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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녹취_20080927] 전향적 다큐멘터리 배급의 전략, 일본과 한국의 사례

by Banglee 2008. 10. 1.

포럼1. 전향적 다큐멘터리 배급의 전략, 일본과 한국의 사례


일시 / 9월 27일(토) 오후 3시


초청 / 야마가미 테츠지로 (배급사 SIGLO 대표)

패널 / 김동원 (다큐멘터리 감독)

         김일권 (다큐멘터리 배급사 ‘시네마 달’ 대표)


사회 / 원승환 (독립영화배급지원센터 소장)


 

 

야마가미 테츠지로


시그로는 제가 만든 회사인데 올해 22년이 된다. 시그로는 영화제작회사이며 배급회사이다. 지금까지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만들어 왔고, 40편 정도로 다큐멘터리가 압도적으로 많고, 극영화는 열편 정도. 그리고 우리가 제작한 영화 이외에 일본 내 다큐멘터리, 해외 다큐멘터리를 배급해왔다.

기본적으로 자기가 만든 영화는 자기가 배급하게 되는데, 옆의 김동원 감독의 <송환> 같은 경우엔 씨네콰논과 함께 배급을 하였고, 그 외에도 시그로의 극영화는 다른 회사를 통해서도 배급을 하고 있다. 그러나 자기가 만든 다큐멘터리의 경우 자기가 배급, 선전하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

다큐멘터리의 경우 테마(주제)가 다양하고 배급방식 또한 하나하나 전부 다르기 때문에 그 전에 했던 배급방식을 참고하는 일은 아주 적고, 제각각 정성스럽게 공개하는 방식을 찾아낼 수밖에 없다.


배급의 현황에 대해서는 일본의 영화에 대해 공부한 바 없기 때문에 체험으로 알고 있는 바를 말할 수밖에 없는데, 우선 다큐멘터리에 한해서만 말씀드리겠다. 일본에서는 한해 470편의 작품이 있고, 이중 극장에서 제대로 공개되는 다큐멘터리는 열편 내지 스무편 정도 밖에 없다. 그러나 극장 이외의 다른 방식, 특수한 방식, 영화제에서 상영됐던 다큐멘터리의 수를 합치면 아마 100편, 혹은 200편이 더 추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정말 획기적으로 증가하는 이유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텐데, 그 중 하나가 일본 내 영화학교에서 졸업생들이 제작하는 다큐멘터리가 몇 십 편 되지 않나 생각한다.


십년 동안 가장 크게 변한 흐름에는 제작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었다는 것 일 텐데, 그 중 기자재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었다. 70년대 내가 다큐멘터리를 제작했을 때는 16mm로 찍었는데, 제작비에 대한 부담이 컸었고, 쉽게 영화를 찍을 상황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 상황은 80년대 중반까지 이어졌다.

80년대 중반부터 비디오로 다큐멘터리를 찍는 경우가 늘어났는데, 그때는 극장에서 개봉하는 상황은 아니었다. 키네코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에 제작방식은 바뀌었지만, 공개되는 방식은 바뀌지 않았다. 지금은 지방에서도 프로젝터로 상영할 수 있는 극장이 늘어나기 시작했지만 그것은 정말 최근의 일이고, 그렇다 하더라도 비디오 상영이 가능한 극장은 아마 10-20%정도이지 않을까 한다. 그렇게 적은 극장에서 다큐멘터리가 상영되기 때문에 굉장히 드문 일이 될 수밖에 없다.

또 하나의 문제는 작품수가 늘었기 때문에 어느 극장에서도 장기간 상영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건 극영화, 다큐멘터리 모두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 히트를 쳐도 2주 정도 관객이 오고, 그 후는 관객 수가 줄어들고, 늘어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다른 작품으로 계속해서 바꿔가는 방식으로 영화를 틀고 있다. 영화의 작품 수가 많아지면 그만큼 더 많이 개봉하게 되는 논리가 있다.

같은 다큐멘터리이지만 <볼링 포 콜롬바인>, <화씨 911>같은 경우를 제외하고, 우리가 만든 영화를 개봉했을 때 1만 명 내지 3만 명이 오면 큰 히트를 쳤다고 할 수 있다. 일 년 동안 3만 명 정도의 관객이 모였던 영화는 <개미군대>, <야스쿠니>, <미이케>, <꽃은 어디로 갔나>정도였다.

