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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진지함과 찌질함 사이의 진솔함 <힘내세요, 병헌씨> 인디토크(GV)

by indiespace_은 2015. 4. 16.

진지함과 찌질함 사이의 진솔함 <힘내세요, 병헌씨>인디토크(GV)


일시: 2015년 4월 14일(화) 오후 7시 40분

참석: 병헌 감독, 양현민 배우

진행: 이현희 인디스페이스 프로그래머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민범 님의 글입니다.


4월 14일 화요일,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봄을 재촉하는 가운데, 영화 <스물>의 흥행에 힘입어 이병헌 감독의 전작 <힘내세요, 병헌씨>가 인디스페이스에서 특별 상영을 가졌다. 상영 후 이뤄진 인디토크를 통해 이병헌 감독과 양현민 배우에게 <힘내세요, 병헌씨>의 촬영 에피소드와 뒷이야기, <스물>에 대한 이야기까지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현희 프로그래머(이하 진행): 오랜만에 <힘내세요, 병헌씨>로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관객 분들께 인사의 말씀 부탁 드립니다. 


양현민 배우(이하 양): 안녕하세요. 원래 감독님 혼자서 인디토크 하시는 건데 할 일이 없어서 같이 왔습니다.(웃음) 반갑습니다. <힘내세요, 병헌씨>에서 김범수 역할을 맡은 양현민이라고 합니다. 


이병헌 감독(이하 이) : 안녕하세요. <힘내세요, 병헌씨> 연출한 이병헌입니다.


진행: 최근 개봉한 영화 <스물>에 기대어 2013년에 개봉했던 <힘내세요, 병헌씨>를 인디스페이스에서 다시 만나 보게 되었는데요. <힘내세요, 병헌씨>혹시 다시 보셨나요?


양: 저는 과장해서 100번 정도 봤어요. 제 첫 영화이기 때문에 안 볼 수가 없어요. 오늘도 처음부터는 아니지만 중간에 들어와서 관람을 했습니다.


이: 저는 뒷부분에 들어와서 봤는데요, 집에서 혼자 소주 먹으면서 가끔 봐요. 자주 보는 영화입니다.


진행: 2013년에도 감독님과 배우 분들 모시고 관객과의 대화 많이 했었던 기억이 아련하게 납니다. 다시 만나게 돼서 감회가 새롭기도 하구요. 관객 중에서도 <스물>을 보고 <힘내세요, 병헌씨>를 다시 보고 싶었던 분들이 많았을 거 같습니다. 두 영화의 기저에 흐르는 느낌이 비슷한 거 같아요. <힘내세요, 병헌씨>에서 감독님 본인의 이야기를 하신 거죠? 


이: 영화 속의 병헌씨가 상업 영화 준비를 해요. 그 ‘귀여운 남자’는 제가 실제로 준비했던 영화에요. 그 영화를 준비하는 게 힘에 부쳤고 투자심사 받는 과정 같은 게 고되게 느껴졌어요. 그러다 보니 제가 쓰고 싶은 작품을 쓰고 싶었어요. <힘내세요, 병헌씨>는 독립영화로 제작해야지 해서 덤빈 게 아니었어요. 시간을 좀 남을 때 제가 쓰고 싶은 글을 쓰다 보니까 제일 쉬운 제 이야기가 된 거 같아요. 다 쓰고 보니까 영화로 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만들게 되었어요.


진행: 같이 했던 배우들의 돈독함이 유독 돋보였어요. 원래 잘 알고 있었던 배우 분들이었는지 궁금해요. 


이: 실제로 김영현 배우만 친분이 있었고 나머지는 <힘내세요, 병헌씨>를 하면서 고등학교 때 친구들처럼 친해졌어요. 


진행: 양현민 배우께서는 첫 작품이라고 하셨는데 어떻게 인연이 돼서 하게 되셨나요?


양: 저는 병헌씨 역할을 했던 홍완표 배우랑 같은 극단에서 연극을 했었어요. 어느 날, 홍완표 배우가 ‘내가 독립영화를 찍는데 너를 추천하고 싶다. 감독님 모시고 공연을 봐도 되겠냐.‘ 해서 그 당시 하던 공연을 감독님이 보러 오셨고 그걸 계기로 참여하게 되었어요.


진행 : 바로 PD역할로 점 찍으셨나요?


