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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3 - 2017.03.01 인디스페이스 상영시간표

<눈길> 이나정 | 121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뚜르: 내 생애 최고의 49일> 임정하, 전일우, 박형준, 김양래 | 97분 | 다큐멘터리 | 12세이상관람가

<다른 길이 있다> 조창호 | 90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7년-그들이 없는 언론> 김진혁 | 110분 | 다큐멘터리 | 12세이상관람가

<문영> 김소연 | 64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위켄즈> 이동하 | 96분 | 다큐멘터리 | 15세이상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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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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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2 소소대담] 더 나은 우리가 되기 위하여 

일시: 2017년 2월 7일(화) @인디스페이스
참석자: 이다영, 상효정, 최미선, 홍수지, 전세리
('소소대담'은 매달 진행되는 인디즈 정기 모임 중 나눈 대화 내용을 정리한 글입니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전세리 님의 글입니다.



인디즈 7기 마지막 소소대담에서는 영화 <다른 길이 있다> 감상과 우리가 경험한 독립영화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인디즈 7기가 마지막으로 감상한 영화는 <다른 길이 있다>였다. 그 영상미와 메타포들에 대해 짧게 이야기 나누었다.


전세리: 동반자살이라는 주제로 죽음이라는 관념적인 주제를 문학적으로 아우르려 했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다영: 한동안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의문이 드는 영화들을 많이 접했는데, <다른 길이 있다>는 완성도가 꽤 높은 작품인 것 같다. 영화에 죽음에 관한 키워드가 많이 등장했다. 얼음에서 숨쉬는 소리가 난다거나 검은 비닐봉지가 새 같다고 했던 것 등 살아 있지 않은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장면들 또한 있었다. 색다른 지점이 많은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홍수지: 영상이 예뻤다. 연결이 매끄럽지는 않았으나 납득이 가는 내러티브였다. 멜로 장르의 경우 억지스러운 요소들을 첨가하는 경향이 많은데, 그것이 덜했다. 

전세리: 서사에 대한 고민이 엿보인, 비교적 설명적인 영화였다. 



인디즈가 인디즈에게

활동을 마치며 몇 가지 질문을 준비했다. 그 동안 우리가 배우고 느낀 지점을 이야기하며 지난 활동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Q. 인디즈 활동이 아니었다면 선택하지 않았을 작품들 가운데 의외로 좋았던 작품은? 

최미선: 다큐멘터리 영화 전부 그랬다. 인디즈가 아니었다면 보려고 하지 않았을 것 같다. 홍보는 어떻게든 접했겠지만, 관람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전세리: 언론 탄압을 다룬 작품들을 많이 접해 개인적으로 의미 있었다. <자백>, <7년- 그들이 없는 언론> 등. 그리고 취향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범죄의 여왕>은 아마 안 봤을 것이다. 관람하고 난 뒤에는 굉장히 짜임새 있는 작품이라고 느꼈다. 

상효정: 포스터, 시놉시스만 보고 영화를 고르는 경우가 많다. <시발놈: 인류의 시작>이나 <야근 대신 뜨개질>은 안 봤을 것 같다. <야근 대신 뜨개질>은 취미 활동에 대한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다. 홍보나 마케팅을 통해 오해가 생기는 작품도 더러 있는 듯 하다. 


Q. 가장 의미 있었던 활동은?

전세리: 소소대담이 늘 좋았다. 독립영화와 사회 문제에 꾸준히 관심 있는 분들이 모인 자리라 좋다.

상효정: 다른 곳에서는 영화에 대해 이야기 할 기회가 적다. 특히 독립영화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경우는 적지 않나. 

이다영: 독립영화를 보면 삶과 맞닿는 듯한 느낌이 든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회의 단면들도 보게 된다. 이 모임이 의미가 있는 이유는 이러한 이야기들에 대한 의견 개진 때문이다. 서로 다름을 인지할 수 있는 기회가 잘 없기에 이 자리가 항상 뜻 깊었다. 


