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돌잔치 2017년 10 상영작 <춘몽>



디돌잔치는 매달 마지막 화요일에 진행되는 인디스페이스의 프로그램으로, 1년 전 개봉한 독립영화의 1주년을 함께 축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스크린을 통해 그 때의 감동을 다시 한 번 느껴보세요!


인디돌잔치 2017년 10월 상영작 <춘몽>

● 일시: 2017년 10월 31일(화) 오후 7시 30분

● 관람료: 7,000원 / 후원회원, 멤버십 무료

● 인디토크 

   참석: 장률 감독 | 박정범, 윤종빈 감독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진행: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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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스페이스가 관객 여러분과 함께 마련하는 값진 상영회!

개봉 1주년을 맞이하는 작품 중 다시 보고 싶은 영화를 투표로 선정해주세요.

지난해에 아쉽게 놓친 작품이 있다면, 혹은 스크린을 통해 꼭 한번 다시 보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주저 말고 투표해주세요:-)


자, 2017년 10월의 '인디돌잔치'의 영광은 어떤 작품에게 돌아갈까요? (두근두근)


>> 투표하러 가기 (클릭!) <<




● 후보작

① 우주의 크리스마스 (감독 김경형 | 2016년 10월 13일 개봉)

② 자백 (감독 최승호 | 2016년 10월 13일 개봉)

③ 춘몽 (감독 장률 | 2016년 10월 13일 개봉)

④ 흔들리는 물결 (감독 김진도 | 2016년 10월 27일 개봉)


● 투표기간: - 10월 15일(일)

● 발표: 10월 16일(월) 이후

● 상영일: 10월 31일(화) 저녁 

(입장료: 7,000원 / 인디스페이스 멤버십, 후원회원 무료)


* 투표에 참여해주신 분들 중 5명(1인2매)을 추첨하여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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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인행(三人行): 영화 공간 탐방기 

- <최악의 하루> 서촌, 남산 / <춘몽> 수색 / <혼자> 신당9재개발구역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형주, 최미선, 전세리 님의 글입니다.



때때로 영화 속 공간은 영화를 구성하는 핵심적 요소가 된다. 인물들의 행동, 벌어지는 사건, 흘러가는 시간 모두 공간 위에 적히고 쌓인다. 우리는 공간을 통해 그들의 감정을 보고, 나아가 그 영화만의 고유한 분위기를 느낀다. 이렇게 기억된 공간은 그 영화 자체가 되기도 한다. 

인디즈는 2016년 하반기에 개봉한 영화 중 특히 공간이 돋보였던 세 편의 영화 <최악의 하루>, <춘몽>, <혼자>의 장소를 탐방해 보았다. 최미선 관객기자는 <최악의 하루> 속 서촌과 남산을 다녀왔다. 매일 연습실에서 나와 걷는 길에서 다시 한 번 살짝 벗어나 한여름과 초가을의 그 날을 문득 떠올릴 ‘은희’를 상상하며 그녀의 시점으로 새 하루를 구성해보았다. 한예리 배우의 발걸음이 향하는 또다른 곳인 <춘몽> 속 수색역 근처는 전세리 관객기자가 찾았다. 수색이 불러일으키는 정서와 시간성을 되짚으며 동네를 찬찬히 둘러보았다. 이번 기사의 제목으로 차용한 ‘삼인행’은 <춘몽>의 제목 후보 중 하나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이형주 관객기자가 <혼자>의 신당9재개발구역을 방문했다. 온전한 동네의 이름조차 잃어버린 이곳은 주인공 ‘수민’이 끝끝내 지우지 못한 기억들이 묻어나오는 곳이다. 구부러진 골목들 사이에서 길을 헤매다 문득 자신을 되돌아 보기도 했다.

이 세 공간 탐방에서 인디즈 '삼인'이 만난 스승은 작품에 한껏 밀착한 일상의 시간들이었다. 작품-나-공간의 교류가 매우 묘한 느낌으로 우리를 채워주었다. 이제 3인을 따라 작품 속을 걸어보자. 



