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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모어〉인디토크 기록: 털 난 물고기가 사는 곳

by indiespace_한솔 2022. 7. 18.

 

털 난 물고기가 사는 곳

 〈모어〉   인디토크 기록

 

 일시   6월 23일(목) 오후 7

 진행   뮤지션 이랑

 참석  이일하 감독┃주인공 모지민(모어)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현지 님의 글입니다.

 

 

털 난 물고기는 어디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육지일까, 바다일까. 정답은 어디에나 있다. 남들의 눈에는 어딘가 정립되지 않아 보여도 상관없다. 털난 물고기 모지민. ‘모어는 누구보다 아름답게 바다를 유영하고 땅 위를 나는 중이다.

 

 

뮤지션 이랑(이하 이랑): 안녕하세요. 뮤지션 이랑입니다. 오늘의 주인공, 배우 모지민 모어 님과 이일하 감독님 모시겠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모어는 이전에 아무런 팩트 체크 없이 제 남편으로 기사가 나버리는 바람에. 굉장히 재미있는 코미디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근데 영화를 보셔서 아시겠지만 제 남편에게는 또 남편이 있죠.

 

주인공 모지민(이하 모지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죠.

 

이랑: 사실 이 영화를 굉장히 오래 촬영을 했잖아요. 저는 모어의 단짝으로서, 모어 입장에서 촬영의 고충을 많이 들어온 사람으로서 감독님 입장은 사실 잘 모르지만 저한테 있어서 감독님이 약간 불편한 사람인 거 같아요. 그래서 오늘의 콘셉트는 불편한 사람이랑 같이 개봉 GV를 하는 느낌으로 해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감독님께 부탁드렸죠. 오늘 쇼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임해달라고. 각오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감독 이일하(이하 이일하): 얼마든지 받아줄 자세는 되어있고요. 한 번 해봅시다.

 

이랑: 좋습니다. 지금 다들 영화를 보셨기 때문에 다 모어가 어떤 사람인지 아실 텐데요. 보도자료에 있는 자기소개를 그냥 제가 읽어드리려고 가지고 왔습니다. 모어 소개를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모어, 모지민은 1978년 전라남도 무안에서 태어나 목포예술고등학교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 현대무용과에 진학해 발레를 전공했다. 2000년 드랙쇼의 시발점인 이태원 지하 클럽 트랜스에 처음 발을 들이며 국내 최고 드랙 아티스트의 길로 나아간다.

 

모지민: 맞습니다.

 

이랑: 뿐만 아니라 뮤지컬, TV광고, 연극, 패션쇼 등 장르를 넘나들며 대체 불가능한 행보를 잇고 있으며 뉴욕 스톤윌항쟁 50주년 기념으로 열린 ‘13 후르츠 케이크 2019년 ‘헤드윅 디 오리진 오브 러브투어 공연을 하며 해외에까지 이름을 알렸다. 최근 자신의 일대기를 다룬 스스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던 직업이라고 밝힌 작업이라고 밝힌 에세이 털 난 물고기 모어를 출간하며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전무후무한 독창성을 드러내며 장르 불문 예술 세계를 무한 확장하는 중이다.

 

모지민: 너무 맞습니다.

 

이랑: 우리 이일하 감독님 소개를 할 차례인데, 감독님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어서 소개를 보면서 약간 놀랐어요. 이일하 감독은 2000년 일본으로 건너가 다큐멘터리를 공부하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거장 하라 카즈오 감독의 제자로 다큐멘터리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이일하: 그 부분은 제가 쓴 거고요.

 

이랑: 단편영화 당신의 행진곡 등을 제작하며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이후 가족, 도시, 사랑이라는 글자를 키워드로 보편적인 일본 가정의 모습을 그린 금붕어, 그리고 면도날로 본격적인 감독의 길에 들어섰다. 단편을 할 때는 좀 덜 본격적이라고 치부하는 건 조금 그렇죠.

 

이일하: 저거는 제가 안 썼어요.

 

이랑: 첫 장편 다큐로 일본 도쿄 조선 중고급학교 권투부 학생 등의 성장기를 그린 울보 권투부와 두 번째 다큐로 제일 한국인에 대한 혐오와 차별에 대항하는 자발적 시민 모임 카운터스의 모습을 담은 카운터스를 선보이며 입지를 다졌다. 어떻게 생각하죠.

 

이일하: , 이제 카운터스로 입지를 다졌습니다.