이런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은 보통 객석이 100석 정도 되기 때문에 장기상영을 하지 않으면 이런 정도의 관객을 모을 수 없다. 그만큼 장기상영하는 극장은 정말 드물고, 작품마다 다른데, 어떤 영화는 일시적인 히트를 치지 않아도 관객이 따라오는 영화가 있다, 그런 영화들이 2주 내지 3주 사이에 판단되고 관객 수에 따라 짤리게 된다.


대체로 일본에서는 “도쿄에서 동원하는 관객수 = 기타 지역에서 동원할 수 있는 관객수”입니다. 즉, 50%의 관객이 도쿄에서 동원이 된다. 그래서 극장 상영만으로 모을 수 있는 관객은 정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시그로에서는 극장 이외의 자주상영방식으로 상영을 한다.

이것은 효과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는데, 극장에서 공개할 경우 선전(홍보)은 거의 우리가 하는 반면, 자주상영의 경우 선전은 지방마다 있는 그룹들이 한다.

또한 자주상영의 좋은 점은, 가능한 감독들을 상영회에 부르는 것이다. 감독을 부르고 강연을 부탁해서, 영화상영료 말고도 강연료가 지불되는, 구체적으로 감독의 교통비, 숙박비는 감독 자신이 부담하게 되고, 그 외 3만엔(30만원 정도)의 강연료를 받게 되는데, 이것은 굉장히 큰 힘이 된다.

영화감독의 경우, 영화가 만들어지는 사이엔 괜찮은데, 영화가 완성되고 난 후 수입이 없어 생활이 어려워진다. 이 때 상영회를 가지면 한 달에 네댓 번 상영회를 가게 되는데, 보통 주말에 가게 되고, 전국 여러 지역을 가서 상영회를 하면 감독의 생활이 어느 정도 보장이 된다. 또한 감독이 여러 지방을 돌아 다니면서 여러 테마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도 되고, 직접 비평을 듣게 되어 여러 가지 좋은 점이 있다.

그런데 이것은 시그로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방식인데 일본에서 다큐멘터리 감독은 제작, 선전 모든 것을 하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감독료를 지불할 수 밖에 없고, 결국 이러한 방식은 시그로에서밖에 할 수 없게 된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몇몇 히트 친 영화를 말씀드렸는데, 그 영화들은 모두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 사회적 주제를 확실히, 뚜렷하게 가지고 있는 영화가 자주상영을 할 수 있다. 이처럼 알기 쉬운, 이해하기 쉬운 테마를 가지고 있지 않은 영화의 경우 -예술영화, 사적영화-의 경우는 자주상영방식이 힘들다.

마지막으로 일본에서는 야마가타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해왔던 역할을 정말 무시할 수 없다. 그들 덕분에, 그 시대마의 사회성을 볼 수 있고, 작품성으로 작품을 평가하는데 큰 공로를 세웠다.


원승환

한국에서도 극장 개봉하는 다큐멘터리가 있고, 극장/ 극장 밖에서도 만나는데, 그런 만남을 적극적으로 하기 위해 배급사가 필요하다. 독립영화배급사 ‘시네마 달’의 김일권 대표로부터 소개와 배급방향을 듣겠다.




김일권

시네마 달은 배급을 시작한지 두 달 정도 되었다. 시그로는 22년이 됐는데, 우리는 막 태어난 셈이다. 같이 일하는 이상엽 피디가 작년부터 다큐멘터리 전문 배급을 하겠다면 왕성한 활동을 하였고, 개인의 작업이 아닌 조직적으로 같이 해보자 하여 시네마 달(이하 달)을 만들었다. 달도 마찬가지로 배급사이며 제작사이다. 그러나 우리가 만든 극영화를 우리가 배급하지 않는다는게 원칙이고, 가능하면 다큐멘터리에 올인하자 하여 독립영화전문배급사로 되어 있지만 다큐멘터리를 전문으로 배급하고 있다.


현재 60편 정도 계약해서 배급할 예정이고, 목표는 연내 안에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를 다 할 계획이고 100편 정도의 라이브러리를 만드는 것이다.

첫 계약작이기도 한 <동백아가씨>를 첫 개봉작으로 선정하였고, 극장개봉, 공동체상영, 해외배급, 다큐멘터리 제작에 이르기까지 모든 배급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극장 개봉으로 <송환>, <우리학교>, <비상> 등 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은 작품들이 있지만  개봉하지 못한 작품이 많고, 극장 개봉 자체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우선은 공동체 상영에 실질적인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내부적으로 통계를 내 본 결과, 1만명 이상의 대박 작품을 제외하고 나머지 작품들은 극장에서 개봉하여 관객 수가 적게는 3백명, 많게는 3천 명 정도가 일반적인 것 같고, 1천 명을 넘기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5백명을 넘으면 선방했고, 그 이상이면 히트를 한 건데, <어느 날 그 길에서>가 3천 명, <우린 액션배우다>가 1만 명을 넘었다.

