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호텔>에서 펼쳐지는 기묘한 모든 것에 대해 <강변호텔>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9년 4월 25일(목)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배우 기주봉, 신석호
진행 남다은 평론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윤정 님의 글입니다.
강변에 있는 공허한 어느 호텔에서 펼쳐지는 <강변호텔>은 ‘상실’의 감정을 가진 두 인물을 따라 흘러간다. 두 인물의 이야기는 공허한 공간을 오가고, 그 사이에서 홍상수 감독은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홍상수 감독이기에 던질 수 있는 특별한 이야기의 시작은 ‘자기 자신’에서부터 시작한다. 본인 스스로 끊임없이 자신에 대해 사유하고 객관화하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만들기는 그 과정과 결과에 있어서 관객들에게 많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해당 인디토크를 통해 <강변호텔>에서 펼쳐지는 홍상수 감독의 이야기에 대해 소개한다.
남다은 평론가(이하 남다은): 인사말씀 먼저 듣고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기주봉 배우(이하 기주봉): 비도 오는데 만나게 돼서 반갑습니다. 배우 기주봉입니다.
신석호 배우(이하 신석호):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영화 후반부에 시 속에 등장했던 소년 역할 맡은 신석호입니다.
남다은: <강변호텔>은 홍상수 감독님의 23번째 작품입니다. 제가 굳이 말씀을 안 드려도 오늘 홍상수 감독님의 처음 영화를 접하시는 분들을 제외한 다른 분들은 느끼셨겠지만, 매우 이례적인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본 날 큰 충격을 받았고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 이유는 차차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죽음이 이렇게 등장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이라는 감독님의 데뷔작에 죽음이 굉장히 끔찍한 사건으로 나온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 죽음이 전면에 등장한 것은 이번 <강변호텔>이 처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주봉 배우님께서 이번 영화에서는 주인공으로 나오십니다. 저는 홍상수 감독님 영화를 같이 작업한 배우분들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어떤 느낌을 받았을 지가 항상 궁금했거든요. 두 분께서는 이 영화를 어떻게 보셨을 지 궁금합니다.
기주봉: 늘 그렇듯 현장에 가면 대본 받고 그에 따른 연기를 하면 된다는 식이었는데 이번 작품은 감독님이 저희 집까지 오셔서 사는 모습도 다 보시고 방에 와서 이야기도 나누시기에 나한테 이제 좀 관심을 가지시나 생각했어요(웃음). 처음부터 주인공인지도 몰랐고 현장에 가서 항상 늘 하듯이 연기를 하면 되겠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는데 계속 나오는 바람에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강변호텔>을 처음 봤을 때가 로카르노 국제 영화제였는데, 한 8천 명 정도의 관객들하고 다 같이 봐서 관객들의 많은 호응에 기분이 매우 들떴던 것 같아요. 한국에 두세 번 다시 보니까 느낌이 또 다르네요.
신석호: 사실 저는 배우보다는 스태프 역할을 더 크게 맡았던 사람으로서, 처음 로케이션을 알아볼 때 본 이 호텔과 영화에 등장하는 호텔이 굉장히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저희끼리 재미로 하는 이야기인데, 이 장소에서 어떤 배우가 앉아서 어떤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예측을 했는데 그것과는 완전히 다른 영화가 나왔고 늘 그렇듯 예상을 넘는 영화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이번 작품을 하면서 영화가 주는 느낌이 다른데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네요. 결론짓자면 <강변호텔>은 저한테는 포근한 느낌이었어요. 현장에서는 날씨도 춥고 몸도 아파서 개인적으로는 힘들었는데 막상 영화를 보고 나서는 평화로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남다은: 홍상수 감독님이 기주봉 배우님을 찾아가셔서 여러 이야기를 나눈 게 이 영화 안에 많이 투영되었다고 알고 있어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홍상수 감독님이 아버지 생각도 했고 작품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들었습니다. 기주봉 배우님께서도 그날을 기억하실 텐데, 그날 어떤 기운들이 오고 갔는지가 궁금합니다.