이: 아니요. 사실은 할 사람이 마땅히 없었고, 노 개런티가 저한테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에.(웃음) 양현민 배우 연극을 보면서 첫 눈에 반했어요. 제가 생각했던 ‘김범수 PD’의 모습과는 다른 날카로운 면이 있어서 굉장히 상반된 이미지에요. 실제 인물이기도 한 김범수 PD는 뒤뚱뒤뚱 거리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땀 흘리면서 열심히 뛰어다니는 이미지를 원했어요. 그런 이미지는 아니어서 고민했는데 이 배우가 보여주는 에너지나 대사 소화 능력 때문에 꼭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관객: <스물>같은 경우는 20대의 찌질한 모습에 집중한 거 같고 <힘내세요, 병헌씨> 잉여로운 30대의 모습에 집중하신 거 같아요. 두 작품에서 스무 살과 서른 살에 집중 하신 이유가 있는지, 왜 인물의 찌질한 쪽에 집중하시는 건지 궁금합니다.


이: 두 작품 다 저는 그렇게 찌질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 주변의 친숙한 인물들에서 이야기를 가져 왔어요. 사실 제 주변이 그렇게 뛰어나지 않아요. 정갈하고 능력 있는 고퀄리티의 삶을 살고 있지 않아요. <힘내세요, 병헌씨> 시나리오를 쓸 때 32살이었는데 뭔가 너무 나이가 많은 거 같아서 두 살만 깎자고 해서 서른 살이 된 거에요. 큰 의미는 없었어요. <스물>도 초고는 스무 살이 아니었어요. 이십 대를 아우르는 이야기였고 시작하는 풋풋함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기획 포인트를 수정하고 각색을 해서 스무 살이 되었어요. 



진행: 두 작품 모두 영화를 기획하고 꿈꾸는 사람이 나와요. 감독님의 이야기를 계속 녹여내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 어느 정도 영화 속에 본인 이야기가 녹아 있나요? 양현민 배우가 보기에는 어떤가요?


양: 자기 것을 재활용을 잘 하는 거 같아요. <힘내세요, 병헌씨>에도 <냄새는 난다>를 사용하셨고, <스물>에서도 <힘내세요, 병헌씨>이 한 장면이 나오거든요. 자기 영화를 계속 이렇게 홍보하고 싶을까?(웃음) 저는 좋아요. 영리하다고 생각합니다.


관객: 저는 <스물>이 개인적으로 너무 재미있어서 영화관에서 4번이나 봤어요. 영상 공부를 하고 있어서 기술적으로 궁금한 부분이 있습니다. <스물>에 중후반 부에 싸움 신이 있잖아요. 그 걸 어떻게 찍으셨는지 궁금해요.


이: 막무가내였어요. 상업영화지만 제작비가 넉넉하지 않았어요. 그 신의 감정 먼저 생각해야 할 거 같아요. 기술적인 부분보다. 그들이 조금 더 그 공간에 머물고 싶어 하는 감정이 느껴지는, 저한테는 슬픈 신이었어요. 사람들은 많이 웃었지만 감정적으로도 중요했기 때문에 선곡을 신경 썼어요. 고속 촬영이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시나리오 단계부터 그건 구상이 되었던 거구요. 협소한 장소에서 와이어도 사용해야 했고 합을 짤 수 있는 시간이 많지는 않았어요. 철저하게 계산된 기술적인 접근이라기보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편집적으로 자세히 보면 잘 안 맞아요. 그래서 창피한데 사람들은 <킹스맨>의 교회 격투신과 더불어 얘기하더라고요. 


관객: <힘내세요, 병헌씨>에서 사실적인 부분은 어디인지 궁금합니다. 예를 들어서 <귀여운 남자>를 실제로 구상을 하셨다고 하는데 어디까지가 진짜인지 궁금합니다.


이: 네 명의 친구들의 찌질한 모습과 술을 마시고 밤을 지새는 그런 모습들이 비슷해요 그게 한심해 보이지만 굉장히 건전한 도주이거든요. 글이 안 써질 때는 노트북에 앉아 있는 게 너무 무섭고 힘들어요. 노트북을 보는 것 자체가 두려워요. 병헌씨가 요리, 청소 다 되어있는 거 또 하는 일이 어떻게 보면 안쓰러운 도피랄까? 실제로 가져온 건 하루 일과 정도 인 거 같아요. 신인 감독들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부딪치는 부분들은 비슷비슷해서 저만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영화를 하는 사람의 이야기와 비슷하죠.


