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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영화만큼 경쾌하고 웃음이 가득했던 <족구왕> 인디토크

by 도란도란도란 2014. 9. 3.


영화만큼 경쾌하고 웃음이 가득했던 <족구왕> 인디토크

영화: <족구왕>_감독 우문기

일시: 2014년 9월 1일

참석: 우문기 감독, 안재홍, 황승언, 강봉성, 황미영, 류혜린, 진태철, 최형선

진행: 이현희 인디스페이스 프로그래머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은혜 님이 작성한 글입니다 :D








<족구왕>은 영화포스터 만큼이나 밝고 경쾌하고 풋풋한 영화였다. 개봉 1주일 만에 1만 관객 돌파 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입소문의 끝판왕’으로 그 위력을 더해가는 <족구왕>, 지난 1일 진행된 인디토크에 많은 관객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모습들이 눈에 띄었다. 배우 몇 명은 미리 관객석에서 대기해 깜짝 등장을 하는 등 영화만큼이나 유쾌한 시간을 이어나갔다.




- 왼쪽부터 배우 최형선, 진태철, 류혜린, 강봉성, 황미영, 황승언, 안재홍, 우문기 감독




관객 : 배우들을 어떻게 캐스팅했는지 궁금하다.


감독 : 안재홍 배우의 경우 <1999, 면회>에서 같이 작업을 했던 배우였다. 사실 <족구왕>은 단편처럼 만들려던 작품이었는데, <1999, 면회> 상영 때 마지막에 <족구왕> 예고편을 넣고 나니 주변에서 언제 개봉하느냐는 질문이 많이 들어왔다. 그래서 안재홍 배우에게 캐스팅 제안을 하게 되었고, 안재홍 배우를 생각하며 시나리오를 쓰게 되었다.


황승언 : 사실 가장 마지막에 캐스팅 되었다. 크랭크인 일주일 전에 캐스팅이 되어 연습이 부족해 걱정을 했는데, 다른 배우들 사이에 잘 묻어간 것 같다. 잘 이끌어줘서 고마웠다.


황미영 : <1999, 면회>의 김태곤 감독이 먼저 제안했다. 그 뒤로 우문기 감독과 미팅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참여하게 되었다.


강봉성 : 원래는 기숙사 룸메이트 역으로 오디션을 보았다. 그 때 우문기 감독님이 내가 연기한 다른 클립 영상들을 보내달라고 하셔서 고민하다 가장 진지하게 연기한 영상을 보내드렸다. 감독님께서 영상을 보시고 ‘창호’역을 제안 하셔서 역할을 바꾸게 되었다.


류혜린 : 영화 <써니>에서 내가 욕하는 장면을 보고 감독님이 마음에 들어 캐스팅을 제안하셨다.


진태철 : <1999, 면회>를 같이 작업한 인연으로 이번 작품에 참여하게 되었다. 우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최형선 : <1999, 면회>에서 상병 역을 맡아 그 때부터 우 감독님과 알고 지냈다. 어느 날 우 감독님께 다음날 대본리딩에 참석하라는 전화를 받아 나갔는데, 우 감독이 영화에 참여하라고 해서 자연스럽게 캐스팅이 되었다. (웃음)







진행 : 감독님이 족구를 평소에 좋아하셨는지.


감독 : 여자가 많은 학과를 다니고 외국인이 많은 군대에서 군복무를 해 실제로 족구를 해본 적은 없다. 하지만 남자들이라면 대학교나 군대에서 많이 했을 법한 운동이기에 하나의 향수를 불러올 수 있는 소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진행 : 영화를 촬영하면서 족구 연습을 얼마나 하셨는지.


안재홍 : 진태철과 최형선 배우는 족구를 잘 하는 편인데 그에 비해 나는 정말 개발이다. (웃음) 그래서 정말 많이 연습했다. 촬영 들어가기 거의 두 달 전부터 하남에 내려가 남들이 출퇴근 하는 시간에 족구 연습만 했다.



관객 : 족구시합에 사용되는 각 학과의 깃발 디자인도 인상적이었다. 영화 촬영 시 소품에 많이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감독 : 사실 시나리오에는 학과 깃발과 관련한 내용은 전혀 없는데, 미술 감독이 먼저 제안했다. 생각해보니 스포츠 팀마다 있는 앰블럼이 생각났다. 학교의 아이덴티티가 될 것이라 생각해 가장 먼저 식품영양학과를 만들었고 이후 다른 학과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진행 : 여배우 3명 모두 키스신이 있었다. 키스신이 모두 시나리오에 있었는지.


감독 : 모두 다 시나리오에 있던 장면이었다. 키스신에 대한 소감은 배우들에게 들어야할 것 같다.


