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언젠가 다시 또 만날 것 같은 여운이 남는 영화 <러시안 소설> 인디돌잔치

by 도란도란도란 2014. 10. 9.


언젠가 다시 또 만날 것 같은 여운이 남는 영화 <러시안 소설> 인디돌잔치

영화: <러시안 소설>_감독 신연식

일시: 2014년 9월 30일

참석: 신연식 감독, 배우 경성환 이재혜 이경미

진행: 맹수진 영화 평론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윤정희 님이 작성한 글입니다 :D






볼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 드는 영화를 만나게 된다면 이 또한 특별한 경험일 것이다. 소설을 읽는 것처럼 상상할 수 있고 배우들의 대사와 나레이션을 통해 많은 해석이 가능한 영화 <러시안 소설>의 인디돌잔치가 9월의 마지막 날에 진행되었다. 소설가가 되고 싶었던 한 남자의 일생과 27년 후 다시 깨어난 그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자신의 소설이 원작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27년 전 기억을 되돌아본다는 내용의 몰입도 높은 한 편의 소설 같은 영화 <러시안 소설>의 뒷이야기를 나누는 정겨운 시간이었다.



맹수진 평론가(이하 맹) : <러시안 소설>은 배우들이 연기하기 참 어려운 캐릭터들이 많은 것 같다. 어떻게 캐스팅하게 되었고 연기를 할 때 어땠나.

 

경성환(이하 경) :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쓸 때 실제 이름을 시나리오에서 사용했다. 그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성격과 비슷한 캐릭터를 만들어 주셨다. 처음엔 내 성격과 비슷한 캐릭터니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어렵더라. 그때 당시 연기 경험이 없어서 해석한대로 연기하기도 바쁜 시간이었다. 내가 맞게 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재혜(이하 이) : 영화 스터디를 하면서 감독님을 소개받았다. 시나리오를 받고 실제 내 성격과 비슷한 부분이 있나 생각해보기도 했다. 촬영이 끝나고 나서도 영화 속 캐릭터와 내 모습이 분간이 안 돼서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 영화를 보고 나니 재혜라는 캐릭터가 참 좋은 여자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이경미(이하 경) : 처음엔 나와 성격이 너무 다른 것 같아서 대본을 보고 감독님이 나의 어떤 면을 보고 캐스팅을 하신 건가 싶었다(웃음). 하지만 감독님을 믿고 대본에 충실히 하려고 노력했다. 나름대로 매력 있는 캐릭터라는 느낌도 들었고 영화에서 경미가 갖춘 능력이 있지만,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당하는 그런 부분을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극 중 신효를 무시하면서도 이성이니까 끌리는 부분을 보면 조금 나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웃음).

 

: <페어 러브>라는 작품을 하고 나서 억대의 빚이 생겼다. 정말 힘든 시기였다. 영화를 관두려고 맘먹고 평소 가르치던 학생들을 데리고 마지막으로 영화를 찍고 끝낼 생각이었다. <러시안 소설>은 내가 가르쳤던 학생들에겐 수업의 연장선 같은 느낌이었다. 오랫동안 공부를 같이 도와주고 자주 본 친구들이라 이들의 성격이 시나리오에 어느 정도 녹아 있다.

 




 


관객 : 영화가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는 느낌이다. 1부는 긴장감 있는 느낌으로 몰입도가 강했고 27년 동안 잠들어있던 신효가 깨어나면서 2부가 새로 시작되는 것 같은데, 2부에서는 긴장감이 풀어지는 느낌이다.

 

: 1부와 2부로 나뉘게끔 영화를 만든 건 사실이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영화를 찍었던 터라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 물론 1부와 2부를 나눈다는 의미는 개인에게 어떤 기준을 두느냐에 따라 다를 것 같다. 또 많은 해석이 가능하다. 1부에서 신효는 실제로 죽기 때문에 2부에서부터는 소설의 이야기를 그대로 보여준 걸 수도 있다. 처음 봐선 모르는데 두 번째부터 보게 된다면 알 것이다. 영화 안에 작게나마 장치를 해두었다. 일부러 다르게 찍은 것은 사실이다. 영화에서 신효와 성환은 내 분신 같은 느낌이다. 나의 콤플렉스를 둘이서 각각 나눠가지고 있다.

 

 

관객 : 27년 만에 깨어났을 때 유명한 작가가 되어있다면 내 글을 보고 싶었을 것 같은데, 왜 글을 확인하지 않나.

 

: 굉장히 많이 받는 질문이다. 실제로 나는 시나리오도 초고만 쓰고 절대 수정하지 않고 영화도 만들고 난 뒤 절대 보지 않는 편이다. 물론 보는 감독도 있겠지만 나는 보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이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질문을 받을 때면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고 생각한다(웃음). 이건 여담인데 얼마 전 멕시코 영화제를 다녀왔다. 무대 인사를 하기 전 시간이 좀 남아서 예전에 잠시 살던 곳을 다녀왔다. 근데 놀라운 건 오랜 세월이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다 그대로더라. 아마 신효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다. 27년을 잠들어 있었더라도 깨어나면 그것을 느끼지 못할 것 같았다.