1. <최악의 하루> 은희 따라 걷기


초록이 물든 뜨거운 여름날의 남산은 폭발 직전이던 은희의 하루를 생생하게 떠올리게 한다. 영화 속 시간으로부터 여러 달의 흐른 지금, 그곳은 오히려 흑백에 가까운 장소가 되었다. 어디서도 색깔을 찾아보기 힘들만큼 빼곡히 들어찬 앙상한 나무들과 그것을 실감케 하는 차가운 공기만이 가득했다. 어떤 아쉬움도 없이 이렇게 변해버린 계절 속에서 은희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뜨거웠던 여름이 주춤하고 가을이 올 것만 같았던 날, 끝도 없이 걸었던 그 길을 은희가 되어 다시 걸어보았다.



아… 그날 진짜 최악이었지

‘서촌은 이제 나에게 익숙한 장소가 되었다. 연습이 끝나고 골목 골목 안 가본 곳이 거의 없는 것 같다. 가끔 여기 오는 외국인이 길을 물어보는데 이젠 어디든 능숙하게 잘 찾아준다. 그때마다 그 일본인이 생각난다. 이름이 료헤이였던가? 아무튼. 그를 처음 만났던 날은 하늘이 작정하고 나를 괴롭히나 싶을 정도로 최악이었다. 그렇지만 그 일이 있고 나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나는 여전히 거짓말을 하는 일로 먹고 살고 여전히 그렇게 유명하지는 않다. 아, 한가지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날 이후로 SNS는 안 한다. 그 모든 일이 다 트위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지워버린 후 아직까지도. 좀 심심하지만 그 덕에 연기 연습에 더 집중하고 있다.’



여길 다시 올 줄은 몰랐다

‘몇 달 만에 다시 찾은 남산은 겨울이다. 절대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지금 이 길에서 그날을 회상했을 때 가장 나를 사로잡는 기억은 끔찍했던 삼자대면의 순간이 아니다. 하루의 끝에서 료헤이와 우연히 다시 만나 걸었던 어둑해진 산책로, 그리고 의미가 완벽하게 전달되지 않는 언어로 서툴게 나눴던 대화이다. 이곳이 여름을 잊은 것처럼 나도 그날을 지나 보낸 것일까.’



‘그러고 보니 그날 료헤이가 말해준 소설 속 여자도 이맘때쯤 이 길을 걸었을 것 같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길에서 눈을 맞으며 서 있다던 무표정의 그 여자. 어쩌면 그날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좀 안심했는지도 모른다. 그 여자가 돌아보았던 캄캄한 산책로에 어떤 사연이 있었을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그 이야기는 해피엔딩일 테니까.’



‘날씨가 좋다. 그날도 이 말을 했던 것 같다. 겨울은 그 계절만이 가질 수 있는 온도와 냄새가 가장 잘 느껴지는 계절인 것 같다. 바람이 코 끝에 닿을 때 괜히 공기도 좋게 느껴지는 정도의 냉기. 하지만 곧 계절은 변하겠지. 그런데 료헤이는 정말 그 이야기를 해피엔딩으로 마쳤을까? 얼마 동안은 서점에 들러 그의 이름으로 된 책을 찾을 것 같다. 팬레터를 보내야지.’ 



 INFORMATION 


제목: 최악의 하루

각본/감독: 김종관

출연: 한예리, 이와세 료, 권율, 이희준(특별출연)

개봉일: 2016년 8월 25일











 SYNOPSIS 


‘어떻게 오늘, 이래요?’

늦여름 서촌의 어느 날, 배우 지망생 은희(한예리)는  연기 수업을 마치고 나오다 길을 찾는 일본인 소설가 료헤이(이와세 료)를 만난다. 말은 잘 안 통하지만 이상하게 대화가 이어지는 료헤이와 헤어진 후 은희는 드라마에 출연 중인 남자친구 현오(권율)를 만나러 촬영지인 남산으로 향한다.  그리고 같은 시간, 한 때 은희와 잠깐 만났던 적이 있는 남자 운철(이희준)은 은희가 남산에서 올린 트위터 멘션을 보고 은희를 찾아 남산으로 온다. 오늘 처음 본 남자, 지금 만나는 남자 그리고 전에 만났던 남자까지 하루에 세 명의 남자를 만나게 된 은희.

과연 이 하루의 끝은 해피엔딩일 수 있을까?





