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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영화만큼 뜨거웠던, <레디액션! 폭력영화> 인디토크

by 도란도란도란 2014. 6. 11.

관객기자단 [인디즈]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와 인디플러스의 얼굴로 소중한 공간을 널리 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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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디액션! 폭력영화>

       -<민호가 착하니 천하무적> (감독 정재웅)

       -<메이킹 필름> (감독 최원경)

       -<나의 싸움> (감독 김도경)

일시: 2014년 6월 7일

참석: 감독 정재웅 최원경 김도경, <민호가 착하니 천하무적> 배우 장우진

진행: <메이킹 필름> 배우 오성근





<민호가 착하니 천하무적>, <메이킹 필름>, <나의 싸움>으로 이루어진 폭력을 주제로 한 옴니버스 영화<레디액션 폭력영화 >가 지난 65일 개봉되었다.각기 다른 개성과 매력으로 무장한 영화는 폭력을 다룸에도 불구하고 불편함없는 유머감각이 인상적이다.

<메이킹 필름>의 배우 오성근이 사회를 맡아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는,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로 진행되었고, 관객석에서는 영화상영중에 이어 여러번 웃음이 터져나왔다.

 

 

진행: 다들 영화 재밌게 보셨나요? 저는 오늘 사회를 맡은 <메이킹 필름>에 출연했던 배우 오성근입니다. 그리고 오늘 <나의 싸움> '도경' 역할의 배우 장우진, 행동대장 역 황재필,<민호가 착하니 천하무적>의 정재웅 감독님, <메이킹 필름>의 최원경 감독님, <나의 싸움>의 김도경 감독님이 참석해주셨습니다. 관객 분들은 편한 자리라고 생각하시고 질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관객: 최원경 감독님 작품 <메이킹 필름>은 실제 시나리오대로 찍은 것인가요? 아니면 촬영을 하면서 그렇게 흘러간 것인가요? 처음 의도대로 흘러간 것인지 작업과정이 궁금합니다.

 

 

최원경: . 전부 시나리오대로 찍었습니다, 3개월 동안 마치 연극처럼 대사 하나하나 다 외우면서 연습했습니다. 리허설을 거의 3개월 동안 진행한 셈이죠. 그리고 하루 동안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관객: 저는 첫 번째 작품 <민호가 착하니 천하무적>의 감독님께 질문 드리겠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정재웅: 처음에는 인간의 계급과 빈부격차, 그 안에서 폭력은 어떻게 발생되는지, 그런 것들을 생각했는데 4, 5회차 찍다보니 그런 것들이 오히려 군더더기가 되겠더라고요. 마지막에 결국 주인공 민호가 이기잖아요? ‘착한 놈이 결국에는 이긴다라는 단순한 메시지입니다.

 

 

 

관객: <메이킹 필름> 감독님께 질문이 있습니다. 감독님이 직접 연기도 하시는데 처음부터 그렇게 예정하신 건가요?

 

 

최원경: 원래는 연기를 할 생각이 없었어요. 그런데 제작비가 부족해서..(웃음) 초반엥는 스탭과 스크립터도 영화에 등장시키려고 했었는데, 등장인물이 굉장히 단순해졌죠. 감정이나 연기, 발음 같은 부분은 전문 배우를 못 따라가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작비 문제가 있었고요. 그래서 부득이하게 제가 연기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론 촬영 하면서 카메라 동선을 확인해야 하는데 카메라 앵글에 대한 감이 있는 사람이 현장 사람들 중 제가 그나마 제일 낫지 않나 싶었어요.

에피소드를 하나 말씀드리자면 사실 연기 면에서는 두 번째 테이크가 가장 좋았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실밥이 복면에서 빠져나와 코밑에 붙어 있더라고요. 움직일 때마다 그 실밥이 더듬이처럼 왔다갔다 하는데, 진지한 상황에 그 모습이 너무 웃겨서 못 쓰게 됐어요. 세 번째 테이크는 초반에 의자가 부서지는 바람에 결국 마지막 테이크로 완성하게 됐죠.

 

 

진행: 사실 최원경 감독님 연기 욕심이 상당합니다. 술자리에서는 내가 이 중에서 연기가 제일 낫다이런 말씀도 하신 것으로 기억하는데..(웃음) <시선 너머>에서도 좋은 연기를 보여주신 적이 있죠. 정재웅 감독님도 <바나나 쉐이크>라는 작품에서 연기경험이 있으신데, 감독님들도 연기욕심을 내시는 것 같습니다.(웃음)

 

 



관객: <나의 싸움>의 김도경 감독님께 질문이 있는데, 초반에 주인공이 놀이터에서 전화를 거는데 제대로 말을 못 하잖아요. 그 부분이 어떤 의도인지 궁금합니다.

