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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1442

[인디즈 기획] 〈춘몽〉: 무채의 것에서 기어이 봄을 보는 시선 〈춘몽〉 리뷰: 무채의 것에서 기어이 봄을 보는 시선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주혜 님의 글입니다. 극장의 A열 5번 좌석에 관한 단상을 떠올린다면 무엇을 생각할 수 있을까. 맨 앞줄, 고개 들어 스크린을 올려다봐야 하는 자리, 심지어 중앙도 아닌 위치, 그래서 여유 자리가 있을 때는 눈길도 가지 않는 구석 자리. 그런데, 인디스페이스의 A5번 좌석엔 한 번쯤 앉아보고 싶다. 무슨 악취미인가 싶겠지만, 그 좌석 등받이엔 정말 좋아하는 배우, 이주영의 이름이 있다. 인디스페이스 나눔자리에 관한 이야기다. 인디스페이스 상영관 좌석마다 발견할 수 있는 작은 명패는 민간독립영화전용관인 인디스페이스를 후원한 나눔자리 후원자의 이름이다. 최근에는 배우 팬덤이 배우의 이름으로 나눔자리를 후원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2020. 4. 20.
[인디즈 Review] 〈비행〉: 비행에는 동력이 필요하다 〈비행〉 리뷰: 비행에는 동력이 필요하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정유선 님의 글입니다. 한국에 정착하고 싶은 탈북민 ‘근수’(홍근택)와 한국을 뜨고 싶은 삼류 양아치 ‘지혁’(차지현)은 어쩌다 얽혀서 범죄를 함께하게 된다. 좋은 일로 얽힌 것도 아니고, 차근차근 계획을 세운 것도 아니다. 산을 내려오는 길에 다리가 풀린 사람처럼, 어릴 적 들은 동화 속 빨간 구두처럼 두 사람은 계속해서 달려나간다. 구두와는 상관없지만 마침 근수의 덥수룩한 머리는 붉은 머리로, 지혁의 파란 점퍼는 붉은색 패딩으로 바뀌어 어느새 둘은 같은 색을 입고 있다. 솔직히 〈비행〉의 시놉시스를 처음 보았을 때는 주춤했다. 거친 분류이기는 하지만, 각자의 야망을 품은 남자들이 의기투합해서 마약 거래를 하고 욕설을 뱉고 폭력을 행하는 .. 2020. 4. 14.
[인디즈 Review] 〈이장〉: 그 무수한 모순에 대한 대답 〈이장〉 리뷰: 그 무수한 모순에 대한 대답 *관객기자단 [인디즈] 송유진 님의 글입니다. 영화의 제목은 우리가 생각하는 시골의 ‘이장님’이 아니라 묘를 옮기는 ‘이장(移葬)’이다. 아버지의 무덤을 옮겨야 하는데 막내 남동생 승락의 행방은 알 수가 없다. 다섯 남매는 한데 모여 이장을 할 수 있을까? 〈이장〉은 등장하는 모든 인물을 통해 가부장제의 모순을 폭로하고 또 비튼다. 일상의 궤도에서 이탈한 자들이 뭉쳤다 흩어지고, 싸우고 화해하는 모습을 거쳐 영화는 은근한 온기를 자아낸다. ‘보통 아이가 아닌’ 아들 동민을 혼자 키우는 첫째 혜영은 퇴사권고를 받은 참에 이장 안내 문자를 받고 형제들을 호출한다. 넉넉한 살림이지만 짐을 가득 챙겨 나온 둘째 금옥은 어딘가 수상하다. 셋째 금희는 부모에게 의존적인 .. 2020. 4. 8.
[인디즈] 〈찬실이는 복도 많지〉 인디토크 기록: 굳세게 살아가는 자에게 복을 내려주고 싶은 무해하고 다정한 마음 굳세게 살아가는 자에게 복을 내려주고 싶은 무해하고 다정한 마음 〈찬실이는 복도 많지〉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0년 3월 18일(수) 오후 7시참석 김초희 감독|배우 강말금진행 셀럽 맷 (팟캐스트 '영혼의 노숙자' 진행)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주혜 님의 글입니다. 전직 영화 프로듀서 찬실은 마흔 살에 인생의 위기를 제대로 맞는다. 실직을 하고, 산동네로 이사를 가고, 가사 도우미 일을 한다. 그래도 굳세게 언덕길을 올라가는 찬실의 모습은 그가 생활을 지속하는 모습과 닮아있다. 그런 찬실을 중심으로 모인 무해한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주문처럼 외우게 된다. 찬실이는 복도 많네. 찬실이는 복도 많지. 찬실이 지나온 추운 계절처럼 어려운 시기에도 극장에 모인 관객들의 웃음이 상영관을 가득 메웠다. 특유의 .. 2020. 3. 31.