2. <춘몽> 다음 계절이 봄이라 하니 


<춘몽> 주요 배경지인 수색에 다녀왔다. 감독 인터뷰에 따르면 수색은 흑백 정서를 가진 곳이다. 그는 5년 동안 상암에 살았지만 수색이 컬러로 생각나지 않는다고 했다. 상암은 신도시이고 수색은 개발의 손길이 덜 미친 곳이다. 이곳은 언뜻 서울 교외나 다른 지역에 다다른 느낌을 준다. 



수색역 옆 굴다리를 지나면 장엄한 신도시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나는 그곳에서 모종의 시간차를 느꼈다. 수색역 굴다리에 ‘수상한 굴’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을 보기도 했다. 그 이름처럼 수색은 수상하고 오묘한 곳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거쳐 출퇴근 한다. 영화에서 ‘예리’와 세 남자는 수상한 굴을 통해 한국영상자료원에 간다. 



도착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우산 없이 목도리를 뒤집어쓴 채로 잠시 거닐었다. 오래 머물지는 않았지만 향수 비슷한 여운이 남는다. 입구에 채소와 과일을 잔뜩 내놓은 슈퍼마켓, 문방구 앞 뽑기와 게임기, 비 오는 날의 분식집, 아이들의 하굣길. 굴다리 하나만 지나면 만나게 되는 익숙한 풍경들이 아주 묘한 느낌을 주었다. 동네 이곳저곳을 거닐다 ‘주영’이 고양이 밥을 주던 주택 앞에 가보기도 했다. 그 집은 오르막길을 올라야 한다. 오르막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어렴풋이 방송국 건물이 보이고 그 아래 사람들이 길을 오르고 있다. 



마지막으로 예리와 세 남자가 앉아있던 슈퍼에 갔다. 가게 이름을 몰라 사진만 가지고 물어물어 갔다. 행인에게도 묻고 주민센터에 들어가 묻기도 했다. 덕분에 금방 찾을 수 있었고 간판에는 ‘윤창슈퍼’라고 쓰여 있었다. 이전 사진에는 가게 앞에 평상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카시아 까페로 바뀌어 있다. 주민들은 그곳에 옹기종기 앉아 추운 몸을 녹일 것이다.   

다시 역으로 가는 길, 멀리서 역을 바라보다 역 계단을 내려오던 예리의 모습이 스쳤다. 밤이 되니 여름처럼 비가 쏟아졌다. 많은 비. 맑은 날 다시 가보고 싶다. 햇살 잔뜩 스미는 겨울 끝 무렵, 또는 어느 봄날에.



 INFORMATION 


제목 : 춘몽 春夢

각본/감독 : 장률

출연 : 한예리, 양익준, 박정범, 윤종빈, 이준동, 이주영

특별출연 : 신민아, 유연석, 김의성, 김태훈, 조달환, 강산에

개봉 : 2016년 10월 13일












 SYNOPSIS 


 “바보 같은 꿈을 꿨어. 우리만의…”


시장을 어슬렁거리며 농담 따먹기나 하는 한물간 건달 익준

밀린 월급도 받지 못하고 공장에서 쫓겨난 정범

어리버리한 집주인 아들, 어설픈 금수저 종빈

그리고 이들이 모두 좋아하고 아끼는 예리가 있다.

병든 아버지를 돌보는 예리가 운영하는 ‘고향주막’은 그들의 유일한 안식처이자 오아시스다.

그러던 어느 날, 언제나 그들만의 여신이라고 생각했던 예리의 고향주막에 

새로운 남자가 나타났다.






3. <혼자> 기억도 철거될 수 있을까 


밤에 작업실에서 이곳을 보고 있으면 꼭 내 뇌, 머릿속 같아

<혼자> 속 수민은 이상한 꿈에서 계속 헤맨다. 깨도 깨도 다시 돌아오는 이 골목을 보며 그는 마치 자신의 머릿속 같다고 말한다. 그 대사처럼 <혼자> 속 공간은 분명히 기억, 트라우마가 재현되는 상징이다. 가파른 계단, 꾸불꾸불 끝없이 이어진 골목들로 이루어진 신당9재개발구역은 시대와 삶의 시간이 가득 배어있음과 동시에 기한 없이 연장되는 철거를 앞두고 버려지고 낡은 모양새로 묘한 긴장감을 품고 있다.



