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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한국 언론의 실태를 낱낱이 파헤치는 <슬기로운 해법> 인디토크

by 도란도란도란 2014. 5. 19.

관객기자단 [인디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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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슬기로운 해법> 감독 태준식

일시 : 2014년 5월 16일

진행 : 이현희 인디스페이스 프로그래머

참석 : 김성재 (도서 <야만의 언론 : 노무현의 선택>저자)

 


영화 <슬기로운 해법>은 한국 언론매체의 실태와 문제점들을 강도 높게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1부에서 5부까지 이어지는 한국 언론의 행태를 꼬집으며 과연 영화에서 제시하는 슬기로운 해법은 무엇인지 궁금할 것이다. 최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언론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던 가운데, 한국 언론의 근원적인 문제들을 조목조목 살펴보는 <슬기로운 해법>의 인디토크를 시작해본다.

 

진행 :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성재 : 안녕하세요. 영화 속에서는 인터뷰하는 사람으로도 출연했고, 2010<야만의 언론>이란 책을 집필했습니다. 책의 내용을 영화로 만들어보기로 해서 2011년부터 영화를 기획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태준식 감독에게 제안해 기획자로써 영화의 완성을 도왔습니다. 이전에는 한겨레에서 기자생활도 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 정권에서 행정관으로 근무를 했었습니다.

 

진행 : 언론을 안에서나 밖에서나 봐왔던 사람에게는 지금 언론의 현실이 참담하게 느껴질 것 같아요. 지금의 현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김성재 : 이번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언론이 과연 무엇을 했나란 질문을 던지게 되었어요. 방송사에서 어처구니없는 기사들이 난무하는 것을 보며 실종자 유가족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언론에 대한 반문을 하게 된 상황이죠. 예전에 <야만의 언론>이란 책을 쓰기 위해 여러 자료를 수집하다보니 정말이지 언론이 끔찍하다고 생각되더군요. 전 대통령에 대한 언론사의 막말과 조롱, 근본 없는 보도 등을 보면서 세상에 어떤 다른 나라에서도 한 나라의 대통령을 이렇게 대했을까하며 한국 언론의 현실이 끔찍했어요.

제가 출연하는 언론유골이란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에서 민주주의가 서야 언론이 바로 선다고 발언한 적이 있는데, 참사 이후에 언론이 바로 서야 우리 국민이 안전해지고, 우리 아이들이 생명을 잃지 않을 수 있다라고 했어요. 우리의 일상 삶 자체를 지킬 수 있느냐는 이제 언론에 달렸다고 생각됩니다.

 



진행 : 또한 대안언론의 실상도 잠깐 언급되긴 하였어요. 지상방송을 믿지 못하겠다고 대안언론이 우후죽순 생겨났는데, 이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셨으면 해요.

 

김성재 : 2012년 대선 과정에서 언론이 신뢰를 받지 못해 국민TV, 뉴스타파, 팩트TV 등 대안언론이 출연했지요. 함량미달만 아니라면 이렇게 스피커가 많아지는 상황이 여론다양성 측면에서 좋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언론매체는 방송여론상태가 기울어질 대로 기울어진 상태라 생각해요. 그러니 대안언론이라도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영화는 내가 감독부터 맡았었어요. 영화를 만들다보니 돈도 부족하고 영화를 많이 보기만 해봤지 정작 감각이 없어 중간에 엎어지기도 했어요. 그러다 태준식 감독을 만나고 나서 그에게 부탁해 겨우 만들어지게 되었어요.

 

진행 : 본인이 직접 만들다가 태준식 감독에게 양도하게 되었는데, 영화의 결과물이 본인이 의도한대로 만들어졌나요? 아니면 못 다한 이야기들이 있는지요?

 

김성재 : 솔직히 제가 의도했던 영화는 아니었어요. 태준식 감독이 영화를 만들어왔던 사람이고 자신만의 방식이 있기 때문에 크게 관여치는 않았어요. 영화가 엎어지기 직전이었다가 시민후원금을 받아 그 돈으로 이 영화를 만들어내 달라고만 부탁했었답니다. 다만 그 당시 부탁했던 사항이 2가지가 있었어요.

첫 번째는 <야만의 언론>이란 서적에 나오는 것처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어떻게 언론의 지탄을 받았는지에 대한 내용을 영화에 최소 절반 정도 넣어달라고 요구했었어요. 정작 영화에서는 분량이 1/3정도도 안 되는 편이지만, 그래도 다각적으로 언론의 근원적인 문제들을 보여주지 않았나 하네요.

두 번째는 영화를 재밌게 만들어달라고 했어요.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무겁게 다루면 사람들이 즐거워하지 않을거라 생각해요. 지금 나온 영화 결과물도 재밌는 편이지만 저는 조금 더 발랄한 영화를 생각했었어요. <시대정신>이나 마이클 무어의 <화씨 911>을 비롯한 그의 작품들처럼 재밌게 만들어지길 부탁했어요. 제가 상상했던 걸로 예를 들면, 조중동 기자들의 뇌를 해부해서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관객 : 현재의 상황이 영화 매트릭스에 나오는 상황과 비슷하다고 뒤늦게 깨달았어요. 정작 사회 엘리트들이 보여주는 행태는 완전히 달라 충격을 받았었죠. 이 현상의 본질인 원인을 살펴보니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기도 하던데, 꿰뚫어야 할 그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국가권력을 넘어선 개인적인 이익을 도모하는 집단들이 견제하기 위한 수단이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합니다.

 

김성재 : 본질의 문제는 저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지만 딱히 답을 가지고 있지는 않아요. 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적어도 한국사회는 기득권과 기득권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의 싸움이라고 생각해요.


관객 : 영화 속에서는 정작 슬기로운 해법이 나오질 않던 것 같아요. 본인이 생각하는 해법은 있는지 궁금해요.

 

김성재 : 저 역시 해법은 딱히 없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권력이 기득권을 내려놓거나 정화되면 좋은데 그렇지 못하는게 현실이죠. 건전한 긴장관계를 만들어 언론을 개혁하는 노력을 해야 하지만, 이를 위해 법이나 제도가 있다고 해서 개혁이 되었다면 진작 되지 않았을까요. 지금은 시민 권력이 나서야 한다고 생각되고, 그 외엔 저도 아직 답을 구하질 못했어요. 그나마 영화 속 결론이 제일 정답인 것 같아요.

 

관객 : 어떤 한 명의 언론인에게서도 희망을 느끼지 않았을까도 생각되는데요.

 

김성재 : 최근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한 언론인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도 고맙긴 하지만, 정작 방송사 자체에 대해서는 본질적으로는 다른 언론매체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역사가 이렇게 흘러왔고, 한 사람에 의해 쉽사리 바뀌지는 않을 겁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 시민들의 노력이 있어야 불꽃을 낼 수 있는 섬광이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진행 :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해주세요.

 

김성재 : 우선은 엔딩 크레딧에도 나오는 후원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그분들이 안계셨으면 영화가 완성되지 못했을 겁니다. 그리고 한국 독립영화의 발전을 위해서 주변에 입소문 많이 내주세요.


대한민국 저널리즘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되던 <슬기로운 해법>. 영화와 인디토크를 통해 언론의 씁쓸한 현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제부터는 스스로 언론의 감시자라는 마음으로 더욱 능동적인 자세로 언론을 대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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