황승언 : 배우들 중에서 나와 ‘강민’역의 정우식 배우가 가장 먼저 키스신을 찍었다. 감독님께서 따로 디렉션을 주지 않아 나름대로 열심히 찍었는데, 나중에 다른 배우들의 키스신을 보니 뭔가 거칠고 그림이 잘 나왔더라. 정우식 배우도 다른 키스신을 보고나서 우리 키스신이 조금 아쉬운 모양이었나 보다.


황미영 : 이 키스신이 제게는 첫키스였다. 후회는 없고 오히려 영광스러웠다. (웃음)


강봉성 : 우 감독님께서 디렉션 하시길 황미영 배우가 극 중에 수줍음을 타기 때문에 내가 짐승처럼 달려들라고 하셨다. 한 번에 키스신이 끝나기도 했고 그림이 잘 나와 만족스럽다.


류혜린 : 내 키스신에서도 ‘형국’이 나를 잡아먹을 듯이 키스하라는 감독님의 디렉션이 있었다. 역시 한 번에 끝났는데, 오히려 너무 빨리 끝나니 조금 아쉬운 점도 있었다.(웃음)



관객 : 영화에서 ‘고운’이 왜 계속 패딩만 입고 다니는지 궁금하다.


류혜린 : 약간 말장난이기도 한데, ‘고운’은 철이 없는 여자다. 철도 모르고 계절도 모르는 여자. 수업만 듣고 집과 학교만 왔다갔다하는 여자이다 보니 계절도 모르고 지내는 것이다. 







관객 : 주인공들의 팀 색을 하늘색으로 선택한 이유는.


감독 : 해병대 팀의 빨강색과 대비되는 색을 찾으려고 했다. 파랑색으로 하려고 했으나 배우들이 귀여워 좀 더 밝은 하늘색을 택하게 되었다.



관객 :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손 연기가 참 인상적이다.


안재홍 : 감독님이 EBS에서 강의하듯이 보여주자고 제안했다. 일부러 짜둔 손동작은 아니고, 대사에 맡기다보니 자연스레 손동작이 나오게 되었다.


관객 : 영화를 찍을 때 실제로 장발이었는지 궁금하다.


진태철 : <족구왕> 촬영 전에 몽고에서 촬영을 하다 보니 이발을 못하고 계속 길렀었다. 실제 내 머리로 <족구왕> 촬영을 했다.



관객 : 영화 대사들이 모두 시나리오 상에 있던 것인지, 애드립이 많이 들어갔는지 궁금하다.


감독 : 사실 애드립은 거의 들어가지 않았다. 대본 리딩 때부터 배우들이 너무 애드립을 많이 쳐서 ‘애드립 금지’가 생겼을 정도였다.(웃음) 그렇게 시나리오대로 촬영하다가 “그런 표정 짓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딱 한 장면만 애드립이었다. 예상 외로 많은 분들이 그 장면에서 웃으시는 걸 보고 안재홍 배우가 이 장면을 살렸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 (웃음)







진행 : 각자 영화 속에서 인상 깊은 장면이 있다면.


최형선 : 예고편에도 나오는데 내 가랑이 사이로 공이 바닥에 딱 박히는 장면이다. 워낙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 장면이다 보니, 어머니께서도 그 장면을 보시며 왜 이러고 있느냐고 타박하셨다.(웃음)


진태철 : 사실 영화의 주제가 나의 인생모토와 비슷하다. ‘만섭’처럼 눈치 보지 않고 즐기는 삶을 원해 그런 장면들에 많은 감정이 이입되었다. 내가 나온 장면 중에서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장면을 꼽고 싶다.


강봉성 : ‘만섭’과 ‘창호’와 ‘미래’가 한 팀이 되어 우유팩으로 연습하는 장면을 꼽고 싶다. 촬영 당시 나는 대사가 없었는데 상황이 너무 재밌어서 웃음을 참느라 고생했었다.


황미영 : ‘만섭’과 ‘창호’가 함께 제초하는 장면이 유독 사랑스러웠다. (웃음)


안재홍 : 족구팀을 만들고 밤중에 대학교 오솔길을 걸어가는 장면이 좋다. 대학생 시절 캠퍼스의 공기가 느껴져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진행 : 오랜만에 유쾌한 독립영화로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인디토크를 마무리하면서 마지막 한 말씀 부탁드린다.


감독 : 많은 분들이 찾아와주셔서 감사하다. 평소 자주 찾는 극장인데 이곳에 내 영화가 걸리고 함께한 배우들과 오니 감회가 새롭다. 극적으로 상영관이 더 늘어났는데 이렇게 여러 번 보러 오시는 분들께 더욱 감사함을 느낀다. 앞으로도 입소문 타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셨으면 한다.



이미 여러 번 <족구왕>을 관람한 많은 관객들은 영화의 아주 작은 부분까지 궁금해 하며 질문을 던졌다. 감독과 배우가 놀랄 만큼 ‘족구왕 매니아’가 양성되어 이 유쾌한 영화가 많은 관객들에게 꾸준히 인기를 얻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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