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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나는 누구인가’ 묻는 아이들에게 'SIDOF 발견과 주목' <대답해줘> 인디토크(GV) 기록

by indiespace_은 2016. 1. 3.

‘나는 누구인가’ 묻는 아이들에게

 SIDOF 발견과 주목 <대답해줘>  인디토크(GV) 기


일시: 2015년 12월 30일(수) 오후 8

참석: 김연실 감독

진행: 오정훈 인디다큐페스티발 집행위원장







*관객기자단 [인디즈] 차아름 님의 글입니다.


연말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던 지난 30일, 인디스페이스에서는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진행되는 ‘SIDOF 발견과 주목’에서 <대답해줘>를 상영하였다. 이 다큐멘터리는 콩고 국적의 부모들이 한국에 정착하면서 낳고 키운 아이들의 성장과 그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한국사회에서 난민으로 살아가는 그들을 힘겨움과 이를 누구보다 따뜻하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담아낸 김연실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오정훈 인디다큐페스티발 집행위원장(이하 진행): 저는 인디다큐페스티벌에서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정훈이라고 합니다. 먼저 인사 부탁 드릴게요. 


김연실 감독(이하 감독): 안녕하세요. 김연실이라고 합니다. 연말에 TV로 연기대상 보면서 가족과 함께 하셔야 되는데 멀리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진행: TV를 좋아하시나 봐요? 영화를 보면 TV보는 장면이 꽤 많이 나오는데.(웃음) 한 2년정도 걸려서 제작한 걸로 아는데, 어떤 계기로 이 분들을 만나서 시작하게 되었나요?


감독: 대학원에서 다큐멘터리 공부를 하고 있었어요. 원래 이분들의 다큐를 찍으려고 만난 건 아니었어요. 제 친구가 이 아이들이 태어날 때부터 이분들과 만남을 가져왔었는데, 제가 아이를 좋아하는 걸 그 친구가 알아서 모임에 가면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고 유혹을 했고 2010년쯤 아이들을 만나게 됐어요. 그때 우리나라에도 아프리카 난민들이 있고 여기서 태어나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처음에는 낯설기도 하고 그분들이 겪었던 일들이 저한테는 크게 느껴져서 제가 다큐로 만들 수는 없겠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근데 아이들이 자라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되면서 길거리나 학교에서 놀리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고 그때마다 왜 나한테 그러는지 엄마한테 질문을 한다는 얘길 들었어요. 그런 과정에서 아이들이 변할 수도 있겠구나, 내가 처음 아이들을 만났을 때 예쁜 모습이 사라질 수도 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그걸 기록하고 싶어 촬영을 시작하게 됐어요.


진행: 영화 중반 이후를 보면 이 세 가족 혹은 이 아이들이 한국어도 잘하고 가족끼리도 화목하지만 뭔가 그들만 고립되어 있다는 느낌이 조금 들었어요.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시장에 가면서 사람들하고 대화를 하는 모습을 보고 이제야 세상과 만난다는 느낌을 갖게 됐습니다. 앞부분에 아이들과 가족들 중심으로 이야기를 만드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전체 구성에 있어서 어떤 방향을 갖고 했는지 궁금해요. 


감독: 일단 사람들이 거리에서 이들을 봤을 때 혹은 가족이나 친구의 일원으로 볼 때 느낌이 다를 거라 생각했어요. 제가 그랬거든요. 모임에서 한국사람들과 (이들을)볼 때는 외국인으로 보이는데, 그들의 집에 가면 제가 이방인이고 그들은 돈독한 가족이고 우리와 다름없이 제가 가족에게서 느꼈던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생각을 해서 그걸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던 것 같아요. 거리에 나갔을 때 카메라를 아이들한테 대고 있는 것 자체가 안 그래도 주목을 받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 폭력이었어요. 촬영을 한 게 있었지만 친해질수록 그렇게 할 수 없었어요. 


