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espace_Newsletter_20180123




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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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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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돌잔치 2018년 11 상영작 <문영>



디돌잔치는 매달 마지막 화요일에 진행되는 인디스페이스의 프로그램으로, 1년 전 개봉한 독립영화의 1주년을 함께 축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스크린을 통해 그 때의 감동을 다시 한 번 느껴보세요!


인디돌잔치 2018년 1월 상영작 <문영>

● 일시: 2018년 1월 30일(화) 오후 8시

● 관람료: 7,000원 / 후원회원, 멤버십 무료

● 인디토크 

   참석: 김소연 감독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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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5일(목) 10:30 | 17:50

1월 26일(금) 12:30 | 20:00 인디토크

1월 27일(토) 10:30 | 18:10

1월 28일(일) 15:40

1월 29일(월) 12:30 | 18:00

1월 30일(화) 16:20

1월 31일(수) 15:20


이후 상영일정은 추후 공개됩니다.


 예매하기 

맥스무비 http://bit.ly/2vULqyh

예스24 http://bit.ly/an5zh9

다음 http://bit.ly/2qtAcPS

네이버 http://bit.ly/OVY1Mk












 인디토크 



<반도에 살어리랏다> 인디토크

● 일시: 2018년 1월 26일(금) 오후 8시 상영 후

● 참석: 이용선 감독 외





 INFORMATION 


제       목|반도에 살어리랏다 (I'll Just Live in Bando)

제       작|스튜디오 수집

배       급|독립애니메이션 배급, 씨앗

감 독/각 본|이용선

출       연|이승행, 오가빈, 이용우, 박진영 외

장       르|레알 서바이벌 코미디

상 영 시 간|85분

등       급|15세이상관람가

개       봉|2018년 1월 25일 

영   화  제|제41회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 (2017/프랑스)

제21회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경쟁부문 (2017)

제28회 오타와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 경쟁부문 (2017/캐나다)

페르남부쿠주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 (2017/브라질)

런던 동아시아 영화제 경쟁부문 (2017/영국)

타이청 애니메이션 영화제 (2017/대만)





 SYNOPSIS 


밥줄과 꿈줄 위에서 분투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내가 잡은 밥줄이 ‘썩은 밥줄’이라면?!


남몰래 배우의 꿈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대학 시간강사 오준구.

밥줄도 꿈줄도 어느 하나 제대로 타지 못하고 그럭저럭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오준구에게 떡하니 두 개의 해가 동시에 뜨는데!

대학 정교수 자리와 비중 있는 드라마 출연 제안이 바로 그것.

오준구는 장고 끝에 결국 가족을 위해 밥줄을 선택하지만,

이내 그 줄이 ‘썩은 밥줄’이 될지도 모를 사건이 터지고 마는데…

과연 그는 밥줄 위에서 흥 나게 춤출 수 있을까?


한 남자의 46년 인생을 건, 밥줄 서바이벌 시작된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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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5일(목) 12:10 | 15:50 | 19:30

1월 26일(금) 10:30 | 14:10 | 18:00

1월 27일(토) 12:10 | 16:10 | 20:00

1월 28일(일) 13:00 미니 인디토크

1월 29일(월) 10:30 | 19:40

1월 30일(화) 18:00

1월 31일(수) 13:20


이후 상영일정은 추후 공개됩니다.



 예매하기 

맥스무비 http://bit.ly/2vULqyh

예스24 http://bit.ly/an5zh9

다음 http://bit.ly/2qtAc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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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토크 



<공동정범> 미니 인디토크

● 일시: 2018년 1월 28일(일) 오후 1시 상영 후

● 참석: 김일란, 이혁상 감독





 INFORMATION 


제목 / 공동정범

영제 / The Remnants 

장르 / 심리스릴러 다큐멘터리 

감독 / 김일란, 이혁상 

출연 / 이충연, 김주환, 김창수, 천주석, 지석준    

제작 / 연분홍치마 

공동배급 / 엣나인필름, 시네마달 

상영시간 / 105분 

관람등급 / 15세이상관람가 

개봉 / 2018년 1월 25일





 SYNOPSIS 


“나 때문에 모두가 죽었을까?”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의심이 시작된다! 


2009년 1월 20일, 철거민 5명, 경찰 특공대원 1명이 사망한 ‘용산참사’ 이후 억울하게 수감되었던 철거민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원인 모를 화재 속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동료와 경찰관을 죽였다는 죄명으로 범죄자가 되었다. 반가움도 잠시, 오랜만에 만난 그들은 서로를 탓하며 잔인한 말들을 쏟아낸다. 그동안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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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1일(수) 11:00 | 17:00


이후 상영일정은 추후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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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토크 



<누에치던 방> 인디토크

● 일시: 2018년 2월 2일(금) 오후 7시 상영 후

● 참석: 이완민 감독 | 배우 김새벽, 이주영

● 진행: 이동진 영화평론가






 INFORMATION 


제목 누에치던 방 Jamsil

각본/감독 이완민

출연 이상희, 홍승이, 김새벽, 이선호, 임형국, 이주영

러닝타임 123분

장르 드라마

개봉 2018년 1월 31일


영화제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 영화의 오늘-비전 초청, 시민평론가상 수상

제42회 서울독립영화제 공식 초청

제22회 인디포럼 공식 초청 

제12회 파리한국영화제 공식 초청

제12회 런던한국영화제 공식 초청





 SYNOPSIS 


그 시절, 우리들의 단짝 친구는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10년째 고시생으로 살고 있는 채미희(이상희)는 어느 날 지하철에서 마주친 여학생(김새벽)을 따라간다. 채미희는 여학생을 뒤따르던 중 만난 조성숙(홍승이)에게 다짜고짜 자신이 오래전 헤어진 조성숙의 단짝친구라고 주장한다. 조성숙은 채미희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여기면서도 친구로서 새로운 관계를 쌓는다. 한편 조성숙과 같이 살고 있는 김익주(임형국)는 채미희의 무례한 침입이 불쾌하지만 낯선 채미희에게 자신의 나약한 모습을 조금씩 꺼내어 놓는다. 그리고 조성숙은 오래전 헤어진 단짝친구 김유영(김새벽)의 기억을 떠올린다. 


덕분에, 아직 남아있어.

2018년 1월, 당신을 찾아올 오래된 현재를 만난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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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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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포럼 월례비행 <뿔을 가진 소년>

일시 2018년 1월 31일(수) 오후 7시 30분

대담 참석 김휘근 감독 진행 정지혜 영화저널리스트

관람료 7,000원 (인디스페이스, 인디포럼 후원회원 무료 / 인디스페이스 멤버십 6,000원)




<뿔을 가진 소년 The Boy Who Had Horns

김휘근 | 2017 | 130' | Color | Fiction


제3회 스페인 국제 액션영화제 비경쟁 초청

제19회 부산독립영화제 대상 수상


각본/연출/촬영/편집 : 김휘근

사운드 : 성채영

조연출 : 김도현, 홍리라

제작부 : 황유정, 박현진

분장/소품 : 김서일

홍보 : 유혜연

출연 : 김서일, 최광은, 조하은, 전희진, 김윤정, 권기하, 최일순, 김예나, 채완민, 김송일, 박성원, 임지형


 시놉시스 

현대의학으로는 더 이상 치료 불가능! 하지만 나는 반드시 살아야 한다.

