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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1312

[인디즈 Review] 〈시 읽는 시간〉: 낯선 세상 속 나와 오롯이 마주하다 〈시 읽는 시간〉 리뷰: 낯선 세상 속 나와 오롯이 마주하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정연 님의 글입니다. “자기가 원하는 삶을 계속 찾아가고 있나요?” “...잘 모르겠어요.” 완벽하게, 수월하게는 아닐지라도 삶은 나름의 리듬에 따라 흘러간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순간 균열이 발생한다. 가끔, 아니 자주, 작게, 때론 거대하게 우리 앞에 나타난다. 반갑지 않지만,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불청객. 누군가는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 업무를 처리하며 ‘참고 견디면 괜찮겠지.’ 주문을 건다, 오하나 씨처럼. 얼굴을 웃고 있지만 속은 울고 있다. 어느 순간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무표정한 사람들 속 서있는 나를 발견한다. 나도 표정이 없다. 김수덕 씨처럼 비교적 안정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지만, 알 수 없는 .. 2021. 4. 20.
[인디즈]〈시 읽는 시간〉 인디토크 기록: 시적인 순간을 만드는 찰나 시적인 순간을 만드는 찰나 〈시 읽는 시간〉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1년 4월 4일(일) 오후 4시 참석 이수정 감독 진행 나희덕 시인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현지 님의 글입니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시를 읽는다’는 건 눈으로 활자를 보는 것이었다. 목소리를 내어 시를 읽고 함께 그 소리를 듣는 낭독이야말로 시를 완전히 읽는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수정 감독의 〈시 읽는 시간〉은 이러한 순간들을 담고 있다. 우리와 같이 평범하고도 익숙한 나날을 사는 다섯 명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시가 되어 다가온다. 영화는 처음 마주한 사람의 입으로 전해 듣는 시들을 잔잔한 풍경과 함께 소개한다. 바다, 전시장, 골목길 등등. 그들의 목소리와 고요한 화면을 보고 있으면 어딘가 안정된 기분이 든다. 시.. 2021. 4. 16.
[인디즈] 〈인천스텔라〉 인디토크 기록: 우리도 갬성에 갈 수 있다 우리도 갬성에 갈 수 있다 〈인천스텔라〉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1년 4월 3일(토) 오후 4시 참석 백승기 감독 | 배우 손이용, 강소연, 정광우, 권수진 진행 이은선 영화저널리스트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지윤 님의 글입니다. 자동차의 모습을 한 우주선을 타면 행성 '갬성'에 갈 수 있다. 저예산 독립영화도 우주영화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영화를 만들 수 있다. 백승기 감독의 영화는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러한 ‘무대뽀적 할 수 있음’ 정서는 굳어있던 마음을 무장해제시킨다. 그의 C급 무비가 부리는 마법 같은 일이다. 봄비 내리는 주말, 〈인천스텔라〉 팀이 갬성에 도착했다. 솔직한 제작 비하인드와 백승기 감독만의 영화 철학을 들으며 다시금 ‘할 수 있.. 2021. 4. 15.
[인디즈 Review] 〈당신의 사월〉 : '지금'을 이루는 기억과 경험, 4월 16일 〈당신의 사월〉 리뷰: '지금'을 이루는 기억과 경험, 4월 16일 *관객기자단 [인디즈] 염정인 님의 글입니다. 지나온 시간들이 ‘지금’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힘이 필요하다. 무뎌진 시간들이 새롭게 찾아와야 한다. 그리고 그 시간들이 결국 ‘지금’을 구성했다는 사실을 알아채야 한다. 그 끝에서 우린 ‘과거’를 과거라 부를 수 있을까? 2014년 4월 16일에는 어떤 이름이 어울릴까. 영화 〈당신의 사월〉은 세월호 참사를 과거에 두지 않는다. 흘러가는 일상 속, 변두리에 위치해 있던 ‘당신의 사월’을 소환한다. 세월호는 기억과 경험이 되어, 지금 이 공간에 덕지덕지 붙어있다. 유독 선명했던 시간들이다. 어떤 기분으로 내게 던져졌던 소식들을 받아냈는지 기억한다. 처음 침몰 소식을 듣고는 ‘금방 구하겠지.. 2021. 4. 13.