작년 인디스페이스가 생기면서 1년에 5편 내외가 극장에서 개봉하는데, 만들어지는 다큐멘터리는 대략 60-70편, 장편만 보면 적으면 10편, 많으면 20편 정도 만들어지는 걸로 알고 잇다. 그 중 다섯 편 정도가 개봉하고, 3-4년 주기로 1만 명 넘는 작품들이 하나씩 나오는 것 같다.


영화 성격에 따라 공동체 상영이 잘 되는 것이 있는데, <안녕, 사요나라>, <어느 날 그 길에서>처럼 시민단체, 노조, 학교 등에서 공동체 상영이 잘 되는 작품이 있는 반면, <택시 블루스>같은 경우 노조와 하고 싶어도 택시 노조는 워낙에 바쁘기 때문에 공동체상영이 힘들었따. 작품 주제나 성격에 따라 많이 다르다.


기본적으로 공동체 상영에 방점을 두는 것은 사회적 이슈가 잇는 것만 작품을 보진 않기 때문에 공동체 상영에 대한 네트워크를 최대한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다양한 기획, 방식으로 공동체 상영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했다.

점점 한국사회도 시민단체, 자치모임, 풀뿌리가 많이 생겨나는데, 단체나 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관심의 영역이 굉장히 다양해졌다. 환경의 문제가 예전엔 관심 밖이었다면 지금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 것처럼.


지금 가장 안 되고 있는 부분의 하나가 방송에서 상영되는 다큐멘터리가 많이 없다. 그것을 뚫어서 배급의 범위를 넓혀야겠고, 해외쪽 배급을 많이 해야 겠다. 일단 영화제를 중심으로 많이 알리고, 일본 같은 경우 한일 문제를 다룬 영화의 경우 자주상영을 하고 있지만, 우리쪽에서 뭔가 소극적이었던 것 같다. 좀더 활로를 찾아야 할 것이다.

지금 다큐멘터리 영화가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규모 있고,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잇는 상태에서 제작되는 다큐멘터리가 필요하다. 프리 프로덕션부터 후반작업까지 펀딩을 잡아서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있다.

생긴 지 두 달 밖에 안되어서 끝까지 버틴다는 내부적 목표이고, 시그로가 22년 동안 4억 엔 정도의 빚이 있다고 들었는데, 우리도 22년 지나면 40억의 빚을 지고 있어야 하는 생각이 들면서 우선 버티어야 할 것 같다.



야마가미 테츠지로


빚이 있긴 하지만 연간 3-4억의 수입은 있다. 시그로가 22년 동안 할 수 았었던 비결에는 극영화를 계속 하고 있었던 것이 크다. 대체로 우리가 만드는 극영화는 제작비가 2-3억엔 정도이고, 그 영화의 제작위원회를 시그로가 중심으로 하는데 제작비가 일단 시그로에 들어오게 된다. 즉, 극영화의 경우, 회사가 여럿 모여서 하니까 일단 제작비는 쓰지만, 2-3억엔의 돈이 들어오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다큐멘터리 제작비도 마련되는 흐름이 있다. 다큐멘터리는 기간은 오래 걸리지만, 제작비는 다 회수해왔고 평균 5년 정도 걸린다. 즉, 몇 번이나 상영되는 영화를 만드는 게 중요하고, 결국은 작품성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김동원 감독의 <송환>도 몇 번을 봐도 눈물 나고 감동 받는다. 그런 작품은 제작비를 회수할 수 있다.



원승환

<송환>의 배급은 일본에서는 시그로, 한국에서는 인디스토리와 아트플러스시네마네트워크에서 극장 개봉을 하고 푸른영상에서도 비극장상영, 현재 ‘시네마 달’에 배급이 맡겨졌는데, 많은 경험이 있으시니 한국과 일본을 비교해서 기대하는 것이 생각하는 바를 김동원 감독으로부터 듣겠다.



김동원


얘기를 듣다 보니 몇 가지가 생각난다. 일본의 다큐멘터리와 한국의 상황을 비교해보면 비슷한 점도 많고 우리랑 비교해서 수치적으로 앞선 게 있다. 예를 들어 제작편수가 일본은 70-80, 한국은 20여 편이라는 차이가 있고, 일본을 몇 번 가면서 느낀 건 일본이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조금 앞선, 다큐멘터리도 일본은 60년대부터 독립다큐멘터리가 시작된 반면, 우리는 80년대부터 시작. 20년 앞서 있고, 규모도 조금 크고, 인구학적으로도 관객 수가 많고, 우리보다는 유리한 상황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그것은 양적인 비교일 뿐인 것 같다.