 

이랑: 그러면 GV 행사인 만큼, 여기 오늘 객석을 꽉 채워 주신 관객 여러분께 반가운 인사 한 말씀 부탁드려요.

 

모지민: 안녕하세요. 경기도 양주시에 사는 모어입니다. 털 난 물고기, 영어로는 hairy fish’이고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일하: 저는 〈모어〉 영화를 만든 이일하입니다. 오늘 비도 많이 오는데 와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이랑: 이제 영화 얘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이 영화는 제가 음악을 여러 곡 실은 입장으로서 가편집 때부터 여러 버전을 봤어요. 개봉한 버전의 영화에서도 편집이 많이 바뀌었고, 영화가 트랜스’의 문으로 시작하고 끝나더라고요. 저는 모어가 얼마나 이 트랜스에서 치욕스럽게 일을 하는지 이야기를 들어왔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 트랜스라는 공간을 바라보는 두 분의 입장이 좀 다를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시는지를 좀 여쭤보고 싶어요.

 

모지민: 저는 감독님한테 지긋지긋하고 엄청나게 피로하다고 말씀드렸어요. ‘트랜스에 제가 20대 초반에 들어갔어요. 항상 무대에 올라가는, 나는 너무 우울한데 슬프다고 할 수 없는 직업이잖아요. 찬란함 뒤에 엄청난 고달픔이 있고. 코로나 속에서 이 생활을 졸업하게 됐지만 상처뿐이고 20년의 세월 동안 행복했던 시간이 단 한 번도 없었고요.

 

이랑: 그런 이야기를 감독님께도 하셨는데, 감독님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일하: 〈모어〉는 엄숙하고 어려운 영화가 전혀 아니에요. 뮤지컬 보듯이 딱 들어와서 음악과 영화를 즐기는 81분. 그렇게 설계된 영화입니다. 그러려고 무지하게 노력을 한 영화죠. 이제 질문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면, 처음에 트랜스로 쭉 들어가잖아요. ‘지하라는 공간에서 착안을 했습니다. 지하에 있는 드랙쇼라는 것을 지상으로 끌고 나오자. 끌고 나와서 햇살이 가득 피어나는 광화문 거리, 모든 사람들이 보는 밝은 곳에서 한바탕 드랙쇼를 펼쳐보자. 저에게는 그런 콘셉트였어요. 그래서 논이고 시장이고, 영등포 거리고그런 데서 드랙쇼를 한 거죠.

 

모지민: 대낮에 수영복 입고 광화문 가서 감독님이 시키니까 하긴 했는데 내가 빤스만 입고 뭐…(웃음)

 

이랑: 그래도 굉장히 환상적인 장면이 많이 나와서 좋았습니다. 저는 옆에서 모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두 사람이 영화를 만들 때 과연 서로 어떤 생각을 하면서 만들었을까. 예를 들면 트랜스라는 공간에 대해서도 두 사람이 되게 다른 감정을 느끼면서 대했을 것 같은데 그 서로의 감정을 서로가 이해하고 있는지 너무 궁금했거든요. 두 분이 공통적으로 중요하다고 여긴 지점들이 분명히 있을 텐데요. 저는 되게 재미있게 봤던 게, 모어에게 여러 가지 폭력의 역사가 있잖아요. 끔찍한 그 역사가 등장하기 전에 가족들이나 선생님이 모지민에게는 그런 일들이 없었다라고 말을 할 때 모어의 표정을 담아내는 샷들이 되게 좋았어요.

 

모지민: 맞아요.

 

이랑: 모어한테는 그런 일이 너무 많을 것 같은데, 가족에게도,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 어떤 마음이세요?

 

모지민: 그렇잖아요. 정말 중요한 비밀은 가족에게 말할 수 없죠. 영화 촬영하면서 엄마가 그렇게 말씀하시는데 엄마가 속도 모르고 저렇게 말씀하시는군요.’ 그리고 중학교 선생님을 찾아갔을 때도. 저에게 중학교 시절은 너무 끔찍한 지옥이었어요. 그래서 그때 제가 좀 썩소라고 해야 되나요. 그런 얼굴이 나오고 다음 장면에 제 옷이 타잖아요. 억지로 웃는 모습이 나오고 어두운 곳에 있는 옷이 타는. 제 마음을 감독님이 굉장히 표현을 잘하셨더라고요.

 

이랑: 그리고 제일 좀 놀랐던 건, 학폭 가해자인 친구를 만나잖아요. 어떻게 그 신을 찍겠다고 서로가 결심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학폭 가해자가 피해자였던 모어를 다시 만나서 대화를 하는 그 장면이 저는 되게 충격이었어요.

