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추억을 담고 노래하며, <악사들> 인디토크

by 도란도란도란 2014. 12. 10.

추억을 담고 노래하며, <악사들> 인디토크

영화: 악사들_김지곤

일시: 2014년 12월 7일

참석: 김지곤 감독
 
진행: 이용철 영화평론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은혜 님이 작성한 글입니다 :D






음악은 추억을 이야기하고 인생을 노래한다. 그리고 음악에는 그 시대의 정서가 녹아있다. <악사들>의 5인조 우담바라 밴드는 이런 정의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악사라는 삶을 살아오는 그들의 초라해 보이면서도 찬란한 이야기는 젊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날 인디토크에는 김지곤 감독이 참석했고, 이용철 평론가가 진행을 맡았다.



진행 : 유독 김지곤 감독과 인연이 깊다. 처음 봤을 당시가 2009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당시 김지곤 감독이 2~3편정도 영화제에 출품하여 작품을 봤다. 영화를 인상 깊게 봤고, 영화와 더불어 감독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다. 우연히 파티에서 만났는데, 첫인상을 보고는 놀랐다. 영화스타일처럼 상당히 감수성 있는 외모를 가졌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해병대 출신에다가 젊어 보이지 않는 외모였다. (웃음)

김지곤 감독 : 저도 그 당시가 기억난다. 긴 머리를 찰랑거리며 나타날 줄 알았다고 했다. (웃음)







진행 : 개봉한 시점에서 관객들과 만난 기분은 어떤가.

김지곤 감독 : 한마디로 감동적이다. 특히 밴드가 마지막 연주를 할 때 마지막엔 많은 분들이 들어주긴 하셨지만, 이전엔 나와 카메라맨 등 스텝들이 전부였다. 이렇게 큰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이 음악을 들어주어 감사하다.


진행 : TV 프로그램이나 라디오에서 7080 음악을 들려주며 추억팔이하는 요즘 트렌드에 맞춰 영화를 만들었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감독의 전작들과 톤은 다르지만, 주제 면에선 쭉 같은 선상에 있었다. 특히 지역성, 사라지는 것들, 기억에서 멀어져가는 것들에 대해 감독은 계속 작업해왔다. 곧 사라질 것들에 대해 계속해서 작업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김지곤 감독 : 주로 나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서 만드는 것 같다. 산복도로란 공간을 촬영하고 싶어 찾아갔다가 우연히 살고 계시던 할머니들을 만나고, 그 분들이 본인들을 찍어달라고 해서 <할매>를 만들게 되었다. (웃음) <악사들>도 한 선생님께서 악사의 이야기를 들려주셨을 때 ‘악사’란 단어 자체가 제 마음속에 자리 잡았고 마침 주변에서 촬영할 사람을 구할 때 내가 나서기로 마음먹었다. 생각해보니 계속 60대 이상에 시선이 머무는 것 같다. (웃음)







진행 : 평소에 이렇게 잊혀져갈 공간이나 사람에 관심을 갖는데, 이런 낯선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이유가 무엇인가.

김지곤 감독 : 평소 카메라를 들고 기획된 것 없이 그저 누비면서 응시하는 곳을 촬영한다. 항상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하루에 한 앵글씩 찍는 편이다. 그렇게 앵글에 먼저 담고 나중에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편이다.



진행 : 이전 작품들보다 <악사들>에선 컷이 많다. 대상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화면의 편집이나 스타일이 전과 많이 바뀐 것 같다.

김지곤 감독 : 전작들에선 촬영대상이 딱히 영화에 대해 무언가 요구를 하지 않았다. <악사들>의 경우엔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들의 일상을 촬영했고, 아무래도 작품을 통해 본인을 알리고자 하는 목적이 컸기 때문에 편집본을 수시로 보여드리면서 의견을 수렴하고 자주 수정과정을 거쳤다.


진행 : 음악 하는 사람들의 딴따라 기질은 영화하는 사람들이 무릎을 꿇을 정도다. (웃음) 특히 <악사들>의 주인공 우담바라 밴드는 소위 딴따라의 원조급이다. 영화만 보더라도 절대로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 같다. 이들과 함께하면서 에피소드는 없었는지.

김지곤 감독 : 주변에서 음악하지 말라는 말을 듣고도 나왔을 정도라 욕심도 강하고 자존심이 세면서도 한편으론 여린 사람들이다. 몇 년 간 함께 연주하면서 연륜도 쌓이고 서로를 이해하다가도 한번 터지면 장난 아니었다. 또한 영화 편집할 때도 본인의 분량이나 본인이 어떻게 나왔으면 좋겠다는 점들 때문에 스텝과도 말이 많았다.







관객 : 3년이란 긴 시간 동안 함께하면서 언제 제일 행복했는지 궁금하다.

김지곤 감독 : 영화에도 나오듯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연주했을 때다. 사실 그동안 공연하는 모습을 촬영할 때는 일부러 사람들이 지나갈 수 있게 카메라를 멀리 두고 촬영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공연을 그저 지나쳐갔다. 그런데 당시 공연할 때는 드디어 결실을 보는 느낌이 들어 뿌듯했었다.


진행 : 밴드멤버들과 감독의 각자 향후 계획을 말하자면.

김지곤 감독 : 현재 밴드의 멤버들은 각자 유닛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웃음) 다들 생업이 있다 보니 자주 모여서 연습하질 못한다. 내년에는 <할매의 꿈>과 베트남에 일하러 갔던 아버지와 관련한 다큐를 만들고 싶다. 또한 코미디 장르의 장편도 만들고 싶어 시나리오를 쓰고는 있지만 몇 페이지 못 넘기고 멈춘 상태다. (웃음)

진행 : 추운 날에 찾아주셔서 감사하다. 영화 입소문 많이 내주시길 바란다.



‘부산갈매기’,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등을 나이트클럽이나 캬바레 등 낭만의 장소에서부터 현대적인 길거리 버스킹까지 감행하며 끊임없이 도전하는 우담바라 밴드. 언젠가 잊혀질 이들의 노래를 <악사들>을 통해 보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의 존재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