관객: <스물>이랑 <힘내세요, 병헌씨>를 보면 슬픈 장면과 웃긴 장면이 왔다 갔다 하는데 감정을 어떻게 적절하게 배치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 일단 타고난 감각인 거 같고요.(웃음)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감정들은 슬픔 쪽이 더 커요. 너무 진지하고 빠져드는 걸 견디지를 못해요. 정말 제가 원하는 걸 전달하고자 할 때 약간의 농담을 섞어주면 오히려 더 집중하게 되는 것 같다고 생각해요. 코미디와 유머가 그런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어요. 물론 그런 것들에 대해서 거부감을 느끼거나 오히려 방해 받는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 방식이 마음에 들고 저하고도 맞는 거 같아요. 오글거리다가도 한 마디 농담 툭 건네고, 또 눈물 흘리다가도 툭 웃기고 그 감정이 좋아요. 그런 감정들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 시나리오 단계부터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관객: 꿈이 영화감독이에요. 영화에서 보이는 것보다 실제로 더 힘든가요?


: 힘들죠. 차갑게 이야기 해줘야지.(웃음) 힘들어요. 저거 티저도 안 돼요. 개인차이가 있겠지만 힘들어요. 저도 예전에 다른 감독님들한테 ‘영화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됩니까?’ 질문을 하면 90%는 ‘하지마’ 그러셨어요. 그게 진짜 하지 말라는 말은 아닌 거 같아요. 어쩌면 우회적으로 하는 위로가 아닐까 생각해요. 너 혼자가 아니다, 나도 지금 똑같이 힘들고, 영화를 만들었지만 또 한 작품을 준비해야 되고 계속되는 시작에 있다, 그런 의미가 아닐까요? 나도 지금 같이 하고 있어, 내가 너한테 무언가 해줄 수는 없지만 같은 테두리 안에 있어, 라고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관객: <스물>에서 아무 꿈이 없던 치호가 우연히 영화 촬영장에 갔다가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고 해요. 감독님도 혹시 그런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해요.


이: 그 설정은 어찌 보면 작위적이었던 거 같아요. 저는 우연히 술값을 벌기 위해 공모전에 낸 게 시작이었어요. 당장 공모전 상금 1,000만원이 너무 커 보였어요. 그 때 당시 하루 2~3만원이면 술을 충분히 마시던 때거든요. 1,000만원이면 한참을 먹을 수 있는 돈이잖아요. 그래서 평소에 글 좀 쓰니까 해봐야지 했어요. 물론 떨어졌고요. 그 정도의 우연이었어요. 


관객: <힘내세요, 병헌씨>는 영화감독이 되기까지 내용인데, 양현민 배우는 배우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양: 저는 원래 태권도를 했었어요. 형도 선수였고요. 그런데 형이 크게 다쳐서 어머니가 ‘너는 하지 말아라’ 해서 안전한 길로 갔어요. 공업고등학교를 들어갔는데, 연극반이 생겨서 호기심에 한번 해볼까 해서 들어갔어요. 그 때 처음 연기를 해보고 이걸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관객이 저에게 집중 한다는 게 너무 매력 있었어요. 같이 웃고 우는 게 너무 좋았어요. 스물다섯 살 때 대학로에 왔고 그 후로 9년을 연극만 하다가 이병헌 감독님을 만나게 되었죠. 제 생에 첫 영화가 <힘내세요, 병헌씨>고, 감독님이 잘돼서 <스물>이라는 영화까지 하게 됐어요. 저는 이제 빚만 남았죠. 저를 믿어주시고 써주셨으니 앞으로 좋은 연기로 갚으려고 해요. 


진행: 마지막으로 인사 부탁 드립니다.


양: 오늘 본의 아니게 반가웠습니다. 요즘 이병헌 감독님의 인기를 느낍니다. 저도 덤으로 관심 받는 거 같아서 감사해요.


이: 별로 안 오실 줄 알았어요. 비도 오고 해서. 저희 영화 개봉한지 2년 가까이 됐거든요. 다시 극장에서 보게 되니 내가 열심히 살았나 생각도 들고 선물 받는 거 같아 고마워요. <힘내세요, 병헌씨>는 꾸준히 이런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인디스페이스가 도와줄 거 같고, 다음에 이런 기회가 있으면 또 찾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진지하지 않다고 해서 진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병헌 감독의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찌질함에서 인물들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발랄한 서른 살 청춘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이병헌 감독의 차기작 역시 대박이 나서 다시 <힘내세요, 병헌씨>가 특별상영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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