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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1314

[인디즈 Review] 〈69세〉: 69세를 마주한 당신에게 〈69세〉 리뷰: 69세를 마주한 당신에게 *관객기자단 [인디즈] 정유선 님의 글입니다 이 영화를 응원하고 싶지만 너무 힘든 장면을 마주하게 될까 두려워지는 당신을 위해 미리 말해둔다. 이 영화는 당신의 트라우마를 자극하지 않는다. 뜬구름 잡는 결말로 당신을 맥 빠지게 만들지도 않으며, 현실만으로도 이미 가뜩이나 부담스럽고 피로한 당신을 절망에 몰아넣지도 않는다. 선정적이지도, 함부로 목소리 높이지도 않는 이 영화는 단지 맑은 거울처럼 고요하게 당신을 비춰낼 것이다. 영화 〈69세〉는 병원을 찾은 노년 여성을 대상으로 한 젊은 간호조무사의 성폭행과 그에 맞선 여성의 투쟁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안고 우리를 찾아왔다. 누군가는 이 영화가 개봉 전부터 의문의 평점 테러를 받았다는 소식으로 〈69세〉를 처음 만났.. 2020. 9. 9.
[인디즈] 'It's MY turn!' stage 1. 김일란 감독 강연 후기: 모순의 세계에서 파도 타기 'It's MY turn! 릴레이토크-여성영화인을 만나다 Stage 1. 김일란 감독 강연 후기 : 모순의 세계에서 파도 타기 *관객기자단 [인디즈] 정유선 님의 글입니다. 다큐멘터리스트이자 인권활동가. 이력만 봐도 참 소중하다는 생각과 동시에 참 고단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김일란 감독이 It’s my turn 첫 번째 스테이지를 닫으며 선택한 작품은 “여성의 성장서사 중 가장 다루기 어려운 10대 초반을 역동적이면서도 세밀하게 재현해낸 작품”, 윤가은 감독의 〈우리들〉이었다. '우리들'과 '소녀'에서 시작해 '김일란'이라는 개인에 이르기까지, 이은선 저널리스트의 깊고 풍성한 질문으로 더욱 좋은 시간이었다. “소녀”라는 단어 자체를 대상화하는 수많은 시선에 대한 염려 없이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 2020. 9. 8.
[인디즈 기획] <여름날> 오정석 감독 인터뷰: 부유하는 청춘의 잔상 부유하는 청춘의 잔상 〈여름날〉 오정석 감독 인터뷰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주혜 님의 글입니다. 〈여름날〉은 서울에서 거제로 내려온 ‘승희’(김유라)의 궤적을 따라간다. 제 발로 고향에 내려왔지만, 왠지 중심부에서 유배된 것만 같은 여름날이다. 〈여름날〉을 보는 것은 그런 시간을 유유히 겪어 가는 승희를 먼발치에서 얕은 숨으로 바라보는 일이다. 그러다 보면 위로 같은 순간이 스며든다. 청춘의 정체된 시간을 가감 없이 담아낸 〈여름날〉의 오정석 감독을 만나 영화 속 인물과 공간, 그리고 제작 과정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여름날〉은 작년 서울독립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으로 관객을 만나고, 최근 인디포럼 2020 폐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극장 개봉까지 한 지금, 영화가 관객을 대면하는 과.. 2020. 9. 1.
[인디즈] 〈남매의 여름밤〉 인디토크 기록 : 실은 우리 가족도 그래 실은 우리 가족도 그래 〈남매의 여름밤〉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0년 8월 23일(일) 오후 2시참석 윤단비 감독진행 연진 마케터 *관객기자단 [인디즈] 최유진 님의 글입니다. 로테르담국제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 다수의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며 주목을 받은 영화 . 개봉을 축하하며 인디토크를 진행하게 되었다. 배우들의 캐스팅 비화, 촬영 현장의 분위기와 윤단비 감독님의 영화 촬영 신념 등 깊고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관객들이 오픈채팅을 통해 전달한 질문들도 영화에 대한 애정이 가득 담겨 있어서 더욱 유쾌한 만남이었다. 연진 마케터(이하 연진): 저는 이 영화의 마케팅을 맡고 있는 그린나래미디어 연진이라고 합니다. 감독님의 인사 먼저 듣고 이야기 나눠 볼게요. 윤단비 .. 2020. 8. 27.
