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사회의 앨리스를 만날 수 있는 시간 〈앨리스 죽이기〉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9년 8월 18일(일)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김상규 감독
진행 정지혜 영화평론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윤정 님의 글입니다.
앨리스는 회중시계를 든 토끼를 따라 ‘이상한 나라’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앨리스는 새롭고 신비한 경험들을 한다. 우연한 기회에 북한에 방문하게 된 재외 동포 신은미 씨에게 ‘북한’이라는 나라는 무언가 두렵고 잘 알지 못하는 이상한 나라였다. 하지만 그곳에 들어가서 겪어본 이상한 나라는 어쩐지 조금 다른 듯하다. 〈앨리스 죽이기〉는 북한을 여행하며 느낀 것을 한국에서 ‘통일 토크 콘서트’를 통해 이야기하려 하는 재외 동포 신은미 씨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북한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을 혐오하는 사회와 만나며 그녀는 ‘혐오사회’라는 또 다른 나라에 들어간다. 자유민주주의,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고 있는 우리 사회에 대해 생각하며 〈앨리스 죽이기〉 관람을 추천하는 바이다. 〈앨리스 죽이기〉를 연출한 김상규 감독과 정지혜 평론가와의 인디토크를 소개한다.
정지혜 영화평론가(이하 정지혜): 관객분들께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상규 감독(이하 김상규): 일요일 저녁 소중한 시간 내서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앨리스 죽이기〉 만든 김상규입니다.
정지혜: 2014년이라는 해가 한국 사회에서 중요한 해잖아요.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로 한국 사회의 모습들을 다시 보게 해왔던 해인 만큼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시간의 의미도 클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러 영화제를 거쳐서 개봉한 이후, 2019년도의 관객분들과의 대화를 나누며 느끼는 감상이 그때와는 또 다르실 것 같아요. 일단 개봉의 소회를 여쭤보면서 시작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김상규: DMZ국제다큐영화제에서 〈앨리스 죽이기〉를 선보인 게 2017년 가을이었어요. 정권이 바뀌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고, 영화제에서는 이 사건을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일부러 찾아주시는 분들의 경우가 많았어요. 개봉 후 요며칠 동안 돌아다니면서 관객분들을 만나보니 이 사건을 전혀 몰랐던 분들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 사건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 더 이야기 나누게 되었습니다.
정지혜: 당시 한국 사회를 돌아보게 하는 여러 풍경들 가운데서 〈앨리스 죽이기〉의 신은미, 정태일, 이 두 분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감독님께서 다른 매체 통해 인터뷰 한 것을 찾아보니까 원래 북한에 관련된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고, 그것을 총체적으로 영화를 통해 들여다보자는 기획 하에 이 작품을 시작을 하게 되었다고 하셨는데요. 이분들의 사연, 특히 ‘종북 놀이’라는 그 당시 상황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나 사건이 궁금합니다.
김상규: 다큐멘터리는 이 작품이 첫 작품인데요, 작품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는 종북 논란에 대해 영화를 만들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신은미 씨가 ‘오마이뉴스’에 북한 여행기를 쓰실 때 그 글을 보고 이 분의 존재를 알게 되었어요. 저도 2002년쯤에 금강산 관광을 갔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대학생이었는데, 남북 관계가 좋았던 시기라 정부 지원과 학교 지원을 통해 2박 3일 관광여행을 10만 원 정도의 금액으로 갈 수 있었어요. 처음 북한 사람들을 만나기 전에 떨리고 설레고 두렵기도 했던 감정이 신은미 씨가 처음 북한 갔을 때 감정과 굉장히 유사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행을 갔을 때 저도 북한 주민들에게 꼭 말 한 번 걸어보고 싶었거든요. 환경미화를 하시는 제 또래 여성분께 어렵게 말을 걸고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때 그 경험이 저에게 아주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습니다.
