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1428 [인디즈 Review] 〈빅슬립〉: 무방비가 기꺼운 관계 〈빅슬립〉 리뷰: 무방비가 기꺼운 관계 * 관객기자단 [인디즈] 진연우 님의 글입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에 문득 한 가수의 인터뷰를 떠올렸다. 평소에 자주 찾아 듣는 가수는 아니었지만, 그와 내가 청년으로 동시대를 보내기에 빚진 위안들이 있었고, 특히나 ‘잠’에 관한 고백이라면 인상 깊게 새겨들은 기억이 있기에 잔잔하게 물결치는 잠의 감각 안에서 자연스럽게 그의 이름을 떠올렸는지도 모르겠다. 불면증을 앓고 있다고 밝힌 그 가수는 깊은 잠을 노래하는 곡에 대해 “조그마한 기척에도 잠을 설치고 경계하는 어른이 된 것이 문득 슬퍼지는 밤을 담았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인터뷰어가 “무엇을 경계하는 것이냐.”고 되묻자 “잘은 모르겠지만 그냥 잠드는 것을 경계하는 게 아닐까. 무방비 상태가 되는 것을.”이.. 2023. 12. 4. [인디즈] 〈두 사람을 위한 식탁〉인디토크 기록: 우리는 매일매일 우리는 매일매일 〈두 사람을 위한 식탁〉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3. 11. 9(목)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김보람 감독, 출연자 박채영, 이옥섭 감독 진행 셀럽 맷(영혼의 노숙자) *관객기자단 [인디즈] 조영은 님의 기록입니다. 나는 언젠가 “왜곡된 세계 안에서 영화나 문학의 역할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더 이해해 보려고 하는 게 아닐까 싶다”라고 말한 김보람 감독의 말을 기억한다. 은 그것이 무엇이든 회복을 기대하거나 질병의 근원을 찾지 않는다. 타인의 고통에 한 걸음 다가가고, 함께 고민해 보자는 시도에 가깝다. 이들이 일 인분의 식사만큼의 서로의 안부를 묻고, 그 물음에 응답할 수 있는 거리에서 삶을 이어 나감에 감히 안도를 느끼는 까닭은 평행선을 걸어온 두 사람의 궤적을 담아낸 영화의 성.. 2023. 12. 4. [인디즈] 〈어른 김장하〉인디토크 기록: 어른을 그려본다 어른을 그려본다 〈어른 김장하〉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3. 11. 19(일) 오후 1시 상영 후 참석 김현지 감독, 김주완 기자 진행 위근우 작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지윤 님의 기록입니다. 가을 낙엽이 소복이 깔린 추운 날 길을 걷다 보면 유독, 어른은 무엇인지, 언젠가 문득 다가올 것만 같은 어른이라는 이름에 나는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한다. 〈어른 김장하〉는 어른이란 무엇인지를 가르치는 영화는 아니다. 그들이 읽어낸 ‘김장하’라는 인물을 통해 우리의 마음속에 어른을 그려볼 수 있는 힘과 시간을 주는 영화이다. 그 힘과 시간이 담긴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위근우 작가(이하 위근우): 저는 오늘 〈어른 김장하〉 GV 진행을 맡은 위근우라고 합니다. 영화를 연출하신 .. 2023. 11. 29. [인디즈] 〈버텨내고 존재하기〉인디토크 기록: 함께 존재했으면 좋겠어 함께 존재했으면 좋겠어 〈버텨내고 존재하기〉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3. 11. 20(월)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권철 감독, 최고은, 황현우, 곽푸른하늘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윤정 님의 기록입니다. 유독 장난스러운 질문과 웃음이 많았던 날.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같은 영화와 음악을 공유하며 영화관을 나온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우리만의 비밀스러운 농담이 생긴 기분이었다. 광주극장에서 노래하는 뮤지션들의 모습과 인디스페이스에 있는 뮤지션들이 겹쳐 보일 때, 어렴풋이 이 공간도, 그리고 그 안의 우리도 오랫동안 버텨내고 존재할 수 있길. 마음 속으로 고요히 소원했던 하루의 기록. 최고은: 안녕하세요, 다 마이크가 나오고 있을까요? 소리가 나는 것은 존재한다는 뜻인데, 왼쪽부터 자신의 존재를 .. 2023. 11. 