 

 

: 영화 속 주인공들은 대사도 하고 소설을 읽기도 하고 나레이션을 하기도 한다. 세 가지가 전부 섞인 느낌인데 관객은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 내 삶을 돌아보면서 극단적인 상황에서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영화는 뭘까라는 생각으로 다시는 못할 시도를 다 해보려고 만든 영화였다. 원래는 대사 없이 전부 나레이션으로 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너무 모험일 것 같아서 대사를 넣게 된 거다(웃음). 후반부로 갈수록 나레이션도 줄이고 조금씩 바꿔나갔다. 실제로 관객들이 복잡하고 모호하게 느끼도록 의도한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어떤 하나를 나눠서 분석하듯 생각하기보다는 대사든 나레이션이든 전체 다 하나로 보면 좋을 것 같다. 저들이 말하는 나레이션이나 소설 일부분이 한 소설의 내용일 수도 있고 여러 소설의 내용일 수도 있다.

 

 





: 성환의 캐릭터는 영화 속 주인공 중에 제일 어려운 캐릭터라는 느낌이 들었다. 연기할 때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면.

 

: 계획을 세울 만큼 여유가 있진 않았다. 그냥 닥치는 대로 해결하기도 급급했기 때문이다(웃음). 실제로 영화 속 성환과 나는 닮은 데가 많았다. 배우를 하려고 마음은 먹었지만, 배우로서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서 답답한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내 모습을 연기하려고 하니 막상 어려운 부분도 많았다.

 

 

: 영화에 등장하는 김기진이라는 작가는 작가들에게 있어서 이상적인 존재로 보인다. 우연제라는 독특한 공간은 어떻게 만들게 된 건지도 궁금하다.

 

: 신효는 나와 비슷한 부분이 있는 캐릭터다. 잘 배우지 못해 유명해지지 못했고 그들의 재능이 부럽기도 하다. 우연제에 들어가고 싶어 한다. ‘우연제는 영화에 나온 것처럼 작가들이 글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이고 실제로 몇몇 소설가들도 이런 공간을 만들거나 우연제같은 곳에서 글을 쓴 것으로 알고 있다. 종종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시나리오를 가져와서 봐달라고 한다. 김기진 작가가 신효에게 말했던 것처럼 나도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확답을 주지 못할 때가 많다. 또 고쳐주지 않는다. 실제로 김기진 같은 분을 만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관객 : 오늘 처음 영화를 봤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다. 영화에서 물고기를 찾는 낚시꾼의 이야기가 종종 나온다. 신효를 보면 중요한 것은 눈앞에서 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느낌이 든다. 어떤 의미인가.

 

: 처음 영화에 나오는 말은 괴테가 아들에게 한 말이다. 실제로 내가 만드는 영화는 얕게나마 혹은 깊게 크리스천의 마음이 묻어나 있다고 생각한다. 언젠간 크리스천 내용을 다루는 영화를 찍고 싶기도 하다. 어제 잡다가 놓친 물고기 때문에 지금 잡아야 했던 많은 것을 놓치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길 바랐다.

 

 

: 왜 하필이면 27년 후에 신효가 깨어나는가. 27에 특별한 의미가 있나.

 

: 특별한 의미는 없다. 원래 다루려 했던 내용은 신효가 잠깐 자고 일어났는데 자신이 유명해져 있는 얘기를 다루려고 했다. 그런데 배우가 정해지고 나서 영화를 찍다 보니 시나리오가 수정이 된 거다. 그래서 27년 후로 설정되었다.

 

 

: 신연식 감독님은 본인 영화에 무조건 나온다. 혹시 연기에 욕심이 있는 건가(웃음).

 

: 절대 아니다(웃음). 이젠 안 하려 한다(웃음). 항상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출연했다. 작은 역할이니 배우에게 연기를 지도하는 것보단 내가 직접 하는 게 여러모로 낫다고 생각해서 하게 되었다. 항상 상황에 맞물려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것들이다. 곧 개봉하는 <조류인간>에서도 나오긴 하는데, 이젠 정말 안 하려 한다.

 

 

: 성환이 신효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실제로 어땠나.

 

: 영화의 제일 마지막 장면이었다. 이것만 찍으면 영화가 끝나는데, 뺨을 때리는 장면이라 긴장했었다. 영화가 끝나고 파티를 할 예정이라 촬영을 하는 카페에 지인들이 와있는 상태였다. 지인들이 다 지켜보는 상태에서 연기해야 했는데, 신효에게 미안하지 않도록 한 번에 가려고 차지게 때렸다(웃음).

 

 

: 영화의 톤이 인상적이다. 세피아 톤에서 점점 흑백으로 가기도 하고.

 

: 원래는 완전 흑백이었다. 근데 흑백으로 보여주기엔 배경이 예뻐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영화 초반에는 세피아 톤으로 가고 완전히 흑백이 되었다가 다시 컬러가 되는 설정으로 진행했다.

 

 

: 감독님과 배우 분들의 마지막 소감을 부탁한다. 또 앞으로 일정에 대해서도 한마디 부탁드린다.

 

: <조류인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오늘 이 자리에 와주신 관객 분들에게 감사하다. 27년 뒤 다시 오늘 오신 분들과 <러시안 소설>을 보고 싶다. 조만간 현대 예술인 인물사를 주제로 시나리오를 써서 영화를 만들 생각이다. 특별한 프로젝트로 <조류인간> 이후에 또 관객 분들을 찾아뵐 것 같다.

 

경 : 연극 공연 연습 중이다. 117일부터 1116일까지 공연한다. 공연 준비로 한창 바쁠 것 같다.

 

: 단편영화를 통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 아직 졸업하지 못해서 학교에 다니고 있다. 오늘 만나 뵙게 돼서 반가웠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