Q. 인디즈에게 독립영화란?

전세리: 활동을 통해 다양한 장르와 소재의 독립영화를 많이 접할 수 있어 좋았다. 작년 한해 세월호를 다룬 작품들이 많이 개봉했다. <야근 대신 뜨개질>에도 세월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위켄즈>, <7년-그들이 없는 언론> 또한 그렇다. 독립영화를 관람하며 지금을 살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독립영화를 비롯한 예술 장르는 어떤 담론의 연장선이 될 수 있다는 것에서 의미 있다. 

상효정: 독립영화를 보면 나를 돌아보게 된다. 일상에 치우치다 보면 하는 생각만 하게 되는데, 독립영화를 보면서 영화인들의 말랑말랑한 생각과 고민을 접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나의 사고가 확장되는 것 같다. 

홍수지: <위켄즈> 인디토크 때 어떤 분께서 성소수자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것이 참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씀하셨다. 독립영화가 가지는 의의가 그런 맥락과 비슷한 것 같다. 기록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최미선: 한 인디토크에 중년 남성 분이 오셔서 발언을 하셨다. 독립영화를 처음 접하고 인디스페이스도 처음인 듯 했다. 이런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많은지 몰랐고 이런 극장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하셨다. 이렇게 힘 있는 영화를 만들어줘서 정말 고맙고 앞으로도 이런 작품을 많이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는 격려를 보냈다. 뭉클하고 따뜻했다. 


2월 소소대담과 함께 인디즈 7기 활동은 끝을 맺었다. 독립영화의 가치는 시대의 화두를 다루는 실험 정신에 있다. 인디즈 활동은 그것을 주시하고 토론하는 장으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다. 고맙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인디즈가 나눈 온건한 시선과 대화는 우리들에게 따뜻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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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6 - 2017.02.22 인디스페이스 상영시간표

<뚜르: 내 생애 최고의 49일> 임정하, 전일우, 박형준, 김양래 | 97분 | 다큐멘터리 | 12세이상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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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09 - 2017.02.15 인디스페이스 상영시간표

<뚜르: 내 생애 최고의 49일> 임정하, 전일우, 박형준, 김양래 | 97분 | 다큐멘터리 | 12세이상관람가

<다른 길이 있다> 조창호 | 90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7년-그들이 없는 언론> 김진혁 | 110분 | 다큐멘터리 | 12세이상관람가

<문영> 김소연 | 64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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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길이 있다한줄 관람평

이다영 | 공허함의 소리

상효정 | 어쩌면 붙잡을 누군가가, 붙잡아 줄 누군가가 필요했던 것일지도

이형주 | 빙판 위 위태롭게 내민 손과 위로

홍수지 | 낭만적 죽음과 구원

전세리 | 시나리오의 몇몇 부분은 다른 길이 생각나지 않을 만큼 매력적이다



 <다른 길이 있다> 리뷰: 공허함의 소리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다영 님의 글입니다.


자살 사이트를 통해 동반자살을 계획하는 ‘흰새’ 정원(서예지 분)과 ‘검은새’ 수완(김재욱 분). 장소는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아니었으면 좋겠고, 방법은 잔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정원의 원대로 둘은 어느 겨울날 춘천에서 만나 함께 자살하기로 결정한다. 아버지를 도와 행사 도우미 아르바이트를 하며 아픈 어머니를 수발하는 정원, 어릴 적 어머니의 자살하는 모습을 본 이후로 그 아픔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수완.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이 둘의 모습에는 묘하게 닮은 점이 있다. 



