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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Review] 〈에움길〉: 따뜻하고 인간적인 미점으로 연대와 동참의 길을 열다

by indiespace_한솔 2019. 8. 1.








 〈에움길  한줄 관람평


이성빈 | 간절히 상영관이 늘어나길 바랍니다

이성현 | 다음과 또 다음, 세상에 끊임없이 발화되어야 할 이야기

김윤정 흘러가는 역사의 시곗바늘을 붙잡고 싶은 간절한 마음

성혜미 따뜻한 품을 만들어 에우다

송은지 카메라를 든 사람이 던지는 질문은 곧 카메라 앞 대상에 대한 태도이다

최승현 기억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김정은 | 따뜻하고 인간적인 미점으로 연대와 동참의 길을 열다







 〈에움길  리뷰: 따뜻하고 인간적인 미점으로 연대와 동참의 길을 열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정은 님의 글입니다. 




'에움길'의 사전적인 의미는 굽은 길, 또는 에워서 돌아가는 길이다. 에움길이 가지는 두 가지 의미처럼 〈에움길〉은 할머니들의 삶의 여러 단편 중 두 면을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로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투쟁하는 삶과 함께 투쟁하는 사람들과 연대하며 일상을 꾸려 나가는 삶을 고른 감각으로 비춘다.





〈에움길〉은 〈귀향〉(2016)과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2017)로 나눔의 집과 인연을 맺은 제작진이 나눔의 집에서 2000년대 초반부터 20년간 촬영된 기록물을 토대로 제작한 다큐멘터리로 평화인권운동을 이어 나가고 있는 할머니들의 증언과 일상을 담았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정리된 할머니들의 평화인권운동의 역사는 일본군 성노예제에 대한 진심 어린 사죄와 배상을 향해 불의와 좌절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내딛은 발걸음으로 단단해진 길처럼 보인다.


카메라는 할머니들에게 줄곧 따라붙는, 어쩌면 바라보기에 앞서 선입견에 갇히게 만드는 피해자라는 이미지를 거둬 낸 친근한 삶을 담는다. 춤 추고 노래하고 그림을 그리고 익살스러운 장난을 주고받고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누고 나들이를 가는 일상을 비춘다. 어떤 이미지나 명칭으로 기억되거나 각인된, 나와는 동떨어진 누군가가 아닌 우리와 마찬가지로 희로애락의 감정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임을 자각하게 한다.





〈에움길〉은 할머니들의 길고 긴 투쟁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사람들이 방관하고 방치했던 바로잡지 못한 역사를 마주하도록 한다. 그리고 할머니들이 아물지 못한 몸과 마음을 이끌고 외면과 부정에 맞서 외치지 않아도, 불쌍하게 보이지 않아도 응당 함께 걸어야 했던 길들을 돌아보게 한다. 우리가 흔히 접했던 투쟁하고 맞서는 삶만 아니라 안온한 일상과 소박한 행복을 누리는 삶도 있는 사람들이며, 그 삶을 온전히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주체가 당사자들에 국한되지 않아야 함을 상기시킨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배상 문제와 진심 어린 사죄를 향해 가는 길이 외로이 걷는 굽은 길이 아닌 더 많은 연대와 동참으로 에워가는 길이 되어야 함을 넌지시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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