부러운 점은 질적인 문제, 커뮤니티의 문제이다. 야마가타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만 보더라도 인디다큐페스티발과 비교하면 가장 극적인 비교가 될 수 있는데, 다큐멘터리 문화로서 인정되는, 소사이어티가 구성되어 있어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고, 직/간접적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런데 우린 달랑 다큐멘터리하는 사람들 뿐이고, 그런 것을 벗어나지 못하고 확장하지 못한다.

시그로처럼, 지금보다 더 많은 관객이 와주고, 다큐멘터리쪽에서 일어나는 일에도 관심을 가져주는 네트워킹, 인맥이 없는 것 같다. 일본에서 술자리에 가면 만화가도 있고, 극영화 사장도 와있는데, 우리는 우리뿐이다. 이게 우리의 액티비즘의 전통, 뿌리가 되고 있는데, 지금은 그것을 확장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극장이나 지역사회에서 전향적인 배급을 한다고 했을 때는 우군들이 필요하다.

다큐멘터리에 관한 생각들을 우리 스스로 확장시킬 필요가 있고, 작품들의 작품성도 좋아야 하지만 여러 가지 일상적인 활동 안에서 영역을 넓혀나갈 필요가 있다. 그래야 극장 배급이든, 대안 배급이든, 배급 활동이 좀 더 원활하게 진전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야마가미씨가 동갑인데, 나보다 어리게 보이는 것도 부럽고, 미나마타 시리즈로 유명한 츠치모토 노리아키 감독의 조감독 출신으로 제작부터 시작해 직원이 11명인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것도 부럽다. 다큐멘터리가 그런 게 있다. 사업성이라는 것이 한국에서는 갸우뚱하게 되는, 우리는 가장 최저의 제작비로 조금만 빚지자는 생각으로 하고 있는데, 시그로의 경우 한 편당 제작비가 얼마나 되는지, 제작비가 회수된다면 그 비율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아웃 오브 플레이스>같은 경우 제작비도 많이 들어갔을 텐데 어떻게 회수되는지 궁금하다.



야마가미 테츠지로

<아웃 오브 플레이스>는 이미 회수됐을 거라 생각한다. <아웃 오브 플레이스>의 경우 제작비가 5천 만엔(5천 만원) 정도이고 그 중 3분의 1은 국가 조성금을 받았다. 그리고 DVD 미니멈 개런티로 1천 2백만엔, 케이블방송에 6백 만엔, 극장배급으로 1천 만엔을 받았다.

제작비가 많이 든 이유는 두가지 정도가 있는데, 먼저 감독의 개런티로 18개월 정도, 다른 스텝들의 근속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인건비가 많이 들었다. 또 한가지, PAL방식으로 작품을 찍었는데, 프랑스에서 35mm 필름으로 키네코 하는 비용이다. 이야기에서 약간 벗어난 거지만 오늘 오셨던 관객들은 필름이 아니어서 안타까웠는데, 35mm필름으로 보면 굉장히 아름다운 영화이다. 비디오의 경우 비디오와 프로젝터의 30프레임이 연결되어 계속 그림을 보게 되는데, 필름은 24프레임으로 실제로 보고 있는 시간은 반이 된다. 이것이 영화가 인간에게 주는 부드러움이 아닐까, 자극이 전혀 다른 게 아닐까 생각한다.



원승환

일본에서 <송환일기>의 관객은 어느 정도 들었나요.


 

야마가미 테츠지로


송환은 안타깝게도 우리들이 힘이 모자라 히트를 칠 수 없었다. 관객이 1만 6천-7천 명 정도인것 같고, 씨네콰논에서 선전비를 많이 들였고, 올해 안에 DVD 계약을 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되면 내년엔 김동원 감독님께 상영료를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핑계지만, 이 영화가 개봉됐을 때, 일본과 북한의 관계로 인해 선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김동원

직접 물어보고 싶었지만 못 물어봤었는데. 첫 날 예측을 할 때는 10만을 바라보았는데, 기대에 못 미친 숫자였지만, 굉장히 고맙고 감명 깊었던 건 8개 도시를 순회하는 계획을 미리 잡아놓고, 최저 2주 상영을 보장하는 계획을 가지고 시작하더라. 결과는 신통치 않았지만, 결국은 그 계획대로 상영한 것 같고, 실제 2만 명 정도면 상상 이상이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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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22년 동안 배급사를 운영하셨는데, 그 동안 시그로의 변화가 있었을 것 같다. 그런 변화가 배급방식에 어떤 영화을 미쳤는지 묻고 싶다.