진행: 아빠들은 왜 많이 안 나오죠? 엔딩 크레딧에도 그냥 ‘아빠들’이라고만 나오는데 그렇게 한 이유가 있었을 것 같아요. 


감독: 세 분을 다 만났고 이야기도 나눠봤고 인터뷰를 한 분도 있었어요. 근데 브라이언 가족 상황이 갈수록 안 좋아지면서 그분이 화면에 나오는 거 자체가 위험하고 브라이언 가족의 얘기가 중요하지만 가장 힘든 시기에 카메라를 대는 것이 너무 죄송했었거든요. 또 그게 좋은 태도인가에 대해서 고민이 많았죠. 제레미 아빠가 항상 브라이언 아빠와 함께 일을 하러 다니는데 제가 받았던 느낌은 항상 보호를 하려고 한다는 느낌이었어요. 그렇다면 저도 아빠들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기 보다는 그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생각들은 목소리를 통해 제시를 하고, 그분들이 걱정하고 불편해하는 것들은 내가 차단을 했음 좋겠다 생각을 해서 그렇게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아쉬운 면도 있어요. 아버지의 얘기가 많이 나왔으면 실제 콩고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고 앞으로의 얘기, 실제로 한국에서 이분들이 겪는 구체적인 갈등이 나왔을 거고 그게 다큐멘터리로써 더 좋을 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지금 제 역량만큼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완성했습니다. 



진행: 의도적으로 콩고 상황이나 난민소송을 하는 과정, 이주민으로서 살아가는 모습에 대한 이슈들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 점이 감독님의 태도일 수도 있고 아이들의 가족을 만나는 방법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성격적인 면에서도 그런 면이 혹시 있지 않나요?       


감독: 어떻게 아셨죠?(웃음) 학교 졸업작품이다 보니까 교수님들과 동기들하고 얘기를 하면서 만들었는데 그때는 원대하게 포부를 밝혔죠. 구체적이고 중요한 얘기들을 담고 싶다고 말했다가 말씀하신 것처럼 저라는 사람이 이 사람들을 만나면서 뭘 느꼈고 뭘 봤는지에 대한 걸로 단순화할 필요도 있겠더라고요. 제가 만난 이 아이들과 가족을 보여주는 거니까, 그렇게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진행: 시선 자체가 많이 열려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 가족들을 투과막을 두고 보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도 이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보는 걸 원하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그런 거리감이 저는 좋았어요.


관객: 영화 마지막 수족관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감독: 제가 촬영할 때 기준이 있어요. 따로 이벤트를 만들지 않고 아이들이 가는 곳에 따라가고 그걸 보여주는 방식으로 해야겠다는 기준을 세웠어요. 수족관은 아이들이 놀러 가서 따라갔는데 촬영을 하고 집에 와서 영상을 보니 되게 이상한 거에요. 한 수족관 안에 다 다른 물고기들이 모여있고 물고기가 눈알을 굴리면서 ‘내가 여기 왜있지?’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이상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한편으로는 촬영본 자체가 아름답기도 했고요. 복합적인 아이들의 상황을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진행: 수족관도 그렇고 그 전에 학교 운동장 장면도 인상적이지 않으세요? 특히 여자애들 세 명이 머리를 막 만지는 장면을 보고 왜 저럴까 하는 생각이 들고 마음이 좀 그랬어요. 뒤에 수족관 장면과 이어지면서 아이들이 겪는 힘겨움과 그런 것들로 아이들을 갇히게 하고 있는 건 아닐까. 감독님은 그때 어땠어요? 


