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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_인터뷰] <망대> 문승욱 감독과의 인터뷰. 우리는 어디에서 살고 있는가?

by indiespace_은 2015. 3. 17.

[인디즈_인터뷰]


<망대>문승욱 감독과의 인터뷰
우리는 어디에서 살고 있는가?




 SYNOPSIS 

 

2030당신이 지키고 싶은 현재는 어디입니까?

춘천 망대를 지키기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2030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타임머신이 개발되면서 사람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잃어버린 추억이나 사랑을 찾아 과거로 여행을 떠나가기 시작했다정부는 과거로 떠나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을 불법 체류자로 규정하고 이들을 쫓기 위해 시간 감시자들을 과거로 보내게 된다그리고 시간 감시자들은 2013년 춘천에 존재했던 망대라는 건물이 불법 체류자들의 은신처라는 첩보를 접한다.

 

춘천 약사동 언덕 위일제 시대 때 화재 및 죄수들을 감시하기 위해 지어진 망대는 춘천에서 가장 오래된 옛 건축물 중 하나이다.망대는 한국 전쟁의 폐허 속에 살아 남았다마치 등대처럼 폐허 속에서 길을 잃은 피난민들에게 나침반이 되어 주었고 하나 둘 망대로 모여들어 마을을 형성하였다그리고 한국에서 가장 좁고 지저분한 아리랑 골목길을 갖게 된다망대 마을은 더 이상 쓸모 없는 망대처럼 소외된 주변부였다덕분에 망대와 주민들은 서로에 대한 추억과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할 수 있었다하지만 2013,변화의 물결은 망대도 피할 수 없었고 곧 아리랑 골목길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는 것미래에서 온 불법 체류자들은 망대가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써보지만 시간의 위력 앞에 하나 둘 좌절하고 절망한다.

 

2030아무도 바라보지 않았지만 늘 우리를 지켜보았던 망대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까?





 INFORMATION 

제목 망대 WatchTower

감독 문승욱

출연 박창학(시민 운동가), 이종환(약사동 주민), 

                최돈만(약사명동 노인회장), 이민옥(약사동 반장), 서현종(화가), 

                이광택(화가), 정현우(화가), 정성여(기대슈퍼 주인), 

                길영순(망대 앞 집 할머니), 목영수(사진 배우는 망대 주민)

장르 시간여행 다큐멘터리

제작년도 2014년

상영시간 66분

관람등급 전체관람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양지모, 전지애 님의 글입니다.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는 많다. 특히 재개발 문제를 다룬 경우 지지자와 반대자의 치열한 다툼과 공방은 빠지지 않는다. 그런데 <망대> 부분이 빠져 있고, 대신 시간여행이라는 기묘한 SF 설정이 들어와 있다. 과정이 아닌 결과로의 사유, 영화는 망대 철거를 돌이킬 없는 일로 규정하며 시작하고 있었다. 호기심이 생겼다. 질문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Q.  영화 <망대> 기획하게 계기가 있는가?

 

A.  처음에는 망대가 있는 마을이 철거가 된다고 하여 마을 주민들과 문화 단체들이 마을이 사라지기 전에 마을을 기록하자고 했다. 단순 기록으로 갔다가 아시는 부탁으로 너무 마을이 좋아서 조금씩 조금씩 찍다 보니까 길어졌다.

 

Q.  영화 촬영 당시에 어려운 점은 없었는가?

 

A.  특별하게는 없었다. 젊은 사람들은 이미 떠난 상태였다. 그래서 살았던 젊은 사람들을 만나려고 했더니 다들 인터뷰를 한다고 하더라. 그들이 떠난 이유는 재개발 때문이다. 남아있는 젊은 사람들은 재개발이 무조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아파트에서 있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를 싫어했다. 젊은 사람들의 입장이 실릴 수가 없었다. 찍고 싶었는데 그게 어려웠다.

 

Q.  촬영하면서 원래의 계획과 달라진 있는가?

 

A.  다큐멘터리라 애초에 정하고 아니어서 찍으면서 조금씩 살을 붙였다. 그래서 애초에 정해놓은 것이 없었다.

 

Q.  영화 오프닝에 등장하는 2030년의 풍경은 현재 서울의 모습이다. 그런데 중에서도 남루한 도시의 뒷모습을 담았다. 이유가 있는가?

 

A.  1970년대 살던 사람이 지금(사는 모습) 보면 엄청 신기할 것이다. 미래지만 미래의 어떤 허점 같은 , 부분들, 쓸쓸한 모습들을 더욱더 망대 마을과 비교될 있도록 했다.

 

Q.  다큐멘터리 영화인데 특이하게 타임머신이라는 소재를 사용했다. 특별히 타임머신을 사용한 이유가 있나?

 

A.  개인적으로 다큐멘터리라고 하는 장르가 자유롭다고 생각한다. 나보고 할머니들이 서울 어디에서 왔느냐? 묻기에 분당이라고 하니까 아줌마가 분당? 좋겠다. 하더라.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마을 주민들이 5, 10 꿈꾸는 미래가 분당이더라. 내가 미래에서 왔네.그런 생각이 들었다.