골목을 들어서면 종종 대문이 열린 집들이 보인다. 장독대와 빨래가 널려있어 마당인가 기웃대보면 또 다른 집으로 연결된 길이 숨어있다. 마당이자 마당 아닌 곳, 문이지만 닫을 수 없는 문들이다. 애초부터 계획적으로 지어지지 않은, 필요에 따라 들어오고 팽창하고 쇠퇴하며 남은 공간의 틈을 엿본다. 



털어버렸으면 좋겠다. 깡그리 다, 새로, 시작하게

다른 골목으로 들어오니 빨간 깃발들이 가득하다. 이 빨간 깃발은 재개발에 반대하는 표시이다. 현재 재개발 찬반이 강력히 대치하고 있다. 사진을 찍는 나에게 어디서 왔는지 경각심이 느껴지게 묻는 분들이 있었고, 하루 아침에 살던 집에서 쫓겨나게 된 이야기를 처음 보는 나에게 하는 분도 있었다. 아마 ‘더 나은 삶’이 철거의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이 명제는 현재의 부정을 전제하는 것이기도 하다. 만약 이 공간을 다 부수고 새 건물을 뚝딱 짓는다면 갖고 있던 모든 기억이 다 없어지는 걸까 궁금했다. 이곳에 수민의 아픈 기억들이 숨은 건 쌓인 시간들을 너무 일찍 놓아 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골목을 돌다 보니 가로등에 불이 켜졌다. 아까 지나친 곳을 다시 보았다. 뭉개지고 부서진 채로 원망의 눈빛만 쏘아붙이던 그들이 떠오르자 문득 내 한계의 잔해들도 자꾸 떠올랐다. 골목을 내려오며 나의 동네를 생각했다. 자로 잰 듯한 택지지구의 아파트. 7년의 시간 동안 번지르르해 보이던 대리석에 먼지가 끼고 위태하던 소나무는 결국 시들어 잘렸다. 시간이 쌓일 틈 없는 나의 장소에서 훗날 내 기억은 어디에 숨을 수 있을까. 


 INFORMATION 

제목 혼자 (Alone)

연출 박홍민

출연 이주원, 송유현, 이성욱, 윤영민, 김동현

상영시간 90분

관람등급 청소년관람불가

개봉 2016년 11월 24일









 SYNOPSIS 

“잘 생각해봐, 네가 왜 여기에 있는지…”


달동네가 배경인 다큐멘터리를 준비중인 한 남자,

우연히 건너편 옥상에서 벌어지는 살해 현장을 목격한다.

살해 장면이 남자의 카메라에 찍힌 것을 눈치챈 복면의 괴한들은

즉시 작업실로 찾아와 거대한 망치로 그의 머리를 사정없이 내리친다.

잠시 후 건너편 동네의 정자에서 알몸으로 깨어난 남자.

모든 게 이상한 꿈이었다고 생각한 것도 잠시, 또 다시 괴한에게 죽임을 당하고

정신을 잃은 남자는 또 한 번 같은 골목에서 눈을 뜨는데…




스크린을 넘어 재생되던 영화들


이 세 공간은 재미있게도 모두 서울이지만 전혀 한 도시처럼 보이지 않는다. 남산은 겨울임에도 청명하고, 수색은 차갑고도 아련하며, 재개발 지역은 친숙하면서도 날카롭다. 이처럼 다양한 동시에 본질적인 정서를 담아낸 건 독립영화 특유의 깊고 분명한 시선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공간에 새로운 색칠을 한다기 보다 수북이 떨어져있던 낙엽 하나를 주워 이야기를 생각해 보는 것. 고인 바람이나 하수구의 악취 또는 창문에서 새어 나온 보글보글 끓는 찌개 냄새 같이 그곳에만 가면 나던 내음을 기억하고, 가만히 앉아 자리를 지키며 시간을 쌓은 사람만이 볼 수 있는 모습을 찾는 것. 독립영화가 공간을 직면하는 힘을 갖는 법이라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영화의 시간을 재현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영화 속 공간을 방문한다면 영화의 확장이 이뤄질 수 있다. 각 영화의 주요한 영감과 정서를 만들어 낸 공간을 직접 방문하며 우리는 영화를 되새김과 동시에 주인공이 되어 보기도 하고 공간의 역할에 대해서 사유해보기도 하며 나아가 공간과 나를 직접 이어 보기도 했다. 우리의 감상이 영화를 얼마만큼 담았을 지는 모르지만, 스크린을 넘어 재생되는 영화를 엿보았던 건 분명하다. 다시 영화의 막이 내렸기 때문일까. 조금 씁쓸하지만 한 켠에 따뜻함을 갖고 위로를 받으며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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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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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11 소소대담] 독립영화를 보기, 독립영화를 고민하기 

