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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한국의 다큐멘터리 감독들] 홍형숙 감독 대담회 “나침반의 바늘이 흔들리는 한 그 나침반은 틀리는 일이 없다.”

by 도란도란도란 2014. 11. 4.


[한국의 다큐멘터리 감독들] 홍형숙 감독 대담회 나침반의 바늘이 흔들리는 한 그 나침반은 틀리는 일이 없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윤정희 님이 작성한 글입니다 :D

 


올해 6월부터 진행되었던 [한국의 다큐멘터리 감독들] 기획전이 어느덧 끝을 바라보고 있다. 10월의 감독으로 선정된 홍형숙 감독은 한국사회의 현실과 사상적인 문제들을 담으며 다양한 색깔의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다. 대담회에 앞서 자신의 다큐멘터리를 나침반에 비유했다. ‘나침반은 바늘이 흔들리는 한 틀리는 일이 없다라며 자신의 다큐멘터리의 일대기와 영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편하게 대담하는 시간을 가졌다.

 

1027일 대담회에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조혜영 프로그래머와 <두 개의 문> 김일란 감독 그리고 홍형숙 감독이 함께했다.

 


시계 방향으로 <두밀리, 새로운 학교가 열린다>, <변방에서 중심으로>, <경계도시>, <경계도시2>

 


- 두밀리, 새로운 학교가 열린다 : 소리 없이 사라져가는 두밀리 초등학교에 관한 이야기.

- 변방에서 중심으로 : 이 시대의 독립영화를 찾아 나서는 다큐멘터리

- 경계도시 : 간첩 혐의를 받고 있는 재독철학자 송두율 교수에 관한 다큐멘터리

- 경계도시2 : 송두율 사건과 관련하여 가려진 이야기와 한국 사회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왼쪽부터 조혜영 프로그래머, 홍형숙 감독, 김일란 감독

 



조혜영 프로그래머(이하 조) : 흔히 홍형숙 감독의 영화를 뜨거운 응시와 차가운 시선이라 말한다. 딱 들어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상영한 4편의 영화에 대한 의도와 영화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홍형숙 감독(이하 홍) : 내가 영화를 했던 세대는 선배의 영향력이 중요했던 세대였다. 그렇다 보니 선배를 많이 따라 다녔다(웃음). 원래는 보도 사진에 관심이 많았다. 어떻게 일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던 중에 서울영상집단을 알게 되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1987년부터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었던 것 같다. 그 후 이번에 상영된 4편을 포함한 여러 작품을 만들었다. 두밀 분교의 폐교를 반대하며 마을회관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던 두밀리 사람들이 투쟁을 담은 <두밀리, 새로운 학교가 열린다>(이하 두밀리), 한국 독립 영화의 과거와 현재를 성찰한 작업으로, 이 시기까지의 독립영화의 역사를 정리하고 독립영화가 당면한 고민에 대한 증언을 담은 <변방에서 중심으로>, 송두율 교수가 귀국한 2003년부터 일련의 사건들을 겪은 그가 다시 독일로 돌아간 2004년 여름까지를 기록한 <경계도시>, <경계도시2>가 있다.

 

: 오늘 오신 관객분들이 가장 많이 본 영화가 <경계도시><경계도시2>일 것 같다. 두 작품을 포함하여 4편 모두가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의 방향제시를 했다고 생각한다. 변화의 기점에서 물러서지 않고 오랫동안 밀고 나간 것이 대단하다. 영화를 실천하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님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당시의 작업 이야기를 듣고 싶다.

 

: <두밀리>를 하기 전 저주받은 데뷔작이 있다(웃음). 많은 감독은 저주받은 걸작을 꼽는데, 나는 무려 데뷔작이다(웃음). 삶의 자리와 투쟁의 자리, 주택 문제를 다룬 작품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에는 주택 문제가 굉장히 심각했다. 그 문제로 인해 자살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서울영상집단에서 출발해서 어깨너머로 배우면서 촬영을 하기 시작했다. 1년 정도 촬영하고 작업하면서 평가하는 자리를 가졌다. 막연하게 얘기가 나왔던 것이 신속하고 빠르게 뉴스 포맷에 적합한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작품이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과 만드는 사람으로서 준비되고 기획된 것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두 가지 입장이었다. 그래서 결국 뉴스포맷의 자체 성을 가지고 시작하기로 했다. 두 명이서 시작했고 그것이 저주받은 데뷔작이 되었다(웃음). 좌절감에 술도 많이 마시고 우울한 시간을 조금 보냈다. 그러다 지금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일하고 있는 홍효숙씨를 만나게 되었고 그러면서 두밀리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작업을 시작하면서 공동으로 제작하고 하는 것의 의미가 크지만 분화되는 사회적 흐름에 관해서 온몸으로 느꼈던 시기였다. ‘나는 무엇은 할 수 있지, 내가 앞으로 어떤 여정을 갈 수 있지하고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두밀리 촬영에 집중했었던 기억이 있다.

 

: <두밀리>의 제작을 할 때 감독으로서 개인이 최종적으로 책임을 지는 부분이 있었을 것 같다.

