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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즈 단평] 〈마녀들의 카니발〉: 점들이 연결되면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점들이 연결되면〈마녀들의 카니발〉과 〈우리는 매일매일〉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윤정 님의 글입니다.삶의 어떤 문제들이 우리를 가파른 절벽으로 내몰 때, 추락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등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문제에 맞서 싸우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온전한 자리를 찾을 때까지 앞을 둘러싼 문제들을 돌파하며 앞으로 전진하는 것이다. 〈마녀들의 카니발〉은 여성이 더 이상 가부장적 제도로부터 내몰리는 존재가 아니라 “내가 서 있을 자리는 내가 정한다”고 외치며 안전지대를 향해 행진하는 부산 중심의 지역 여성운동을 다룬다. 페미니즘이 직면하는 문제는 격리와 계보의 영역에서 잘 .. 2024. 10. 8.
[인디즈 Review] 〈마녀들의 카니발〉: 반항의 지혜 〈마녀들의 카니발〉리뷰: 반항의 지혜*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민지 님의 글입니다.  〈마녀들의 카니발〉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마녀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마녀 (witch 또는 wizard)는 그 어원을 보면 ‘지혜로운 자’를 의미한다. 모계 사회를 이끄는 리더이자 정신적 지지자였던 이들은 가부장제로의 변화, 십자군 전쟁 이후의 마녀사냥을 거치며 그 위상이 낮아진다. 현재 마녀는 친근한 모습으로 개량되어 제시되거나 불길하고 파국적이며 남자들을 유혹하여 파멸에 빠뜨리는 모습으로 소비된다. 그러나 이 모습에서 우리는 마녀가 강력한 힘을 가지고 기존의 관습을 깨뜨리는 대척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마녀들의 당당함이 영화를 통해 폭넓게 드러난다.   영화는 특정한 여성 당사자를 깊게 탐구하기보다 .. 2024. 10. 7.
[인디돌잔치] 2024년 10월 상영작을 선정해주세요 🔷 투표하기 🔷  후보작:      투표마감: 10월 9일(수) 상영일정: 10월 29일(화) 저녁 예정 2024. 9. 30.
[인디즈] 〈장손〉 인디토크 기록: 끼니를 함께 하는 食口가 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끼니를 함께 하는 食口가 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장손〉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4년 9월 10일(화) 오후 7시 30분 상영 후참석 오정민 감독진행 이동진 평론가 *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예송 님의 기록입니다. 부모는 자식에게 바라는 게 많다. 기상은 몇 시에 해야 하며, 밥은 꼭 챙겨 먹어야만 한다. 달고 짠 것들은 몸에 해롭기 때문에 먹으면 안 되고, 귀찮더라도 하루에 한 번쯤은 잠에 들기 전 안부 인사를 먼저 건네줘야 한다. 가정의 문화마다 다르겠지만, 대개 우리 부모는 조금 귀찮음을 동반한 잔소리꾼이다. 물론 그걸 잃고 나면 그리움과 후회 속에 파묻히겠지만. 내 머리에 피가 마를수록, 부모가 건네는 관심은 부담스럽고 때로는 불쾌하다. 회초리가 두려워 고개 숙여 닭똥 같은 눈물을 .. 2024. 9. 25.
[인디즈 단평] 〈그녀에게〉: 이 편지가 당신에게도 닿길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이 편지가 당신에게도 닿길〈그녀에게〉와 〈내겐 너무 소중한 너〉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예송 님의 글입니다.특정할 수 없는 ‘그녀’라는 지칭을 수줍게 내밀은 제목에서 따스한 기운이 쏟아진다. 누구의 이름을 써넣어도 상관없다는 듯, 당신과 함께 이 편지의 끝을 아름답게 적어 내리고 싶다는 의지가 한없이 다정하다. 그녀이자 우리의 이야기. 동떨어진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나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고이 접어 보낸. 영화 〈그녀에게〉는 발달장애 아이를 낳게 된 한 여성(김재화)과 그의 소중한 아들(빈주원)의 이야기다. 다른 아이보다 조금 느린 줄만 알았던 나의 아이가 장.. 2024. 9. 25.
[인디즈 Review] 〈그녀에게〉: 사랑의 시선 〈그녀에게〉리뷰: 사랑의 시선*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윤정 님의 글입니다. 오지 않은 미래를 실재하는 현실로 이끌어내는 것은 분명히 쉽지 않은 일이지만 특유의 의지력을 통해 마치 당연한 인과인 것처럼 이끌어내는 사람이 있다. 신혼여행지 침대에 나란히 누워 아침을 맞이하며 자신의 커리어와 이상적인 가정에 대해 나열하는 ‘상연(김재화)’의 말엔 강한 확신이 있다. 결혼과 출산을 통해 이상적인 4인 가정을 만들고 정치부 부장을 지나 보도국 국장, 은퇴 이후에 갖게 될 마당이 있는 집까지. 마치 지나온 과거를 회고하듯 상연의 미래엔 한치의 의심도 존재하지 않는다.   흐릿했던 언어의 잔상은 상연의 현실에서 곧바로 재현된다. 딸 하나, 아들 하나 쌍둥이를 출산하고 처음 경험하는 육아와 함께 할 때도 시간은 계속.. 2024. 9. 23.
