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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생각보다 맑은, 기대보다 멋진 <생각보다 맑은> 인디토크

by 도란도란도란 2015. 1. 27.


생각보다 맑은, 기대보다 멋진 <생각보다 맑은> 인디토크

영화: <생각보다 맑은>_감독 한지원

일시: 2015년 1월 24일

참석: 한지원 감독, 엄상현 성우

진행: 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 최유진 사무국장

관객기자단 [인디즈] 손희문 님이 작성한 글입니다 :D







<생각보다 맑은>은 4편의 단편작품으로 구성된, 옴니버스 형식의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4편의 작품을 하나의 톤으로 묶을 순 없지만 꿈과 현실이 부딪히는 과정이 마냥 행복하진 않다는 것만은 매 작품 유사한 것 같다”는 한지원 감독의 말. 하지만 들여다보면 모두 그들의 삶과 사랑에 보내는 편지 같다는 생각이 든다. 20대에게 보내는 <럭키미>, 30대에게 보내는 <사랑한다 말해>, 10대에게 보내는 <코피루왁>, 그리고 <학교가는 길>에서 보여주었듯 강아지 ‘마루’도 보살피는 사려심까지. 생각보다 맑은, 기대보다 멋진 인디토크 현장을 전한다. 이 날 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 최유진 사무국장이 진행을 맡았고, 엄상현 성우도 함께 자리를 해주었다.

 

 

최유진 사무국장 (이하 최): <생각보다 맑은> 한지원 감독님과 첫 번째 단편 <럭키미>에서 ‘두식’을 연기해주신 엄상현 성우님과 함께 하겠습니다.

 

한지원 감독 (이하 한): 안녕하세요. 방금 보신 <생각보다 맑은>을 만든 한지원입니다. 어제 개봉후 첫 GV에서 관객분들 반응을 보고 왔는데 떨림이 여전히 남아있어요.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하고, 이야기들을 많이 들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엄상현 성우 (이하 엄): <럭키미>에서 ’두식’을 연기한 엄상현입니다. 감독님도 이번에 영화에서 직접 목소리 연기를 하셨는데, 정말 잘하셨거든요. 저도 같이 작업을 하면서 놀랐었는데요, 관객 분들은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해요. (웃음)

 

한: 성우분께서 칭찬을 해주시니 어디 숨고 싶은데. 너무 감사해요.

 

최: 작품을 보시면서 느끼셨을 텐데 네 편마다 각각의 이야기들이 있고 다양한 내용들이 있어요.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어요. 두 분의 선택의 과정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어요. 감독님은 왜 애니메이션을 하게 되셨는지, 성우님은 성우를 어떻게 하시게 되셨는지. 그런 선택과 이면의 고민들을 들어보고 싶어요.

 

한: 저 같은 경우는 그림을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그렸어요.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하며 친구들을 만나서 다양한 그림을 그렸고, 만화동아리도 들었어요. 그러면서 앞으로 애니메이션이든 만화든 그림으로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확실하게 굳힌 건 17살 때였던 것 같고요. 어떻게 보면 자연스럽게 흘러갔던 것 같아요.

 

엄: 방금 감독님 말씀을 들으면서, ‘난 그때 뭐했지?’ 생각했어요. (웃음) 전 그냥 하루하루 재미있게 살고 싶었어요. 어렸을 때 이상한 목소리를 내면서 놀았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주변에서 “성우 해라”라는 말도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관객: 엄상현 성우님은 이번에 <럭키미>에서 양정화 성우님이랑 같이 연기하셨는데, 어떠셨나요?

 

엄: 좋았죠. (웃음) 쭉 같이 여러 작품을 함께해왔어요. <럭키미>도 같이할 수 있어서 좋았죠. 제안을 받고 난 후에 양정화 선배님이 저한테 연락을 주셔서 알게 되었어요. 녹음도 같이 했고요.

 

관객: 한지원 감독님은 어떻게 엄상현 성우님을 캐스팅하게 되었는지, 성우님의 젊었을 적 모습과  ‘두식’역이 얼마나 비슷하다고 느꼈는지, 얼마나 몰입하셨는지 궁금해요.