기주봉: 작년에 <풀잎들>(2017)을 찍을 때 여러 가지 문제로 어려웠는데 그때 감독님이 손을 내밀어 주셨고, 아직까지도 그 어려움에서 헤어나지 못했을 때 두 번째로 <강변호텔>이라는 작품이 찾아왔어요. 작은 역할을 언제든지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감독과 배우의 관계인데도 집에까지 찾아와주고 관심을 가져주시는 그 고마움을 항상 생각했습니다.
남다은: 신석호 배우님은 홍상수 감독님과의 작업을 연출부로 시작하셨잖아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부터라고 들었는데, 어떻게 같이 작업을 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또 연출부로 들어가서 첫 현장에 갔을 때 감독님의 작업 방식이나 배우들의 연기하는 것을 직접 경험하면서 신기하고 색다르셨을 것 같은데 첫 기억이 궁금합니다.
신석호: 홍상수 감독님하고는 교수님과 학생이라는 인연을 통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때 감독님 수업에서 반장을 맡고 있었는데 혹시 사무실로 한번 올 수 있냐는 연락이 왔어요. 가보니 작업을 한번 같이 해봤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셔서 좋은 기회이기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첫 현장을 나가기 전 들은 바로는 시나리오가 당일 나오고 스태프 규모가 작다고 했는데, 정말로 학생 영화보다 스케일이 작았고 그날그날 나오는 대본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당일 나온 대본을 보며 스태프분들과 배우분들이 준비를 하시는 게 대단하다고 느껴졌고, 배우 분들이 연기하시는 것을 보면서 혹시 미리 대본을 줬던 게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하나하나 다 충격이었고 신기했습니다.
남다은: 당일 나오는 대본을 보고 연기를 하는 배우들이 대단하다고 하셨는데, <풀잎들>에서 김민희 배우 남동생 역할로 나오잖아요. 풀잎들에서도 비중이 적은 역할은 아니었는데 연기를 준비하시는데 어떠셨나요?
신석호: 작업을 하면서 홍상수 감독님이 기회가 되면 출연을 해보자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항상 불발이 되니까 사실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었어요. 불발이 되는데 면역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풀잎들>에서 진짜 대본을 받게 되었고 어떻게든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부담을 가지고 하다 보니까 되더라고요(웃음).
남다은: <강변호텔>의 여러 장면들에 대해 하고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가장 충격적이었던 장면은 마지막 장면이었던 것 같아요. 영화를 보면서 설마 아닐 것이다, 심지어는 이게 꿈일 것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죽음이라는 사건이 감독님 영화에 언젠가는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준비가 되지 않았던 거죠. 해당 장면을 촬영했을 때 어떠셨을지 궁금해요. 그 죽음에 대한 힌트가 있었을까요? 아니면 촬영 당일에 알게 되셨나요?
기주봉: 죽음에 대한 힌트는 미리 받지 않고 당일에 들었습니다. ‘죽어야 된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무언가 홍상수 감독님 스타일이 아닌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기승전결 연결이 너무 선명해지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극적인 상황을 만드는 것 또한 감독님의 스타일과는 다른 것 같아서요. 순간적으로 난감했죠. 그래도 작품이라는 건 감독과의 호흡이니까 왜 이렇게 죽어야만 할까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남다은: 죽음을 바라보는 두 아들, 유준상 배우님과 권해효 배우님께서 울부짖듯이 우는 연기를 하시기 때문에 대본을 보시고 더 의아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장작을 패면서 나레이션 나오는 장면 같은 경우는 어떻게 만들어진 장면인지 궁금해요.