건강식품 회사에 다니던 준배는 어느 날, 갑작스런 암 진단을 받는다. 공장에서 일하는 희진은 원인 모를 폐병에 걸리게 된다. 그런 그들에게 중탕업자 광웅이 나타나게 되고 전설로만 전해져 내려오던 '인간녹용'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사냥꾼은 정신병에 걸린 자신의 딸을 위해 약값을 벌어야 하고 중탕업자 광웅에게 마지막 사냥을 제안받는다. 

더 이상 희망도, 선택도 없다! 살아남기 위해, 살기 위해 이들은 마지막 발악을 시작하는데... 

우리는 누군가를 먹어야만 살 수 있다. 


 연출의도 

한국에는 중탕, 민간요법이라는 전통적인 보신 문화가 있습니다. 어느 날 문득 시장을 지나치다 누군가에게 잡아먹히기 위하여, 중탕되기 위하여 갇혀있는 흑염소, 개, 고양이, 거북이, 잉어, 미꾸라지 등 여러 가지 동물들을 보았습니다. 중탕이라는 것에 대하여 알아보던 중 요즘은 시험을 보는 학생들을 위하여 하프물범까지 잡아 와 중탕을 해서 팔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들을 낳기 위해, 시험을 잘 치기 위해, 합격을 하기 위해 결국은 이 사회집단에서 살아가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동물을 근거 없는 믿음으로 희생시키고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 동물들이 뜨거운 중탕기 속에서 녹아갈 때까지 얼마나 수많은 이야기와 드라마가 그곳에 존재하는지 생각하게 되었고 이것을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아픔, 문제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자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 생각을 따라 <뿔을 가진 소년>이라는 영화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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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 탄생! 우리 생애 첫 생리 도감

 <피의 연대기> 김보람 감독 인터뷰 




*관객기자단 [인디즈] 남선우 님의 글입니다. 



 


모두가 그 존재를 알지만, 누구도 많은 이 앞에서 그 이름을 크고 정확하게 말하지 않았다. ‘마법’, ‘대자연’, ‘ㅅㄹ’까지. 생리는 마치 해리포터의 ‘볼드모트’처럼 우리의 입 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 세상 절반의 몸에서 일어나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생리에게는 언어가, 이야기가 허락되지 않았다.


그 불필요한 금기에 반기를 들고 나선 영화 <피의 연대기>는 생리를 다룬 한 편의 도감과도 같은 유쾌한 다큐멘터리다. 생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기원을 찾아가보는 한편, 당장 여성이 직면해야 했던 문제들을 파고드는데, 시선이 생리 용품에서부터 무상 생리대 이슈로 이어지면서 자유로이 확장·전환된다. 김보람 감독의 네덜란드인 친구 샬롯과의 일화를 통해 왜 한국인들은 패드형 생리대를, 서양인들은 탐폰을 애용하는지 묻는 것에서 시작된 이 영화는 끝내 여성이 피 흘리는 자신의 몸 자체를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김보람 감독은 인터뷰 내내 ‘운이 좋았다’는 대답을 계속 했다. 운 좋게 좋은 기회들이 생겼다고, 좋은 스태프들을 만났다고 말이다. 어쩌면 그 끝에 운 좋은 관객들이 남은 게 아닐까? 드디어 생리의, 생리에 의한, 생리를 위한 한 편의 영화를 만나게 된 관객들에게 김보람 감독은 여러 뒷 이야기들을 전해왔다.







Q: 생리에 관한 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응이 어땠나요?


A: 친구들이 재미있을 것 같다고 기대를 많이 했어요. 촬영 하면서 생리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을 많이 이야기 해줬는데, 여자 친구들은 몰랐던 걸 알게 되었다고 좋아했습니다. 남자 분들 중에서도 지지해주시고 펀딩을 도와주신 분이 많아요. 택시 운전을 하시는 저희 아버지는 승객 분들에게 홍보도 한다고 합니다. 개봉한다고 하니 다들 설레며 좋아해주고 있어요.



Q: 다큐멘터리 영화의 형태를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A: 극장은 모르는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서 공동의 경험을 하는 공간이잖아요. 생리라는 것이 공공의 영역에서, 문화의 영역에서, 서사의 한 형태를 갖춘 상태에서는 경험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이야기가 타인과 함께 모여서 볼 수 있는 매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Q: 영화로 기획하고자 했을 때 처음 한 고민은 무엇이었나요?


A: 피를 어떻게 보여줄지, 여성의 몸을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이었는데, 진지한 이야기를 하더라도 시각적으로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애니메이션을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기획 초반부터 했고, 여성 감독님들의 애니메이션 작업을 찾아보다가 김승희 감독님의 <심경>(2014)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김승희 감독님을 섭외해서 애니메이션을 부탁 드리게 되었습니다.



Q: 현실적인 어려움은 무엇이었을지 궁금합니다.


A: 단편이라도 감독한 경력이 있어야 제작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연출 필모그래피가 전혀 없다 보니 펀딩을 받는 게 가장 어려웠습니다. 마켓에서 피칭했을 때도 반응이 그리 좋지 않았어요. 극장에 걸기 힘들 거라는, 90분짜리로 완성되기 쉽지 않을 거라는 반응도 있었고요.



Q: 그래도 이 영화를 궁금해하는 관객층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은 가지고 있었을 것 같아요. 생리를 하는 여성은 어디에나 존재하니까요. 힘든 와중에도 이 영화를 완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A: 계속해서 운이 많이 따라 준 게 힘이 됐어요. 한 번은 아르바이트 때문에 뉴욕에 갈 일이 있었어요. 가는 김에 뉴욕시에서 무상 생리대 법안을 통과시킨 페미니스트 활동가에게 메일을 보냈어요. 답이 오지 않길래 마음을 접어두고 있었는데 아르바이트가 끝나는 날 연락이 온 거예요. 게다가 그 날이 뉴욕 시장이 해당 법안에 사인하는 기념식이 있는 날이었어요. 그렇게 며칠 더 머무르면서 뉴욕 촬영이 이뤄질 수 있었습니다. 답장을 보내준 활동가 분이 저희에게 ‘잭팟 터졌다’고 하셨을 정도로 운이 좋았던 거죠. 그런 순간순간들이 ‘결국 이 영화는 완성될 거야’라는 용기를 준 것 같아요.



Q: <피의 연대기>는 이야기하는 내용도 새롭지만 형식도 꽤나 새롭게 느껴지는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애니메이션과 모션그래픽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빠른 리듬의 편집이 인상적이에요. 이런 방식을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편하고 재미있어야 의미도 전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생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금기처럼 여겨져 왔고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이야기하기 불편한 주제잖아요. 그런 생각을 깨기 위해서라도 남녀노소 함께 볼 수 있게 만들고 싶었어요. 어떻게 하면 무겁지 않은, 경직되어서 보지 않아도 되는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한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Q: 상큼발랄한 음악도 너무 좋았거든요. <소셜포비아>(2014), <셔틀콕>(2013) 영화음악에 참여한 김해원 음악감독이 작업했는데, 감독님의 특별한 디렉션이 있었나요?


