻗치곤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살다 보면 그의 미래와 나의 미래, 그의 현재와 나의 현재가 겹치는 순간이 온다. 그때가 되면 더 이상 누군가를 나와 상관없는 존재로 생각하기는 어렵다. 어.. 2024. 9. 20. [인디즈 Review] 〈딸에 대하여〉: 딸 없는 '딸에 대하여' 〈딸에 대하여〉리뷰: 딸 없는 '딸에 대하여'*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수영님의 글입니다. 7년 만에 경제적 이유로 집에 들어온 딸. 혼자일 줄 알았는데, 자연스럽게 '누군가'를 언급한다. 처음 보는 여성,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그녀는 남편도, 며느리도, 딸의 친구도 아니다. 딸은 그 여성을 자신의 연인이라고 주장하지만, 나는 이해할 수 없다. 결혼도 할 수 없고, 아이도 낳을 수 없는 같은 성별의 사람이 어떻게 가족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지금은 이런 상황을 이해할 여유가 없다. 애초에 여유가 있었다면, 딸과 그 사람을 집에 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요양 병원에서 받는 처우는 경제적 상황뿐만 아니라 정신적 여유마저 앗아가고 있다. 나는 하청 업체 소속으로 파견되어 사람들의 마지막을 보조하는 일을.. 2024. 9. 20. [인디즈] 〈문경〉 인디토크 기록: 문경을 지나 문경을 지나〈문경〉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4년 9월 6일(목)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신동일 감독, 류아벨, 조재경, 강아지 복순 배우진행 김홍성 아나운서 *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지원 님의 기록입니다. 저마다의 삶을 안은 인물들이 문경에서 조우한다. 서로 다른 궤적을 살아온 ‘문경’과 ‘가은’이지만, 동행이라는 이름으로 문경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 짧은 여정 동안 문경과 가은의 삶은 잠시 겹쳤다 다시 멀어진다. 우연한 만남에서 시작된 동행은 그들에게 무엇을 남겼을까? 만남의 끝, 손을 흔드는 두 사람의 얼굴 위로 햇빛이 깃든다. 그렇게 문경은 각자의 고민을 풀어놓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다시금 나아갈 추진력을 얻는 공간이 된다. 고민과 걱정을 내려놓고 문경의 풍경을 따라 살며시 발걸.. 2024. 9. 20. [인디즈 단평] 〈문경〉: 긴 여행 - 노동, 연대, 가능성과 좌절 - 의 끝에는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긴 여행 - 노동, 연대, 가능성과 좌절 - 의 끝에는〈문경〉과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수영 님의 글입니다. 영화 〈문경〉 속 문경은 직장 내 스트레스로 번아웃을 겪는다. 문경의 후배 초월은 뛰어난 기획력과 성과를 가졌지만, 정규직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다. 문경은 초월을 지켜주고 싶어 하나 그러지 못한다. 초월의 고향은 공교롭게도 그와 같은 이름의 '문경'이다. 문경은 문경으로 떠난다. 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속 정은은 7년간 회사에 헌신한다. 어느 날 정은의 책상은 벽을 바라보게 되고, 회사는 권고사직을 제안한다. 정.. 2024. 9. 10. [인디즈 Review] 〈문경〉: 쉼 없이 달려온 우리에게 〈문경〉리뷰: 쉼 없이 달려온 우리에게* 관객기자단 [인디즈] 서민서 님의 글입니다. 문경(류아벨)은 우리 주변의 흔한 현실 직장인이다. 눈은 텅 비어 있고 몸 안과 밖으로 몹시 지쳐있으며 무언가 답답해 계속 주먹으로 가슴을 치는 건 습관이 된 지 오래다. 직장 내 업무와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과부하 상태에 다다른 문경은 결국 급성 위경련으로 입원까지 하게 된다. 