29. [인디즈 Review] 〈느티나무 아래〉: 느티나무 아래, 억세고 고요한. 〈느티나무 아래〉 리뷰: 느티나무 아래, 억세고 고요한. *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이빈 님의 글입니다. 지키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던 시기에 고집 세다는 말을 들었다. 고집 세다는 말을 자신만의 견고한 뜻이 있는 거라 받아들이려던 찰나 나를 굽힐 줄 모르는 사람으로 보고 있는 눈을 읽었다. 싫어하는 눈을 살금살금 피할 수밖에 없었던 때를 떠올리면 묻고 싶어진다. 너의 고민은 고민이 되고, 나의 고민은 고집이 되는 이유를. 〈느티나무 아래〉는 느티나무가 괴산 농부들의 매일매일을 느긋하게 관망하는 것처럼 시작된다. 봄이 되면 개나리가 고개를 내밀고 가을이 되면 단풍이 들기 시작한다. 트럭 짐칸에 앉아 소리 지르면서 이동하기도 하고 그네를 타면서 농담을 주고받기도 한다. 목가적인 전원 풍경이지만 이야기는 이 .. 2023. 11. 29. [인디즈 단평] 〈나의 피투성이 연인〉: 세계와 ‘자기만의 방’을 드나드는 사람들을 위하여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세계와 ‘자기만의 방’을 드나드는 사람들을 위하여 〈나의 피투성이 연인〉과 〈산후〉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윤정 님의 글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눈에 보이거나 해석되다는 점에 있어서 어떤 각자는 절대 겹쳐질 수 없는 분명함의 영역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남자와 여자, 탄생과 죽음, 축복과 재앙, 결혼과 비혼, 지속과 단절, 그리고 너 그리고 나. 동일선상의 양 극단에 위치하기 때문에 절대 하나가 될 수 없을 것 같은 단어 사이에서 나의 자리를 찾는 일은 누구에게나 항상 곤혹스럽다. 이 모든 혼란 속에서 〈나의 피투성이 연인〉은 극단의 연장선 상에서 두 .. 2023. 11. 28. [인디즈 Review] 〈나의 피투성이 연인〉: 우리 앞에 놓인 얼굴. 〈나의 피투성이 연인〉 리뷰: 우리 앞에 놓인 얼굴.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태현 님의 글입니다. 재이와 건우는 함께 사는 연인이다. 식사를 나누고, 섹스하고, 서로에게 기대는 이들의 모습은 한 화면 아래 편안해 보인다. 두 번째 소설을 마무리한 소설가 재이와 유능하다고 평가받는 영어학원 강사 건우는 각자 앞에 놓인 삶에 충실해 보이고, 교외에 사는 시인 부부와 나누는 대화를 듣고 있자면 두 명이 떠올리는 미래의 모습도 크게 어긋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둘 사이에서 원한 적 없던 아이가 생기고, 건우는 사실 아이와 함께하는 미래를 꿈꾼 적 있다고 고백한다. 낙태를 원하는 재이는 건우로부터 왜 이렇게 이기적이냐는 말을 듣는다. 둘은 아이를 가지지 않기로 결정했었다. 시간이 갈수록, 둘은 분절된 시간 .. 2023. 11. 28. [인디즈 Review] 〈어른 김장하〉: 어른의 조건 〈어른 김장하〉 리뷰: 어른의 조건 * 관객기자단 [인디즈] 임다연 님의 글입니다. 어른이라는 말에는 무게가 있다. 성인은 때가 되면 자연스레 획득하게 되는 무엇이지만, 어른이라는 단어가 주는 인상은 그렇지 않다.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품성이 올곧아야 하고, 자신의 삶과 언행에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하며 수없이 무거운 일들을 할 수 있어야만 할 것 같다. 고작 주민등록증을 받았고, 나이 제한 없이 영화를 볼 수 있는 정도로는 어려운 일인 것이다. 그렇기에 살면서 어른을 만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약방을 운영하는 평범한 할아버지 같은 김장하 선생에게는 그를 ‘선생님’이라 부르며 따르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평생에 걸쳐 그의 입을 통해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하기를 거절해 온 그의 삶은 이러한 사.. 2023. 11. 25. [인디즈 기획] 〈두 사람을 위한 식탁〉김보람 감독 인터뷰: 두 사람의 곁에서 두 사람의 곁에서 〈두 사람을 위한 식탁〉 김보람 감독 인터뷰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태현 님의 글입니다. 