야마가미 테츠지로


자기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해왔는지 잊어 버릴 정도로 힘들었다. 네 번 정도, 안되겠다, 도망쳐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 있다. 그러나 행운이, 그럴 때마다 도와주는 사람이 나타났고, 나를 지원해주는 사람이 나타났는데, 생각해보면 그것은 만들어왔던 영화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 신념이 아니라 작품이 그런 신념을 만들어줬다. 지금도 그렇지만 돈이 눈 앞에서 있어서 영화를 만들자 한 건 아니고 작품이 있어서 그냥 만들기 시작하는 거다. 이것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데, 먼저 시작해야 한다, 돈을 번 다음 영화를 만들 생각을 하면 안 되고, 정말 영화를 찍고 싶으면 먼저 시작해야 한다.


관객

지금까지 세 편 정도의 작품을 했는데, 한편은 기획, 두 편은 장편이다. 월급을 받으면서 작품을 하는게 꿈이고, 지금 작품도 다른 일을 계속 하면서 만들고 있는데, 상영작품의 감독 개런티가 어느 정도 되는지 궁금하고, 일본도 처음부터 감독을 고용해서 제작하진 않았을텐데, 언제부터 그런 시스템이 된 건지, 또 일본의 시그로와 같은 제작, 배급사가 있는지 궁금하다.



야마가미 테츠지로


시그로 외에는 잘 모르는데, 저는 시그로 전에 청림사라는 제작회사에서 일하면서 정말 힘들었다. 담배값, 술값은 나오는데 개런티는 없고, 정말 이상하다 생각해서 시그로 시작할 때 처음부터 돈을 주었다. 그런 결과 시그로에서는 열 한명의 스텝을 고용하고, 두 명의 극영화 작가와 한 명의 다큐 작가를 고용하여 영화를 제작하고 있지 않은 제작기간 외에도 급여를 주고 있다. 대신 영화가 완성된 후 2년 정도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영화와 함께 강연을 하고 다니는 식으로 감독의 생계는 유지된다. 시그로와 같은 방식으로 하고 있는 회사는 아마 없는 걸로 알고 있다.


관객

일본의 경우, 방송국에서 제작지원, 혹은 공동제작의 형태로 다큐멘터리가 제작되는 경우가 잇는지, 그리고 방송다큐멘터리와 독립다큐멘터리가 구분이 되는지 알고 싶다.



야마가미 테츠지로

참 어렵다. 일본의 경우 NHK에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기획적인 다큐로 그 경우가 드물다. 그럴 경우 방송권을 방송국이 가지고 방송 버전으로 바꿔서 방송한다. 또한 해외 영화제에 출품하는 경우는 있지만 극장에서 개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리고 민간 방송의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고, 있다면 야생동물을 다루는 다큐멘터리 정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일본의 경우, 다큐멘터리 감독이 TV에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시그로의 경우 NHK에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점은 TV에 판매를 하거나 DVD 미니멈 개런티를 파는 것이 일본회사가 개봉되어서는 아니고, 친구들이 있어 사주는 것이다. 결국 인맥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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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권 

두 달 밖에 안됐는데 시그로처럼 되기를 빌어주시고 열심히 하겠다.


김동원

일본이 앞서 있고, 유리한 조건이 있긴 하지만, 우리도 방송과 다큐의 연계가 원활하진 않다. 우리는 최소 지난 10년 동안은 조건이 좋았다. 일본은 정부지원이 거의 없다. 반면 이런 극장을 개인이 운영하고 많은 후원인이 있고, 개인회원들이 제작기금을 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점에서 분발해야 하고, 제작부터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대안적 방법으로 제작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야마가미 테츠지로

정말 영화를 만드는 일은 힘들지만, 개인의 힘이 크다. 인간을 믿을 수밖에 없다. 시네마 달이 꼭 성공하길 바란다.

올해 막내가 대학을 졸업한다. 이제 양육에서 해방된다면 영화에 대한 의욕을 잃지 않을까, 노년이 되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럼에도 영화를 만들 수밖에 없다. 거기엔 빚의 힘이 있지만, 어찌 되었든 계속 할 수밖에 없고, 계속 하고 싶고, 기회가 된다면 공동제작을 꼭 하고 싶다.



20080927@INDIE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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