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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Review] <노후 대책 없다>: 불안은 노후를 잠식한다(아주 사적인 감상)

by indiespace_은 2017. 7. 7.




 <노후 대책 없다한줄 관람평


송희원 | 노후 대책 있다!

박영농 | 불안은 노후를 잠식한다

이지윤 | 우리는 너무 화가 나고! 인정사정 볼 것도 없다!

김은정 | 그들이 소리치는 삶의 대책





 <노후 대책 없다> 리뷰: 불안은 노후를 잠식한다(아주 사적인 감상)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영농 님의 글입니다.



1. 

영화를 볼 때마다 그 영화를 글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강박적으로 고민한다. <노후 대책 없다>를 보면서 생각했다. 이 영화를 과연 영화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적어도 나는 포기했다.


2.

영화 속 출연자 모두가 하나같이 자신에 대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준다. 나에게 요구하는 것들 다 거부할 거야라든지, 나는 이런 거 하기 싫고,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할 거야 하는 치기에 얼룩져있다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펑크를 사랑하고 있구나.


3.

물론 펑크 정신은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외부의 것들에 대해 반기를 들면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곤 하지만, 영화 속 출연자들은 단순히 회의주의에 젖어 방탕하게 사는 것만을 최고로 삼지 않는다. 모두 엿 먹으라는 가사를 노래하지만 최소한 나 말고는 다 틀렸어, 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4.

그래서 부럽고 멋있다.


5.

사회를 비판하고 체제와 부조리에 대항하지만 또 그런 음악활동을 하기 위해 성실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감명 깊다. 한편, 그런 문제의식들을 음악의 영역에만 가둬두고 소비해버리는 것이 아니라 메가폰을 들고 직접 거리로 나서기도 한다. 예술에게 사회적 기능을 강요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단지 흥미와 진지함을 고루 갖춘 이들에 대한 존경을 표하는 것이다.


6.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계의 어려움으로 인해,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들이 없다는 이유로 펑크를 그만둬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며 좌절하고 고민하는 이들의 잔상이 영화가 끝나고도 뇌리에 오랫동안 맴돈다. 사랑하기 때문에 부족해보이고, 그래서 눈물을 흘리며 비참하게 슬퍼할 수도 있는 게 아닐까. 사랑한다는 게 도대체 뭐냐고 묻는다면 할 말 없다. 나도 모른다. 그러나 출연자들의 눈물과 비애는 거짓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7.

노후 대책 없다! 라고 호기롭게 말하지만 끊임없이 노후에 대해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메가폰을 잡고 거리로 나설 수도 있는 것일 테다. 이들은 단지 어리석은 반동분자에 불과한 존재들이 아니다. 누구보다 자신과 타인을 그리고 우리 사회를 사랑하고 있으며 또 진지하게 대하고 있는 것이다. 마이크로 머리를 찍어대는 광기의 공연을 마치고 난 다음 소박하게 맥주를 아껴 마시는 이들의 모습은 공허한 이상주의자라기보다는 지나치게 현실적인,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누군가의 모습이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결코 틀리지 않았다.


8.

노후 대책 없다. 대신 노후에도 함께 살아가자. 사실상 그게 대책이다.

 

9.

이 리뷰는 대책이 없다. 죄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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