일시: 2016년 11월 16일(수) @인디스페이스 
참석자: 이다영, 상효정, 이형주, 최미선, 홍수지, 전세리
('소소대담'은 매달 진행되는 인디즈 정기 모임 중 나눈 대화 내용을 정리한 글입니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형주 님의 글입니다.



어느덧 가을의 문턱을 넘어 겨울이다. 스치듯 지나가는 계절과 딱 맞았던 <춘몽>, <흔들리는 물결>과 인디즈의 큰 공감을 이루어 냈던 <걷기왕>까지 세 편의 독립영화를 함께 보았다. 인디즈가 된 지 벌써 세 달. 인디즈 식구들과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앞으로 남은 시간을 계획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형주: <춘몽>을 어떻게 보았는지? 시네아스트라 불리는 장률 감독의 흑백 영화였다. 서사나 내용이 뚜렷하지 않아 어려웠을 수도 있지만, 다들 좋은 감상을 했다고 들었다.



<춘몽> 161022 인디토크(GV) 기록 - 아련하게 스쳐간 봄날의 꿈처럼 >> http://indiespace.kr/3160

<춘몽> 리뷰 & 한줄평 "적막함과 아련함 사이에서 아른거리는 봄날의 꿈" >> http://indiespace.kr/3150


이다영: 10월 22일 <춘몽> 인디토크에서 진행을 맡은 정성일 감독(평론가)의 <카페 느와르>(2009)와 비슷하게 느껴졌다.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는 것이나 전반적인 서사 등.


최미선: <최악의 하루>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우리 선희>(2013)도. 한 명의 여자에게 세 명의 남자가 구애하는 스토리 구조가 비슷했다. 왜 감독들이 그런 구조를 선호하는지 궁금하다. 


상효정: 인디토크를 보고 방향이 잡힌 게 있다. <춘몽> 리뷰를 쓸 때 내가 굳이 이 영화에 대해 설명을 하려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내가 누군가의 꿈을 본다는 생각이 드는, 그 자체로 시 같은 영화인 것 같다. 


홍수지: 처음엔 세 남자가 주인공이었고 한예리 배우가 공기 같은 역할이었는데, 한예리 배우가 자꾸 튀어나오는 느낌 때문에 주제도 제목도 바뀌었다고 들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여전히 ‘예리’라는 역할이 공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전세리: 이번 달에는 여성 중심의 영화들을 많이 본 것 같다. 인디스페이스 9주년 기획전 ‘멀티채널 시대의 독립영화’의 <대세는 백합>, <출중한 여자>, <게임회사 여직원들>도 그렇고. 뜻 깊었다. 


이형주: 그 지점에서 효정이 리뷰에서 지적한 내용이 생각난다. 효정은 <춘몽>이 오히려 여성주의적인 관점에서 아쉬운 영화라고 했는데? 


상효정: <춘몽>을 보고 나니까 엄청 씁쓸하고 아쉬운 느낌이 들었는데, 영화가 예리의 죽음에 관한 내용이기 때문이었다. 자기는 몸과 정신이 건강한 사람이 좋다고 했지만, 정작 자신은 삶을 적극적으로 살지 못하는 여성으로 그려진다. 


최미선: 세 명의 철없는 남자를 어르고 달래는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그게 여성보다는 어머니의 모습처럼 비춰지기도 했다.


이형주: 나는 그들을 모자의 관계로 보지 않은 게, 보통 어머니라면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는 존재로 그려지는데, 이 영화에선 남자들이 예리에게 끊임없이 구애를 한다. 이 영화가 꿈인 이유는 누군가에게 계속 사랑을 받는 게 꿈같은 일이기 때문이 아닐까 했다.