A: 김해원 감독님께 편집본을 보여드리고 음악에 대해 처음 논의하면서 저희 둘이 통했던 게 있어요. 여성 목소리로 코러스가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감독님도 그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그것 외에 따로 디렉션을 드린 건 없어요. 사실 저는 더 빠르고 강한 비트의 음악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음악감독님 입장에서는 이 영화가 조금 슬프게 느껴졌나봐요. 그래서 좀 더 정서적인 톤이 가미된 음악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이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많이 없는데, 저희는 정말 복이 많아요.







Q: 또 하나 이 영화의 특징으로 들 수 있는 것이 바로 다양한 인터뷰이들의 참여예요. 엔딩 크레딧에 뜨는 인터뷰이 숫자를 세어봤는데, 영화에 등장하는 인터뷰이만 45명이고 영원중학교 2학년 4반 학생들까지 더하면 60명이 넘습니다. 인터뷰를 계획, 촬영, 편집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수고가 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부분이 어려웠나요?


A: 이미 페미니즘에 익숙하고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 보다는 크게 관심 없이 살아온 분들, 보수적인 집단에 있는 분들을 섭외하고 싶었어요. 육체 노동하는 분들도 인터뷰하고 싶었고요. 연령대별로, 직업별로 다양하게 여성 분들을 섭외하고 싶었죠. 그런데 100분께 부탁 드리면 10분 정도만이 응해주셨어요. 처음에 원했던 만큼 다양하게 인터뷰하지 못했던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Q: 제일 기억에 남는 인터뷰이가 있다면?


A: 노동당 하윤정 후보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언젠가 총선 후보들과 공약들을 소개해주는 시사팟캐스트 방송을 누워서 듣다가 ‘무상 생리대’라는 단어를 듣고 너무 놀라서 일어났어요. 근데 잠결에 듣는 바람에 그 공약을 건 후보의 소속을 ‘노동당’이 아니라 ‘정의당’이라고 들어버린 거예요. 한번 더 확인을 해봤어야 했는데, 총선 이틀 전이기도 했고 너무 흥분을 한 상태라 피디님께 당장 연락을 해서 그 다음 날 정의당 사무실에 가서 촬영을 하려고 했죠. 그런데 정의당에 그런 공약을 건 후보가 없다는 거예요. 그제서야 다시 확인을 해보니 노동당 하윤정 후보의 공약이었더라고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하던 중에 저희 피디님이 운전을 하다 우연히 하윤정 후보를 길에서 본 거예요. 무작정 그 분을 쫓아가서 인터뷰를 부탁 드렸고, 결국 유세 장면도 찍고 인터뷰 장면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운이 좋아요.



Q: 중학교 교실 촬영 때의 분위기는 어땠나요? 감독님의 예상과 달랐던 부분도 있었을 것 같아요.


A: 촬영하는 날 학교 복도가 모두 ‘초흥분’ 상태였어요. 영화 촬영 왔다고.(웃음) 사실 불편해하는 아이들이 많을까봐 걱정을 좀 했는데, 굉장히 적극적이었어요. 일단 생리컵을 보여주니 여자 아이들은 알고 있더라고요. 인터넷에서, 특히 유튜브에서 이미 다 정보를 얻었다고 했어요. 문제는 새로운 정보들 틈에 ‘성경험이 있어야만 생리컵을 쓸 수 있다’라든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처녀막이 손상된다’라든지 하는 잘못된 정보들도 아이들에게 같이 들어와있다는 거예요. 그건 아예 정보가 없는 것보다도 더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전반적으로 아이들이 가진 정보를 제도가 못 따라간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이들이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어도 충족시켜줄 기회가 적다고 느꼈어요. 남자 아이들 같은 경우는 이 시간을 통해 생리 중에 여자들이 이렇게 피를 많이 흘린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고 해요. 혹시나 남자 아이들이 여자 아이들을 놀린다거나 장난스럽게 임하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직접 생리 용품들을 보고 사례를 들으면서 충격을 받더라고요. 질문도 많이 하고 굉장히 진지하게 임해줘서 좋았습니다.



Q: 영화에 감독님의 할머니와 어머니, 이모님들도 등장합니다. 가족들을 어떻게 섭외하게 됐나요?


A: 여성이 생리를 처리해온 역사를 담고 싶어서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을 인터뷰 하려고 한 건데, 생각해보니 저희 이모님들이 40대부터 70대까지 다 있는 거예요. 전국에 흩어져 있어서 원래는 다같이 모이기가 힘든데, 그 즈음에 해외에 거주 중인 삼촌이 한국에 와서 온 가족이 고향에 모이게 되었어요. 그 때 두 시간만 제게 달라고 부탁 드리고 촬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생리에 대해 세대 별로 이렇게 경험이 다르다니, 저도 신기했어요. 다들 너무 신나게 이야기 했고 재미있는 내용도 많이 나왔는데 영화에 다 못 담은 게 좀 아쉬워요.



Q: 감독님도 영화에 직접 등장 하는데요, 기획 단계에서부터 직접 인터뷰에 임할 생각이었나요?


A: 아니에요. 1년 째 찍을 때 까지도 제가 직접 등장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관객이 이 많은 정보를 따라가려면 화자가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지적을 받았고, 처음에는 화자 역할을 해줄 일반인 여성 분을 섭외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영화가 수많은 경로로 남겨지게 될 테고 시간이 지나면 출연을 후회하게 될 수도 있는 건데, 한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를 위해 계속 실험하고 취재해온 제가 하는 게 제일 자연스러울 것 같았습니다.



Q: 역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김독님이 직접 머리에 카메라를 착용하고 생리컵에 찬 피를 버리는 장면이에요. 이 장면은 어떻게 촬영했나요?


A: 사실 머리에 고프로 카메라를 달고 찍겠다고 했을 때 영화적으로 화면이 예쁘지 않을 거라고 말리는 분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촬영감독님이 저를 찍는 것도 너무 보여 주기 식일 것 같았어요. 생리는 온전히 여자 혼자서 처리해야 하는 거니까요. 물론 다큐멘터리에도 연출이 있기 마련이지만 생리혈을 작위적으로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어요. 재미있게, 자연스럽게 보여주기 위해서 이 장면 또한 그냥 제가 찍어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고프로를 머리 맡에 두고 자고 일어나서 착용했고요, 영화에 나오지는 않지만 그 상태로 커피도 내리고 옷도 갈아입었어요. 그 이후에 화장실에 들어가서 생리컵을 빼고 생리혈을 확인한 거죠. 촬영 실패도 했고 피를 다 쏟기도 했기 때문에 그 장면은 세 번의 주기에 걸쳐서 힘들게 건진 장면이에요.



Q: 그때 내레이션으로 “흐르는 피를 눈으로 확인하면서 왠지 모를 쾌감과 희열을 느꼈다”고 하죠. 이 쾌감, 이 희열은 어떤 감정일까요?