[인디즈] 〈아무도 없는 곳〉 인디토크 기록: 타인의 그림자에서 발견한 위로 타인의 그림자에서 발견한 위로 〈아무도 없는 곳〉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1년 4월 6일(화) 오후 7시 참석 김종관 감독 | 배우 연우진, 이주영, 윤혜리 진행 이화정 영화저널리스트 *관객기자단 [인디즈] 유소은 님의 글입니다. 어둠을 가만히 계속해서 바라보면 그저 까맣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존재하는 형체가 점점 드러난다. 영화 〈아무도 없는 곳〉은 그런 시선을 담고 있다. 죽음, 나이듦, 상실, 결핍 등 누구나 겪는 보편적 경험임에도 두려움에 외면하는 현실을 뚜렷이 직면한다. 사람과 세상을 섬세하게 들여다보며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오롯이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서 진행된다. 모호한 거리감이 느껴지는 관계 속에서 인물들은 오히려 깊숙이 숨겨져 있던 내면의 상처를 꺼내 보인다. 쉬이 공유하기도 공감하.. 2021. 4. 9.
[인디즈 Review] 〈파이터〉: 진아의 싸움이 끝날 때까지 〈파이터〉 리뷰: 진아의 싸움이 끝날 때까지 *관객기자단 [인디즈] 은다강 님의 글입니다. ‘극복’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고 있었다. 미디어 속에서 누군가가 환경과 장애를 극복하는 서사는 얼마나 흔한가. 우리는 그렇게 모든 걸 극복해야만 하나. 뭔가를 극복하고 회복한다고 할 때, 우리가 획득하려는 상태는 무엇일까. 그러던 와중에 진아를 만났다. ‘영화 〈파이터〉를 봤다’는 말은 한참 모자라고 ‘〈파이터〉의 진아가 눈에 들어왔다’로는 충분치 않다. 나는 진아를 만났다. 리진아는 탈북민이다. 사람들은 진아의 말투에서 그의 출신을 파악한다. 진아에게 셋방을 소개해준 부동산 중개인은 그의 말투에서 ‘결핍’을 읽어내는 무례를 범한다. 50만 원짜리 월세에 살지만 30만 원은 국가가 부담해줘야 그곳에 사는 게 가능하다.. 2021. 4. 6.
[인디즈 Review] 〈정말 먼 곳〉: 시를 담은, 시를 닮은 영화 〈정말 먼 곳〉 리뷰: 시를 담은, 시를 닮은 영화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유진 님의 글입니다. 동명의 시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라는 주석을 읽으면 어쩐지 영화를 보기 전부터 그 영화를 사랑하게 될 것 같단 직감이 들고는 한다. 박근영 감독의 〈정말 먼 곳〉은 201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작인 박은지 시인의 ‘「정말 먼 곳」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박 감독은 거리감을 주제로 시나리오를 쓰면서 대학 동기인 박은지 시인의 등단작이 영화 속 상황과 비슷하다 생각했다고 한다. 시에서 출발한 영화는 필연적으로 시를 닮게 되는 걸까? 이 영화는 꼭 한 편의 시 같다. 단순히 시를 시나리오에 차용했기 때문이 아니라, 영화적 상상력이 발휘되는 방식이 꼭 시를 써 내려가는 모습처럼 느껴져서다. 양의 죽음에서 시.. 2021. 3. 30.
[인디즈] 〈정말 먼 곳〉 인디토크 기록: 우리의 거리를 응시하는 시간 우리의 거리를 응시하는 시간 〈정말 먼 곳〉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1년 3월 21일(일) 오후 3시 30분 참석 박근영 감독 | 배우 이상희, 강길우, 홍경, 기도영, 김시하 진행 장우진 감독 *관객기자단 [인디즈] 은다강 님의 글입니다. 다 안다고 생각했던 타인의 마음이 불투명해지는 순간이 있다. 지척에 있는 사람이 갑자기 사이를 벌려 저 먼 곳에 서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 우리는 어떤 얼굴을 할까. 영화는 할머니 명순의 입을 빌려 ‘이렇게 보면서 천천히 기다리는 거 중요해’라고 말하지만, 각기 다른 혼란스러움이 떠오른 인물들의 얼굴 위에 우리의 표정을 겹쳐본다. 우리는 무엇으로부터 멀어지고 무엇을 가깝게 여길까. 이번 인디토크에는 〈정말 먼 곳〉에 제작진으로 함께한 장우진 감독의 편안한 진행이 더.. 2021. 3. 26.