 

Q.  처음 영화의 소개 글을 읽었을 때는, 사라진 망대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를 가볍게 활용했으리라 추측했다. 그런데 정부의 엄격한 통제가 언급되고 '불법체류자' '시간감시관' 등장하는 SF 설정이 꽤나 구체적이다. 그렇게 이유가 무엇인가?

 

A.  내가 바라본 망대에 대한 해석이었다. 망대가 철거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어떤 이유에서는 시간과 싸우는 사람들이다. 그걸 재미있게 것이다. 나는 그걸 취재하러 사람이니까 허구적 상상을 가미하면 재미있어지겠다 싶었다. 하나의 맥거핀’(영화에서 긴장을 높이려고 사용하는 플롯의 장치. 자체로는 의미가 없지만 관객이 영화에 집중하고 긴장하도록 만드는 역할을 한다.) 같은 것이었다.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주제를 부각시키는 . 원래는 드라마틱하게 망대가 철거되기를 원치 않는 사람들을 범죄자로 몰아가고 싶었다. 왜냐하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재개발을 바라지 않는 사람들은 범죄자로 취급 받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시간을 거스르는 것은 범죄다. 감옥에 뿐이다. 시간을 보존해서 얻는 가치에 대해서 알려고 하지 않는다. 작품에는 언급이 되어 있지만 몇몇 그런 것이 있다.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지는 곳은 많지 않은 같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시간의 가치에 대해서 별로 중요하지 않게 생각한다. 예를 들면, 내가 유럽에 가서 인상 깊었던 것은 자기 아버지나 할아버지의 가방을 들고 다니는 , 결혼식 어머니의 드레스를 입는 등이 자연스럽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것을 산다. 그래서 공허한 것이 있다.

 

Q.  재개발을 소재로 하는 다큐멘터리가 많다. 그런데 접근법은 다르다. 픽션을 가미해서 <망대> 만들 어떤 것에 초점을 맞춰서 접근했는가?

 

A.  대부분이 싸우는 과정, 부조리한 것을 드러내고 하는데 나는 그런 입장을 취할 수가 없었다. 아직 싸움이 없는 곳이었다. 애초에 싸움을 찍는 목적이 아니었고, 마을에서 느꼈던 좋은 정취가 3자에게 전달됐으면 했다.

 

Q.  영화에서 망대 등대같다고 표현했다. 어떠한 측면에서 망대의 첫인상을 등대로 느꼈는지 궁금하다.

 

A.  지상에서 봤을 때는 느꼈다. 그런데 올라가서 보니까 등대처럼 보이더라. 6.25전쟁 끝나고 나서 고향을 잃은 사람들이 그걸 보고 마을로 다시 모여들었다고 한다. 그럼 등대 아닌가?

 

Q.  <망대> 재개발에 대해 색다르게 접근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재개발이 시작될 가장 문제가 되는 측면은 보상금, 돈이다. 하지만 <망대> 건축물에 관련된 추억, 건축물의 주변에 형성된 유대감에 초점을 두었다. 전자가 아닌 후자에 초점을 맞춘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A.  보상금 단계까지는 가지 않았고 내가 관심 있던 것은 년의 시간이 서려 있는, 곳이었다. 그것은 보상 받을 없는 것이다. 보상금 문제와는 다른 문제다. 아파트에 살게 되면 직선만 계속 보게 된다. 그래서 심리도 점점 날카로워진다고 한다. 그러니까 자살이 많을 수밖에 없다. 전통적인 마을의 경우에는 직선이 거의 없다. 구불구불한 길이 많다. 마을이 원형으로 보존이 되어 있더라.