여기에 충분히 능력 있는 후배 초월(채서안)의 능력을 알아주지 않는 회사에 대한 원망과 분노, 초월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스스로 3일간의 짧은 휴가를 빙자한 현생으로부터의 도피 시간을 주기로 한다. 초월의 고향이자 자신과 이름이 같은 문경으로 내려간 그는 우연히 첫 만행 중인 비구니 스님 가은(조재경)과 떠돌이 강아지 길순을.. 2024. 9. 10. [인디즈 Review] 〈그 여름날의 거짓말〉: 더 이상 도망치지 않도록 〈그 여름날의 거짓말〉리뷰: 더 이상 도망치지 않도록*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민지 님의 글입니다.미성숙이 할퀴고 지나간 자리는 누군가에겐 조금 더 무겁게 느껴진다. 준비되지 않은 채 몰아치는 감정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이리저리 뛰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곳에 서 있다. 거짓말은 하면 안 된다. 나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말 나쁜 것일까? 거짓말의 목적은 보호 또는 욕망 추구다. 다영의 거짓말은 도망침에서 온다. 미성숙의 절정 역시 거기 있다. 그때 마주치는 혼란과 불안들이 지울 수 없는 흔적들을 남긴다. 어느 순간 그것들은 우리를 더 이상 도망치지 못하게 붙잡는다. 징계를 받고 반성문을 쓰게 한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우리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미성숙을 드디어 마주한다. 영화 이곳저곳에는 다영과 병훈의 .. 2024. 9. 10. [인디즈 소소대담] 2024. 8 관찰과 돌봄 [인디즈 소소대담] 2024. 8 관찰과 돌봄 *소소대담: 인디스페이스 관객기자단 ‘인디즈’의 정기 모임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윤정 님의 기록입니다. 참석자: 베이글, 머핀, 파이, 쿠키, 파운드, 마들렌마주 앉은 타인을 바라볼 때, 그 사람의 일면을 이해하게 되는 건 백 마디 수식어보다 가끔 마주치는 시선으로 충분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낯선 공간에서 열리는 영화제와 같은 스크린을 공유하는 사람들. 그 모든 감상에 귀 기울일 수 없지만 스치고 지나가며 시선을 내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정동진독립영화제에서파이: 첫째 날 상영했던 〈4000BPM〉이 너무 귀엽고 마음이 녹을 것 같았어서 기억에 남아요. 줄넘기 4,000개를 채워야 집에 갈 수 있는데 하필 만보기가 3,999에서 고장이 나.. 2024. 9. 10. [인디즈 단평] 〈한국이 싫어서〉: 종을 딱 세 번만 울리면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종을 딱 세 번만 울리면〈한국이 싫어서〉와 〈국경의 왕〉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지윤 님의 글입니다. 이불을 끌어안고 그 속에 가장 좋아하는 자세로 몸을 웅크린다. 그리고 웅크린 몸 아래 맞닿아있는 땅을 생각한다. 그 위에 누워 밤새 잠을 청한다. 다시, 해가 뜨면 어제와 같은 땅 위에 두 발을 딛고 움직거린다. 땅을 통과하는 지하철 구석에서 땅속과 사람 사이를 동시에 통과하고, 다시 또 서로를 지나쳐 거닐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아침에 같은 길을 걸어온 자신을 다시 모른 척 지나친다. 수많은 외면 사이에 다시 이불 속에서 만들어내는 웅크림은 하루 중 가장 큰.. 2024. 9. 9. [인디즈 Review] 〈한국이 싫어서〉: 구름이 된 걱정 사이를 해치고 (꿈에서 걸려 온 전화 / 김뜻돌) 〈한국이 싫어서〉리뷰: 구름이 된 걱정 사이를 해치고 (꿈에서 걸려 온 전화 / 김뜻돌)* 관객기자단 [인디즈] 오윤아 님의 글입니다. 내가 한국을 싫어하는 이유는 한두 가지 이유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비단 나뿐만이 아니다. 