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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대통령 노무현이 아닌 시민 노무현에 관하여 〈시민 노무현〉 인디토크 기록

by indiespace_한솔 2019. 6. 25.




대통령 노무현이 아닌 시민 노무현에 관하여  〈시민 노무현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9년 6월 7일(금)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백재호 감독┃김광진 제19대 국회의원










*관객기자단 [인디즈] 승문보 님의 글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이야기하는 다큐멘터리는 끊임없이 제작되고 있지만, 백재호 감독의 〈시민 노무현〉 이전 다큐멘터리들은 노무현이라는 한 개인을 대통령이라는 프레임 안에 가뒀기에 특정 인물을 바라보는 시각의 범위를 좁히는 감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시민 노무현〉2008225일 퇴임 후 봉하마을로 귀향을 선택한 시민으로서의 노무현의 삶을 바라보며 그의 진정성을 다른 영화보다 더 친근하면서도 깊게 다가가는 다큐멘터리가 아닐까 싶다. 67일 〈시민 노무현〉 상영 후 백재호 감독과 김광진 제19대 국회의원과 함께 관객과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백재호 감독 (이하 백재호): 안녕하세요. 오늘 김광진 의원을 모시게 된 이유는, 저희가 영화를 처음 기획하고 만들기 전에 만났죠? 당시 젊은 정치인으로서 두각을 나타내며 활동하고 계셨던 김광진 의원과 함께 서거 10주기를 맞이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업을 이어가는 시민들을 다루는 다큐멘터리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오늘 영화 보시니까 어떤가요? 그때 기획했던 것과 영화가 많이 달라졌죠?

 

김광진 제19대 국회의원 (이하 김광진): 그렇더라고요. 저한테 내레이션을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는데 내레이션도 없더라고요.

 

백재호: 김광진 국회의원과 같이 열심히 정치활동하는 젊은 정치인뿐만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과 직접적인 연이 없어도 그의 유업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본격적으로 제작하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저는 2018년을 생각하며 영화를 찍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던 해의 대한민국과 2018년 대한민국의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생각해서 제작 방향을 틀게 됐어요.

 

김광진: 〈시민 노무현〉이 개봉하기 전에 이미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영화가 꽤 많이 나왔는데, 영화마다 각자의 강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대부분은 울컥한 내용이 중심을 이뤘죠. 그러나 이 영화는 어찌 보면 촛불 혁명 이후 살아가는 대한민국 사람에게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물어보는, 방향성이 전혀 다른 영화라고 생각해요. '시민 노무현'을 통해 오늘날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고민해볼 수 있는 좋은 영화라고 생각해요.

 




김광진: 여기에서 쓰이지 않은 영상도 많을 텐데 아직 쓰지 않은 영상들을 모아서 영화를 더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백재호: 1년 동안 봉하마을에서 살았어요. 거기서 찍은 테이프가 수백 개가 넘어요. 다 주옥 같은 영상이에요. 이걸 편집하지 말고 200시간 다 틀까도 고민했어요. 너무 좋은 장면이 많은데 대부분 공개되지 않아서 노무현재단과 연계해서 공개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죠. 다큐멘터리는 진실성과 관련 있지만, 편집을 많이 해야 하는 장르에요. 저 혼자서 서거에 대한 분노와 죄송스러움을 갖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왜 갑자기 돌아가셨는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실제 봉하마을로 내려가서 주민분들께 제 궁금증과 관련한 질문을 드렸는데 놀라운 건 많은 주민 분께서 그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선택일 거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순간, 저는 그렇다면 그들이 어떤 모습을 보았기에 그렇게 말씀을 하시는지 궁금해졌어요. 그 질문을 안고 〈시민 노무현〉을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했어요. 촬영한 영상을 다 쓰지 못해 아쉽기도 하지만 이 영화의 방향성과 목적을 생각하면 후회하지 않아요.



관객: 감독님은 연기자로 먼저 이 분야에서 활동을 시작하셨고, 이어서 극영화를 연출하셨어요. 그래서 갑자기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다큐멘터리를 찍으러 간다고 들었을 때 놀랐지만 봉하마을로 내려가는 이유를 여쭤보지는 못했어요. 어떻게 이 영화를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백재호: 말씀해주셨다시피 저는 원래 극영화 작업을 하지만, 다큐멘터리를 만들게 된 계기는 같은 야구팀 소속 PD님의 제안이었어요. 그분이 서거 10주기 즈음에는 젊은 감독의 시선이 담긴 영화가 필요하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리고 당시 저는 우연히 시작한 영화 작업을 이어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큐멘터리라는 새로운 장르가 딱히 신경 쓰이지 않았어요. 사실 영화를 그만두려고 했어요. 그리고 제가 봉하마을로 내려가겠다고 주변 사람에게 말한 이유는, 그때 서울에서 도망가고 싶었어요. 물론 인터넷 때문에 봉하마을에서도 오로지 전원생활을 즐길 수는 없었죠. 근데 봉하마을에서 첫 날 카메라를 들고 나갔을 때 행복했어요. 그렇게 사계절을 보내며 테이프에 흐르는 시간과 풍경을 담았죠. 더 나아가, 다른 다큐멘터리와의 경쟁보다 나만의 고민이 담긴 다큐멘터리를 완성하는 것에 대해 생각했어요. 그러다 보니 그 결과 〈시민 노무현〉을 완성할 수 있었어요.

 




백재호오늘 이 자리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광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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