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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Playing/정기상영 | 기획전

[05.25] 영화를 말하다 | 윤성은이 이돈구를 말하다

by indiespace_가람 2024. 5. 14.

 

 

 

 비평기획  영화를 말하다

2024년 5월 25일(토) 오후 5시 30분
윤성은 이돈구를 말하다
"이돈구 감독과 <봄날>의 아이러니"


이돈구 감독의 신작 <미지수>(2023)는 이전 작품들과는 또 다른 장르와 감성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한편, 물음표도 남긴다. 죄책감과 정신분열에 관한 잔혹 스릴러로서 느슨하게 연결되는 <가시꽃>(2012)과 <현기증>(2014) 이후, <팡파레>(2020)와 <봄날>(2021), <미지수>까지 이어지는 필모그래피에서 작가적 일관성을 발견하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다양한 장르에 대한 이돈구 감독의 탐색전으로 눙쳐보자면, 돌출되어 있는 것은 <미지수>가 아니라 <봄날>이다. 그만큼 <봄날>은 단일한 장르의 카테고리 안에서 설명되지 않는다. 조폭들이 잔뜩 등장하지만 조폭 영화는 아니고, 가족 멜로드라마로 소개한다면 관객들은 대개 엉뚱한 레퍼런스를 떠올릴테니까. 
 그래서 <봄날>을 읽는 키워드는 먼저, 이돈구의 전 작품에 뿌리내리고 있는 아이러니가 되어야 할 것이다. 아버지의 임종에 즈음해 출소한 장남이 고요해야 할 장례식장을 노름판과 폭력의 장으로 만들게 되는 상황극은 자신이 성폭행했던 아이를 사랑하게 된 청년(<가시꽃>)이나 손주의 살인자가 된 할머니(<현기증>)를 비롯해 B급 강도를 당한 일급 킬러(<팡파레>), 죽은 연인이 일상에 자꾸 찾아오는 여자(<미지수>)의 현실과 같은 궤도에 있다. 다만, <봄날>에는 이돈구 감독 특유의 유머와 캐릭터의 엉뚱함이 극대화 되면서 그 아이러니의 견디기 힘든 공포, 또는 참을 수 없는 민망함을 해학적으로 풀어낸다는 점이 다르다. 

윤성은 평론가
영화평론가. 영화학 박사. 2011년 영평상에서 신인평론상을 수상한 이후, 각종 매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 <봄날> 상영 후 윤성은 평론가, 이돈구 감독과 함께하는 강연이 진행됩니다.

* 행사 당일 온라인 예매 환불이 불가합니다.


<봄날 When Spring Comes>

2022 | 이돈구 | Fiction | 102분
한때는 잘나가던 큰형님 호성(손현주). 8년 만에 출소해 보니 남보다 못한 동생 종성(박혁권)은 애물단지 취급이고, 결혼을 앞둔 맏딸 은옥(박소진)과 오랜만에 만난 아들 동혁(정지환)은 호성이 부끄럽기만 하다.
아는 인맥 다 끌어 모은 아버지 장례식에서 부조금을 밑천삼아 기상천외한 비즈니스를 계획하며 제2의 전성기를 꿈꾸는데… 그런데…! 하필이면 세력 다툼을 하는 두 조직이 이곳에 함께 있는 것이 아닌가! 때마침 눈치라고는 1도 없는 호성의 친구 양희(정석용)가 술에 취해 오지랖을 부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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