 

: 상영과 유통, 배급의 문제는 여전히 쉽지 않은 것 같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생기면서 극장에서 상영하게 되었고 관객과의 대화도 하게 되었었다. 나로서는 낯선 경험이었다. 첫 번째 상영 후 자갈치역 주변에서 술을 마시는데 옆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던 사람들이 내 영화를 본 모양이었다. 욕을 하는 얘기를 듣고 술이 넘어가질 않더라(웃음). 다른 공간에서 만나게 되는 또 다른 영화에 대한 얘기이자 요청이구나 하고 느꼈다. 그때부터 감독이라고 하는 역할에 대해 어렴풋이 아프게 현실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왼쪽부터 조혜영 프로그래머, 홍형숙 감독, 김일란 감독

 


: 영화를 보면 옛날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스타일리쉬한 연출이 돋보인다. 그리고 <변방에서 중심으로>를 보면 스토리가 참신하기도 하고.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나.

 

: 스타일적인 측면에서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어떤 스타일로 이야기해야 좀 더 내면의 고민이나 이런 것들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여러 방법을 고안하여 촬영을 해보기도 했었다(웃음). 물론 많이 고생했고 힘들기도 했었다. 찍는 것에 대해 욕심이 있었고 한편으로는 잘 전달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시도해보려는 욕심도 있었고. 또 하나는 관객을 아예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우리 내부의 나를 포함한 독립영화를 하는 사람들도 같이 보게 될 거로 생각하고 만든 영화였다. 내가 만든 영화가 어느 날 갑자기 돌아보니 아무도 설득하지 못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신념에 불타서 작업했던 것들이 영화를 중심에다 놓고 소통하지 못하고 머물러있는 작품도 있었다. 그런 모습이 싫었고 고민이 많았던 시기였다. 그래서 진지하고 치열하게 고민했다.

 

:<경계도시><경계도시2>의 편집기간이 왜 이리 오래 걸렸나, 힘든 시기가 있었나.

 

: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만큼 치밀하게 오랫동안 성실하게 작업한 것은 분명하다. 내 정체성에 대해 분명하게 정하고 싶었던 시기이기도 하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견디기 힘들 것 같았다. 또 나 자신에 대해서도 정리가 필요했던 시기였다. 촬영하고 난 다음에 6년이 지나니 6년 동안 나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집에 칩거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우울증과 자폐로 싸우면서 나 자신을 밀어내는 시기가 필요했던 것 같다. 그중에서 가장 쉽지 않았던 것이 한 사람에게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었던 것 같다. 지금도 여전히 인간의 존재에 대해서 고민하게 만드는 순간이 종종 찾아오기도 하고. 그래서 심리학 책이나 정신분석학 책 등 별의별 방법을 동원해가며 했었다. 그렇다 보니 오래 걸렸던 것 같다.

 

: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끝까지 응시하려고 했기 때문에 우리 안에 정말 보고 싶지 않은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주저하는 모습들까지 카메라에 담아 다 보여준 것 같았다. 공포감을 느낄 정도였는데 이런 모습들까지 어떻게 보여주려고 했나. 두 감독님에게 물어보고 싶다.

 

김일란(이하 김) : 홍형숙 감독님도 알고 계실 것 같다. 논쟁적이거나 혹은 목소리를 내는 영화를 만들 때 어느 정도 모순이나 갈등이 예측될 때는 이것을 해도 되나, 만약 해도 된다면 무엇을 근거로 해야 하나 흔들릴 때가 있다. 그것이 때로는 주인공의 눈물일 때도 있고 조건일 수도 있고 한국 사회의 정세일 수도 있다. 나는 지금도 <두 개의 문 2>를 준비하면서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논쟁적인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이것이 아프지만 자기 스스로의 확신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 논쟁적이거나 예민하거나 예리한 상황에 부딪혀 있고 수많은 사람이 관여된 경우에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 신중함을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떤 판단을 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생각들이 고개를 들고 할 땐 조금씩 발견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발견해나가는 이야기들을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내가 해야 되는 다큐 작업이 어떻게 될 것인가 고민이 되기 때문이다. 사견이 들어간 것은 아닌지 개별적인 감정이 들어간 것은 아닌지 검토의 과정도 중요한 것 같다. 타인의 고통에 관해서 얼마나 섬세하게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는지도 항상 생각해야 하고.

다큐멘터리는 결국 또 다른 의미겠지만, 나에게는 결국 나로 시작해서 관계 맺기나 거리 두기나 다큐에서 이야기되는 것들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진 파장과 관객들이 가지는 파장이 어떤 주제를 가지고 만났을 때 어떤 흐름으로 만들어질까 항상 생각하곤 한다.

 


[한국의 다큐멘터리 감독들] 기획전은 12월까지 진행된다. 매달 다른 감독의 영화가 상영되며 마지막 날에는 대담회도 함께 진행된다. 11월은 <약속 하나 있어야겠습니다>, <세발 까마귀>, <호주제 폐지, 평등가족으로 가는 길>, <새로운 학교- 학생인권 이등변 삼각형의 빗변 길이는?>의 오정훈 감독 기획전이다. 격주 월요일에 2편씩 총 4편의 영화가 상영되며, 두 번째 상영 후 대담회가 열린다. 인디스페이스에서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료는 6,000원이다. 대담회 참석자와 주제는 매월 첫 번째 상영 전, 인디스페이스 홈페이지와 신나는 다큐 모임(http://cafe.naver.com/shindamo)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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