<다른 길이 있다>에서 살아있는 자들은 말이 없다. 차마 하지 못하는 말과 눈물을 꾸역꾸역 욱여넣고 ‘공(空)’의 상태로 유령처럼 이곳 저곳을 떠다닐 뿐이다. 살아있지 않지만 끊임없이 날갯짓하는 검은 비닐봉지에서, 꽁꽁 언 멈춤의 상태에서도 끊임없이 소리를 내며 숨을 쉬는 한겨울의 강에서, 온전히 살아있지 못한 자들은 그 생의 흔적들을 찾아 헤맨다. 끊임없이 죽음을 갈구하면서도 사물들에게는 끊임없이 생명력을 부여하는 수완의 모습에서 마지막 그의 결정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결국은 그저 죽지 못해 살고 있는 많은 이들의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초점없는 이들의 시선 끝에는 그 누구도 들어오지 못한다. 동반자살을 위해 만나기로 한 춘천에서 조금 일찍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표면적이면서도 깊은 조우 속에서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다. 어떠한 계기로 비로소 서로를 알아볼 때, 이들은 그 때까지 담담히 눌러왔던 감정을 내비친다. 무거운 소재로 시작되는 <다른 길이 있다>의 전반적인 느낌은 소재와는 반대로 오히려 ‘공’의 느낌이 강하다. 정원과 수완의 텅 빈 시선과 절제된 감정선, 추운 겨울의 풍경은 무언가로 가득 채우기보다 오히려 공허와 허무함, 쓸쓸함으로 남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비워지고 사라진 공허의 끝에서 무언가를 발견했을 때, 그것이 비록 아무것도 아닌 빈 비닐봉지일지라도 큰 위로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언제 깨어질지 모르는 살얼음판 위를, 그 얼음이 깨어지길 원하면서도 이내 두려움에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기를 망설이는 것과 같은 삶의 모순을 누구든 마음 한 켠에 가지고 있지 않을까.  그 공허함의 한 켠에 작은 새가 날아드는 영화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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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02 - 2017.02.08 인디스페이스 상영시간표

<뚜르: 내 생애 최고의 49일> 임정하, 전일우, 박형준, 김양래 | 97분 | 다큐멘터리 | 12세이상관람가

<다른 길이 있다> 조창호 | 90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7년-그들이 없는 언론> 김진혁 | 110분 | 다큐멘터리 | 12세이상관람가

<문영> 김소연 | 64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걱정말아요> 소준문, 김현, 김대견, 신종훈 | 61분 | 드라마 | 청소년관람불가

<위켄즈> 이동하 | 96분 | 다큐멘터리 | 15세이상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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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펼쳐지는 또 다른 길  <다른 길이 있다>  인디토크


일시 2017년 1월 21일(토) 오후 2시 상영 후

참석 조창호 감독 | 배우 김재욱, 서예지

진행 봉만대 감독




*관객기자단 [인디즈] 전세리 님의 글입니다.


배우들의 문학적인 해석과 감상이 돋보인 <다른 길이 있다> 인디토크. 동반 자살을 시도하는 ‘정원’(서예지 분)과 ‘수완’(김재욱 분), 두 인물의 감정선이 강원도의 눈으로 내리고 빙판길로 얼어붙는다. 그리고 영화는 언젠가 도래할 '다른 길'에 넌지시 손을 내민다. 



봉만대 감독(이하 봉): 모든 것은 점으로 연결되어 있고, 선이 겹치면서 면이 생기고, 입체적으로 공간이 생긴다. 어떤 공간에서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이 선을 끊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듯했다. 그리고 다시 어떤 두 점에서 선이 시작 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영화는 어디에서 출발했는가? 


조창호 감독(이하 조): 한때 동반자살에 대한 뉴스가 매체에서 걸러지지 않고 잇달아 보도되었다. 언젠가 한강 얼음 위를 걷다가 위태로움을 느낀 적이 있었고 그 뉴스들을 떠올리게 되었다.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영화의 배경이 되는 춘천은 아주 작은 도시다. 내가 사는 동안에도 그런 사건들이 벌어졌다. 그들이 우리 영화의 주인공들처럼 춘천을 배회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나와도 스친 경우가 있지 않았을까. 사람과 사람의 스침이 아무런 위안도 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슬펐고 자괴감이 들었다. 극복할 수 없는 아픔을 가진 분들에게 말이라도 건네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했다. 


봉: 영화에서 제일 큰 단어는 '숨'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첫 장면 채팅창에 '검은새’(김재욱 분)와 '흰새’(서예지 분)가 등장한다. 검은새 김재욱 배우에게 먼저 질문하겠다. 초점 잃은 시선으로 촬영에 임하는 것이 힘들었을 것 같은데, 왜 그런 눈빛이 유지되어야 했나?


