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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_기획] 가깝고도 먼 그들, 재일동포에 대한 독립영화

by indiespace_은 2015. 11. 11.
 가깝고도 먼 그들, 재일동포에 대한 독립영화 
-<우리 학교>, <60만번의 트라이>, <그라운드의 이방인>, <울보 권투부>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가영 님의 글입니다.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그 뿌리는 ‘조선’인 재일동포들은 우리에게 가깝고도 먼 존재이다. 일제강점기에 강제 동원되어 일제의 핍박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 투쟁해 온 재일동포 1세대를 지나 그 정체성에 극심한 혼란을 느꼈던 재일동포 2세, 그리고 점점 그 민족의 뿌리에 무관심해져 가는 것처럼 보이는 3세, 4세들까지. 세대를 지날수록 민족의식의 뿌리를 찾기 보다는 현실적인 문제에 맞춰 살아가려는 많은 움직임들 사이에서, 여전히 자신의 뿌리를 지키고 정체성의 혼란에서 벗어나려 노력해오는 재일동포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그러한 노력의 움직임들을 다큐멘터리라는 매체를 통하여 꾸준히 기록해오고 있다. 이번 인디즈 기획에서는 인디스페이스에서 절찬 상영 중인 진짜 남자가 되고 싶은 재일동포 소년들의 이야기 <울보 권투부>를 비롯하여 지금까지 있었던 그들의 움직임의 기록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1. 조선학교 아이들의 ‘용감한 등교’ <우리 학교>(2006) 



<우리 학교>는 김명준 감독이 홋카이도 조선초중급고급학교에서의 3년의 기록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해방직후, 재일동포 1세들은 그들의 자녀들이 조국으로 돌아가게 되었을 때 불편이 없게 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학교를 세웠다. 처음 540여개에 이르던 조선학교들은 현재 약 60여개밖에 남지 않았다. 그들은 과연 무엇 때문에 뿌리인 ‘조선’에 대한 끈을 놓지 않으려 하는 것일까? ‘한국사람, 조선사람은 내면으로만 민족성을 지켜도 되지만, 우리 같은 재일동포들은 외면으로 지키지 않으면 외면이 내면을 점점 침투해가기 때문에 결국 일본사람처럼 된다. 우리는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치마 저고리도 입고 조선말도 쓰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한 학생이 한 말이다. 수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조선학교를 지켜온 이들의 조국에 대한 순수한 마음을 느끼며 우리에게는 항상 당연하게만 여겨졌던 민족적 정체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2. 숨가쁘고 벅찬 그들의 성장 이야기 <60만번의 트라이>(2013) 



<60만번의 트라이>는 오사카 조선학교의 럭비부가 전국대회의 우승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우리가 알아두어야 할 것은, 이 영화가 재일동포 학생들의 이야기이기 전에, 진정한 ‘청춘’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럭비라는 스포츠가 가지고 있는 속도감과 역동성, 그리고 드라마적인 요소가 적절히 섞여있으며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보석 같은 영화이다. 한 일본인 관객은 ‘사실 편견을 갖고 있었다. 미안하다. 이 영화를 통해 그것이 오해라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하였으며, 일본 언론들의 호평이 이어져 일본 내에서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이처럼 영화 <60만번의 트라이>는 민족을 초월한 ‘노사이드’ 정신으로 많은 이들에게 작지만 강한 감동을 선사해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3. 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한국 야구가 존재한다 <그라운드의 이방인>(2014) 



한국 야구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그 발판에는 재일동포 야구단이 있었다. 김영덕, 김성근, 신용균, 배수찬 등의 재일동포 선수들은 60년대에 한국으로 넘어와 고국의 야구발전에 힘썼다. 하지만 그들의 노력과는 달리 재일동포 선수들은 한국에서는 ‘쪽바리’라는 이름으로, 일본에서는 ‘조센징’이라는 이름으로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우리에게 항상 가깝고도 먼 그들, 재일동포 선수들을 다룬 야구 다큐멘터리 영화 <그라운드의 이방인>은 한국 프로야구 개막원년인 1982년 당시 봉황대기 야구 선수권대회 결승에 진출했던 재일동포 선수단의 뿌리와 숨은 활동들을 조명하는 작품이다.




4. 울보들이 진짜 남자가 되기까지 <울보 권투부>


도쿄조선중고급학교 권투부, 각각 개성도 다르고 꿈도 다른 아이들이 권투를 하는 이유는 바로 강한 남자가 되기 위해서다. 권투부 훈련장에서는 그 누구보다 엄하지만 카메라 앞에만 서면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코치와, 그의 지도하에 진짜 남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권투부 아이들. 이기면 이겼다고 울고, 지면 졌다고 우는 탓에 울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된 그들은 맷집도 없고, 체력도 훌륭하지 않지만, 오로지 진짜 남자, 강한 남자가 되겠다는 그들만의 목표를 위해 권투를 한다. 영화 <60만번의 트라이>처럼 속도감 넘치고 역동적이지는 않지만 그들의 순수한 열정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지금까지 가깝고도 먼 재일동포들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네 편을 살펴보았다. 특이한 점은 스포츠와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이라는 것인데, 이는 민족과 성별, 나이를 초월하여 모든 사람들을 하나로 만드는 스포츠의 특성 때문이라 생각된다. 네 편의 다큐멘터리를 다 보고 나면 항상 우리에게 멀게만 느껴졌던 그들의 삶에 대해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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