[인디즈 Review] 〈밤빛〉: 은은한 밤빛도 누군가에게는 흔적을 남긴다 〈밤빛〉 리뷰: 은은한 밤빛도 누군가에게는 흔적을 남긴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정성혜 님의 글입니다. 인디즈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인디다큐페스티벌 정기상영회 인디토크 기록을 맡게 된 단편들 중 오래 기억에 남은 작품이 있었다. 제각기 다른, 그것도 각각의 색이 아주 뚜렷했던 세 편의 다큐멘터리를 엮었던 상영에서 유독 기억에 남았던 것이 김무영 감독의 〈랜드 위드아웃 피플〉이었다. 살던 아파트를 떠나야 할 상황을 마주한 재미 한인 이주자들을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은 이 영화가 가진 특이한 아름다움이 유독 기억에 깊이 새겨졌고, 〈밤빛〉의 상영 소식이 가끔 들릴 때마다 김무영 감독의 이름은 언제나 그때 그 작품을 봤던 시간으로 나를 돌려놓았다. 극장에 앉아 마주한 〈밤빛〉의 첫인상은 예상.. 2021. 3. 16.
[인디즈] 〈세자매〉 인디토크 기록: 한 걸음, 또 한 걸음 한 걸음, 또 한 걸음 〈세자매〉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1년 2월 22일(월) 오후 7시 참석 이승원 감독|배우 문소리 진행 이화정 영화저널리스트 *관객기자단 [인디즈] 정유선 님의 글입니다. 변화의 몸짓은 어쩌면 멀리뛰기나 높이뛰기보다 한 발짝 발을 옮겨보는 행위를 더 닮았는지 모른다. 그만큼 우리는 과거의 나에게서 멀어지기 어렵지만, 한 걸음이라도 발을 떼면 세상을 보는 시야 전체가 달라진다. 〈세자매〉 속 인물들은 눈 부릅뜨고 살아남아 자박자박 걷는다. 그 뒤에는 그들과 마찬가지로 자박자박 걸음을 옮겨온 제작의 시간이 있었다. 이화정 기자의 매끄러운 진행과 함께, 공동 프로듀서로도 참여한 문소리 배우와 이승원 감독은 이 영화가 한 걸음씩 나아온 여정을 따뜻하고 진솔하게 들려주었다. 이화정 영화저.. 2021. 3. 11.
[인디즈 Review] 〈고백〉: (되)돌아가기 〈고백〉 리뷰: (되)돌아가기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보라 님의 글입니다. 〈고백〉은 작금의 한국 사회가 가장 분노하는 이슈를 다루는 영화다. 연달아 일어난 아동학대 사건의 여파가 아직도 생생한 와중에 〈고백〉은 일찌감치 이 주제를 골똘히 숙고해온 이들이 만들었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돌이켜보면 학창 시절 선생님들이 회초리를 들고 다니(며 가끔은 실제로 때리기도 하)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은 일이었듯, 이곳에서 매질은 도처에 널려 있다. 〈고백〉은 이 더러운 ‘사랑의 매’의 감옥에서 출구를 찾을 수 없는 어린이를 도울 방법을 절실히 고민하는 어른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지원(하윤경)은 매일 ‘여경’으로서의 유리천장에 한숨을 쉰다. 남성 동료들과 야간순찰에 함께 출동하지 못하고 가만 앉아 전화를 응대.. 2021. 3. 9.
[인디즈 Review] 〈빛과 철〉: 현실이라는 가장 복잡한 미스터리 〈빛과 철〉 리뷰: 현실이라는 가장 복잡한 미스터리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주혜 님의 글입니다. 〈빛과 철〉은 미스터리 드라마다. 그러니까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특권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미스터리 영화에 가장 몰입할 수 있는 조건은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이니까. 영화를 다시 본다면 아마 영화 속의 사람들보다 먼저 걱정하고, 먼저 슬퍼할 것 같다. 미리 덜 미워하거나, 미리 더 미워할지도 모른다. 시간은 언제나 공평하게 한 방향으로만 흘러서 우리는 매일 어떤 사건을 겪고 그 이전으로는 되돌아갈 수가 없다. 어느 날 빛과 빛, 철과 철이 부딪히는 사고가 일어난다. 한 남자는 죽고, 한 남자는 의식불명이다. 사망한 남자는 희주(김시은)의 남편이고, 의식불명이 된 남자는 영남(염혜란)의 남편이.. 2021. 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