기주봉: 그 장면을 촬영하면서 감독님께 여기서 장작을 패는 것이 어떨까라고 제안했던 것 같아요. 홍상수 감독님 작품을 촬영하면 역할과 그때그때의 상황에 연구를 하다 보니까, 무료하게 강변호텔에 살고 있다 보면 이 인물이 호텔 주변을 돌아다니며 장작도 패고 산책도 하며 나름대로의 적응을 했을 거라고 생각한 거죠. 보이는 것에 충실하고 부딪혀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남다은: 홍상수 감독님의 영화 현장이 부러워지는 것은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그 순간 이 장면이 영화에 어떻게 나올지 전혀 모를 때인 것 같아요. 배우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그 장면이 영화의 어디에 들어가서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르는데, 그 어떤 영화보다 장면이 어울려서 마치 마법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아름답고 슬픈데 잔혹한 장면을 꼽으라고 한다면 기주봉 배우님께서 시를 낭독하는 장면인데요. 이 장면에서 감독님이 기주봉 배우님께 어떠한 디렉팅을 주셨는지, 그리고 그 장면을 연기하며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궁급합니다. 그리고 홍상수 감독님께서는 배우의 느낌을 영화에 가져오셔서 작업을 하시는데, <강변호텔>에 나오는 소년이 굉장히 우울하고 어둡고 슬프잖아요. 신석호 배우님께서는 이 장면을 어떻게 받아들이셨고 또 감독님과 어떤 이야기를 하고 찍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기주봉: 시를 두 여자분 앞에서 읽는 장면을 찍을 때는 진짜 술을 마셨었고 술에 취해 있었어요. 실제로 굉장히 힘든 상황에서 찍었고요. 그 당시를 떠올려보면 연기를 하면서 내 나름대로 죽음에 대해 예감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무언가 흘러가지 않고 매듭을 짓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은 영화 끝에 가서 죽게 되고요.
신석호: 홍상수 감독님 수업의 일환인데, 감독님께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많이 물어보세요. 작업을 하기 전에 개인적인 이야기도 많이 하고 상담을 받기도 했는데 그때 이야기한 부분을 크게 보셨던 것 같아요. 제가 홍상수 감독님께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차분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많이 전달해드렸던 것 같아요. <강변호텔> 속 캐릭터를 그리실 때 이런 저의 모습을 많이 생각하셨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주유소 씬을 촬영할 때 마지막 날 촬영이었고 밤샘 촬영이었어요. 식당씬이 다 끝나고 새벽 4,5시쯤 촬영하는, 굉장히 힘든 상황이었죠. 그때 감독님께서 저를 부르시더니 말 하려고 할 필요 없고 지금 힘든 것을 그대로 표현하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리고 주유소에서 걸어가는 장면은 행동 하나하나 다 디렉션을 주셨어요. 감독님께서 배우들과 이야기를 계속 주고받으시면서 영화에 있어서 필요한 부분을 캐치 해주시는 것 같아요.
남다은: 주유소 장면이 굉장히 묘한 게 기주봉 배우님께서 시를 읽고, 주유소 장면이 나오고 죽게 되는데, 굉장히 슬픈 느낌이 들어요. 그리고 아들은 권해효 배우, 유준상 배우, 즉 경수와 병수지만 완전히 고립된 두 남자(시인과 소년)가 마치 부자처럼 느껴졌습니다.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은 강변호텔이죠. 이 공간이 특이한 게 영화 속 인물 모두가 저 호텔 안에 있는데 분리되어 있고 공간 전체가 조망이 안 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모두가 어딘가로 들어가 있어 연결되어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공간이 서로 반응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호텔에서 숙박을 하시면서 찍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공간의 느낌이 어땠나요?
기주봉: 변두리에 있는 호텔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서로 왔다 갔다 하지 않으면 누가 있는지 모르는 분리된 구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강변호텔>을 찍으면서 감독님하고 눈하고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호텔 밖 촬영을 할 때 분명 휑한 공간에 잔디만 있었는데 그 다음날 눈이 쌓여버리니까 그 공간이 묘하게 변하더라고요. 순간순간 지나고 보니까 작업을 하면서 묘한 현상이 생기는구나 하고 느꼈던 것 같아요.
남다은: 신석호 배우님께서는 연기를 하면서 연출부 역할도 하셨잖아요. 눈이 오면 그 상황에 맞춰서 눈에 대한 이야기가 생겨나는 이 작업이 영화를 찍는 과정 안에서는 힘들겠지만 기적 같다는 느낌을 받으셨을 것 같아요. 어떠셨나요?
신석호: 많은 분들이 느끼고 계시지만 홍상수 감독님 영화에서 눈이 갖는 영향력이 엄청나다고 생각합니다. 무언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그런 것이 있는 것 같아요. 촬영을 하다가 밤에 눈이 오면 스태프들끼리 우스갯소리로 내일 시나리오는 ‘잠깐 사이에 눈이 왔다’로 시작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하는데요(웃음). 감독님 영화 안에서 눈이라는 소재가 보는 사람의 마음에 휘몰아치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아요.