A: 아주 옛날 남자들은 여자들이 한 시기에 피를 많이 흘리고도 죽지 않는 것을 보고 여자들에게 초월적인 힘, 초자연적인 힘이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대요. 실제로 생리혈을 약으로 쓴 역사도 있어요. 그런데 그 시기를 넘어서면, 여자가 특별해지면 안 되니 그 피를 폄하하는 역사로 이어지죠. 저는 한 번도 제 피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았고 제 자신을 피 흘리는 존재로 생각해보지도 못했어요. 그때 컵에 가득 찬 피를 보니까 이렇게 피를 흘려도 건강하고,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고, 노동을 할 수 있다는 게 기특하게 느껴지더라고요. 내 몸에서 나온 피가 고스란히 모여 있는 걸 눈으로 확인하니 되게 시원했어요. 벅차는 감정을 느꼈달까요?







Q: 사소한 부분일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크게 느껴진 부분이 있습니다. 인터뷰이들의 프로필에 이름이 모두 성을 뗀 채로 등장해요. 이재명 성남 시장까지 ‘재명’으로 자막이 뜰 때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혹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A: 사실 저희 할머니 때문에 그렇게 하게 되었어요. 할머니나 어머니의 이름을 부를 일이 거의 없잖아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이라는 영화 제목이 있듯이 한 사람을 고유한 인간으로, 단독적인 캐릭터로 비추고 싶었습니다. 인터뷰이가 많다 보니까 관객이 한 명 한 명 친숙하게 받아들이게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Q: 인터뷰이들의 직업이나 신분을 표현하는 프로필 자막으로 ‘가사노동은퇴’, ‘공부노동자’와 같은 문구도 등장해요.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A: 제게는 여성이 노동을 하면서 피를 흘린다는 것이 중요했어요. 저희 할머니의 경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고추를 따서 말리고, 빻고, 보관하고, 주말이면 뒷산 가서 식재료도 구해오고, 옷도 다 만들어 입는 노동을 해오셨어요. 그 와중에 생리대를 직접 만들어서 썼다는 게 너무 놀라웠어요. 할머니의 직업을 어떻게 쓸까 고민하다가 이제는 그 노동으로부터 은퇴했으니까 ‘가사노동은퇴’라는 말이 어울릴 것 같아서 그렇게 했습니다.



Q: 그런데 자칫 이런 톡톡 튀는 문구들이나 편집 요소들이 시선을 빼앗지는 않을까 고민하지는 않았나요?  ‘생리 축하합니다’, ‘아 씨발 존나 귀찮아’ 같은 표현은 넣기까지 고민이 좀 있었을 것 같거든요.


A: 여성이 어떤 캐릭터로 등장할 것인가가 중요했기 때문에 프로필 자막은 연출의 한 요소였어요. 관객들이 인터뷰이를 한 명 한 명 기억하지는 못하겠지만, 결국 영화를 통해서 그들에 대한 어떤 인상을 갖게 될 텐데, 긍정적인 인상이 남아야 좋을 것 같았고 그런 문구들이 재미있는 요소로 역할 하기를 바랐어요. ‘씨발 존나 귀찮아’의 경우는 유목 생활하던 옛날 여자들은 어땠을까 상상하다가 나온 말이에요. 생리를 경이로운 일이라고 표현하지만 사실 엄청 귀찮은 일이기도 하잖아요. 그때의 감정을 날것의 언어로 표현하고 싶어서 넣었습니다.



Q: 비슷한 선상에서 댓글들을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특히 부정적인 인식을 비출 때 댓글을 보여주는 방식을 많이 썼어요. 다 감독님이 직접 읽어보고 선별한 것들인가요?


A: 네. 댓글은 지금 한국 사회의 이슈에 대한 반응들을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요. 댓글 수집을 정말 많이 했고요, 욕설이나 패륜적인 표현들은 최대한 걸러서 영화에 넣었습니다.



Q: 아무래도 그런 말을 얼굴 들고 해줄 인터뷰이가 없었던 탓일까요? 혹시 그런 댓글 속 생각을 말로 할만한 사람을 찾아가 인터뷰해야겠다는 계획은 없었는지요?


A: 사실 남자 분들 인터뷰를 좀 했어요. 그런데 막상 카메라가 앞에 있으니까 날것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익명의 댓글들을 넣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영화가 이야기를 전환하고 확장해가는 힘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생리에 대한 고대부터의 인식을 이야기하다가 ‘그게 어떠하든 간에 여성들에게는 당장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가 있다. 흐르는 피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라고 하면서 본격적인 생리용품 이야기로 들어가거든요. 어떻게 이야기를 맺고 끊을까 고민을 많이 헀을 것 같아요.


A: 처음에는 ‘내가 왜 생리대만 썼을까? 다른 용품은 뭐가 있을까? 그것들에 대해 왜 알 기회가 없었을까? 시장은 왜 한 가지만 유통했을까?’에 대해서 궁금했던 거예요. 그걸 취재하다가 우리나라에서 생리 용품이 획일화된 이유가 이에 대한 논의가 안 됐기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된 거죠. 논의 자체가 금기시되었고 관심도 없었다는 걸요. 그래서 어떻게든 그 금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했습니다. 쉬쉬하고 있다는 건 다 알지만, 왜 쉬쉬하게 됐는지 기원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동서양의 종교가 생리를 죄악시했던 역사를 영화에 넣어야 했고 혐오하는 현장을 보여주기 위해 지하철 이야기도 넣은 것입니다. 그렇지만 본론으로 들어가야 하잖아요? 어쨌든 현실을 이야기하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내레이션을 써서 이야기를 전환한 거죠. 그렇게 다양한 생리 용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이렇게 많은 선택지들이 과연 누구에게나 있는 선택지일까 물음이 생기더라고요. 그렇게 무상생리대 이슈까지 끌고 오게 된 것입니다.



Q: 끝에 가서는 생리용품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여성 스스로의 몸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게끔 이끈 예시를 보여줘요. 작은 가슴이 콤플렉스로 느껴지다가 귀엽게 보이기 시작했다는 감독님 내레이션이 나오면서요. 사회가 제시하는 프레임에 맞서서 여성이 주체적으로 자신의 신체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메시지가 느껴집니다. 처음부터 이런 의미의 확장을 염두에 두고 기획했나요?


A: 그렇게 이야기가 확장되리라고는 예상 못했어요. 제가 그런 인터뷰를 한 것도 기억을 못하고 있었어요. 찍어둔 영상을 다시 보다가 발견한 거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가 생리라는 행위와 여성의 몸에 대해서 긍정하게 되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저도 (여성의 몸에 대한) 세상의 기준에 나를 맞춰가려고 노력했던 사람인데, 영화를 찍으면서 그 기준이 개인의 행복에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느꼈어요. 나를 불행하게 만든 그 기준들이 내 안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내 몸을 긍정하기도 전에 외부에서 끊임없이 좋지 않은 정보들이 들어왔던 거라고 깨닫게 됐어요. 그래서 저는 이 영화를 청소년들, 20대 초반의 여성 분들이 많이 보고 몸에 대한 긍정의 기운을 받아가길 바라요.







Q: 남자 형제도 없고, 여자가 많은 예술중학교, 대학교 학과를 다니면서 여초 사회만 경험하다가 방송과 영화 일을 하면서 남성만의 문화를 경험하게 되었고, 거기서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하셨어요. 그래서 이제 막 사회를 경험하기 시작한, 조금씩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기 시작한 여성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아요.