전세리: 한줄평에 “내가 살고 싶은 꿈”이라고 썼는데, 영화를 보면서 마치 내가 사랑 받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다영: 예리가 어머니 상에 부합한다고 느꼈다. 남녀간의 사랑보다는 의지적인 사랑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남자들이 예리를 사랑하는 것은 예리가 남자들의 부족한 모습까지 보듬어주고 챙겨주기 때문이 아닐까. 여자의 입장에선 썩 탐탁지 않은 사랑이다.


이형주: 남자 셋의 캐릭터는 올해 최고였던 것 같다. <똥파리>(2008), <무산일기>(2010), <용서받지 못한 자>(2005)에서 절망적인 캐릭터들이 코믹한 모습으로 나오니 영화가 훨씬 풍성해진 느낌이었다. 맥없는 희망을 그리는 게 영화의 주제하고도 잘 맞았고 정말로 더 희망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흔들리는 물결>은 어떻게 보았는지? <춘몽>과 마찬가지로 죽음을 얘기하는데, 그 방식은 훨씬 직접적이었다.



<흔들리는 물결> 161029 인디토크(GV) 기록 - 그럼에도 불구하고 꽃은 핀다 >> http://indiespace.kr/3156

<흔들리는 물결> 리뷰 & 한줄평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 http://indiespace.kr/3163


이다영: 감독님이 그리고자 하는 그림은 삶과 죽음이란 거대한 주제인데, 조금 신파적이어서 아쉬웠다. 


최미선: 영화 줄거리 자체가 너무 많이 봐온 설정이란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렇지만 영화 보는 내내 그런 클리셰들이 거슬리지 않았다. 아마 배우의 힘이었던 것 같다. 


상효정: 죽음과 멜로를 결합한 게 오히려 묘미였다고 생각한다. 심희섭 배우는 앞으로 지켜보게 될 배우로 남았다.


홍수지: 중반까지는 재미있게 감상했는데, 병이 나타나는 순간부터 개연성을 잃어버리고 그때부터 캐릭터가 붕괴돼버리는 것 같았다. 


이다영: 감독님이 인디토크 때 실제 촬영본이 많이 편집된 걸 매우 아쉬워했다. 아마 편집에서 생략이 이루어지며 개연성이 조금 부족해진 게 아닐까 생각한다. 


이형주: 멜로 장르이기에 인물이나 배경 등을 카메라로 어떻게 그리느냐도 중요한 포인트인데, 담양 풍경과 심희섭, 고원희 배우를 예쁘게 잘 사용한 것 같다. 독립영화인만큼 제작 환경이 꽤 열악했을 텐데, 그런 티가 전혀 나지 않게 영화적으로 구현한 점이 좋았다. 

마지막으로 <걷기왕>은 어떻게 보았는지? 이 사회의 우리 세대라면 누구나 갖고 있던 고민이었을 것이다. 모두 크게 공감하며 보았을 것 같다.



<걷기왕> 161105 인디토크(GV) 기록 - 유쾌하고 뭉클한 한 걸음 한 걸음 >> http://indiespace.kr/3161

<걷기왕> 리뷰 & 한줄평 "천천히 걷는 행진의 힘" >> http://indiespace.kr/3164


이다영: 딱 심은경 배우의 영화라고 생각된다. 여태까지 이런 류의 위로를 하고자 하는 영화들이 많았는데, 그 위로의 톤이 색달랐다. 


전세리: 촬영 현장에 남순아 감독이 스크립터로 참여했는데, 성희롱 예방 교육을 실시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여성 캐릭터들이 더 살아나는 서사가 완성된 것 같다. 견고한 두 여성 모두가 자기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면이 좋았다. 


최미선: 영화를 보며 좀 뜬금없는 타이밍에서 울컥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감동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우리 세대의 마음을 잘 건드렸다고 생각한다. 자칫하면 반감을 살 수도 있는 메시지를 귀엽고 재치 있게 담은 것 같다.