 

이일하: 모어는 어땠어요?

 

모지민: 이런 얘기하면 날 새야 되는데, 날 샐까.(웃음) 그 친구는 가해자인데, 좀 거창하게 말을 하면 그들을 제가 용서했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 맘으로 살았고, 제가 기도를 하면서도 감사하다고 말해요. 그들을 증오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제가 얼마나 힘들겠어요. 하루하루가 지옥이겠죠. 감독님이랑 영화에 대해 얘기를 하면서부터 그들을 만나자고 했어요. 근데 다 용서했다고 생각을 했던 것은 저의 오만이었고요. 제가 깨달은 것은 그 무엇도 용서가 되지 않았고 모든 상처가 내 뼈와 살에 살아있어서 그것들이 저를 다시 괴롭혔어요. 영화를 처음 영화제에서 본 뒤에 몇 달 동안 고통 속에서 지냈어요. 그래서 영화라는 게 이렇게 어려운 것인가라는 것을 생각을 했어요. 이게 극영화도 아니고 다큐멘터리였기 때문에 더 그런 거 같아요.

 

이랑: 찍을 때는 내가 그들을 용서했다고 느꼈던 건가요?

 

모지민: 맞아요. 그때는 그랬죠.

 

 

이랑: 그럼 그 장면을 찍고 있는 감독님은 무슨 생각을 하셨어요.

 

이일하: 제가 이 영화를 소개할 때 소프트 판타지 뮤지컬 다큐라고 해요. 저는 특별히 다큐멘터리다라는 생각으로 이 영화를 진행시키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제 나름대로 거의 판타지 무비로 화면도 구성했어요. 아름다운 모어가 나오는 판타지. 모어는 저랑 만날 때 항상 아름답게 살고 싶다고 했어요. 우리가 맨날 추구하는 것은 아름다움이었어요. 모어가 말하는 아름다움을 나는 어떻게 화면에 구현할까, 그 생각으로 갔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학폭 가해자를 만나는 장면도 사실 판타지스러운 요소가 많아요. 여러 만남을 가졌는데 많은 부분을 잘라냈어요. 인간들이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많은 요소 중 어떻게 보면 현실적인 문제들을 거세하고 저는 판타지를 추구하기 시작했다고 생각을 해요.

 

이랑: 모어를 만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판타지가 따라왔던 건가 봐요.

 

이일하: 그렇죠. 모어를 만나지 않았으면 판타지라는 생각, 관념이 안 생겼죠. 모어를 보고 계속 관찰하면서 모어가 하는 말과 모어가 하는 행동, 모어의 몸, 그런 것을 보고 영화를 판타지스럽게 한번 꿈꿔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카운터스라는 영화를 찍을 때 함께 한 로디라는 사진사가 모어를 찍었어요. 일본 LGBT들이 많이 모이는 바에 걸려있던 모어 사진을 보고 제가 한눈에 반했어요. 너무 황홀했어요. 그래서 로디한테 정보를 물어서 일본에서 한국으로 비행기 타고 왔죠. 어떤 황홀경, 아름다움이 있었기 때문에 이 영화를 시작하게 된 거예요. 제가 하는 일은 사람을 관찰하는 일이에요. 사람을 보면서 휴먼 다큐를 만드는 사람이잖아요. 모어라는 영화도 소프트 뮤지컬 판타지 다큐라고 하지만 결국에는 휴먼 다큐예요. 사람을 말하는 거예요

 

모지민: 서울프라이드영화제 때 많은 분들이 이일하 감독님이 퀴어라고 생각했대요. 그러니까 일반감독 남성분이 저의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만들었다는 게 너무 놀라웠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감독님이 어느 정도 저에 대해 이해했다고 생각해요.

 

이일하: 그러면 모어는 이 영화를 보고 어땠어요?

 

모지민: 저는 이 영화를 10번 정도 본 것 같아요. 이 영화는 저에 관한 얘기고, 이런 일은 제 인생에 한 번이잖아요. 제가 저를 너무 사랑하는 것처럼 보시겠죠. 사실 제 모습이나 목소리, 완벽하지 않은 모습이 나오는 게 고통스럽지만 그걸 다 감안하고 보면 영화가 너무 훌륭하더라고요. 그래서 감독님 참 너무 애썼다 생각했어요.