A: 제가 감히 어떤 말씀을 드려야 좋을지 모르겠지만, 그 동안 느꼈던 걸 말씀 드려볼게요. 여전히 미디어는 남성 중심적이에요. 특히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에 있어서 그렇습니다. 이를테면 남자 연예인들은 글래머러스한 여자를 좋아한다는 말을 되게 쉽게 해요. 그런데 만약 여자 연예인이 남성을 두고 비슷한 의미를 담은 말을 했다고 생각해보세요. 큰 논란이 된단 말이죠. 이건 여성의 언어가 없는 거라고 생각해요. 여성이 남성의 몸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하는 문화 자체가 없는 것이잖아요. 저도 이런 점들이 이 영화를 만들면서 보이기 시작했어요. 우리나라와 경제적 수준이 비슷한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봤을 때도 우리나라에는 다양한 여성성을 다루는 콘텐츠가 현저히 부족해요. 그래서 저는 여성 분들이 기존의 매체들을 볼 때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기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기를 바라요. 결국 미디어가 많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그렇다면 감독님이 인상 깊게 본 여성 중심의 콘텐츠들을 소개해주세요.


A: 넷플릭스를 비롯한 미국 드라마들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이라는 드라마는 ‘위즈’라는 드라마를 제작하기도 했던 여성 작가이자 제작자인 젠지 코한의 작품이에요. 저는 여성을 다룬다고 해서 여성이 항상 영웅이거나 긍정의 이미지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 드라마에는 여성들간의 배신이나 권력 다툼이 날 것 그대로 나오고 정신 나간 여자, 인종주의자, 종교에 미친 여자 등등 정말 무궁무진한 캐릭터들이 나와요. 그리고 일단 이야기가 재미있어요. ‘그레이스 앤 프랭키’라는 드라마도 추천하고 싶어요. 노년의 여성이 주인공인 드라마가 가능할까 잘 상상이 되지 않았는데, 굉장히 재미있고 세련되고 긍정적인 시선이 느껴지는 작품이에요.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 불안해하는데, 이 시트콤을 보면서 좋은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언브레이커블 키미 슈미트’‘팍스 앤 레크리에이션’도 추천하고 싶어요. 저는 젠더적으로 올바른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재미가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 부분에 있어 훌륭한 작품들이에요.

제 인생 소설은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예요. 근미래에 불모지가 된 미국 땅에서 여성이 임신과 출산의 기계로 취급되는 사회의 이야기를 다뤘어요. SF소설로 분류되지만 현실과 맞닿은 부분이 많다고 느꼈어요. 정말 재미있는 소설이에요.



Q: 감독님께서도 책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책에 대한 소개를 부탁 드려요.


A: ‘생리공감’이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생리 이야기만 담았다기 보다는 영화를 만들면서 느낀 점들을 많이 썼어요. 특히 우리가 서로의 몸에 대해 너무 모르는 상태로 어른이 돼서 성폭행 문제, 단톡방 문제 같은 사건들이 사회에서 일어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적정선을 모르기 때문에 계속해서 합의되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는 거라고 느꼈달까요. 이런 사회와 관련해서 제가 느낀 점들을 담은 책입니다.



Q: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새로운시선상,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옥랑문화상, 인천다큐멘터리포트에서 베스트 러프컷 프로젝트상을 수상했어요. 영화제에서 <피의 연대기>에 대한 관심과 지지가 늘 뜨거웠습니다. 기억에 남는 영화제에서의 경험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A: 서울독립영화제 GV 대기 중에 한 자원활동가 분이 갑자기 눈물을 글썽이면서 이 영화를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되게 뭉클했는데 쑥스럽기도 하고 경황도 없어서 반응을 잘 못해드렸어요. 이렇게나마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네요. 어딜 가든 자원활동가 분들이 많은 용기를 주셨습니다.



Q: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마지막 영화제 버전을 상영했고 개봉을 준비하면서 또 편집을 거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개봉 버전으로 편집하면서 바뀌거나 추가된 부분이 있나요? 영화제에서 관람한 분들도 극장을 다시 찾을지 모르니까요.


A: 미공개컷들이 많이 들어갔어요. 그리고 영화제 버전을 본 분들 사이에서 생리컵 홍보 영화 아니냐는 반응이 좀 있었어요. 저도 고치고 싶은 부분들이 있어서 생리컵 이야기를 좀 줄이면서 면 생리대, 탐폰 등 다양한 생리용품 이야기를 보완했어요. 그리고 영화제가 끝나고 나서야 어떤 기회를 통해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앓고 계신 분을 만나게 되었어요. 그 분의 생리와 관련된 경험도 인터뷰에 담았습니다. 음악도 엄청 좋아졌습니다.(웃음)



Q: <피의 연대기>가 첫 연출작인데, 전에는 어떤 일을 해왔는지 궁금합니다.


A: 원래 소설가가 되는 게 꿈이었는데 등단을 못했어요. 자포자기한 상태에서 취직과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다 학교 선배로부터 시나리오 쓰는 일을 소개 받았는데, 그 영화가 다큐멘터리로 기획이 되어서 그 작품에 작가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다큐멘터리 일을 하면서 우포늪에서 일 년 정도 살았어요. 늪을 터전 삼아 살아가는 분들을 만나면서 그 동안 제 문제에만 천착해있었다는 걸 느꼈고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소설로만 되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달으면서 다큐멘터리가 좋아졌어요. 그렇지만 연출을 할 생각은 없었어요. <피의 연대기>를 처음 구상할 때만 해도 제가 프로듀서를 하고 따로 감독님을 구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수소문한 감독님들이 다 작업을 하고 있었고 더 늦어지면 의미가 없을 것 같아서 제가 연출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거죠.



Q: 결과적으로 하길 잘했다고 느끼나요?


A: 무엇보다 재미있었어요. 영화는 글과 달리 공동 작업이잖아요. 어려운 순간도 있었지만, 제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는 실력 있는 스태프들을 너무 많이 만났어요. 그래서 운이 좋게도 제 역량보다 좋은 작품이 나온 것 같습니다. 그래서 차기작도 하고 싶은데, 돈이 없으면 안 하려고요.(웃음)



Q: 스태프 분들께 100% 인건비 지급이 완료됐다고 들었어요. 다른 인터뷰에서도 언급한 바 있고 서울독립영화제 GV에서도 감독님이 직접 이야기해서 관객들이 박수를 많이 쳤거든요. 이 점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아요. 


A: 제가 작가로 일할 때 그런 문제와 관련해서 불편해지는 게 너무 싫었어요. 얼마만큼의 시간을 들여 작품에 임했느냐를 떠나서 그 사람이 한 작업, 고민, 자기개발을 포함한 모든 것이 작품이 되는 거잖아요. 그에 걸맞은 인건비를 주자고 처음부터 멋모르고 피디님과 약속했어요. 물론 제가 자신 있게 이야기했지만, 사실 더 드리고 싶었음에도 못 챙겨드린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돈이 있어야 차기작 하겠다는 말을 한 거예요. 인터뷰나 GV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강조한 건, 사실 정말 기뻐서예요.(웃음) 지급이 잘 완료된 게 영화와 관련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자랑 중에 하나입니다.







Q: 마지막으로 관객 분들께 한 마디 부탁 드립니다.