김재욱 배우(이하 김): 눈빛에 관한 이야기가 오간 적은 없는 것 같다. 감독님이 디테일하게 주문하지 않았다. 순간 순간의 상황과 장면에서 해야 할 일들에 집중하다 보니 그런 눈빛이 계속 이어졌던 것 같다. 봉감독님 질문 듣고 처음 생각하게 된 부분이다.  


봉: 흰새 서예지 배우에게 질문하겠다. 채팅창에서의 출발이 좋았다. ‘장소는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아니었으면 좋겠고, 방법은 잔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굉장히 철학적인 이야기 같다. 내가 있지 않은 곳이 어디 있으며, 세상에 잔인하지 않은 곳이 어디 있는가. 대본 받았을 때 느낌은 어땠는가?


서예지 배우(이하 서): 의심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완벽하다고 느꼈다. 시나리오의 완벽함이 뭘까, 라는 물음을 늘 가지고 있었는데, 이 시나리오가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삶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감독님의 시나리오는 가히 감동적이었다. 수완도 마찬가지지만, 일상에서 마주치는 모든 것들이 정원에게는 늘 고통이다. 동료, 아빠, 엄마까지. 그곳에서만 벗어난다면 어디든 괜찮다고 여겼던 것 같다. 생활이 힘들 때 외국으로 떠나고 싶은 것처럼, 1차원적인 생각이기도 하다. 그래서 감독님도 그 대사를 쓴 것 같다. 그리고 춘천은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꼽히는 곳 중 하나이니 정원도 그곳을 택한 것이 아닐까. 


봉: 이야기를 몇 번이고 읽어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를 두 번 봤는데, 이제야 조금 이해 되는 듯 하다. 영화에서 정원의 길과 수완의 길은 굉장히 다르다고 느꼈다. 길이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길래 수완의 길과 정원의 길을 나누어 마지막 선택의 지점까지 이르게 한 것인지, 감독님이 생각하는 두 갈래의 길은 무엇인가?


조: 봉감독님이 서두에 점, 선, 면을 말씀하셨다. 굉장히 감동받았다. 어떤 길이냐, 보다는 이 길이 어디까지 연결되어 있느냐가 중요하게 느껴진다. 수완과 다르게 정원의 과거는 설명되지 않는다. 손목에 보호대를 차고 있고 칼자국이 있는 것으로 보아 과거에도 자살 시도를 했던 사람이 아닐까 정도의 추측만 가능하다. 그래서 수완이 조금 더 직선적인 다짐을 했다고 할 수 있다.


봉: 공간에서의 길은 어떤 의미인가? 음주운전을 하면 안 되는데, 정원이 운전을 하고 집에 도착해서는 분리 수거함을 그대로 들이받는다. 정원의 길은 어떤 것인가? 


서: 정원을 연기했지만, 정원의 길을 계속 의심했기 때문에 확고하게 이야기를 못하겠다. 다만 그 장면이 너무 좋았다. 정원의 발자취, 좁은 심리를 드러낸 것 같다. 



봉: 수완은 선의 의미가 더 강했던 것 같다. 밖으로 나와서 하는 활동이 많다. 수완의 길은 어떤 길인가? 


김: 배우는 연출자와는 다른 지점에서 작품을 바라보게 되는데, 질문들을 받을 때마다 여러 부분을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음을 돌아보게 된다. 나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웃음) 전 여자친구와의 만남에서도, 춘천에서도, 수완이 거니는 공간과 길에는 얼음이 많다. 굉장히 단순하게 생각하면 수완의 위태로운 상태, 삶의 풀리지 않는 숙제는 살얼음판과 같지 않나. 그것이 어떤 빙질의 얼음인지, 숨구멍이 어디에 있는지 조차 모르고 앞으로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부분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 아닐까. 


