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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Review] 〈아주 오래된 미래도시〉: 우리가 꿈꾸는 도시를 위하여

by indiespace_가람 2024. 7. 1.

〈아주 오래된 미래도시〉리뷰: 우리가 꿈꾸는 도시를 위하여

* 관객기자단 [인디즈] 서민서 님의 글입니다.



우리의 도시는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삶의 흔적이 묻어있는 곳이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것들이 생겨나고 오래된 것들은 쉽게 사라지는 요즘 시대에 몇몇 도시들은 서서히 쇠퇴와 붕괴의 과정을 겪고 있다. 지금껏 축적된 오랜 세월을 기억하는 도시라는 공간이 사라진다면 미래에는 어떻게 이를 기억하고 추억할 수 있을까? 이 공간이 지닌 가치는 이대로 영영 잊히게 되는 것일까? 〈아주 오래된 미래도시〉는 카메라를 들고 이 질문들에 답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인다.

 

영화 〈아주 오래된 미래도시〉 스틸컷

 

인천은 최초의 개항이 이루어지며 대한민국 근대화의 시작점이 된 상징적인 지역이다. 그렇기에 과거부터 항구가 위치한 원도심 중구는 근대 일본과 개항기 문화가 남아있는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이다. 하지만 긴 역사가 함께한 만큼 동시에 오래된 건물과 동네, 협소한 도로 등으로 꾸준히 재개발이 논의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주 오래된 미래도시〉는 이곳을 배경으로 개발과 재건축, 재생이라는 상반된 두 개념이 대립하고 있는 현 상황을 생생하게 포착한다. 무조건적인 개발, 무조건적인 보존이 아닌 지속 가능한 공존을 통한 올바른 도시 재생을 이야기하며 옛것과 새로운 것의 공존 필요성과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에 영화는 인터뷰의 방식으로 도시 재생의 과정에 뒤따르는 크고 작은 고민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어떻게 역사가 깃든 공간들을 도시가 지닌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공간으로 변모시킬 수 있는지, 개개인이 노력한 과정과 그 결과를 보여준다. 더 나아가 지역이 가진 특별한 역사와 장소성이라는 특성을 잘 활용하여 성공적인 재생 사업을 이뤄낸 일본 쿠라시키와 오노미치 지역의 사례에 주목한다. 역사가 있다는 것은 특별하므로 그 특별함을 이어받아 역사와 함께 살아 숨 쉬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일본 건축가들의 말을 빌려 도시 재생이라는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인천 중구의 재생 사업이 일본의 사례를 영감 삼아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그 방향성을 제시한다.

 

영화 〈아주 오래된 미래도시〉 스틸컷


그렇다면 올바른 도시 재생의 가장 궁극적인 목표이자 핵심은 무엇일까? 기존의 도시가 품고 있는 옛 가치를 다음 세대에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재생 사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건축재생공방 대표 이의중 건축가는 이 질문에 ‘지속가능성’이라고 답한다. 우리 세대에만 그치지 않고 공간을 이어받을 다음 세대 또한 공간의 가치를 발견함으로써 계속해서 보존해 나갈 수 있도록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도시라는 공간을 어떻게 소비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단순히 눈앞의 이익을 좇기보다는 공간이 지닌 오랜 가치를 지속해서 지켜나가는 행동이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되는지 생각해 본다면 우리가 꿈꾸던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함께 공존하는 도시의 모습을 완성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도시는 새로 태어나고 다시 죽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기에 이 영화는 앞으로도 계속 진행형일 것이다. 도시의 탄생과 죽음이라는 두 갈래 속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아 재탄생시키는 것, 이것이 바로 도시라는 공간을 이어받고 후대에도 고스란히 전해줘야 하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지 않을까? 각자가 지나온 도시들을 바라보며 질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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