 

한: <늑대아이>에서 양정화 성우님과 엄상현 성우님의 조합과 톤이 맘에 들었어요. 자연스럽기도 하고, 속으로 삼키는 듯한 호흡과 연기 톤이 좋았어요. ‘두식’이 생각 없이 소심한 것 같지만 굉장히 감정을 많이 삼키는 착한 캐릭터인데, 그런 캐릭터와도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적격이라고 생각했어요.

 

엄: <늑대아이>를 하길 잘했네요. (웃음) 저도 학교 다닐 때 저런(극중 ‘두식’같은) 아이였죠. 더 꿈도 없고 헤헤거리며 노는 아이였는데, 녹음 하면서 저의 대학시절과 ‘두식’과의 공통점을 찾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근차근 자신의 인생을 진행시키려고 했던 점에서 비슷하달까. (웃음)

 




 


관객: 아무리 하고 싶은 일을 한다 해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을 텐데, 힘들 때 마음을 다잡은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한: 자기가 뭘 원하는지 파악하고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있어서는 누구나 막막한 게 사실이에요. 저 같은 경우는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대학시절부터 개인적으로 해왔던 것이 있었고, 그래서 이어서 졸업 후에도 계속 했어요. 그래서 크게 어려웠던 점은 없었습니다. 다만 힘든 것은 애니메이션을 혼자 작업하니 힘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이에요. 그리고 개인 작업을 하면서도 생계를 위한 일들을 해야 하는 것이 조금 버겁기도 해요. 그리고 전작이 맘에 안 드는 것이 원동력이 아닐까 해요. (웃음) 약간 부정적인 에너지인데요, 작업을 할 때는 오기로 하는 편이에요. 그런 오기를 경계하는 편이 아니라 에너지로 승화시키는 편인 것 같아요.

 

관객: 평소에 많은 유혹들을 어떻게 컨트롤하면서 작업을 꾸준히 하시는지 궁금해요.

 

한: 요즘엔 검색유혹이 굉장히 강한데요, 그래서 인터넷 선을 뽑아두기도 해요. (웃음) 스스로를 안 믿는 편인 것 같아요. 나가서 재미있는 것도 보고, 쇼핑도 하고 싶고, 인터넷도 하고 싶은데 그런 마음을 없애기 위해 원천적으로 차단하기도 하고, 작업을 하다 보면 오랫동안 친구들과 연락도 못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고립되어서 차단되기도 하죠. 사실 작품에 집중하면 다른 욕망이 사라져요. 작업에 주안점을 두고 생각을 하다 보면 다른 가치들이 점점 약해지는 시기를 겪게 돼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유혹에 초연해지게 되고요. 이게 권할만한 방법인지는 모르겠는데, 살다 보니까 그렇게 됐어요. (웃음)

 




 


최: 엄상현 성우님은 다양하게 수많은 작업들을 해오셨는데 애니메이션 작업에서는 국가별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요?

 

엄: 미국 애니메이션 같은 경우는 가족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가고 타깃 층이 넓죠. 아니면 아주 매니악하고요. 굉장히 디테일이 강하고 어려워요. 많은 자본이 들어가 블록버스터로 형성되기 때문이에요. 일본 애니메이션은 과장된 느낌이나 표현들이 많고, 한국 애니메이션은 담백해요. 극단적으로 말씀 드리자면 미국은 연기를 하길 원하고, 일본은 과장하길 원하고, 한국은 연기를 하지 않기를 원하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은 일상의 한 장면 같은 느낌이죠.

 

최: 감독님, 마지막으로 소감 한마디 부탁 드려요.

 

한: 좀 더 즐겁고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했어야 했는데 우울한 이야기들을 많이 한 것은 아닐까 조금 걱정스러워요. 사실 우리 삶은 영화 제목처럼 ‘생각보다 맑음’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앞으로의 작업도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생각보다 맑은>이 관객 분들께 즐거웠다면 감사하고, 아쉬웠더라도 그걸 양분으로 삼아서 다음 작품에서 뵐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생각보다 맑은>의 훈기가 밝은 웃음과 유쾌함으로 이어져 인디토크 현장은 활기를 띄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의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과 이야기들을 모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마냥 희망적인 이야기도, 교훈적인 이야기도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솔직하게 소통할 수 있음을 믿는 한지원 감독. 그녀의 행보에 앞으로도 많은 발전이 있기를, 더불어 한국 애니메이션도 약동하기를 고대하며 마침표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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