봉: 말씀을 굉장히 잘하신다. 최근 영화적 고민을 주는 작품이 많이 없었다. 오랜만에 담론을 나눌 수 있는 영화가 나와 반가웠다. 가볍게 하나 더 질문하겠다. 음주단속 장면에서 음주운전자가 본인의 사정을 이야기한다. 그때 수완의 시선은 외면하는 것처럼 보였다. 귀로는 듣지만 시선은 다른 곳에 있는 듯한 느낌이 있는데, 의도한 것인지 정말 궁금하다. 


김: 실제로 그 장면은 수완의 시선에 포커스가 맞춰진 장면이다. 귀로는 그 이야기를 듣는데, 시선은 저 멀리에 있어 무엇을 보고 있는지 모른다. 감독님이 정확한 감정에 대해 이야기 하지는 않았는데, 원하는 바는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인물이 어떤 생각과 감정으로 움직이는지 모르면 배우로서 연기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당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납득이 되어서 감독님의 의견을 수렴하고 연기에 임했다. 저도 감독님에게 묻고 싶은 부분이었다. 그리고 나의 선의로 인한 피해자가 중환자실에서 생사를 헤맨다. 그 병원에서 운전자의 이야기를 듣는 수완의 뒷모습을 통해 감정을 전달하는 장면이 있다. 배우의 표정으로 친절하게 설명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의 결을 따라가기로 다짐했다. 그 장면이 배우로서 연기 잘한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욕심을 낼 수 있는 장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그러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 뒷모습이 오히려 다음 시퀀스들을 더욱 극적으로 끌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굉장히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썼던 장면이다. 


조: 판단의 기준은 영화의 흐름과 감독의 성격에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카메라에 나의 시선이 반영되었다고 보는 부분이다. 나 자신이 그렇게 떳떳하게 말하는 사람을 쳐다보기 불편해한다. 최근 있었던 청문회들을 보면 눈 하나 깜빡 하지 않고 거짓을 말하지 않나. 나는 그런 것들을 쳐다볼 자신이 없다. 이와 같이 수완을 핑계로 그의 뒤에 숨는다고 해야 할까. 그런 생각과 감정이 반영된 장면 같다. 


봉: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라는 영화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보는 사람이 판단할 수 있게끔 관조를 영화적 장치로 사용한다. 시선 이야기를 더 이어가겠다. 밤에 아빠가 정원을 부른다. 그리고 정원은 칼을 들고 방을 보고 다시 아빠를 본다. 그리고 다음 집의 외경을 비춘다. 정원의 시선에 대해 말씀 부탁 드린다.


서: 사실 시나리오에 있었던 장면은 아니다. 즉흥적으로 회의를 거쳐 촬영했다. 내가 정원이었다면 아빠를 실제로 찌르고 싶었을 것이다. 겁을 줘야 하는 것인지, 감정을 더 자극적으로 표현해야 하는 것인지 고민했다. 시선이 엄마 방으로 한 번 향하는데, 내 감정에서는 엄마도 너무 미웠다. 아빠는 말할 것도 없다. 눈으로는 이미 두 사람 모두를 죽인 것 같다. 엄마를 너무 사랑하지만, 엄마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죽고 싶다는 결심을 했고 나를 이렇게까지 만든 아빠에 대한 감정을 눈빛으로나마 설명했던 것 같다. 



봉: 강허달림은 나 또한 굉장히 좋아하는 가수다. 영화에 그의 '미안해요'라는 곡이 삽입됐다. 그리고 그 음악이 흘러나오던 공간 ‘뜨락’에서 흰새와 검은새가 만난다. 노래 전체가 삽입되는데, 강허달림의 '미안해요'에서부터 정원이 엄마에게 미안하다고 말한 것까지, 어떤 연속성이 있다. 일부러 그 곡을 선곡했는가? 


조: 어떤 연출자가 그 좋은 곡을 일부만 사용할 수 있겠는가. 감히 일부만 사용할 수 없는 명곡이다. 주인공은 가해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안함을 느껴야만 한다. 처연함이 느껴지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김: 부연 설명을 드리겠다. 실제로 음악 작업을 전문으로 하는 엔지니어를 불렀다. 장비를 그 공간에 다 가지고 왔고 강허달림 씨가 실제로 연주한다. 그 음원을 그대로 영화에서 살린 것으로 알고 있다. 


