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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_Choice] <레드 마리아> : 뜨거운 연대의 이름

by indiespace_은 2016. 10. 12.





[인디즈_Choice]에서는 이미 종영하거나 극장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이 코너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은 독립영화 전문 다운로드 사이트 '인디플러그'(www.indieplug.net)에서 

다운로드 및 관람이 가능합니다.


인디플러그 <레드 마리아> 다운로드 바로가기 >> http://bit.ly/2erkYHY






<레드 마리아> 리뷰: 뜨거운 연대의 이름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형주 님의 글입니다.



한국, 일본, 필리핀의 여성들. 카메라는 세 국가의 10명의 여성들을 따라다닌다. 직업도, 가치관도 다양한 이들을 특별한 구분과 연결 없이 보여준다. 한두 명이 아닌 열 명의 이야기가 모여 그려내는 여성은 얼핏 세상 모든 여성을 담아내려는 욕심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이는 여성을 설명하는 정말 적절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여성학자 뤼스 이리가라이는 여성을 이렇게 설명한다. 


“그녀는 하나도 아니지만 둘도 아니다. 엄밀히 말해서 여성은 한 사람이라고도 또 두 사람이라고도 말할 수 없다. 

여성은 모든 정의를 다 거부한다. 더 나아가서 그녀는 ‘적당한’ 이름이 없다.” 


이들을 구분 짓고 정의 내리는 건 불가능하다. 단지 다양한 흔적들을 가진 ‘배’를 가지고 각자의 노동으로 실존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이들이 부끄럼을 이겨내고 배를 보여줄수록 논리를 넘어선 몸의 대화가 생겨난다. 영화는 몸의 대화를 통해 한번도 마주친 적 없는 여성들에게 새로운 연대를 생산해낸다. 






이 연대가 그들에게도 결코 녹록한 것은 아니다. 성폭행 피해자가 성 노동자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생각은 지난한 고통의 시간을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도구, 방편으로서의 몸이 다양한 인물들, 이야기들과 함께 점점 더 확장된 의미를 갖는다. 생리를 하고 섹스를 하고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는 배. 이들의 몸은 도구라도 부끄럽지 않으며 그들만의 특수성을 만들어 낸다. 이 특수성은 단순히 ‘어머니’가 될 잠재성만은 아니다. 





“여성성보다 모성의 특권으로 이해된다면… 권력에 대한 경쟁에서 여성은 자신이 입술들(성기)로 취한 쾌락을 상실한다… 

그녀는 의심할 여지없이 어머니, 그러나 처녀 어머니이다.”


이리가라이의 말처럼 영화 속 스치는 그녀들의 배들은 ‘숭고한 모성애’로 귀착되지 않는다. 영화는 그보다 노동 아래서 찾아지는 그녀들의 권리, 불합리, 즐거움, 생계 등을 부지런히 담는다. <레드 마리아>, 그것은 모든 처녀 어머니들의 뜨거운 연대의 이름일 것이다.



* 인용_ 『하나이지 않은 성』, 뤼스 이리가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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