이형주: 주제의식만큼이나 표현 방식에서도 우리 세대와 잘 맞았기 때문일 것 같다. TV에서 어설프게 따라 하는 “헐” 등의 작은 표현들도 심은경 배우는 정말 우리가 사용하는 그 느낌으로 말한다. 그런 작은 것부터 크게는 영화의 유쾌한 톤까지 세대와 공감을 이뤄내며 영화의 메시지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상효정: 영화가 그려내는 건 사실 현 세대가 겪어야 하는 밝지 않은 고민인데, 그런걸 애써 성장통이나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식으로 포장하지 않았다. 밝은 위로 같은 느낌이었다. 특별히 잘하는 게 없어도 어떤 무서움에 무엇이든 해야겠다는 불안이 정말 우리의 얘기라는 생각이 들었고, 꿈을 외치는 선생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짝꿍 등 주변 인물들로부터 내 주변 사람들이 떠올라 공감이 많이 됐다. 내레이션과 애니메이션 등 초반에 독특하고 힘차게 나아가다 후반에 힘이 좀 빠지는 듯한 느낌은 조금 아쉬웠다.


홍수지: 쓸모 있는 걸 잘 해야 한다는 강박이 우리 세대를 표현해내는 코드인데 그걸 잘 짚어냈다. 비슷한 주제의 <족구왕>(2013)이 족구라는 소재에 미리 공감이 있어야 했다면 경보는 성별이나 성장 환경을 따지지 않더라도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소재가 아닐까 싶다. 어머니와 함께 관람했는데, 마지막 결말에 대해 “그래도 계속 걸었어야지”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렇다면 이런 공감이 우리 세대만의 감상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최미선: 이 영화에선 그 결말이 정말 중요했던 것 같다. 만약 끝까지 걸었으면 오히려 반감을 사지 않았을까. 인디토크 때도 관객이 왜 중간에 포기했는지를 질문했다. 사실 제작사에서도 관객들이 기대하는 기대치가 있을 것이니 끝까지 걷는 결말로 설득했다는데, 감독님은 만약 끝까지 걷는다면 영화가 처음부터 했던 얘기와 전혀 다른 얘기가 될 거라며 이 결말을 고수했다고 한다. 


이형주: 사실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이 영화도 불편한 게, 영화를 보고 난 후에도 여전히 ‘그렇다면 한번 걸어볼까’라고 쉽게 생각할 수 없다. 나는 계속 확신하지 못하는 욕망이나 꿈과 사회의 의무 사이에서 무엇인가를 노력하며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걷기왕> 또한 여전히 낭만적인 얘기처럼 들린다. 그래서 <야근 대신 뜨개질>이 그만큼 더 기대된다.

기획전 '멀티채널 시대의 독립영화'도 더불어 얘기해보자.



<미디어로 행동하라 in 충북> 161110 인디토크(GV) 기록 -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다 >> http://indiespace.kr/3194

<썸남썸녀> 161111 인디토크(GV) 기록 - 일주일동안 '썸'에서 결혼까지 >> http://indiespace.kr/3174

<대세는 백합> 161112 인디토크(GV) 기록 - 통통 튀는 매력이 가득 >> http://indiespace.kr/3176

<출중한 여자> 161112 인디토크(GV) 기록 - 있는 그대로 출중한 여자들 >> http://indiespace.kr/3178


최미선: <발광하는 현대사>를 감상했는데, 네 시간 동안 성적인 장면이 쉴 틈 없이 나왔다. 이걸 계속 봐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했다.(웃음)


홍수지: <썸남썸녀>를 봤다. 인디토크에 이주승 배우가 참석했는데, 팬들이 진짜 많이 왔다. 말할 때마다 “귀여워” 등의 환호성이 나왔다.(웃음)


이형주: <대세는 백합>은 관객들을 섹시하게 휘어잡고 자꾸 산으로 올라간다. 거기서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이 느껴졌다. 반복되는 장면이나 사운드 등 극장보단 웹이 확실히 걸맞다는 느낌이었지만, 그럼에도 이 기획전이 의미 있었던 건 팬미팅같은 자리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요새 웹드라마가 화제는 되지만, 관객(시청자)을 만나는 자리가 현저히 적었기 때문에 이들이 직접 만나는 시간이 한번쯤 필요했던 것 같다. 


상효정: <미디어로 행동하라 in 충북>은 충북 지역에서 투쟁을 하는 노동자들을 다뤘다. 저번 <자백>의 소회처럼 뉴스에 나와야 할 사건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지 못해 접하기가 힘든데, 여러 사람들과 함께 볼 기회가 주어졌다는 점에서 뜻 깊었다. <그림자들의 섬>이 긴 시간의 취재 과정을 압축해냈다면 <미디어로 행동하라>는 최근에 일어난 이야기들을 빠르고 짧게 접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좋았다. 