신은미 씨를 처음 찍기 시작했던 이유는, 우리 사회에 유통되고 있는 북한에 관련된 정보들이 굉장히 극과 극에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탈북자 분들과 북한에 자유롭게 오가는 분들을 통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북한 이외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담아보고 싶었고, 그 첫 번째 인물로 신은미 씨를 만나게 된 것입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가 있던 날에도 통일 토크 콘서트가 있었어요. 그 날 신은미 씨를 만나서 다큐멘터리 촬영 제안을 했습니다. 그 해 11월 촬영을 시작했는데, 촬영 시작하자마자 신은미 씨를 둘러싼 사건이 커지면서 애초의 기획과는 전혀 다른 작품이 되었습니다.
정지혜: 영화가 거의 실시간으로 한 달여 간의 시간을 담아내는 작업이 되었어요. 짧은 기간 안에 굉장히 내밀한 상황들을 밀착취재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신은미 씨와 가까운 위치의 관계를 만들어 가셨을까 궁금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감독님 나름대로 다른 포지션을 취하고 계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라기보다는 이 상황을 충실히 따라가서 기록을 해보자는 태도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독님과 신은미 씨 간의 관계 맺음에 관해 이야기 들어보고 싶습니다.
김상규: 사실 제가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웃음) 신은미 씨가 저를 먼저 알고 있어서 신기했어요. 제가 영화를 만들기 전 인터넷에 짧은 시사 영상들을 만들어서 올렸는데 그 영상을 보시고 저의 존재를 알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 다큐멘터리 제안을 했을 때 너무나도 쉽게 수락을 해주셨어요. 카메라가 자기 자신을 찍고 있다는 것이 이상한 경험일 수 있는데, 어느 시점부터 신은미 씨가 카메라의 존재나 저의 존재를 인식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급박했습니다. 처음에 조계사에서 콘서트를 진행하고, 그 다음 날 TV조선에서 ‘종북 토크쇼’라고 띄우고, 대전에서는 행사장 건물주에게 압력을 넣어서 강연이 취소되고, 시위와 테러가 벌어지는 일련의 순간들이 벌어졌고, 카메라의 존재를 ‘나를 찍는 영화감독’이 아니라 ‘옆에 있어주는 또 다른 한 명의 사람’으로 인식하게 된 것 같아요. 저 또한 무언가를 찍으려고 간 게 아니라 그 순간을 잘 기록하겠다는 생각이 컸어요. 내일은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고, 만약에 상황이 안 좋아지면 증거로라도 쓰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기록하는 데에 충실했던 것 같습니다.
정지혜: 워낙 급박하기도 하고 예측불허한 상황이 많았을 것 같아요. 감독님 스스로도 당황스러운 순간들이 많았을 것 같고, 제작진 안에서의 혼란과 혼동도 충분히 있었을 것 같은데요. 신은미 씨를 비롯한 출연진들 외에 제작진들과는 어떤 논의를 하면서 이 작품을 촬영해 나가셨나요?
김상규: 제작진이 저밖에 없었습니다.(웃음) 예상할 수도 있으셨겠지만, 제작진을 꾸리고 무언가 갖추어서 하기엔 어려운 여건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돈이 문제죠. 제작팀을 꾸려서 촬영을 맡기고 같이 움직이려면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것을 최소화해서 제가 직접 움직이며 촬영, 편집을 진행했습니다. 오롯이 제가 판단하고 그 순간순간에 맞게 움직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 빠르게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판단하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
정지혜: 폭탄테러가 발생한 상황의 경우에는, 패닝으로 촬영을 하다가 그 상황이 벌어지고, 그 다음에 그 상황을 뒤에서 보여주는 컷이 있어요. 촬영 도움을 받으신 건가요?
김상규: 제가 도움을 요청한 적은 없는데요, 익산에서 콘서트를 진행할 때 신은미 씨의 이야기를 담고 싶어하는 또 다른 분이 계셨어요. 익산 콘서트에서 폭탄테러가 일어났을 때 뒤에서 찍은 장면은 그분이 제공해주신 것이고요. 대다수는 제가 직접 촬영했고, 행사의 주최 측에서 기록을 해두셨을 경우 자료를 일부 받았습니다.