[인디즈 기획] 〈윤희에게〉 임대형 감독 인터뷰: 누구에게나 읽히고 싶은 욕망이 있다 누구에게나 읽히고 싶은 욕망이 있다 〈윤희에게〉 임대형 감독 인터뷰 *관객기자단 [인디즈] 정성혜 님의 글입니다. 지난 7월 10일부터 12일, 인디스페이스에서 '썸머프라이드씨네마2020'이 진행됐다. 올해의 썸머 프라이드 시네마는 여성 퀴어영화를 모아 많은 관객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지난 해 연말에 개봉하여 겨울 동안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윤희에게〉가 오랜만에, 그것도 여름에 극장에서 상영하며 이 영화를 향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임대형 감독의 작품을 오랫동안 좋아했던 마음을 담아, 감독과 만나 〈윤희에게〉 뿐 아니라 단편영화 〈만일의 세계〉(2014), 장편 데뷔작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2016)(이하 〈메크모〉)까지 두루 이야기 나눠보았다. 그의 작품 세계.. 2020. 8. 3.
[인디즈 기획] 〈담쟁이〉 한제이 감독 인터뷰: 함께 살 수 있어야 한다 함께 살 수 있어야 한다 〈담쟁이〉 한제이 감독 인터뷰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보라 님의 글입니다.*영화의 결말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21회 전주국제영화제 화제작이었던 〈담쟁이〉가 인디스페이스의 ‘썸머프라이드시네마2020’을 통해 관객들과 만나게 되었다. 일찍이 관심과 호평을 받은 덕에 영화는 이번 기획전에서 유일하게 2회차로 상영되었다. GV가 있었던 금요일 저녁 상영은 일찌감치 매진되었고, 팬들은 손수 만든 귀여운 굿즈를 공유했다. 〈담쟁이〉의 다정한 연인 은수(우미화)와 예원(이연)의 사랑은 영화 바깥에서 이토록 열렬하게 응원 받고 있었다. 이들의 사랑이 온당하다면 이들이 가족으로 살 수 있는 길 또한 더는 외면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예기치 못한 사고를 맞은 두 연인과 은수의 조카 수민(김보.. 2020. 8. 3.
[인디즈 기획] 〈냉장고 속의 아빠〉 정인혁 감독 인터뷰: 연대하고 치유받는 우리들의 이야기 연대하고 치유받는 우리들의 이야기 〈냉장고 속의 아빠〉 정인혁 감독 인터뷰 *관객기자단 [인디즈] 최유진 님의 글입니다. 지난 해 많은 영화제를 통해 관객을 만난 정인혁 감독의 가 '썸머프라이드시네마2020'을 통해 다시 한번 찾아왔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연’이 ‘대’를 만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공포와 환상 테마로 풀어놓은 독특하고도 흥미로운 영화다. (2017)와 (2019)에서도 퀴어와 여성에 대한 남다른 감수성을 보여준 정인혁 감독을 상영이 끝난 직후 만나보았다. 많은 영화제에서 관객들의 관심을 받았던 작품 를 다시 한 번 볼 수 있게 되어 반갑습니다. 레즈비언 영화들로 가득 채운 이번 ‘썸머프라이드시네마’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게 된 소감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이제 상영할 기회가.. 2020. 7. 29.
[인디즈] <팡파레> 리뷰: 반전 그리고 또 반전, 끝까지 알 수 없는 그 날 밤을 따라서 〈팡파레〉 리뷰: 반전 그리고 또 반전, 끝까지 알 수 없는 그 날 밤을 따라서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지원 님의 글입니다 는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인물들이 만나 제한된 공간에서 펼쳐내는, 끝까지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할로윈 밤을 그린 영화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갑과 을의 관계가 계속해서 뒤바뀌며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한 전개가 이어진다. 영화는 첫 장면부터 눈길을 끈다. 빨간 립스틱, 발신자 정보 없음으로 걸려온 전화, 눈을 뗄 수 없는 장면들이 연속되고 이는 관객에게 묘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잠깐 시간을 보내기 위해 들어갔던 좁은 바의 문이 닫히고 예기치 못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한 사람에서 출발한 이야기에 또 다른 인물이 등장하고 그가 다시 또 사람을 부르고. 연관성 없는.. 2020. 7. 29.