A: 많은 분들이 편하게 즐겁게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이길 바라요. 이미 이 이슈에 대해 민감한, 고민해온 분들에게는 평이한 영화일수도 있을 것 같아요. 생리 이슈와 관련해서 <피의 연대기>가 초입이 되는 영화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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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말 못 한 이야기가 있다

 <파란 입이 달린 얼굴> 김수정 감독 인터뷰 




*관객기자단 [인디즈] 조휴연, 남선우 님의 글입니다. 



 


<파란 입이 달린 얼굴>은 김수정 감독이 한 때 같은 곳에서 일했던 여성을 떠올리며 만든 이야기다. 누구와도 가깝게 지내지 않던 그 여성이 허겁지겁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김수정 감독은 그녀에게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 직감했다는 것이다. 이야기는 주로 사람 안에 숨어 살다가, 누군가 자신을 찾아주었을 때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그 조심스러운 움직임은 이 영화의 방식과도 닮아있다. 인물의 뒤를 쫓다가 그의 심연을 통과해내기까지, 김수정 감독이 마주하려 했던 얼굴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서울에 눈이 아주 많이 온 어느 날, 부산에서는 보기 힘든 눈을 오랜만에 보았다는 김수정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Q: <파란 입이 달린 얼굴> 제목이 특이합니다. 어떻게 짓게 되었나요?


A: 저는 원래 제목을 먼저 떠올린 다음 글을 쓰는 편인데 이번 시나리오는 제목이 잘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시나리오를 다 쓰고 나니 서영의 얼굴이 붓 터치가 드러나는 두꺼운 질감의 유화로 떠올랐어요. 소통을 잘 못 하는 상태의 얼굴이 보였기 때문에 파란 입이라고 이름을 붙였죠. 어떤 단어보다도 그 이미지가 떠올라서 짓게 된 제목입니다.

 


Q: 독특한 제목과 달리 화면은 굉장히 정적입니다. 인물들의 위치, 공간의 구성이 매우 회화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어떤 방식으로 촬영했나요?


A: 논리적이기보다는 감각적으로 작업을 하는 편이에요. 이야기를 떠올렸을 때 머리에 그려진 그림대로 시나리오와 콘티 작업을 했고, 여건이 힘들기는 했지만 준비된 콘티와 거의 똑같이 촬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촬영감독님께서 제가 짠 콘티를 많이 존중해주셨어요.

 


Q: 원래 희곡을 썼고, 2011년부터 영화 연출을 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 서영과 영준의 집을 180도 팬(pan)하는 장면은 마치 연극 무대를 훑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영화에 자주 나오는 형식은 아닌데, 연극은 객석에 앉으면 무대를 전체적으로 보는 시선을 갖게 되잖아요. 이런 장면은 어떤 의도로 촬영한 건가요?


A: 기본적으로 제 작업에 연극적인 정서가 깔려있는 것 같아요. 타이트한 숏을 거의 쓰지 않고 공간을 전반적으로 보여주는 편입니다. 180도 팬 같은 경우, 그냥 그 장면에서 그렇게 해보고 싶다는 직관이 있었지만, 촬영감독님을 설득해야 했기 때문에 제 나름의 이유를 생각해봤어요. 인물이 살아가는 환경과 관계를 한 눈에 보이도록 화면에 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절에서는 책상을 두 개씩 쌓아 그 위에 올라가서 촬영했습니다. 그렇게 안 하면 화면을 잡을 수가 없었어요. 고생 끝에 나온 장면이에요.

 


Q: 전반적으로 컷이 길고 줌은 적어서 배우들의 연기가 오히려 돋보였습니다. 그런 연출 방식이 배우들의 연기를 더 자유롭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A: 배우들의 에너지를 관객 분들이 다 받아갔으면 하는 욕심이 있어요. 그건 연극에서보다 영화에서 더 어려운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에서는 연기뿐만 아니라 이미지가 굉장히 중요하니까요. 이 영화에서는 멀리서 인물과 공간을 함께 비추는 이미지가 적절하다고 생각했고 그 안에서 최대한 배우의 진심이 관객에게 전달되길 바랐습니다.



Q: 서영 역의 장리우 배우와 영준 역의 진용욱 배우는 어떻게 캐스팅 했나요?


A: 두 분 다 전작을 보고 매력을 느꼈습니다. 장리우 배우는 <고갈>(2008)이라는 작품에서 너무 인상적이었고, 진용욱 배우는 <무산일기>(2010)에서의 모습이 기억에 남아 캐스팅하게 되었습니다. 그 영화 속 배우들의 모습과 <파란 입이 달린 얼굴> 속 캐릭터의 이미지가 닮았다기보다 배우 분들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끌리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빈곤과 노동

 


Q: 서영과 영준 남매의 상황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들의 상황 전반에 걸쳐 가난에 대한 문제의식이 짙게 깔려있습니다. 전작 <달을 쏘다>(2013), <이매진>(2011)에서도 노동 문제를 통해서 인물들의 갈등을 형상화했고요. 빈곤과 노동 문제를 영화의 테마로 삼게 된 계기 혹은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A: 예술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제 나름대로 생각해볼 때, 항상 예술이 조금 더 사회 참여적이었으면, 무언가 변화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으면 했어요. 그래서 영화 속에서 그런 마음을 계속 표현해왔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파란 입이 달린 얼굴>을 찍고 나니까 제 예술관으로 인해 표현에 한계가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가진 시선 속에 제가 매몰될 수도 있을 것 같았어요. 이 영화를 찍고 나서 비로소 그런 강박을 인식하고 그로부터 조금씩 벗어나려고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Q: 조금 더 깊이 들어가서 빈곤과 노동 문제의 구조나 원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봤나요?


A: 교과서나 책처럼 설명하고 싶지 않았어요. 서영이 속해있는 조직의 이야기를 통해 제 나름대로 구조를 표현해본 것이고요, 사실 이것조차도 너무 설명적이지 않나 고민을 했습니다. 그들의 현재 삶을 더 충실하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Q: 작품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 이런 이야기를 영화로 만드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A: 아무래도 가장 큰 건 재정적인 문제겠지만, 그보다도 이 영화가 받았던 시선 때문에 힘들었던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지원 사업의 면접을 보러 갔을 때, 낙관적인 이야기를 써도 될 것을 왜 굳이 이런 영화를 만드냐는 질문을 들은 적이 있어요. 주변사람들에도 독립영화에도 트렌드가 있는데, 이 이야기는 트렌디하지 못하다는 평을 듣기도 했어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가 힘들었습니다.

 


Q: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힘든 이야기를 하고자 할 때, 감독님께서 꼭 지키고자 했던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인물을 표현할 때 상업영화에서처럼 눈물샘을 자극하는 포인트를 만들면 관객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을지도 몰라요. 사실 저도 어떻게 영화를 만들어야 좋을지 혼란스러웠는데, 서영이라는 인물을 통해 제가 표현하고 싶었던 진심을 떠올리면서 마음을 추슬렀어요. 서영이라는 여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었던 마음, 그걸 생각하면서 끝까지 작업한 것 같습니다.

 


Q: 그 박수는 서영을 향한 응원과 격려의 박수인가요?


A: , 맞습니다. 차가운 영화로 느끼셨을지 몰라도 저는 그런 마음이었어요.(웃음)



 




여성과 장애인

 


Q: 이런 신념이 엿보였던 것일까요? 2016 양성평등문화상 신진여성문화인상을 수상했습니다. 당시 기분이 어땠나요?