[인디즈] 〈찬실이는 복도 많지〉 리뷰: 마음을 담아 온전히 사랑할 수 있다는 엄청난 복 〈찬실이는 복도 많지〉 한줄평 정유선 로맨스도 다큐도 없는 성실한 일상에게, 우주에서 보내는 응원최유진 오늘을 애써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하여이보라 예술이자 노동으로서의 영화, 그 안에서 사람을 잃지 않으려는 태도가 든든하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 리뷰: 마음을 담아 온전히 사랑할 수 있다는 엄청난 복 *관객기자단 [인디즈] 정성혜 님의 글입니다. 왠지 낯 간지러워서 영화를 꽤 오래 좋아하고도 그에 대해 자신감 있게 내뱉은 적이 별로 없었다. 그러다 문득 옛 기억을 헤집어 보면 역시, 영화를 좋아하긴 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도 영화 좋아하는 게 다 뭐라고, 남달리 특별할 것도 없는 영화에 대한 일방통행이 무슨 의미인가 싶기도 했다. 영화란 건 언제나 특별했지만 동시에 또 아무것도 아닌 것 같기도 했다. 그.. 2020. 3. 30.
[인디즈] 〈하트〉 인디토크 기록: 자꾸만 정이 가는 정가영 감독의 발칙한 일기장 자꾸만 정이 가는 정가영 감독의 발칙한 일기장 〈하트〉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0년 3월 21일(토) 오후 2시참석 정가영 감독|배우 이석형진행 배우 박종환 *관객기자단 [인디즈] 최유진 님의 글입니다. 〈비치온더비치〉(2016), 〈밤치기〉(2017)에 이어 '비치 삼부작'을 완성하는 정가영 감독의 〈하트〉가 우리 곁을 찾아왔다. 영화 〈하트〉는 가영이 유부남인 성범에게 갑자기 찾아가 자신이 유부남과 사랑에 빠졌다는 고민을 털어놓으며 시작된다. 줄거리만큼이나 발칙한 대사와 장면들이 매력적인 영화다. 더불어 영화 작업을 지속하며 정가영 감독이 마주해온 공허한 느낌을 세심하게 녹여내고 있다. 3월 21일 진행된 〈하트〉 인디토크에는 박종환 배우, 이석형 배우, 정가영 감독이 함께했다. 박종환 배우(이하 .. 2020. 3. 25.
[인디즈 Review] 〈기억의 전쟁〉: 향 연기가 자욱한 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현재에 주목함으로써 재현 불가능한 것의 재현을 대신하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기억의 전쟁〉 리뷰: 향 연기가 자욱한 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현재에 주목함으로써 재현 불가능한 것의 재현을 대신하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송은지 님의 글입니다. 이길보라 감독은 영화를 통해 질문을 던진다. 첫 작품 〈로드스쿨러〉(2008)는 감독 자신을 포함한 탈학교 청소년들이 제도권 교육 바깥에서 길을 찾고 살아가는 다양한 방식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이다. 차기작인 〈반짝이는 박수 소리〉(2014)에서는 CODA(Children Of Deaf Adults, 농인 부모의 자녀)라는 자신의 정체성에 주목하여 청인의 사회와 농인의 사회를 모두 경험한 자신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앞선 두 영화를 통해 감독은 '정상성'의 범주에 벗어난 사람들에 주목하며 우리가 그들에게 설명하지 .. 2020. 3. 23.
[인디즈 Review] 〈하트〉 : 같지만 또 다른 정가영식 사랑하기 〈하트〉 리뷰: 같지만 또 다른 정가영식 사랑하기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지원 님의 글입니다. 〈하트〉는 〈밤치기〉(2017), 〈비치온더비치〉(2016)에 이은 또 다른 정가영식 사랑 영화다. 〈하트〉는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나드는 가영의 사랑을 온전히 보여준다. 감독 특유의 솔직함을 살리며 말이다. 영화는 가영이 유부남 성범을 찾아가며 시작한다. 과거 자신과 관계를 맺었던 그에게, 가영은 관객들로 하여금 귀를 쫑긋이게 하는 이야기를 꺼낸다. 단순한 연애 고민일 것이라 생각한 말들은 듣다보니 예사롭지 않다. 성범이 아닌 또 다른 유부남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가영과 성범의 대화가 오가며 서사는 진행된다. 가영이 던지는 솔직한 물음과 함께 영화는 2부를 맞이한다.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영화를 만드려는 가영.. 2020. 3. 10.
