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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기획전 '2016 으랏차차 독립영화' 지금도 쉼없이 달리고 있을 아이들 <소년, 달리다> 인디토크(GV) 기록

by indiespace_은 2016. 2. 26.

기획전 [2016 으랏차차 독립영화]

지금도 쉼없이 달리고 있을 아이들  <소년, 달리다>  인디토크(GV) 기


일시: 2016년 2월 21일(일) 오후 2 상영 후

참석: 강석필 감독

진행: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대표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은혜 님의 글입니다.


소년들의 성장기를 담은 영화이나, 다른 성장영화들과는 결이 다르다. 성미산 마을공동체에서 자란 두 소년들은 다른 또래들과 다름없이 사춘기를 겪고 방황하지만, 여느 아이들과는 다른 공기 속에서 지냄이 느껴진다. 자신이 하고 싶은 바를 부모는 끊임없이 지지해주고 도전 속에서 좌절하고 넘어지더라도 부모는 재촉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어떻게 그런 자유로움이 있을 수 있는지 궁금함을 던져주는 <소년, 달리다>를 인디스페이스 기획전 [2016 으랏차차 독립영화]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대표(이하 고): 서두에 ‘성미산 아이들 1세대 아이들이기 때문에 시작했다’고 말씀하시는데요, 그 많은 아이들 중에 왜 ‘민수’와 ‘상호’ 두 소년을 택했는지 궁금합니다.

강석필 감독(이하 강): 마을에서도 “많고 많은 아이들 중에 하필 이 두 친구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소녀도 있고, 외모가 더 출중하거나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가진 아이도 있고, 일반적인 기준으로 대학 잘 들어간 아이도 있긴 하죠. 하지만 우선 이 친구들과 가장 친했습니다.(웃음) 단순히 친하다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고 그룹을 대표하는 보편적이고 전형적인 아이들로만 선택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큐멘터리 감독이라는 직업 본능 상 이 친구들에게서 재미있는 지점을 발견했었습니다. 당장 제 눈앞에 보이는 이 아이들에게서 내면을 이끌어내고 카메라에 어떻게 담아낼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고: 다양한 연령층이 영화를 볼 수 있는 지점이 있을 것 같네요. 저처럼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도 공감하는 지점이 많았습니다. 청소년기가 지난 젊은 분들 역시 나는 어땠었나, 그리고 부모님은 어땠는지 그 당시를 회상할 수 있을 것 같고요. 나이 드신 분들도 나름대로 손주들을 생각해 보면서 공감하는 점이 많았을 것이라 생각되네요. 영화의 첫 장면이 2014년도인걸로 기억합니다. 2016년인 현재, 영화 속 두 소년들은 제대를 했는지 궁금하고, 아이들은 영화 이후에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강: 자전거 타고 남도로 가는 첫 장면은 아이들이 제대 직후 사회에 나가기 전에 자전거 타고 남도에 가자고 의기투합해서 다른 친구 2명과 함께 간 장면입니다. 현재 민수는 어머님이 운영하는 ‘동네부엌’이라는 마을 기업에서 일을 돕고 있습니다. 맞벌이나 혼자 사는 분들에게 유기농 반찬을 제공하는 곳인데, 거기서 일을 배우면서 방송통신대학교에서 경영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듣기로는 민수가 마을 일을 배우면서 협동조합이나 유기농사업 등 의미 있는 여러 소규모 기업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그런 기업들이 소비자들과 만나기가 참으로 힘들다는 걸 느꼈다고 해요. 그래서 전국 각지에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소규모 기업들과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는 장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상호와 함께 열심히 컨설팅 받으며 다니고 있습니다. 이 친구들이 제대하고 이러저러한 일을 많이 하고 있는데, 스스로 가치와 보람, 재미를 느끼며 돈벌이도 하는 본격적인 첫 사업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을 사람들이 이 소년들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며 응원하고 있죠.(웃음)

고: 성미산 마을의 특징이 일터와 삶터가 같이 있는 곳이고 지난 20여 년간 마을에 뿌리 내린 사람도 많다보니 이 친구들을 이끌어주실 분들이 많은데요. 아마 이 청년들한테는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지 않을까 싶네요.


관객: 사춘기 소년들을 장기간 촬영하면서 아이들 때문에 힘들거나 촬영을 포기하고 싶었던 적은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강: 주변에 성미산 마을의 공동육아 대안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 대해 걱정스런 말이 많습니다. 사회가 정말 험난하기 이를 데 없는데, 아이들을 너무 격 없이 키우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이죠. 그런데 여기 아이들은 사적관계와 공적관계를 구분하는 개념이 10대 초반만 되도 생기더라고요. 마을 안에서는 자유분방해 보여도 정작 밖에 나가면 정말 예의바르고 생활력 강한 모습을 보입니다. 성인식 장면에서 제일 미안한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상호는 사부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반면, 민수는 저에게 미안하다고 얘기했습니다. 촬영 때 협조 안하고 맨날 뺀질거려서요.(웃음) 촬영하면서 아이들이 서로의 속내를 얘기하고 자기가 필요하고 원하는 만큼 털어놓았기에 7년간 촬영하며 그만두고 싶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고: 아이들이 주관이 강한 편인데 모일 때마다 항상 회의를 합니다. 어른들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아이들이 갈등을 겪은 경험이 많다 보니 오히려 밖에 나가서는 남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 당연하고 의견이 다를 수 있음을 이해하지요. 다른 아이들보다 더 조숙한 모습을 보이는 편입니다.

