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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_기획] 10대 청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 우정과 사랑 그리고 성장

by indiespace_은 2016. 2. 3.

 10대 청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 우정과 사랑 그리고 성장 

<울보>(2015), <들꽃>(2014), <명왕성>(2012), <회오리 바람>(2009)



*관객기자단 [인디즈] 차아름 님의 글입니다.


그동안 사랑받은 독립영화를 보면, 유독 청소년의 현실과 문제를 다룬 영화들이 주목받아왔다. <파수꾼>(2010)과 <한공주>(2013)를 비롯해 최근 <거인>(2014)에 이르기까지. 배우들의 연기력뿐 아니라 현 시대를 살아가는 10대가 처한 환경을 현실적으로 담아냈다는 평을 들으며 관객들의 관심을 받는 영화들이다. 이미 화제가 된 영화들 외에도 청소년을 주제로 하는 많은 독립영화들이 존재한다. 이번 기획기사를 통해 10대의 우정과 사랑, 성장과 문제를 다룬 몇 편의 영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1. <울보 Stay with Me>(2015) 감독: 이진우



영화 <울보>는 혼자서는 벅찬, 그렇다고 함께 할 수도 없는 세 명의 10대 아이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걸핏하면 눈물을 쏟는 울보 이섭(장유상 분)은 전학 후, 새로운 짝 하윤(하윤경 분)과 가까워진다. 하윤은 항상 짙은 아이라인을 그리고 수업시간엔 잠만 자는 날라리지만 엘리베이터 하나 혼자 탈 수 없는 외로운 아이다. 그리고 갈 곳 없는 아이들과 함께 나쁜 짓을 서슴지 않지만 늘 그들의 울타리가 되어주는 길수(이서준 분)까지. 세 아이들은 다른 환경과 다른 이유로 인해 가정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지만 서로에게 의지하며 함께 생활한다. 영화는 이들이 왜 이런 환경에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는다. 다만 짐작하고 안타깝게 만들뿐이다. 때문에 영화 속 아이들의 모습은 순수하지도 착하지도 않은 모습이지만 쉽사리 그 아이들을 비난할 수 없다. <울보>는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에서 특별언급상을 수상해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또한 평소 독립영화에 후원을 아끼지 않는 배우 유지태가 팬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이벤트로 선택한 작품이기도 하다.  




2. <들꽃 Wild Flowers>(2014) 감독: 박석영



대다수의 10대 청소년들은 집과 학교의 보호 아래 생활한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러한 보호를 받지 못하고 거리로 나온 이들이 존재한다. <들꽃>은 보호받지 못하는 거리의 아이들의 현실을 그려내고 있다. 영화는 이들이 왜, 언제부터 차디찬 거리를 배회하게 됐는지의 문제를 지적하기보다 결국 그들이 처한 환경에 집중한다. 아이들은 어떤 보호도 없이 범죄의 온상에 그대로 노출된다. 어른들은 오갈 곳 없는 아이들을 유인하고, 이른바 ‘삼촌’이라 불리는 사람은 그들을 감금한다. 누구도 보호해주지 않지만 누구나 그들을 소유하려 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부당하고 잔혹한 삶에서 벗어나 꼿꼿이 살아가고자 하지만 세상은 한시도 그들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영화 속 아이들이 처한 환경은 낯설고 불편하다. 하지만 그들이 서로 교류하고 교감하는 모습은 여느 10대 아이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3. <명왕성 Pluto>(2012) 감독: 신수원



이미 여러 차례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수상 경력이 있는 신수원 감독은 <명왕성>으로 제 63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제너레이션 14플러스 부문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한국의 입시경쟁과 교육현실을 적나라하게 꼬집지만 조금은 비현실적으로 그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비현실적인 모습이 오히려 영화의 주제를 부각시켜 현실적으로 다가온다는 평을 듣는 작품이다. 영화 속 등장하는 명문사립고에는 소위 명문대를 목표로 하는 우등생들의 스터디가 있다. 준(이다윗 분)은 이곳에 들어가기 위해 마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같은 혹독한 입단 테스트를 거친다. 그러나 스터디원들은 그를 인정하지 않았고, 늘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던 유진(성준 분)의 죽음의 가해자로 준을 지목한다. 영화는 상위 스터디 그룹에 들어가고 싶지만 외면당하는 준과 태양계에서 퇴출당한 명왕성을 적절하게 비유하며 한국 교육 시스템의 추악한 이면을 적나라하게 꼬집는다. 



4. <회오리 바람 Eighteen>(2009) 감독: 장건재



지난해 여름 화제를 모았던 <한여름의 판타지아> 장건재 감독의 작품으로, 제28회 벤쿠버국제영화제에서 용호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영화는 순정만화, 판타지 소설 속 고교생의 사랑보다 현실적인 10대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만난 지 100일 기념으로 여행을 떠난 태훈(서준영 분)과 미정. 겉보기엔 별다를 것 없는 사랑스런 남녀의 모습이지만 그들의 나이는 너무도 문제가 된다. 아직 고2밖에 되지 않은 태훈과 미정의 사랑은 그 어디서도 인정받을 수가 없다. 아직 공부해야할 나이에 연애는 무엇이고 사랑이 다 무엇이냐는 것이다. 결국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만나지 않겠다’는 각서를 써야했고 둘은 헤어지고 만다. 영화는 인정받지 못하는 10대의 사랑이지만 그들의 사랑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쓰리고 아프지만 아름다운, 그저 좋았던 10대의 사랑의 경험과 추억을 환기시키는 작품이 될 것이다.



“사는 게 항상 힘든가요? 아니면 어릴 때만 그런가요?” 영화 <레옹>(1994)에서 마틸다가 레옹에게 묻는다. 비단 마틸다 뿐만 아니라 평범한 삶을 사는 10대들에게도 힘든 순간들이 있다. 어른들은 10대에게 그 시절만큼 행복했던 시절이 없다고들 말하지만, 지금 그 시기를 관통하고 있는 10대들에게는 마냥 공감되는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신체적 변화는 물론, 입시 경쟁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지금껏 살아온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그들이다. 때문에 그들에게 함부로 위로하거나 조언할 수 없다. 영화는 그런 청소년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저 응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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