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 소소대담] 독립영화에 대한 어떤 우려
*관객기자단 [인디즈] 임종우 님의 글입니다.
[리뷰] <나와 봄날의 약속>: 봄을 맞이하려거든 먼저 겪고 와야할 것 (Click!)
오채영: 저는 올해 전주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봤어요. 그때도 관객들의 호불호가 확연히 갈렸어요. 친구들 몇 명은 좋아했고 저는 좋아하지 않았어요. 에피소드가 총 네 개잖아요. 저는 마지막에 장영남 배우가 나오는 에피소드 제외하고는 너무 힘들더라고요.
임종우: 배우들을 보는 즐거움은 있었어요. 주로 TV 드라마나 상업영화에서 보는 배우를 독립영화에서 보니 신선하고 특이한 느낌은 있었던 것 같아요.
박마리솔: 저는 불안한 것을 보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언제 무언가 터질지 모를 것 같은 불안한 상황을 보는 것이 힘들고요. 저는 장영남 배우가 나오는 에피소드도 불편했습니다. 아내라는 사람을 너무 괴물처럼 그리는 것이 불편했어요.
오채영: 영화가 보여주는 여성관에 동의할 수 없어요.
임종우: 저도 보는 내내 불안하고 괴로웠어요. 아까 말한 바와 같이 배우에 대한 반가움은 있었지만 영화적으로는 끌리는 지점이 없었습니다.
오채영: 외계인이라는 설정이 시놉시스와는 달리 영화에는 잘 안 드러나지 않아요. 사전 정보없이 관람한 관객이라면 많이 무서웠을 것 같아요. 제가 듣기로는, 교수와 여대생이 나오는 에피소드를 오랜전에 촬영하고 다른 에피소드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영화를 제작했다 하더라고요.
임종우: 그런 시간적 단차가 영화의 완성도에 영향을 줬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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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토크 기록] <너와 극장에서>: 내가 극장을 들여다볼 때, 나를 들여다보는 극장 (Click!)
오채영: 우선 너무 재미있었어요.
박마리솔: 저도 재미있게 봤어요.
임종우: 어느 에피소드가 제일 좋으셨어요?
박마리솔: 저는 정가영 감독의 <극장에서 한 생각> 에피소드요.
오채영: 저도. (웃음)
임종우: 저도요. (일동 웃음) 단편영화의 경우 한정된 조건 안에서 어떻게 이야기를 풍부하게 이끌어나가는지가 중요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어요. 첫 번째와 세 번째 에피소드는 공간의 이동도 많았던 반면 그 사이에 있는 하나의 영화가 극장 안에서 이루어지는 작은 스케일의 사건으로 심상찮은 긴장감을 만들어내잖아요. 그게 돋보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재미있었어요.
박마리솔: 보면서 계속 웃었어요. 아예 똑같은 상황이 GV에서 일어나지는 않지만(웃음) 연상되는 상황이 종종 있더라고요.
임종우: 그렇다고 다른 두 에피소드가 별로였다는 건 아니에요. 유지영 감독님의 <극장쪽으로> 에피소드도 재미있었어요. <수성못>은 서울에 가고자 하는 대구사람이 주인공이었는데 <너와 극장에서>에서는 서울에서 대구로 온 사람이 주인공이었잖아요. 감독이 어떠한 테마를 계속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오채영: 마지막 에피소드 <우리들의 낙원>은 서울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해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박마리솔: 하지만 배우들이 지나치게 많이 나온다는 인상이 있었어요. 엔딩도 서둘러 이루어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임종우: 저는 영화 속에 오오극장이 등장해 영화가 좋았어요. 오오극장은 지방에 있는 중요한 독립영화관 중 하나잖아요.
[리뷰] <박화영>: 지독하게 외롭고 괴롭다 (Click!)
임종우: 저는 ‘가출펨’을 <꿈의 제인>에서 처음 봤는데요. 제작기간이 어떤지는 모르지만 동시대 청소년 재현에 대한 고민이 독립영화진영에서 공유되고 있다는 느꼈어요. 최근 단편영화에서도 종종 가출 청소년을 본 것 같거든요. ‘가출 청소년이 신진 감독들의 관심사구나’ 생각했어요. 하지만 <박화영>은 보는 내내 정말 많이 괴로웠어요. 하지만 영화가 가출 청소년의 발생 원인을 쉽게 재단하지 않는다는 점은 좋았어요. 영화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많은 사람이이 영화에 대한 논쟁에 참여해주었으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박마리솔: 저는 이 영화가 추구하는 리얼리즘에 대해 그 이유를 물어보면서 영화를 봤어요. 이렇게까지 리얼하게 재현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하지만 저에게는 어떤 이유도 보이지 않았어요. 계급의 굴레가 끝없이 반복된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였을까요.
임종우: 심지어 가장 가까운 현재에서 '영재'는 아예 없어저요. 동시에 '은미정'이라는 캐릭터는 지나치게 평면적으로 다룬 것 같아요. 어떻게 엄마라 부르는 것도 잊을 수 있을까요. 납득이 되지 않았어요.
박마리솔: 일부로 모른다고 하는 건가 생각했는데 아닌 것 같아요.
임종우: 맞아요. 그렇게 생각해주면 영화를 오히려 한 단계 더 나아가 해석하는 것이 되겠지요. 영화는 분명히 완전 잊고 있는 걸로 기울어져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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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토크 기록] <행복의 나라>: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Click!)
박마리솔: 영화가 말하는 가치에는 동의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 가치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겠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자살에 대해, 안락사가 아닌 한 어떠한 경우라도 일어나면 안 된다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영화를 보니 이제는 자살에 대해 일체의 판단을 내릴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래도 민수라는 인물의 결정이 서사적으로 설득되지 않은 건 지적하고 싶어요. 주인공이 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그 근거가 축적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어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는 알겠지만 그 중심축이 다소 부실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한편, 뇌리에 박히는 장면이 곳곳에 있어, 감독이 센스가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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