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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디브 환상특급> 리뷰: 가족들이여, 이제 꽃길만 걷자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은혜 님의 글입니다.
무심코 지나갈 수 있지만, 그렇다고 무심코 지나가기엔 아까운 소재가 있다. 바로 ‘가족’. 부모와 자식, 시어머니와 며느리, 남편과 아내라는 관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엉킨 실타래가 하나씩 있기 마련이다. 이것을 영화에 담아낸다는 건 우리네 가족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다름없다.
밝은 톤의 제목과는 다르게 영화는 실종된 어린 딸을 찾아 뛰어다니는 부모의 이야기로 어둡게 시작된다. 그 순간 한시가 급한 부모에게 의미심장한 문자 한 통이 날라 온다. ‘조용히 방으로 끌고 들어가라.’ 그 문자를 보낸 여자(오주희 분)와 그녀의 가족이 경찰서에 불려온다. 경찰서에서 진술하는 과정에서 여자는 자기의 딸에게 시어머니를 들여보내라는 뜻으로 보냈다며 시어머니와의 갈등을 강제고백하게 된다. 그 와중에 실종된 여자아이가 인형이 가득한 트럭 안에서 발견된다. 그런데 그 트럭을 몰았던 차 주인이 하필이면 그녀의 아들(이제훈 분). 개강을 앞둔 줄만 알았던 아들은 알고 보니 아는 형을 따라 인형 장사를 하고 있었다.
실종된 딸을 쉽게 찾게 된다는 밍밍한 결과를 가져왔지만, 그 딸은 한 가족을 영화에 불러들였다. 아빠와 엄마, 아들과 딸, 그리고 시어머니. 집에서 시시콜콜 혼잣말만 늘어놓는 시어머니, 퉁명스러운 말투로 고등학생인 딸에게 인(in)서울 하라는 엄마, 가족 몰래 인형 장사를 통해 취업난에서 벗어나려는 대학생 아들까지. 그런데 그들을 살펴보면 어디 유별나게 튀거나 특이한 사람들이 절대 아니다. 딱 3세대만 한 집에 모여도 꼭 있을 법한 사람들일 뿐이다. 경찰관의 “지금 이걸 나보고 믿으라는 겁니까”라는 대사는 아마 너무나도 평범한 가족들을 불렀다는 이유 탓에 당황해서 나온 말이지 않았을까.
30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속에 담아낸 한 가족의 모습은 평범해 보이면서도 어딘가 ‘웃픈’ 점이 곳곳에 나타난다. 우리 가족은 저들과 다르다고 당당하게 말할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서로에게 퉁명스럽게 대하고 각자 말 못할 비밀이 많았던 이 5인 가족은 경찰서에 온 김에 속 시원하게 모든 걸 다 털어냈다. 몰디브 여행도 다녀온 이 5인 가족은 이제 꽃길을 걸어갈 차례다. 이제 우리 가족도 속 시원하게 진실게임 하고서 꽃길만 걸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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