대한민국 청년이라면, 누구나 청소년기 때부터 한국에 대한 불평불만을 토로해보았을 것이다. 청년들은 도대체 왜 한국을 싫어할까? 학벌 경쟁과 선행학습은 한글을 떼기 전의 아이들을 영어유치원으로 내몰았고,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사회 내 부조리와 빈부격차는 우리를 불안과 불만으로 채워갔다. 작은 말들도 꼬아 듣게 되기 일쑤였고, 마음은 점점 우중충한 회색빛으로 물들었다.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었을 것이다. 오늘의 주인공, 계나도 말이다. 계나는 변변치 않은 가정에서 20대의 끝.. 2024. 9. 9. [인디즈 기획]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_영화와 음악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_영화와 음악 - 〈여행자의 필요〉, 〈드라이브〉, 〈늦더위〉* 관객기자단 [인디즈] 오윤아 님의 글입니다. 영화를 보고 극장을 떠난 이후, 건물을 나올 때까지는 그 영화의 훌륭한 장면과 인물들의 대사가 눈에 선명하다. 나는 다시 한번 떠오르는 것들을 붙잡으며 영화를 읽어본다. 이 장면에서의 의도는 무엇이었는지, 당시의 감독은 어떤 감각으로 이 대사를 써 내렸는지 궁금해한다. 이 영화에 관한 글을 쓰기 위해서는 즐기기만 할 수 없는 노릇이니까. (물론 이러한 탐구도 늘 즐겁기는 하다!) 그러다 머리로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 것들을 마주할 때는 눈앞이 깜깜해지고는 한다. 나조차도 스스로 설명을 하지 못하겠는데, 남들에게 어떻게 이 영화를 말해줄까? 압박감에 짓눌려 온몸에 가시가 .. 2024. 8. 22. [인디즈 Review] 〈샤인〉: 헤어날 수 없을 것 같다 해도 우린 여전히 〈샤인〉리뷰: 헤어날 수 없을 것 같다 해도 우린 여전히*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수영님의 글입니다. 이별을 겪어본 자는 안다. 떠나감을 인정하는 것보다 두려운 것은 없다고. 그러나 이별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 본 자는 안다. 새로운 시작이 좌절되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것은 없다고. 목가적 분위기와 느린 카메라 움직임. 제주도의 다양한 지역 중에서도 시내와는 사뭇 거리가 있어 보이는, 사람보다 파도가 더 가까운 듯한 전원적 풍경을 배경으로 영화 〈샤인〉은 이야기를 시작한다. 언덕을 오르는 나이 지긋한 수녀님의 사람 좋아 보이는 얼굴과 그를 따르는 젊은 수녀를 배경으로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할머니를 잃은 소녀인 예선, 소녀의 절친과 이들을 따르는 천방지축 후배들, 그리고 의문의 어린아이까지. 티 .. 2024. 8. 20. [인디즈 Review] 〈조선인 여공의 노래〉: 오늘 또 하루를 살아가네 〈조선인 여공의 노래〉리뷰: 오늘 또 하루를 살아가네*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예송 님의 글입니다.최근의 시간은 흐릿해져가고, 기억은 더 이상 잘 쌓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무형의 덩어리. 바람이 불어도 잘 쓸려 내려가지 않고, 파도에 여러 차례 부딪혀도 쉽사리 모래가 되고 싶지 않다. 누구에게나 그런 기억이 하나쯤은 있다.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기억, 평범한 하루를 보내다 문뜩 떠오르는 기억, 내 삶의 빈틈 구석을 귀신같이 찾아 끈질기게 살아남는 잡초. 이제는 진물도 다 터지고 미운 살이 돋아난 흉터일지도 모르지만, 철썩이는 파도에 맞아 붕괴된 벽돌의 한면은 매끈하고 다부지다. 〈조선인 여공의 노래〉가 빛나는 지점은 이 부분이다. 투쟁과 폭력, 조롱과 비난이 온 세상을 지배한 그 .. 2024. 8. 19. 이전 1 2 3 4 5 ··· 1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