 

이랑: 우리 애쓴 이일하 감독님께 박수 한 번 보내드리죠. (박수) 저는 모어가 요즘 기분이 어떨까 궁금해서 몇 번 물어보기도 했어요. 모어의 『털 난 물고기 모어』라는 이 책은 또 뭐라 장르를 설명하기가 어렵죠. 시적이기도 하고 에세이 같기도 하고 소설 같기도 하고. 이 책이 나온 지 얼마 안 돼서 영화가 개봉했잖아요. 자신의 인생이 책이나 영화로 기록되고, 사람들이 같이 보고, 본인도 큰 화면으로 보고 책을 읽는 그 시간들이 어떨까 되게 궁금하더라고요.

 

모지민: 굉장히 복잡하죠. 매우. 너무 행복하고 너무 슬프다는 표현이 뭐가 있을까요.

 

이랑: 살아있는데 이미 죽은 사람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생전 장례식 같은 느낌일까, 라고 저는 혼자 상상을 했어요.

 

모지민: 생전 장례식, 그 말 되게 와닿네요.

 

이랑: 내가 이렇게 살고 있는데 지금까지의 인생이 기록되고 정리되어서 영화라는 매체로 나오는 게 드문 일이잖아요. 그걸 경험한 사람이니까 그 감정이 어떨까 물어봤던 것 같아요.

 

모지민: 제가 뭐 힘들다고 이렇게 투정 부리고 하는데 결국 저는 운이 좋은 것 같아요. 인생에서 이런 기회를 얻었고 또 그걸 해냈고, 이렇게 나왔고. 그래서 여한이 없어요. 제가 요즘 항상 하는 말이 살아있어 너무 다행이다라는 말이에요. 살아 있어서, 버텨서 너무 다행이에요. 정말 진심으로 하는 말이에요. 그전에 이런 말을 할 땐 사실 그냥 멋있어 보이려고 했다면 지금은 뼈저리게 살아있음에 감사를 느끼고 있어요. 저는 아름다움을 쫓아가는 사람이고 그 과정에서 책이나 영화와 같은 결과물들이 나왔고. 힘든 시간이 있어도 오롯이 애쓰면서 버티는 거죠. 제 인생의 이런 것들이 그냥 나온 게 아니잖아요.

 

이랑: 너무 다행이다.

 

모지민: 너무 다행이죠. 근데 여러분 영화는 재미는 있었나요?(웃음)

 

이랑: 그럼 재미있게 보셨는지 한번 마이크를 객석으로 한번 돌려볼까요 일단 재밌는 얘기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자기 소개하시는 분은 강제로 마이크 드롭하겠습니다.(웃음)

 

 

관객: 안녕하세요. 영화 너무 재밌어요. 제가 궁금했던 건 지하철 안이나 광화문 등에서도 촬영을 하셨는데 영화를 언제부터 찍으신 건지, 또 마스크를 쓰지 않는 모습도 있던데 그 시점에 촬영한 것들이 왜 이제야 나오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이일하: 원래 다큐 작업이 시간이 많이 걸려요. 그래도 〈모어〉는 제가 작업한 것 중에 굉장히 빠르게 완성된 작품입니다. 4~5년씩 걸리는 작품도 많아요. 그리고 영화가 다 만들어졌다고 해도 개봉은 또 다른 얘기예요. 〈모어〉는 굉장히 빠르게 일사천리로 진행된 프로젝트입니다.

 

관객: 감독님이 판타지스러운 모어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하셨듯 부모와의 관계나 동성 파트너의 존재도 아름다운 모습들을 그리셨잖아요. 제가 알기로는 이랑 님 포함해서 모어 님이 가족처럼 친하게 지내는 분들이 계시다고 알고 있는데 그분들은 왜 영화에 안 나오나요?

 

이랑: 저도 궁금한데, 저희가 등장하는 장면도 많이 찍었어요. 근데 아까 감독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게 찍는 것도 오래 걸리고 편집도 오래 걸리고. 이후에 개봉하는 것도 오래 걸리는 그런 과정 속에서 모든 소스가 영화에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을 거 같네요.

 

이일하: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사실 이런저런 디렉션도 주고 했는데 많이 못 썼어요. 그래서 항상 죄송하게 생각해서 도망 다니고 있습니다.

 

이랑: 모어도 푸티지를 굉장히 많이 찍었잖아요. 이 장면은 꼭 있으면 좋겠다 싶었던 게 있을까요?

 

모지민: 너무 많죠. 이랑 님의 평범한 사람이라는 곡을 가장 좋아하는데 그 곡도 잘렸죠.

