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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Review] 〈교토에서 온 편지〉: 떠난 들에도 봄은 오는가

by indiespace_가람 2023. 12. 28.

〈교토에서 온 편지〉 리뷰: 떠난 들에도 봄은 오는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수영 님의 글입니다.

 

 

 

말은 제주로, 사람은 서울로.

이촌향도라는 단어가 생길 정도로 일자리를 위해 고향을 떠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라는 이름하에 수많은 사람이 삶의 터전을 버리고 새로운 산업에 정착해야 했고, 지금에 이르러서도 일자리와 대학을 찾아 다른 도시를 꿈꾸는 것은 당연한 절차가 됐다. 하지만 이 모든 이별이 선택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로부터 비극은 시작된다.

 

 

영화 〈교토에서 온 편지〉 스틸컷

 

 

영화 〈교토에서 온 편지〉 는 예로부터 다른 지방에서 온 사람들이 많았다는 영도에서 진행된다. 이 공간을 토대로 벌어지는 ’떠남’이라는 행위를 다양한 인물을 교차시키며 그 이야기의 단상을 그려낸다. 공간을 매개로 펼쳐지는 삶의 여정과 굴곡, 그리고 이들을 엮는 가족이라는 아교를 통해 한국인에게는 멀게만 느껴졌던 디아스포라의 개념을 확장한다. 전쟁과 피난이라는 물리적 압박보다 더 촘촘하고 교묘한 일상의 무게. 화자의 극 중 대사처럼 “고향 떠나면 다 글타”는데도, 왜 그렇게 누군가는 고향을 떠나야 했고 누군가는 고향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걸까.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양해진 디아스포라의 모습은 화자의 편지를 통해 그 크기를 최대로 키워낸다. 화자의 가족은 한국의 근현대사가 필연적으로 동반할 수밖에 없었던 떠남의 원형을 모색해나간다.

 

 

영화 〈교토에서 온 편지〉 스틸컷

 

 

어딘가를 그윽이 응시하고 있는 포스터 속 네 모녀. 엄마의 비밀을 알게 된다는 시놉시스와 더불어 관객은 가족에 대한 영화를 기대하게 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비밀을 향한 호기심 어린 시선은 떠남에 대한 눈물 섞인 위로로 변해간다. 이 세상 수많은 화자와 혜진, 혜영 그리고 혜주를 위해 떠나고 싶은, 떠날 수 없는, 떠난, 그리고 떠나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다시금 내가 발 딛고 서 있는 지금의 순간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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