 

Q.  구체적인 SF 설정이 등장하는 오프닝을 보며 어떻게 결말을 지을까 궁금해 하며 봤는데 생각보다 끝이 간단하다. 조금 임팩트 있는 결말이 가능했음에도 이렇게 끝낸 이유가 무엇인가?

 

A.  어떻게 끝냈어야 했을까? 반란?(웃음) 마을은 시간의 싸움에서는 지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그렇게 결론을 지었다.



Q.  엔딩에 등장하는 내용이 인상적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A.  해피엔딩이 아니다보니까 멜랑꼴리하게 끝났다. 그게 입장인 같다. 나는 마을에 사는 사람도 아니고 싸우는 사람도 아니니까 3 입장에서 마무리를 하게 됐다.

 

Q. <망대> 6 서울국제건축영화제(2014) 초정작이기도 하다. 건축물과 관련된 작업을 하면서 건축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을 같은데, 영화를 촬영하면서 관심이 생긴 다른 건축물이 있나?

 

A.  원래 건축을 좋아했다. 예전에 만든 극영화에서도 건축이 되게 중요하게 쓰였었다. 기회가 되면 하고 싶다. 관심 있는 아파트다. 아파트라는 우리가 만든 개념이 아니다. 코르뷔지에라는 유명한 건축가가 있었다. 기능적으로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저렴하게 공간을 확보해서 있는, 그런 것을 개발했던 건축가였다. 뜻은 좋았는데 그게 아시아로 오면서 흉물이 되어 버렸다. 그런 건축물에 관심이 있다.

 

Q.  그럼 차기작은 아파트가 되는 건가?

 

A.  맞다. 차기작은 아파트다. 특수한 아파트인데, 영구 임대 아파트이다. 우리나라가 나에게는 되게 SF적이다. 그래서 헐리우드가 좋아하지 않는가. 세빛섬만 해도 악당의 연구소로 나온다.(웃음)

 

Q.  전작 <시티 오브 크레인>(2009)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려 나날이 바뀌어가고 있는 인천의 모습을 포착하고자 시도했고, 이번 <망대>에서는 사라지는 망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공간의 변화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갖는 이유가 무엇인가?

 

A.  영화라는 예술이 공간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없다. 찍는 공간이다. 그래서 영화와 건축이 친한 것이다.

 

Q.  <나비>(2001) <로망스>(2006) 같은 극영화를 연출하다가 다큐멘터리를 연출하게 계기나 이유가 있는가?

 

A.  일확천금을 꿈꾸고 부귀영화를 누리겠다며 만든 영화가 쫄딱 망했다. 그래서 겸허해지고 현실을 직시하자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다큐멘터리를 하게 됐다.

 

Q.  자본의 영향을 받은 것인가?

 

A.  그런 것도 있다. 자유롭게 찍고 싶었다. 현실과의 대화도 하고 싶었다.

 

Q.  기회가 된다면 SF 찍을 생각이 있는가?

 

A.  다음 영화는 아파트라는 공간에 살아가는 기이한 사람들에 대한 것이다. SF 표방하지 않더라도 부조리하고 기이한, 이런 현실적인 것들은 계속 같다.

 

Q.  영화는 예술 중에서도 자본을 요하는 매체이다. 그래서 마냥 작가주의만을 주장할 없는 부분이 있지만, 문화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그런 존중 받고 어느 정도 찍을 있는 여건이 되는 맞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에 대한 열의는 있는데 현실 때문에 고민하는 요즘 독립영화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A.  조직화가 중요한 같다. 혼자서 하는 것보다는 어떤 형태로든지 상업적인 논리에서 벗어나는 것을 하려면 뭉쳐야 한다. 상업적인 논리 밖에서 영화를 만들 작업을 하는 방법을 예로 들자면, <망대> 경우에는 단편 기록으로 시작했지만 틈새가 보여서 공략을 했다. 상업영화는 가지 룰만 지키면 투자 받을 있는 것이지만, 예술영화는 준거 틀이 없다. 그래서 외로운 싸움을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건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 어느 정도 규모에 도달을 하면 자신도 남을 도와야 한다. 연대를 해야 작업이 의미 있고 지속적일 있는 같다.

 

Q.  마지막으로 영화 <망대> 관객들에게 하고픈 이야기가 있다면?

 

A.  보러 극장에 오는 것만으로도 정말 신기하다. 공장에서 만들지 않고 가내 수공업 방식으로 만든 것이다. 그것대로의 맛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관심, 문승욱 감독은 가장 익숙한 다큐멘터리의 태도로부터 어쩌면 낯설기도 다큐멘터리의 방법을 이끌어내고 있었다. 물론 여기에는 많은 생각과 고민의 시간들이 있었음을, 그의 대답을 통해 있었다. 많은 관객들이 <망대> 통해서 번쯤 자신이 살고 있는 공간에 대해 생각할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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