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의 방황
〈새벽의 Tango〉 그리고 〈걷기왕〉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주연 님의 글입니다.

하나, 둘, 셋을 세면 숨을 들이마시고, 다시 숨을 뱉으세요. 이 문장 하나에 모든 리듬이 엉망이 된다. 자연스럽게 마시고 뱉었던 호흡은, 의식하는 순간 바로 어긋난다. 들이마실수록 더 답답해진다. 삶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반드시 이렇게 할 거라고 다짐하는 순간, 리듬을 잃은 삶은 역설적으로 우리를 전혀 다른 곳에 내던져버린다.
〈새벽의 Tango〉의 지원은 그런 순간에 서 있는 인물이다. 사람에게 배신 당하고, 다시 사람들의 틈으로 들어가 돈만 벌고자 한다. 다가오는 모든 관계를 내치려는 발버둥은 오히려 리듬을 무너뜨린다.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으려 할수록, 지원은 사람들의 한가운데로 밀려 들어간다. 거리를 두려는 몸짓은 번번이 어긋난다. 그런 지원의 삶에 탱고, 이른바 ‘땅고’가 스며든다. 몸을 밀착시키고, 손을 맞잡고, 호흡을 나누며 함께 나아가는 춤. 혼자서는 완성될 수 없는 이 리듬은, 지원이 끝내 외면할 수 없었던 관계의 형태이기도 하다. 결국 본래의 리듬을 되찾고 싶어 하는 지원에게 필요한 것은, 대단한 기술이 아니라 “한 곡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해줄 수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모든 리듬이 타인의 역할에 달려 있는 것은 아니다. 〈걷기왕〉의 만복은 스스로 자신만의 리듬을 만들어간다. 멀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걸어야만 했던 시간은, 그만의 방식으로 자리한다. 모두가 꿈을 갖고 앞서 나가야 한다고 외치는 흐름 속에서, 만복은 다른 감각을 배운다. 속도를 끌어올리는 대신 자신의 호흡에 맞추어 걸으면 된다. 남을 따라잡지 않아도, 그 리듬 안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다.
함께 호흡을 맞추며 만들어가는 리듬과, 스스로의 속도로 완성해 가는 리듬. 방향은 다르지만, 두 영화가 닿는 곳은 같다. 멈추어 있던 삶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고, 어긋났던 호흡은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간다. 걷거나, 멈추거나. 결국 우리는 다시 흐르기 위해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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