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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_Choice] <거인> : 어찌 이 소년을 비난하리

by indiespace_은 2015. 12. 17.




[인디즈_Choice]에서는 이미 종영하거나 극장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이 코너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은 독립영화 전문 다운로드 사이트 '인디플러그'(www.indieplug.net)에서 

다운로드 및 관람이 가능합니다.


인디플러그 <거인> 다운로드 바로가기 >> http://bit.ly/1lSynIJ







<거인> : 어찌 이 소년을 비난하리



*관객기자단 [인디즈] 차아름 님의 글입니다.


얼마 전 제36회 청룡영화상에서 배우 최우식이 영화 <거인>으로 ‘신인 남우상’을 수상하며, 다시 한 번 이 영화가 주목받고 있다. 2014년 개봉당시에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하며 최우식이라는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김태용 감독 역시 <얼어붙은 땅>(2010)으로 국내 최연소로 칸영화제에 초청된 감독으로, 많은 영화팬들의 사랑을 받는 감독이다. <거인>은 그의 첫 장편 영화이자 그룹홈에서 자란 그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어 많은 화제를 낳은 작품이다. 



영화는 가정환경이 어려운 아이들이 함께 모여 생활하는 보호시설인 그룹홈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주인공 영재(최우식 분)는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벗어나고자 스스로 ‘이삭의 집’이라는 곳에 들어가 살고 있다. 영재는 함께 생활하는 다른 십대 소년들과 다르게 제법 싹싹하고 예쁜 행동으로 그곳의 원장엄마와 신부님에게 관심을 받게 된다. 하지만 영재는 그런 착한 모습 이면에 다른 모습을 숨기고 있다. 후원품으로 들어온 신발을 몰래 훔쳐 친구들의 되팔아 용돈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궁지에 몰렸을 때 서슴없이 거짓말을 하고, 심지어 협박을 하기도 한다. 항상 자신은 신부가 되고 싶어 신학대를 꿈꾼다고 말하지만 그저 말뿐이고 노력은 하지 않는 그런 아이다. 하지만 영재가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이삭의 집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해서다.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그룹홈에서 나가야 하지만 갈 곳이 없는 영재는 어떻게 해서든 그 곳에서 함께 지내고 싶은 것이다. 안 그래도 원장아빠는 그를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기 때문에 그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서 영재는 더욱 착하게 바르게 보여야만 했다.     



영재는 결코 착한 소년이 아니다. 하지만 그의 영악한 행동은 마냥 비난할 수가 없어 마음이 아프다. 그 소년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에는 분명 어른들의 잘못이 크다. 그룹홈의 원장엄마, 아빠는 대외적으로 좋은 사람으로 비춰진다. 자신의 아이를 키우기도 힘든 세상에서 남의 아이들을 키우는 것만으로도 존경받을 수 있다. 하지만 범태에게 신발을 훔쳤냐고 다그치는 원장엄마나 늘 영재에게 차갑게 말을 내뱉는 원장아빠의 모습은 결코 따뜻하지 않다. 그럼에도 영재는 그곳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해 눈치를 보고 시키지 않아도 착한 일을 하는 바른 아이처럼 보여야 했다. 뿐만 아니라 그의 친부모도 영재를 ‘그런 아이’로 만든다. 아직 보호받고 양육 받아야하는 나이의 영재를 보호시설로 보낸 것도 모자라 무책임하게 그의 동생 민재까지 그 곳으로 보낸 후에 그들의 짐을 덜고자 한다. 어른들의 그런 위선적인 태도와 아이들을 책임지지 않으려는 부모의 모습이 그렇지 않아도 벅찬 영재의 삶을 더욱 버겁게 만든다. 



과연 영재는 원래 어떤 아이였을까. 처음부터 이런 아이는 아니었을 것 같다. 어른들의 위선과 삶이 짓누르는 무게에도, 그럼에도 살아내야 했기에 그가 선택한 삶이 이런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거짓말을 하고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는 영재의 태도는 분명 잘못되었다. 원장의 말처럼 누구나 상처는 있고, 세상에서 영재보다 불쌍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꼭 영재만이 힘든 삶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마다 감당할 수 있는 상처와 아픔의 크기는 다를 수 있다. 그 어린 소년이 감당하기에 세상은 너무도 버거웠고, 그는 철저히 혼자였다. 어찌 이런 영재를 비난할 수 있을까. 어찌 그 소년만의 책임이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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