정지혜: 유심히 영화를 보신 관객분들은 아시겠지만, 영화를 시작과 끝맺음에서 신은미 씨의 노래하는 모습을 대비적으로 보여주는데요. 한국행이 일종의 ‘고난의 여정’처럼 크게 원을 그리면서 돌아가는 것 같아요. 영화의 막을 내릴 때 들려오는 노래가 영화의 시작과는 굉장히 다르게 들렸습니다. 기승전결의 드라마 과정을 만들어가며 감독님께서 편집 과정에서 나름의 원칙이나 고민의 흔적이 있을 것 같아서 편집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습니다.
김상규: 장편 다큐멘터리를 하면서 기존의 30분 정도의 영상을 만들었던 것과 호흡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어요. 어떻게 하면 이 이야기를 관객에게 지루하지 않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고, 의미도 있지만 ‘재미도 있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호흡을 빠르게 유지하는 것이였고요. 또 제목에도 사용했듯이 이 사건이 동화 속 ‘앨리스’와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집에서 출발해서 집으로 돌아오는 구조로 만들고 그 여정 후의 변화를 조금이라도 관객과 함께 느끼고 싶었습니다. 기승전결을 만들어가는 드라마 구조와 관련해서는, 이 사건 자체가 절정에 치달았다 해소되는 부분이 있으므로 제가 의도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표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정지혜: 영화를 보며 굉장한 대립구도가 팽팽하게 유지된다는 생각을 했어요. 인터뷰 영상이 많이 들어갈 법 한데, 특별히 인터뷰는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신은미 씨와 반대 진영에 있는 목소리를 대비하여 긴장상태를 유지하는데 감독님은 카메라 앞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어찌 보면 감독님이 선명하게 보이는 구도의 편집이라고 느껴졌거든요.
김상규: 이 사건을 접하면서 일이 돌아가는 매커니즘이 눈에 보였던 것 같아요. 언론이 최초에 ‘종북 토크쇼’라고 띄우고, 그것을 보수단체가 똑같은 멘트로 피켓을 만들어와 시위하고, 시위한 이후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합니다. 수사기관은 신은미 씨를 포토라인에 세워서 노출하고,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하면서 사건을 키워나간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 구조를 보여주고 싶었고, 언론사 내부나 보수단체, 수사기관 내부를 파고드는 것은 한계가 있으므로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사람들을 눈여겨보면서 촬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기자 스스로가 고민하는 모습이라든지, 보수단체 시위자가 이름 하나 말하지 못하는 모습들을 찍었고, 웃기기도 하면서 씁쓸하기도 하고 굉장히 복잡한 감정이 들었던 것 같아요. 제가 눈여겨봤던 대상들의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영화를 본 관객분들이 나머지를 판단하셨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관객: 신은미 씨가 한국에서 가족들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했는지 궁금합니다.
김상규: 영화에 나왔던 문자 그대로였습니다. 한국에 신은미 씨가 오셨을 때 원래는 가족과의 일정이 우선이었거든요. 그 틈새에 토크 콘서트를 기획했던 것인데 논란이 되고 나니까 가족들끼리 만나지 않기로 얘기해서 결국 한 번도 만나지 못하고 가셨어요. 영화에서 조금 느끼실 테지만 신은미 씨의 가정환경이 유복한 편이죠. 대구 출신에 기독교 집안이고 사회적으로 인지도가 있다 보니까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더 많이 신경 썼던 것 같아요. 제가 미국에서 3주간 촬영을 하면서 신은미 씨 자제분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는데 촬영은 할 수 없었거든요. 카메라 없이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때 했던 이야기가 참 가슴이 아파요.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너무나 걱정하고 반대를 해서 촬영을 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관객: 신은미 씨가 완성된 영화를 보시고 어떻게 말씀하셨는지가 궁금합니다.