봉: 김재욱 배우에게 질문하겠다. 마지막 장면의 눈물은 무엇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나?


김: 그 눈물의 의미는 단정 짓기 힘들다. 수완이 자살에 실패한 후 젖은 옷을 입고 정원과 만나기로 한 중도 선착장이 아닌 흰새와 자살을 약속한 곳으로 달려간다. 희망을 비추었다는 생각도 든다. 자살에 실패하고 눈을 떴을 때 내가 느낀 감정을 그 친구에게도 느끼게 해줘야 한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을 비롯해 인간의 본성은 그렇게 악하지 않다는 것을 수완의 행위를 통해 드러낸 것 같다. 그리고 그 장면은 서로를 보며 촬영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어서 카메라를 봐야 했다. 그 장면에서 너무 복잡한 마음이었기 때문에 설명이 어렵다. 


관객: 수완에게 길을 묻는 일행이 있다. 그때 수완의 시선이 일행 속 아이에게 머문다. 어떤 의도가 담겨 있는지?


조: 관객에게 친절하게 명시해서 보여줄지, 이 정도로 충분할지 고민한 부분이다. 앞서 영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말씀 드렸다. 사람과 사람의 시선이 하나의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정원과 수완이 서로 모르는 상태, 청평사 가는 배 안에서 떨어져 있지만 서로를 쳐다보는 장면이 있다. 그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뜨락에서 둘이 다시 만났을 때 감히 정원이 수완에게 다가갈 수 있었을 것이다. 나의 생각이지만, 고통을 가진 사람들끼리 눈이 닿을 때 흐르는 전류가 있지 않을까 싶다. 



관객: 수완이 담배를 끊었다고 얘기하지만, 심지어 여고생한테도 담배를 빌린다. 여력이 없는 것이 아니었을 텐데, 왜 계속해서 빌리려고만 했을까?  


김: 담배를 태우는 것은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요소다. 담배를 구하고 빌리지만, 실제로 피우는 것을 보여줄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해서. 결국 청평사에서 담배를 피운다. 그 공간, 그 방이 어쨌거나 춘천에서의 첫 날 밤이고 수완이 실행에 옮기고자 하는 일의 첫 발을 내디딘 곳이다. 실제로 촬영할 때 그 장면은 디렉션이 정확했다. 한 모금 마시고 내뱉고, 다음 한 모금을 마실 때까지의 시간을 정했다. 영화가 완성되고 그 장면을 보니 더욱 좋더라. 수완이 편안해 보여서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가 됐다.  


조: 사실 별 의미 부여는 하지 않았다. 담배를 끊어본 사람은 안다.(웃음) 


봉: 시간 상 마무리하겠다. 


서: 너무 행복하게, 아름다운 도시에서 촬영한 작품이다. 


김: 극장까지 찾아와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나가면 눈이 오고 있을 텐데, 인디토크에 이어 그 순간까지가 영화라고 생각한다. 조심해서 돌아가시기를 바란다. 


조: 멋진 인디토크를 이끌어주신 봉감독님께 감사 드린다. 두 주인공이 각자의 아픔을 가지고 있지만, 엔딩에서 적어도 아픔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둘의 삶의 여정이 어떻게 결론지어질지는 모른다. 그러나 어떠한 전제와 계기로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영화가 영화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자주 살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시나리오의 문학적 요소와 더불어 그에 대한 배우들의 심도 깊은 이해가 죽음이라는 관념을 아우른다. <다른 길이 있다>에서 겨울이라는 시간성은 죽음을 앞둔 인물들의 쓸쓸한 심리 상태를 묘사한다. 이와 더불어 길의 장소성은 그들 사연의 서막과 종결을 가르는 주요 요소다. 수완은 빙판 끝에서 익사 위기에 처하고 정원은 차를 몰고 그들이 만나기로 한 누에섬 어느 자락의 막다른 길로 향한다. 한기로 점철된 인물들의 사연은 끝내 그 길 끝에서 새로이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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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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