[인디즈 단평] 〈장손〉: 사라지는 것, 남아있는 것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사라지는 것, 남아있는 것〈장손〉과 〈이씨 가문의 형제들〉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지원 님의 글입니다. 제사를 맞아 대구의 고향 집에 일제강점기와 베이비붐 세대, X세대와 MZ세대가 모여든다. 안부를 주고받으며 회포를 푸는 것도 잠시, 가업을 물려받지 않겠다는 성진의 발언에 미묘한 긴장이 흐른다.  〈장손〉은 가족의 이야기에 시간의 축을 더해 세대 담론을 끌어낸다. 할아버지에서 아버지, 성진에게로 이어진 김 씨 가족의 역사는 일제강점기와 전쟁, 민주화를 거친 한국의 근현대사를 반영한다. 두부 공장 운영을 둘러싼 갈등의 뿌리에는 시대의 격차가 있다. 수작업을 중시하는 .. 2024. 9. 23.
[인디즈 Review] 〈장손〉: 카메라와 영화 사이, 〈장손〉이 만들어내는 비밀 〈장손〉리뷰: 카메라와 영화 사이, 〈장손〉이 만들어내는 비밀*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지윤 님의 글입니다.  영화는 스크린만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에게 작고 큰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넓게 펼쳐진 스크린 앞에서 꼿꼿한 자세를 피해 모든 감각을 내던지고, 올려다보고 내려다보기를 반복하며, 그렇게 한참을 본다. 〈장손〉은 121분의 시간 동안 잘 꿰매어진 가족 구성원들의 사정을 들려준다. 역사, 트라우마, 젠더, 꿈, 현실과 함께 다가오는 〈장손〉 속 이야기들은 구성원의 수만큼 여러 겹이고, 김씨 일가 안에 두터이 자리 잡은 어떠한 우울과 걸핏하면 튀어나오는 분노처럼 복합적이다. 반대로, 〈장손〉의 시선만큼은 철저히 느리게 움직인다. 그 시선은 오히려 대상을 오래도록 붙잡고, 오래도록 .. 2024. 9. 23.
[인디즈] 〈딸에 대하여〉 인디토크 기록: 서로를 향해 가는 마음들 서로를 향해 가는 마음들〈딸에 대하여〉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4년 9월 9일(월) 오후 7시 상영 후참석 이미랑 감독, 김규진 작가, 임세미 배우 진행 하미나 작가  * 관객기자단 [인디즈] 서민서 님의 기록입니다. 원작 소설 『딸에 대하여』의 작가의 말 중, 이런 구절이 있다. “다른 누군가를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중략) 그럼에도 내가 아닌 누군가를 향해 가는, 포기하지 않는 어떤 마음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쩌면 이 소설도 끈질기게 지속되는 그런 수많은 노력 중 하나가 아니었는지.” 다른 누군가를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할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영화 〈딸에 대하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의 이해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나와는 상관없을 것이라 여.. 2024. 9. 20.
[인디즈 단평] 〈딸에 대하여〉: 우리에게 필요한 상상력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상상력〈딸에 대하여〉와 〈너에게 가는 길〉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민지 님의 글입니다. 보편성은 공감의 한 주축이다. 이는 특정 정체성을 공유하는 데서 올 수도 있고 한 생애를 살아내는 같은 인간이라는 인식에서 기인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을 일상에서 지속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경계 (보통 혈연으로 이루어진) 내의 존재들에게만 감정의 손길을 뻗치곤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살다 보면 그의 미래와 나의 미래, 그의 현재와 나의 현재가 겹치는 순간이 온다. 그때가 되면 더 이상 누군가를 나와 상관없는 존재로 생각하기는 어렵다. 어.. 2024. 9. 20.
[인디즈 Review] 〈딸에 대하여〉: 딸 없는 '딸에 대하여' 〈딸에 대하여〉리뷰: 딸 없는 '딸에 대하여'*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수영님의 글입니다. 7년 만에 경제적 이유로 집에 들어온 딸. 혼자일 줄 알았는데, 자연스럽게 '누군가'를 언급한다. 처음 보는 여성,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그녀는 남편도, 며느리도, 딸의 친구도 아니다. 딸은 그 여성을 자신의 연인이라고 주장하지만, 나는 이해할 수 없다. 결혼도 할 수 없고, 아이도 낳을 수 없는 같은 성별의 사람이 어떻게 가족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지금은 이런 상황을 이해할 여유가 없다. 애초에 여유가 있었다면, 딸과 그 사람을 집에 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요양 병원에서 받는 처우는 경제적 상황뿐만 아니라 정신적 여유마저 앗아가고 있다. 나는 하청 업체 소속으로 파견되어 사람들의 마지막을 보조하는 일을.. 2024. 9. 20.
[인디즈] 〈문경〉 인디토크 기록: 문경을 지나 문경을 지나〈문경〉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4년 9월 6일(목)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신동일 감독, 류아벨, 조재경, 강아지 복순 배우진행 김홍성 아나운서 *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지원 님의 기록입니다. 저마다의 삶을 안은 인물들이 문경에서 조우한다. 서로 다른 궤적을 살아온 ‘문경’과 ‘가은’이지만, 동행이라는 이름으로 문경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 짧은 여정 동안 문경과 가은의 삶은 잠시 겹쳤다 다시 멀어진다. 우연한 만남에서 시작된 동행은 그들에게 무엇을 남겼을까? 만남의 끝, 손을 흔드는 두 사람의 얼굴 위로 햇빛이 깃든다. 그렇게 문경은 각자의 고민을 풀어놓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다시금 나아갈 추진력을 얻는 공간이 된다. 고민과 걱정을 내려놓고 문경의 풍경을 따라 살며시 발걸.. 2024. 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