김상규: 신은미 씨와 남편이 보실 수 있게 제가 온라인으로 보내드렸는데 남편분은 안 보셨어요. 영화에서도 일부 드러나지만 당시를 떠올리면 굉장히 아프고 화가 난다고 하셔서 안 보셨고, 신은미 씨는 눈물 흘리면서 보셨다고 하더라고요. 그 당시를 떠올리고 싶지 않지만, 카메라로 그 모습을 기록해주고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판단할 수 있게 해주어서 고맙다고 하셨습니다. 이후에 미국에서 영화제를 참가했을 때엔 남편분도 보셨는데, 그때 보시고 ‘굉장히 화나지만 수고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관객: 계속해서 신은미 씨랑 주변인들이 중심으로 나오는데 거의 유일하게 도시락 폭탄을 던진 일베 학생 인터뷰가 진행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떻게 그분과 인터뷰를 하게 되었는지 궁금하고 다른 분들을 인터뷰하실 생각은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두 번째는 감독님이 매체와 인터뷰하신 것을 보았는데 ‘어떤 특정한 주제만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셨더라고요. 앞으로 다큐멘터리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김상규: 폭탄테러를 한 일베학생에 대해서 가장 많이 궁금해하시는 것 같아요. 제가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기자분들이나 보수단체분들을 쫓아다니면서 그분들의 인터뷰도 현장에서 했어요. 그런 분들의 이야기까지 할까 말까 고민을 했는데, 많이 편집한 이유는 직접 목소리를 내는 것이 영화의 톤하고 맞지 않아서였습니다. 그래서 당사자 외엔 인터뷰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테러를 한 친구를 만나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시위를 나온 분들의 이야기는 보통 우리가 직간접적으로 많이 접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그 테러를 한 학생에 대한 정보는 너무 없었어요. 보통은 세 가지 갈래로 그분을 평가하더라고요. 테러 피의자이지만 고등학생이기 때문에 분명히 배후가 있을 것이라고 강하게 의심하는 경우, 주로 온라인상에 많이 올라오는 정신이 이상한 것 아니냐는 부류, 마지막으로 이 학생을 치켜세우는듯한 부류가 있었어요. 그러면서 수천만 원의 비용을 모금해서 이 학생을 주기도 했는데, 이러한 세 가지의 의견에 대해 제가 섣부르게 판단하기는 어려웠어요. 그래서 그분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신은미 씨가 강제 출국 당하고 나서 2개월 후 그 청소년이 집행유예로 풀려났거든요. 그 당시에 인터뷰 요청을 했을 때는 거절을 당했어요. 그런데 편집 마무리 단계에서 다시 연락해서 인터뷰가 성사되었습니다. 집행유예 기간 안에 논란이 되거나 문제가 생기면 안 되기 때문에 이 인터뷰를 집행유예가 끝나는 2개월 이후에 공개되는 것으로 하고 인터뷰를 했습니다. 3시간 정도를 인터뷰했고, 그 중 아주 일부만 사용했습니다. 영화가 갑자기 그분에 관한 이야기로 바뀌면 안 되기 때문에 이야기를 많이 덜어냈고, 그분이 너무 이상하게 나오거나 상처를 받지 않게끔 일부만 사용했습니다. 굳이 이 학생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시대가 변화하면 자연스럽게 좋아질 것이라는 낙관만 가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서예요. 사회와 세상은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서 이렇게 자생적으로 극우의 성향을 띄는 사람들이 새로운 세대 속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직면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정면 인터뷰로 드러냈습니다.
북한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아직 하지 못해서 언젠가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간접적으로 듣는 게 아니라 직접 북한에 가서 제가 본 모습들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관심 있는 주제가 갈수록 많아지는 것 같아요. 궁금함을 못 참아서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데, 작년 5월부터는 재벌의 ‘갑질’이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노동문제 관련한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배우는 과정으로 생각하면서 다른 주제로도 영화를 만들게 될 것 같습니다.
정지혜: 마지막으로 관객분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김상규: 다음 작품은 마냥 쫓아다니지만은 않는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인터뷰도 들어갈 것 같고, 재연이라든지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 다큐멘터리 만들면서 계속 변화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제가 생각한 것이 옳고, 그것을 주장하는 식의 영상 혹은 발언을 했다면, 지금은 극과 극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중간지대에서 발생하는 작은 충돌이나 변화의 지점을 포착하는 게 재미있어서 그런 시도들을 하고 있습니다. 흥행이 되지 않더라도 우리가 한번 생각 해봄직한 화제들을 던지고 싶어요. 계속 관심을 가져주시면 지치지 않고 만들어보겠습니다. 영화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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