 

이랑: 이랑의 음악 사용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말씀을 드리면, 모어를 주인공으로 영화를 찍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 음악 얼마든지 갖다 써라라고 얘기를 했어요. 그리고 나서 2, 3년 지나 어느 날 가편집본을 보게 된 거죠. 그런데 제 노래가 끝없이 나오는 거예요.(웃음) 지금 완성된 편집본에는 훨씬 음악의 수도 줄었고 장면들도 많이 바뀌긴 했습니다.

 

이일하: 최종적으로 뺀 게 평범한 사람이었어요. 진짜 아쉬운데 뺐습니다. 너무 많이 들어가는 거 같아서. 보통 3시간 정도의 러프한 버전을 만들어서 거기서 계속 자르고 덜어내는 과정이거든요. 그때 구상을 했던 음악들이 촘촘하게 다 들어가 있었던 거죠. 어느 정도 정리했던 거 같아요.

 

 

관객: 모어 님도 내면에서 계속 갈등을 하셨을 텐데 책을 내고 영화를 찍으시면서 그 갈등들이, 또 어둠이나 행복하고 슬픈 일들이 화해를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모지민: 아주 심오한 질문이네요. 제 안의 양면에서 왔다 갔다 하는 거죠. 하루는 괴롭고 하루는 웃고. 그러면서 영화 찍고. 그랬던 거 같아요.

 

관객: 안녕하세요. 감독님이 영화 재밌냐고 걱정을 하셨는데 저는 지금 이 영화를 세 번째 보고 있어요. 걱정을 안 하셔도 좋을 것 같고요. 모어 님 인터뷰 보면 영화에 출연하기로 결심한 데에는 트랜스마담 언니의 말씀이 큰 계기가 되었다고 하셨는데, 되게 힘들다고 생각했던 공간에서 만난 사람의 말을 듣고 결정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마담 언니의 한 마디가 중요하게 와닿으셨을까요?

 

모지민: 감독님을 처음 만났을 때 완성까지 3년에서 5년 걸린다고 하니까 하루 이틀도 아니고 못하겠다고 했어요. 근데 마담 언니가 이 감독은 너한테 특별한 기운을 느꼈을 것이다라며 바로 하라고 불호령이 떨어져서 알았다고 했죠. 그때 감독님의 영화 카운터스가 개봉해서 봤는데 이 작품이 좋았고, 모든 것들이 다 맞아떨어졌던 거 같아요. 감독님이라면 믿고 영화를 찍어도 되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관객: 오늘 개봉일이지만 이전에 영화제를 통해 여러 번 극장에서 상영이 됐던 것 같은데 혹시 가족분들도 오셔서 보셨는지, 어떤 반응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모지민: 저희 부모님이 사실 몸이 안 좋으신데 이번 주말에 올라오세요. , 누나, 그리고 엄마 아빠 다 보러 오세요. 아마 제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아요. 한 번도 부모님하고 극장에서 영화를 본 적도 없었는데. 그래서 일요일 사실 너무 슬플 것 같아요. 저는 시골에서 자라서 갈 수 있는 극장도 없었고 부모님 하고 손잡고 영화 보고 그런 건 상상할 수도 없었어요. 그런데 처음으로 제 영화로 그런 경험을 한다니까 감회가 새롭네요.

 

이랑: 너무 아름다운 결말이다. 오늘 개봉 너무 축하드리고요. 두 분 감사해요. 앞으로 또 긴 여정을 두 분 같이 하셔야 되잖아요. 각오 한 말씀씩 부탁드립니다.  

 

모지민: 저는 저희 영화가 잘 되는 게 지금 가장 큰 소원이에요. 여러분 많이 봐주시고 저희 영화가 〈범죄도시 2이후로 천만 영화가 될 수 있도록. (박수)

 

이일하: 오늘 비도 많이 오는데 이렇게 와주시고 영화도 즐겁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그리고 저는 영화감독으로서 여러분들과 이렇게 얼굴을 마주하고 영화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는 것 때문에 영화를 만드는 것일 수도 있어요. 오늘 여러분들이랑 같이 얘기해서 너무 즐거웠고 정말 많은 에너지를 받고 갑니다. 열심히 해서 흥행도 한번 해보는 걸로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모지민: #영화모어 로 재미있는 감상평 많이 남겨주시고 네이버 영화에 한줄평, 별점 많이 높게 높게 쏴주시고 갈겨주세요.

 

이랑: 부탁드립니다.(웃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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