감독: 사실 제가 같이 다니면서 본 아이들이 겪는 일들 중에 가장 온화한 장면이었어요. 아이들이 다 알아듣는데 너무 쉽게 ‘너는 고아니?’ 이렇게 물어보기도 하고 그냥 걸어갈 때 마다 그런 식의 얘기들을 들어요. 처음에 저는 성격상 화를 잘 못 내는데도 너무 성질이 나서 그런 말을 한 사람들한테 화를 낸 적도 있었죠. 근데 제가 그러면 아이들이 너무 무서워하더라고요. 그런 갈등 상황을 한국에서 십 년 정도 살면서 부모님들이 많이 겪었을 것 같아요. 우리 엄마, 아빠가 남과 싸우는 모습이 아이들에겐 공포잖아요. 사실은 싸워야지만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자라왔다는 걸 아이들이 그 상황을 무서워하는 걸 보고 알았거든요. (다른 아이들이)머리 만질 때 애들이 가만히 있잖아요. 저는 그게 정상적인 것 같지 않거든요. 이게 얼마나 반복됐으면 가만히 있을까. 



진행: ‘우리’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 여기서 ‘우리’가 누굴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따라가고 있는 건 아이들을 중심으로 따라가고 있는데, 아이들을 보는 시선이 감정이입이 막 돼서 따라가는 스타일은 또 아니잖아요. 여러 명의 캐릭터를 동시에 다면적으로 보는 방식 같은데 ‘우리’라는 말을 계속 쓰고 있고 여기서 ‘우리’는 누구고 아이들을 따라가는 것과는 어떻게 연결되지 하는 궁금증도 생겼어요. ‘우리’는 어떤 건가요?     


감독: 일차적으로는 유니스의 시선인데요. ‘우리’는 아이들, 우리 친구들인 거죠. 아이들과 한국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이 같이 살아왔다는 느낌을 받으면 좋겠다는 소망으로 그렇게 했어요. 


진행: 배경 음악이 남달랐던 것 같아요. 음악으로 어떤 분위기, 어떤 느낌을 가져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음악을 고르셨는지. 저는 ‘물끄러미’? 이런 느낌을 받았거든요. 


감독: 현실적인 이유를 먼저 말씀드리면 무료 음원 사이트에서 제가 좋아하는 장르의 음악을 영상과 함께 계속 들어요. 제가 생각했던, 제가 느꼈던 음악과 닮아있는 음악을 선택을 했어요. 덧붙이자면, 보시는 분들이 불편할 수도 있는데 친절하게 설명을 안 했던 이유가 있어요. 이분들이 십 년 동안 우리나라에 살면서 인터뷰를 되게 많이 했어요. 불필요하게 사적인 내용들을 공개를 할 수밖에 없었던 거죠. 제가 만약 그분들이었다면 싫을 것 같거든요, 내가 누군지 너무 알려지고 내 감정들이 너무 보여지면. 그래서 음악이나 다른 정보들을 모호하게 하는 게 잘 어울리고 이 사람들의 느낌을 전달하는데 좋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진행: 이후에 후속 작업이나 계획 같은 거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감독: 일단 난민문제 관련해서 도움을 많이 얻었던 ’어필’이라는 변호사단체가 있는데 그분들과 관계 유지하면서 단편작업을 할 수 있었음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아직 구체적인 것은 아니고요. 지금은 방송작가로 일을 하고 있는데 십대들 관련된 프로그램이 내년에 방송 될 것 같아요. 앞으로도 제가 좋아하는 걸 잘 찾아서 해보려고 합니다. 


진행: 연말에 와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참고로 내년에 인디다큐페스티벌이 3월 24일에 열려요. 다큐멘터리가 갖는 힘, 감독의 색깔, 정서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라며 스스로를 한국인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외모가 다르다는 이유로 지나친 관심과 차별을 받으며 살고 있다. 단 한 번도 콩고에 가본 적이 없고 언제쯤 갈 수 있을 지도 모르지만 어딜 가든 ‘어디서 왔냐’는 질문을 끊임없이 받고 지낸다. 그런 아이들은 그들의 부모에게 ‘나는 누구야?’하고 되묻기 시작한다. 이제는 아이들이 더 이상 차별과 상처 속에 살지 않고 스스로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의 따뜻한 시선과 대답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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