A: 처음에는 의아했어요. 이 영화를 여성의 이야기로 생각하고 만들었다기보다는 그냥 한 인간의 이야기로 만든 것인데, 많이들 여성에 초점을 맞춰서 접근해주시더라고요. 그동안 여성 캐릭터들이 다양하게 표현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 놓인 여성 캐릭터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이 적기 때문에 이 작품에 그렇게 접근해주신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상을 받아서 기쁘고 즐겁기보단 나는 이 사회에서 얼마나 주체적인 여성으로 살고 있지?’하고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고 지금의 여성들이 처한 현실도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Q: 주변에서 감독님의 여성 캐릭터들이 세다고 평가한다던데, 평소에 이런 평가는 어떻게 받아들이나요?


A: 그만큼 여성들이 표현을 안 하고 살았나 생각이 들죠. 제 기준엔 별로 센 것 같지 않은데, 아직 우리에겐 이런 여성의 모습이 익숙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Q: 씨네21 1126호에 실린 인터뷰를 보면, 거칠게 말해 맛이 간 여자들에 관심이 많다는 표현도 했어요. 영화든 문학 작품이든, 아니면 실존했던 역사적 인물이든 감독님이 좋아하는 맛이 간 여자캐릭터가 있다면요?


A: 참 많아요. 프리다 칼로도 재밌고요. 영화감독 아녜스 바르다도 정말 좋아합니다. <방랑자>(1985)라는 작품을 좋아해요. 그 분은 지금 연세가 많은데, 젊었을 때의 작품들을 보면 여성 캐릭터들이 험난한 상황에서도 꿋꿋해요. 감독도, 영화 속 인물들도 모두 인상적입니다.


 



Q: <파란 입이 달린 얼굴>의 서영도 가볍게 접근하면 맛이 간 여자로 보일 수밖에 없는 인물입니다. 감독님은 서영이 관객들로부터 이해받기를 바랐나요, 아니면 그것과 상관없이 서영 그대로 존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가요?


A: 저는 관객이 서영을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관객마다 이해할 수 있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감독의 이런 마음이 좋은 개입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습니다. 저조차도 일상에서 이런 캐릭터를 만났을 때 이해하기 쉽지 않았으니까요. 그래도 인물에게 적응을 하고 나면 어느 순간에 그런 인물에게도 호감을 느낄 수 있잖아요. 그런 순간을 떠올리면서 그들에게도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들을 차갑게만 보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관객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Q: 그렇다면 서영이라는 인물을 관객에게 납득시키기 위해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어떤 형식을 마련하거나 연출적인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심적으로 서영이란 캐릭터에 많이 집중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이후에 시나리오 상의 서영과 장리우 배우가 표현한 서영 사이에 질감 차이가 있기는 했지만, 촬영을 할 때에는 또 그에 맞게 장리우 배우가 연기하는 서영과 연애하는 느낌으로 마음을 쏟아 부으려고 했어요.


 

Q: 장리우 배우는 서영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A: 촬영이 다 끝나고 나서 장리우 배우와 통화를 했는데, 몸이 다 틀어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장리우로 서있었다면 바른 자세일 텐데, ‘서영으로 살고 나서는 똑바로 서있는 것 같은 느낌이 안 들고 온몸이 아프다고 했어요. 그리고 장리우 배우가 서영, 영준, 엄마를 표현한 그림들도 많이 그렸습니다.

 


Q: 영화에서 빼놓고 말할 수 없는 것이 서영이 노래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을 부르는 장면인데요, 이 장면은 마치 서영이 그동안 꽁꽁 숨겨온 마음을 살짝 비추는 것만 같습니다. 이 노래는 가사 때문에 삽입하신 건가요?


A: 꼭 가사 때문에 그런 건 아니고요, 시나리오를 한창 쓸 때 혼자 무안으로 여행을 갔습니다. 그런데 무안이 여행지로 개발된 지역이 아니라 숙박시설이 열악해요. 여관에서 투숙했는데, 방문도 잘 안 잠기고 거의 무너져가는 불안정한 상태의 방이었어요. 오래 여행을 하는 중이라 빨랫줄을 따로 가지고 다녀서 그 줄로 입구를 묶어 문이 안 열리게 했습니다. 불안에 떨면서 방에 있는데, 텔레비전에서 그 노래를 부르는 조덕배가 나왔습니다. 그 순간 거짓말처럼 마음이 풀리는 기분이었어요. 저를 불안에서 탈출시켜준 노래였기에 시나리오에 넣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Q: 영준 역의 진용욱 배우는 어땠나요? 지난 달 개봉한 <프레스>에서도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어요.


A: 제가 진용욱 배우에게 굉장히 고마웠던 것이 본인이 인물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 납득할 수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섣불리 연기로 표현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에요. 저는 배우에게 분명하게 연기 디렉션을 주기 보다는 배우와 제가 캐릭터에 대해 생각하는 부분이 통했다면 이후의 표현은 배우가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진행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진용욱 배우와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촬영을 이어나갔는데, 항상 진정성 있게 인물을 연기하려는 게 느껴져서 고마움을 많이 느꼈습니다.


 

Q: 영준에게 장애가 있다는 설정은 인물 구상 단계에서부터 있던 건가요?


A: 영화 작업을 하면서 만난 장애인 친구가 있어요. 이후로 그 친구와 자주 만나면서 이들은 바깥 활동을 할 기회가 적을 수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리고 나는 선입견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장애인들을 보호해야할 존재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고 놀랐습니다. 장애를 갖고 있다고 해도 우리랑 똑같은 평범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말해줄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Q: 영준이 도움 없이는 작업장에 들어가지 못한다든가 집에서도 화장실의 문턱 넘기를 힘들어한다든가 친구들끼리의 여행에서 자연스럽게 소외된다거나 하는 장면에서 장애인들이 마주하는 일상적인 폭력들이 드러납니다. 특히 여행 이야기를 하다가 친구들로부터 너랑 가면 힘들다는 이야기를 듣고 혼자 남겨지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A: 앞서 말씀드린 친구와 생활하면서 많이 느낀 부분이에요. 같이 술을 먹으러 가면 남의 도움 없이는 화장실조차도 갈 수가 없고 집으로 돌아갈 때도 장애인 택시가 활성화가 잘 안 되어 있어서 한두 시간 지나 택시가 오기도 하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저 자신도 불편함을 느꼈고 그 경험이 많이 반영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 바로 다음 장면에서 서영이 영준을 데리고 귀가합니다. 이때 영준이 서영에게 디자이너 진희와의 관계에 대해 과장하여 이야기합니다. 영준이라는 인물이 한 번 더 무너지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소외된 직후에도 또 다시 관계에 대해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허풍을 떠는 것 같았달까요?


A: 모든 사람이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무언가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마술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영준에게는 진희와의 관계에 대한 희망이 필요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누구나 그렇게 살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하면서 만든 장면입니다.

 

Q: 결과적으로 영준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됩니다. 전반적으로 정적인 이 영화에서 유독 직접적이고, 그래서 자극적인 방식으로 그려졌는데, 이유가 궁금합니다. 반드시 직접적인 표현 방식을 택해야겠다고 생각한 건가요?