남다은: 영화 속에서 눈 속에서 두 여성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인의 장면이 굉장히 아름다웠는데 눈이 없었다면 더 처참한 느낌이 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눈이라는 소재가 영화 속 기주봉 배우님께 주는 선물 같은 느낌이 듭니다. <강변호텔>에서 시인이 아들 둘과 술을 먹는 장면도 인상 깊은 장면이었는데요. 영화 속 인물들의 감정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미묘한 지점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던 것 같습니다. 상대와의 호흡이 굉장히 중요할 것이고 많은 준비를 해도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준비하고 찍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신석호 배우님께서 이 장면을 스태프의 입장에서 지켜보셨을 텐데 어떻게 바라보셨는지도 궁금합니다.
기주봉: 제가 나이가 있고 대사 외우는데 어려움이 있어 대사를 한 번에 쭉 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경우가 있었어요. 그럴 땐 감독님께서 배려를 해주셨어요. 이 장면에서는 끊어서 가자고 해주시고, 컷을 한 뒤 다음 대사를 이어서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감독님의 영화와 인물에 집중해 하루 종일 머리를 굴려도 안 되는 경우가 있었어요. 굉장히 민감한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석호: 배우분들이 그날의 대본을 받으면 그때부터 보이지 않는 엄청난 기운 같은 게 느껴지거든요. 대본보고 계실 때 말 걸거나 여쭤보는 것도 조심스럽죠. 근데 리허설 겸 첫 테이크 들어가면 무엇 하나 맞춰본 것이 없는데 튀는 게 전혀 없더라고요. 다들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고 계시는데, 누구 하나 방해하는 선을 넘지 않으시는 것 같아요. 배우분들의 그런 연기를 보면서 엄청난 내공을 가지신 분들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남다은: 작은 궁금증이 있어 질문 드립니다. 권해효 배우님의 인터뷰를 들었는데, 두 여성 캐릭터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고 들었습니다. 기주봉 배우님께서는 상희와 연주라는, 송선미 배우와 김민희 배우의 캐릭터 이야기를 얼마나 알고 계셨나요?
기주봉: 제가 만나는 장면만 알고 두 분의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인지 전혀 몰랐습니다.
남다은: 서로의 이야기를 전혀 몰랐음에도 불구하고 두 개의 이야기를 가진 영화가 이렇게 잘 붙어서 나오는 게 신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관객: 기주봉 배우님께서 <강변호텔>에서 연기를 하셨을 때 홍상수 감독님의 디렉션이 많지 않았다고 해주신 것 인상 깊게 들었습니다. 홍상수 감독님의 영화에서 작업할 때의 공간과 다른 작품에서 작품 할 때 연기하는 공간의 차이가 기주봉 배우님께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궁금합니다. 홍상수 감독님 영화 안에서 어찌 보면 자유롭게 연기를 함으로써 해방감이 있는지, 즐거움이 있는지 혹은 어떠한 다른 감정이 드는지 궁금합니다.
기주봉: 연극 같은 경우 극본을 분석하고 캐릭터 구축을 하면서 작업을 하고, 다른 영화 작품 같은 경우도 이 영화 속 인물이 어떠한 인물인지 준비하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데 홍상수 감독님 영화는 아무 생각 없이 가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러한 작업 방식이 저한테는 나름대로의 호기심, 즐거움을 주죠. 다른 영화 작업 같은 경우는 슛 들어가기 전에 잡담 나누다가 슛 들어가면 찍고 그러는데 홍상수 감독님 영화 같은 경우는 영화를 찍는 내내 그 상황에 맞춰서 머리가 돌아가니까 온전히 영화에만 몰두하게 되는 것 같아요. 감독님 영화는 영화를 찍는 하루 종일 그 상황과 인물 속에서 살아야 하는 두근거림과 염려 모든 게 섞여있어서, 이 상태가 가장 창조적인 상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남다은: 마무리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두 분 모두 앞으로 홍상수 감독님 영화에서 계속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활동 계획이 있으실까요?
기주봉: 구체적인 계획은 없고 어떤 영화든지 내가 필요한 곳에서 연기를 하고 싶습니다.
신석호: 저 또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고요, 기회가 있다면 더 쓸모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영화 보러 오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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