[인디즈 기획] <마더 인 로> 신승은 감독 인터뷰: 발화되지 못한 언어를 위해 발화되지 못한 언어를 위해 〈마더 인 로〉 신승은 감독 인터뷰 *관객기자단 [인디즈] 정유선 님의 글입니다. 사법부가 성범죄자를 다루는 방식에 분노하며 한 주를 보낸 뒤, 레즈비언 영화로 라인업을 채운 ‘썸머프라이드시네마2020’을 찾는 길. 꼭 안전한 세계로 대피하는 기분이었다. 그곳에서 만난 영화 는 가족 관계를 일컬을 때 더욱 촘촘해지는 우리말 사이에서 언어의 허점을 묻는다. 어쩐지 끌어안고 싶어지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모습과 태도로. 상영과 GV를 마치고, 다음 날 사법부 규탄 집회에서 노래할 예정인 뮤지션이기도 한 신승은 감독을 만났다. 가 ‘썸머프라이드시네마’로 다시 한 번 관객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오늘 소감이 어떠신가요? 요새 스트레스가 많았는데, 와 다른 영화들을 보는 동안 잠시나마.. 2020. 7. 24.
[인디즈 Review] 〈욕창〉: 부채질로는 덜 수 없는 〈욕창〉 리뷰: 부채질로는 덜 수 없는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보라 님의 글입니다 도전적인 제목이다. 이 적나라한 두 음절에서 많은 이들은 즉각적으로 욕창의 형상을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심혜정 감독의 은 길순(전국향)의 등에 난 욕창을 끝내 보여주지 않는다. 오히려 영화는 이 욕창의 차도에 집중하기보다 이 사건이 촉발한 창식(김종구)네 식구들의 감정을 하나씩 통과해나갈 따름이다. 오랫동안 자세를 바꾸지 못해 피부가 곪아버리는 것처럼 창식네 가족은 여러 세월 은연중에 갉히고 있던 그들 사이의 환부를 결국 들키고야 만다. 처음에 창식은 길순의 욕창을 보고는 아내를 안쓰러워하며 걱정한다. 동시에 그는 살가운 간병인 수옥(강애심)에게 모종의 연민과 흠모를 함께 느낀다. 수옥은 부지런하며 다정한 심성을 지녔지.. 2020. 7. 21.
[인디즈 Review] 〈바다로 가자〉: 자연스러운 현실 앞에서 부자연스러운 영화를 찍는다는 것 〈바다로 가자〉 리뷰: 자연스러운 현실 앞에서 부자연스러운 영화를 찍는다는 것 *관객기자단 [인디즈] 서지원 님의 글입니다. 영원한 기억은 없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눈앞은 서서히 흐려지고, 내가 기억하고 있는 잔상이 흐트러질수록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흐릿해진다. 그것이 기억의 속성이다. 종국에,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없어졌을 때 ‘기억하기’는 종료된다. 그런데 여기, 살아생전의 한 남자를 카메라로 포착함으로써 그의 기억을 끈질기게 붙잡아놓고자 하는 영화 한 편이 있다. 는 실향민 아버지를 둔 딸의 서술을 통하여 고향을 잃어버린 실향민 1세대와 그의 자식, 손자녀들인 2세대, 3세대의 이야기를 다룬다. 북한 지역 출신이나 6.25 전쟁에 인민군이 아닌 한국군으로 참전하여 이제껏 부산에서 살아온 아.. 2020. 7. 1.
[인디즈] 〈바다로 가자〉 인디토크 기록: 벽과 벽 사이 벽과 벽 사이 〈바다로 가자〉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0년 6월 21일(일) 오후 2시참석 김량 감독|김귀옥 교수, 한가선 남북하나재단 자문위원, 루나 평화교욱 강사 *관객기자단 [인디즈] 정유선 님의 글입니다. 얼마 전 남북 연락사무소가 폭파되었다. 불과 전 평화롭고 훈훈한 뉴스가 가득했는데. 평양 가서 냉면 먹고 대동강 맥주 마시는 거냐는 기대가 곳곳에서 옥시글옥시글했는데. 남북 관계는 또 다시 갈지자 걸음을 걷기 시작했다. 술 취해 휘청거리는 사람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듯, 남북 관계의 휘청거리는 걸음에 지쳐가는 시선도 점점 날카로워진다. 마음의 벽이 점점 두께를 더한다. 그 벽과 벽 사이에서 집을 잃은 자들이 있다. 현대 사회가 자주 사용하지 않는 단어, ‘실향민’이다. 자반 뒤집기 하는 현대사.. 2020. 6.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