[인디즈] 기록으로 기억하기 <작은 빛> 인디토크 기록 기록으로 기억하기 〈작은 빛〉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0년 2월 23일(일) 오후 2시참석 조민재 감독|배우 곽진무, 이민지진행 김일권 시네마달 대표 *관객기자단 [인디즈] 송유진 님의 글입니다. 어린 나이에 노동시장으로 뛰어들어 가족과 감정적으로 단절된 채 살아가는 진무는 뇌수술을 앞두고 의사로부터 기억을 잃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는 가족들이 살고 있는 도시에 가 캠코더를 들고 그들의 모습을 담는다. 주무시는 어머니의 모습, 춤을 추는 형의 모습, 때로 자신의 모습도. 카메라가 기록하는 기억의 꼬리에는 아버지에 대한 형상이 남아있다. 조각나 있던 가족들의 기억이 맞춰지고 죽은 아버지에 대한 상처가 되살아난다. 기록을 통해 짙어지는 기억은 진무로 하여금 마음에 깊이 박힌 뿌리를 뽑아내도록 이.. 2020. 2. 26.
[인디즈 Review] 〈사마에게〉: 사랑하는 시리아의 미래에게 〈사마에게〉 한줄평 김윤정 | 이 편지의 끝이, 끝이 아니길 기도하며정성혜 | 이토록 죽음과 탄생이 가까이 공존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하는 다큐멘터리오윤주 | 전쟁의 한가운데에서 보여준 사랑의 힘송은지 | 사마의 대답을 듣고 싶다김혜림 | 카메라는 울분 속에서도 가족을 보고, 웃음을 본다김정은 | 사랑하는 시리아의 미래에게 〈사마에게〉 리뷰: 사랑하는 시리아의 미래에게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정은 님의 글입니다. 2011년 3월, 시리아 남부에 있는 한 학교 담에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혁명 구호를 적은 학생들이 체포되어 고문을 당했다.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대에게 시리아 정부는 폭력을 수반한 과잉 대응으로 일관하였고, 이에 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됐다. 이렇듯 시리아.. 2020. 2. 21.
[인디즈] 담담하지만 치열한 관계의 역학 '인디포럼 월례비행' 〈에듀케이션〉 대담 기록 담담하지만 치열한 관계의 역학 인디포럼 월례비행 〈에듀케이션〉 대담 기록 일시 2020년 1월 29일(수) 오후 7시 30분참석 김덕중 감독|배우 문혜인진행 정지혜 평론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정은 님의 글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복잡다단하고 난해해 질수록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형태의 문제들은 나날이 새롭게 등장한다. 비단 특정 분야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공기처럼 자연스럽고 당연하다는 듯이 도처에 널려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서도 마찬가지다. 공과 사의 영역은 갈수록 애매모호해지고, 그에 따른 책임 소재도 불분명해지는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고민하고 갈등하게 된다. 2020년 첫 번째 인디포럼 월례비행의 상영작 〈에듀케이션〉은 이러한 관계 속의 내밀한 역학을 들여다본다. 장애인.. 2020. 2. 18.
[인디즈 Review] 〈작은 빛〉: 카메라가 담을 수 있는 것들 〈작은 빛〉 한줄평 정성혜 | 당신을 기억하기로 선택한다는 것오윤주 | 사적인 기록에서 영화의 의미를 탐구하다 송은지 | 카메라는 대상과 가까워질수록 더 크게 흔들리면서 눈으로 보지 못했던 것들을 현재에 가져다 놓는다김혜림 | 카메라가 담을 수 있는 것들 〈작은 빛〉 리뷰: 카메라가 담을 수 있는 것들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혜림 님의 글입니다. 사람들은 카메라를 왜 드는가? 누군가는 현재를 기억하기 위해, 누군가는 과거를 회상하기 위해, 또 누군가는 미래의 어떤 순간을 위해 들 것이다. 카메라는 기본적으로 시간을 담는다. 당시의 사람, 감정, 분위기, 향기까지도 담아낼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시간에 포함되어 있고, 카메라는 당연히 그 시간을 살고 있다. 여기 곧 기억을 잃을 남자가 있다. 남자는 과.. 2020. 2.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