관객: 서울에도 이런 대안적인 공간이 있음을 처음 알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완벽하게 잘 되었다거나 완성되었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요즘 아이들과는 정말 많이 다른 점이 보였습니다. 그런 점을 캐치하셔서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하신 것 같은데, 이렇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어 감사하단 생각이 듭니다. 

강: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함께 놀며 정말 많이 배웁니다. 아이들끼리 서로 회의하고 논의하는 민주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생각하는 방식이 어른들보다 훨씬 고차원적이에요. 이처럼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한 모습을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전파시켜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실 대안학교를 나온 아이들은 대학진학이 힘든 구조라서 대학을 가고 싶어도 못가거나 포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성미산 마을의 대다수 아이들은 자존감을 느끼며 스스로에 대한 긍정의 에너지가 넘칩니다. 이 친구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비록 풍족한 생활을 못할지라도 누구보다도 정말 행복하게 살 것 같다는 생각에는 전혀 의심이 없습니다.

관객: 촬영하는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부분도 있었고 일부 장면에서는 어른의 입장에서 보여주는 장면도 있었는데요, 이처럼 시선의 변화가 생긴 이유가 궁금합니다.

강: 다큐멘터리를 하면서 대상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가장 근원적인 질문 중 하나에요. 객관적인 거리두기를 하면서 촬영할지, 아니면 카메라가 직접적으로 그 안으로 개입할지. 어쨌든 저 역시 마을의 구성원이었기 때문에 애초에 관찰만 하는 방식은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다가 어딘가 망가지면 카메라를 들고 있는 저를 부른 적도 있습니다. 편집할 때도 카메라의 시점과 감독의 위치를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고민했지만, 굳이 설정하기보다는 필요에 따라 입할 때는 개입하고, 관찰할 때는 관찰하는 시점으로 보기로 했습니다.

고: 가장 어린 아이는 3살에 학교에 들어옵니다. 그때부터 들어온 아이를 계속 찍는다고 하면, 아무래도 촬영 여부에 앞서 객관적으로 찍는 것 자체가 아예 어렵다는 걸 느끼시지 않을까 합니다.


관객: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봤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에게 시선이 집중되었는데, 오늘은 아이들의 성장을 옆에서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에 눈이 갔습니다. 듣기로는 부모에 대한 영화도 만든다고 들었습니다.

강: 사실 3부작을 기획하고 촬영을 동시에 시작했습니다. 3부가 부모에 대한 영화인데요, 아이들 키우는 얘기만 집중하기 보다는 마을에서 살다 서로 지지고 볶고 하는 이야기들도 들어갈 것 같습니다. 공동체 생활을 통해 잃어버렸던 인간관계를 다시 찾아가는 분도 계시고, 생각 차이로 나가는 분도 계시기 때문이죠. 아마 차기작은 공동체를 이루며 사는 것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될 듯합니다. <소년, 달리다>가 개봉하고 마무리가 되는 시점에 바로 3부 편집을 들어가지 않을까 하네요. 3부작을 3년 내로 마무리 짓고 싶었는데, 이게 10년 가까이 걸릴 줄은 몰랐네요.(웃음)

관객: 6년간 촬영하면서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촬영 시작 후에 스토리라인의 방향을 결정한 건지 궁금합니다.

강: 백지 상태에서 시작하는 감독들도 많다지만, 그래도 대부분은 최소한의 가설을 가지고서 다큐를 시작합니다. 원래는 보통 청소년기가 끝나는 대학 입시 시기 전후의 3년 정도를 담고자 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 아이들은 그 시기가 전혀 분기점이 아니더군요. 그래서 연장선상으로 고등학교 졸업 후도 담으며 아이들의 성장 과정이 전반을 담고자 했습니다. 원래는 ‘창희’라는 친구도 주인공으로 있었고, 여기서 아이를 키우는 저 역시 화자의 한 축으로 들어가 소년들과 아들을 바라보는 나의 이야기를 함께 담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편집을 해보고 나니 방대한 분량이 나와 어쩔 수 없이 가지치기로 저와 창희의 이야기를 덜어내게 되었습니다.

고: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감독님의 1부작은 <춤추는 숲>(2012)입니다. 인디플러그를 비롯해 영화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다운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보시면 이야기를 보다 풍성하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 현재 <소년, 달리다> 개봉은 어떻게 준비 중인지 궁금합니다.

강: 관심 있는 분들을 아시겠지만, 독립영화를 배급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우선 제작하는 만큼 배급에도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데, 가장 의지하는 곳이 영화진흥위원회의 배급지원정책과 크라우드 펀딩입니다. 그런데 영진위의 배급지원정책이 작년부터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올봄에는 개봉하길 원했는데 아직은 매우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그래도 개봉을 위해 최대한 노력할 생각입니다.

고: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한 말씀해주시고요, 마무리 하겠습니다.

강: 보러 와주셔서 감사하고, 나중에 개봉하게 되면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성미산 마을뿐만 아니라 전국에 공동체 마을 만들기 사업을 하는 곳이 많아졌습니다. 사람으로 커나가는 데에 있어 어떻게 해야 스스로에게 충실하고 행복한지,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어야 하는지 질문을 가지고 갈수 있는 작품이길 바라며 만약 느낀 점이 있다면 주변 분들과 함께 의견 나눌 수 있길 바랍니다.



감독은 성미산 마을의 현실과 미래를 생각하고 고민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성장기를 담아내는 것이 꼭 필요했다고 말한다. 성미산 마을공동체가 끊임없이 노력하고 일구어나가는 결과들을 다음 작품에서도 만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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