 

 

김도경: ‘누구한테 전화 한거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고등학교 시절에 일진의 실력자랄까? 뭔가 말하고 싶었던 상대가 있었는데 결국 얘기를 못 했어요. 사실 영화를 찍을 때가 굉장히 힘든 시기였어요. 작품에 대한 자신감이 없고 영화를 찍고 싶은데 찍지 못하고 있는 두려움이 그 고등학교 시절과 닮아있다는 생각에서 넣은 부분입니다. 이 부분은 실제 제 자전적인 이야기로 넣은 거예요.

 

 

 

관객: <메이킹 필름>의 감독님께 질문이 있습니다. 한정된 공간이지만 카메라 앵글이 크게 세 번 정도 바뀌는데 의도하신 부분이 있나요?

 

 

최원경: 이 질문을 해주셔서 굉장히 감사해요. 사실 카메라는 세 번이 아니라 열 번 정도 움직임이 바뀌는데 이 부분을 많이 고민했어요. 카메라가 가까이 다가가고, 좌우로 조금씩 움직일 때마다 관객들이 이 주인공에게 다가가는 거리감과 감정들을 다 표현하고자 했는데, 완성하고 보니 크게 티가 안 나더라고요. 굉장히 생각과 고민을 많이 한 부분이고, 모두 계산된 움직임입니다. 질문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관객: 저는 세 편의 단편영화가 어떻게 묶여서 <레디액션! 폭력영화>가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최원경: 기획은 정재웅 감독님이 했어요. 세 작품 모두 2012년에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 상영되었던 영화들인데요. 영화제 때 술자리가 굉장히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감독들이 모여서 술을 마시면 각자의 성향들이 나오더라고요. 정재웅 감독 같은 경우는 고어영화를 굉장히 좋아해서 그런 얘기만 하고 있고, 김도경 감독님 같은 경우는 이소룡이 등장하는 액션영화만 얘기하고 저는 구석에서 우울하고 파괴적인 영화 이야기만 하고 있고..(웃음) 그런데 가만 보니 각자의 성향이 영화에 다 배어있더라고요. 이 점이 참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세 영화를 함께 묶어보면 어떨까생각했습니다.

 

 

관객: <나의 싸움>의 장우진 배우님께 질문이 있습니다. 영화에서 보면 몸도 다부지고 운동을 굉장히 잘하시는데 실제로 영화를 찍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장우진: <나의 싸움> 촬영할 때가 26살 이었어요. 원래는 연극을 하고 있었는데 감독님이 영화에서 절권도를 꼭 필요로 하셨어요. 제가 운동을 좋아해서 합기도도 오래 하고, 보디빌딩 대회에 참여한 경험도 있어요. 그런데 절권도가 필요하다고 하셔서 알아봤더니, 우리나라에 절권도 가르치시는 분이 딱 한분 계시더라고요. 배우 장혁, 김수로 가르치셨던 김종학 관장님이라고 계신데, 술집에서 약소한 술값을 내고 그 자리에서 바로 배워 연기를 하게 되었습니다.(웃음)

 

 



진행: 제가 질문하나 할게요. 세 영화 모두 대사들이 굉장히 재밌는데 자신들의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사가 있다면 어떤 대사인지 궁금합니다.

 

 

최원경: 명대사라고 하기엔 좀 오글거리고 좋아하는 대사가 있다면 사실 배우 오성근씨가 심성이 고와서 평소에 욕을 하는 성격이 절대 아니거든요. 그런데 이 영화 때문에 그렇게 욕을 많이 하게 돼서..(웃음) 영화에 욕이 정말 많이 나오잖아요. 원래는 쌍시옷 쌍기역이 난무하는 등 욕이 더 화려했어요. 그런데 오성근 배우와 얘기를 나눠본 결과 사람이 극한상황에서는 그렇게 현란한 욕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같은 말만 계속 반복하지 않을까라는 얘기를 하게 됐고 의논 끝에 지금의 그런 단순하면서 반복되는 욕이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대사는 바로 그 욕으로 하고 싶네요.(웃음)

 

 

정재웅: 저는 마지막에 민호가 반격을 시작할 때 "그런데 저한테 왜 그러셨어요?"라고 하는데, 동네 양아치 역의 이가영씨가 "X밥인줄 알았" 라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착한 사람을 얕잡아 보는 그런 말 같아요. 하지만 착한 사람이 결국 이기게 된다는 그런 의미에서 그 대사를 꼽고 싶습니다.

 

 

진행: 짧은시간 관객 분들과 얘기를 나눠봤는데요, 저희 영화 두 번 보셔도 재밌는 영화입니다. 또 인터넷에서 혹은 주변에 좋은 이야기 많이 남겨주시고 입소문 많이 내주시길 바랍니다.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영화만큼이나 유쾌했던 <레디액션! 폭력영화> 인디토크, 세 감독들과 출연 배우들의 고충을 비롯해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영화에 대한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며, 세 감독들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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