A: 많은 분들이 그 장면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사실 인물들 사이에 감정적으로 싸움이 끊임없잖아요. 서로 배려하려고도 하지 않고요. 갈등이 물리적으로 드러나는 것과 정서적으로 드러나는 것에는 차이가 없다고 느꼈습니다. 저에게는 앞선 감정적 싸움들과 그 장면이 큰 차이가 없었어요. 여러 갈등의 연장선상에서 그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지 않았나 싶고요. 관객들을 괴롭히고 싶기도 했습니다. 불편한 감정을 포장하지 않고 들여다보자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관계 맺기의 어려움


 

Q: 결국 이 영화는 관계 맺기를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족과도, 동료와도, 친구와도 서영-영준 남매는 뜻대로 관계를 다져나가지 못합니다. 어려운 상황들로 인해 인간관계로부터 인물들이 소외되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던 건가요, 반대로 인간관계를 잘 맺지 못하기 때문에 인물들의 어려운 사정이 극대화되는 걸 그리고 싶었던 건가요? 알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같은 질문이겠지만,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감독님의 작품관이 어느 정도 설명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A: 하나의 입장을 갖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영화에서는 환경에서 오는 결핍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습니다. 태생적인 결핍이나 영화의 시간 외적인 곳에서 발생한 결핍은 또 다른 문제이긴 한데, 두 가지가 다 작용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Q: 주변 인물들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우선 남매의 어머니는 영화 초반을 지나면 전혀 등장하지 않습니다. 후에 제사 지내는 장면이 나오기는 하지만 어머니의 행방에 대해서 설명을 한다면요?


A: 어머니가 잘 살아남기 바라는 마음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다른 곳에서 잘 살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고 배우들과도 그런 방향으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영화 안에서 어머니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하지 않은 이유는 관객에게 맡기겠다는 것 보다 굳이 이 부분까지 표현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Q: 어머니라는 존재가 두 남매에게 각각 다른 의미일 것 같습니다. 서영은 매몰차지만, 영준은 자신이 어머니를 찾겠다는 말을 하기도 하죠. 어머니가 아프기 전, 이 가족의 전사에 대해 생각해둔 부분이 있다면 들어볼 수 있을까요?


A: 이 부분도 배우 분들과 이야기를 했습니다. 서영이 동생임에도 불구하고 엄마와 동생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 같은 모습이었을 것이고 반면에 오빠 영준은 장애가 있고 조금 더 어머니의 관심을 받고자 하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관심을 별로 못 받았을 것이다 정도로 이야기했습니다.

 


Q: 스님도 독특한 캐릭터입니다. 상당히 입체적인 인물이에요. 족발을 시켜 먹기도 하고 서영을 도와주다가도 서영의 사정을 남들에게 말하고 다녀서 그녀를 곤경에 처하게 만들기도 하죠. 후에 노동조합 문제에 있어서는 다시금 서영을 동료들과 갈라서게 하는 단초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스님은 어떻게 만들어진 캐릭터인가요?


A: 서영 같은 경우는 일을 하면서 만난 분이 모티프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 분이 싫었지만 헐레벌떡 혼자 밥 먹는 모습을 보고 어떤 감정이 느껴졌어요. 영준의 경우 주변사람을 통해 제 선입견을 인식하면서 나온 캐릭터이고요. 스님의 경우도 비슷합니다. 보통 스님하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있는데, 살다보니 그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스님들을 많이 보게 됐습니다. 한 인물이 갖고 있는 입체적인 면, 다양성을 모르고 살았다는 생각에서 출발해 캐릭터를 만들게 된 것 같습니다.


 



Q: 서영의 직장 동료들은 마치 영화를 보는 관객들을 대변하는 캐릭터 같았습니다. 관객이 서영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들을 그들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서영을 마주하죠. 서영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다가도 점차 마음을 열게 된다는 것까지도 마치 서영과 관객의 관계를 은유하는 것 같고요.


A: 특정한 의도는 아니었고요, 말씀드린 것처럼 서영의 모티프가 된 인물은 일터에서 모두가 싫어한 분입니다. 현실에서 그 분은 누구와도 어울리지 못했지만, 만약 사람들이 그분과 어울렸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았어요. 저의 바람, 혹은 판타지 같기도 합니다.

 


Q: 서영이 직장 동료들과, 영준이 진희와 맺는 관계가 영화 속에서 두드러지는 관계입니다. 둘 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다가 주인공들의 잘못 아닌 잘못으로 어그러지고 만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공통점이 칭찬을 매개로 주인공들이 상대방에게 마음을 연다는 점입니다. 서영은 탁구 실력을, 영준은 옷 만드는 실력을 인정받게 되고 비로소 웃어 보이기까지 합니다.


A: 그런 공통점들은 우연인 것 같은데 재밌네요. 누구나 생김이 다르잖아요. 사회에 잘 적응한 분들은 능력을 인정받아서 평안한 삶을 살지만, 그 능력이나 특정한 면이 노출되지 못하면 평가에서 밀리는 게 한국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다 잘하는 게 있고, 평가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다 다른 모양으로 살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Q: 인물의 환상과도 같은 라스트신이 인상적입니다. 홀로 탁구를 치다가 멈춰버리는 흐름이 마치 110분인 영화를 한 컷으로 응축시킨 것 같았습니다. 담고 싶었던 의미가 궁금합니다.


A: 탁구공이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소통의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의도는 서영에게서 공이 날아가서 돌아오지 않는 형태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랠리를 충분히 하다가 마무리를 할 생각이었습니다. CG를 할 형편이 안 되어서 직접 치면서 촬영했는데요, 장리우 배우도 탁구를 잘 치고, 마주보며 공을 받아준 분이 탁구선수였음에도 불구하고 탁구대 중간에 카메라가 설치되어서 촬영이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나마 제일 랠리가 길게 된 장면을 쓰게 되었어요.

 


Q: 차기작 <해변의 캐리어>는 어떻게 작업 중인가요?


A: 촬영은 다 끝나고 편집 중인데, 이번 영화와는 결이 많이 다릅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사회참여적인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강박관념에서 탈피를 하고 만든 작품이어서 재밌게 작업했습니다. 작업하면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들도 있었고요.

 


Q: 소설도 쓰신다고 들었습니다. 영화 작업의 연장에서 쓰는 건가요?


A: 소설은 영화와 별개의 작업입니다. 문자로 만들 수 있는 이미지와 영상으로 만들 수 있는 이미지가 다른 것 같아요. 제가 여섯 편 정도의 소설을 썼는데, 그 중에 영화화할 수 있겠다 싶은 게 한 편뿐일 정도로 소설과 영화는 전혀 다른 매체라는 생각이 듭니다. 소설의 경우엔 영상처럼 묘사의 제약이 크지 않다보니까 더 자유롭게 쓰게 돼요. 희곡, 소설, 영화를 다 작업해보았는데, 저에겐 각각 별개의 것으로 느껴져서 모두 다르게 접근하게 됩니다.



 




Q: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관객 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이 영화의 이야기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우리의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누구나 공감할 수 이야기가 아닌가 싶어요. 이 영화가 조금 불편하거나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마음을 열어주시면 서영이라는, 그리고 또 다른 인물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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