〈두 사람을 위한 식탁〉의 주인공 박채영 씨의 책 『이것도 제 삶입니다』의 한 문단을 옮겨보고 싶다. “내 생각에 한국 사회는 전문가, 치료자의 권위가 너무 절대적인 곳이다. 그들이 내리는 진단은 평면적이다. 그러나 병을 겪는 환자의 삶은 굴곡지고 복잡하며 다채롭다. 난 치료의 주도권을 환자가 쥘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병원을 다녀오면 종종 불쾌해지는데, 내가 한 명의 사람이 아니라 질병 자체로 대해지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나의 복잡한 감정을 궁금해하지 않는 의사, 나의 개인 서사에 호기심이 없는 의사. 빠르게 증상을 호전시킬 방법만 궁리하는 의사는 환자를 외롭게 만든다. 나는 충분히 환.. 2023. 11. 23. [인디즈] 〈괴인〉인디토크 기록: 나와 내 이웃의 이름 나와 내 이웃의 이름 〈괴인〉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3. 11. 12(일) 오후 2시 상영 후 참석 이정홍 감독, 박기홍, 전길 배우 진행 임선애 감독 *관객기자단 [인디즈] 진연우 님의 기록입니다. ‘당신도 나처럼 이상하잖아요.’ 기묘한 캐치프레이즈에 이끌려 들어온 괴인들이 스스로를 소명했던 시간. 한 꺼풀 벗겨 보면 이상할 것도 없는 우리들을 마음껏 꺼내어 떠드는 시간이 이곳에 마련되었다. 임선애 감독(이하 임선애): 안녕하세요, 저는 〈괴인〉의 모더레이터를 맡은 임선애입니다. 전길 배우(이하 전길): 안녕하세요, 〈괴인〉의 현정 역을 맡은 전길입니다. 반갑습니다. 박기홍 배우(이하 박기홍): 안녕하세요, 〈괴인〉에서 기홍 역을 맡은 박기홍입니다. 이정홍 감독(이하 이정홍): 안녕하세요, 〈괴인〉 .. 2023. 11. 23. [인디즈]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인디토크 기록: 머물고 간 시간 머물고 간 시간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3. 11. 11(토) 오후 1시 상영 후 참석 장건재 감독, 김주령, 문호진 배우 진행 박꽃 기자 *관객기자단 [인디즈] 임다연 님의 기록입니다.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0년 전의 주희가 돌아와 잠시 머물고 홀연히 떠난다. 닥쳐오는 죽음에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온전히 자신으로서의 하루를 보내는 주희의 모습에 오히려 그를 지켜보는 관객이 위로 받는다. 마찬가지로 10년이 흐른 시간 동안 담담히 자리를 지켜온 영화의 주인공들이 머물고 간 시간을 짚어 보았다. 박꽃 기자(이하 박꽃): 감독님부터 간단하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장건재 감독(이하 장건재):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를 연출한 장건재라고 합니다. 토요일 주말 낮에.. 2023. 11. 23. [인디즈 Review]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 완전한 7시를 향해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 리뷰: 완전한 7시를 향해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지윤 님의 글입니다. 5시부터 7시 사이. 해가 차츰 지고 캄캄해지면 비로소 완전한 저녁이라고 부르는 그 두 시간. 누군가는 집으로 돌아갈 시간만을 기다리고, 누군가는 집에 돌아올 그 사람을 기다린다. 또 누군가는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누군가는 만남을 약속한 사람을 기다린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평일 7시 연극의 입장 대기 줄에 서 있다. 완전한 저녁, 완전한 7시를 향해 시계 위에 놓인 사람들. 영화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는 그 사람들을 시계 위에 올려두고, 우리는 그 시계 위 초침과 분침, 그리고 그 위를 걷는 인물들을 지켜보게 한다. 조직검사를 받고 돌아온 주희(김주령)는 자기만의 공간이면서 열려있는 공간이기도 .. 2023. 11. 22. 이전 1 ··· 13 14 15 16 17 18 19 ··· 11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