전세리: <출중한 여자>는 다섯 개의 에피소드가 연결되는데, 웹과 달리 극장에서 상영하니 한 번에 볼 수 있는 점이 편리했다. <출중한 여자>에는 현 시대 여성들의 모습이 많이 담겨 있다. 여성 감독 두 분과 김현민 영화저널리스트가 함께 인디토크에 참석했는데, 영화 속의 여성뿐만 아니라 최근 논의되고 있는 영화계 내 성폭력 문제까지도 함께 얘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웹드라마는 유행을 담는다는 점에서 소비 장르로 더 커져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제작기간이나 비용이 적게 들어서 훨씬 신속하게 담론을 담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상효정: 이번 기획전에서 독립영화와 웹드라마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요새 영화와 드라마가 포화 상태이기에 일종의 탈출구처럼 웹드라마로 시선이 옮겨지는 것 같다. 


이형주: 어느덧 인디즈 활동 3개월차가 되었다. 다들 활동하면서 어땠는지 이야기해 보자. 우선 독립영화에 대해 다들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 처음 인디즈를 시작했을 때는 뚜렷한 개념이 정해지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이다영: 성장기를 같이 지켜본다는 느낌이다. 좀 미흡한 부분들이 있더라도 이 시기를 같이 보냈다는 일종의 동지애가 생긴다. 다음 작품을 기다려 줄 수 있을 것 같은 마음도 있다. 


전세리: 독립영화를 많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감사하다.


최미선: 처음엔 독립영화가 적은 예산의 영화, 비주류의 영화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흥행되지 못해 아쉬운 영화다. 뛰어난 작품들이 많은데, 더 많은 관객들에게 보여지지 못하는 게 너무 안타깝다.



상효정: 독립영화를 구분하는 경계가 단순히 금액으로 이뤄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영화 자체로 사람들과 만날 수 있어야 한다.


홍수지: 지금의 상업영화가 질적으로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 독립영화를 사람들이 많이 봤으면 좋겠는데, 이게 배급의 문제라면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한다.


이형주: <걷기왕> 같은 경우 우리에겐 결말이 그 영화를 빛나게 해주는 요소지만, 많은 사람들에겐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요소일 수 있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서사에서 벗어나는 순간 너무 쉽게 외면 받는다. 배급이나 독립영화 자체가 변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이 다양한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게 변화해야 되지 않을까.


최미선: 혹시 독립영화 상영관 수가 많아진다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하는지?



홍수지: 당장 독립영화관이 늘어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영화가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문화 생활보단 여가 생활 쪽이 큰 것이 문제다.


이다영: 대한민국엔 문화 교육이 더 필요하다. 사람들이 매번 인문학 등을 애기하지만, 정작 사회에선 “네 생각이 뭐가 중요해?”라고 한다. 무엇보다 영화가 그 간극을 줄여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유흥 그 이상이 되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


홍수지: 다른 문화에 갈증을 느끼는 사람이 첫걸음을 떼기가 어려운 것 같다. 어렵게 찾아본 독립영화가 마음에 들지 않아 그 이후로 단절돼 버린다면 너무 안타깝지 않나. 가이드라인 같은 것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이형주: 우리가 맡고 있는 역할을 크게 보자면 독립영화의 기록과 홍보라고 할 수 있겠다. 두 역할에서 세 달간의 우리를 활동을 돌아보고 앞으로 남은 기간엔 무엇을 해볼 수 있을지 생각해 보자.


이다영: 친구들에게 독립영화를 늘 소개하는데, 내가 끌고 오지 않는 이상 잘 보지 않는다. 그렇지만 극장에 데려오면 너무 좋아한다. 친구와 같이 보고 얘기 나누는 게 홍보에 좋은 것 같다.


전세리: 개봉작들을 보며 좋은 것을 주변에 얘기할 수 있는 게 좋다. 계속 극장에 오니 소속감과 사명감이 생긴다.


이형주: 독립영화의 다리가 되는 건 좋지만, 어디까지나 내 친구들, 그 중에서도 독립영화를 한번쯤 보고 싶어 하는 친구들에게 한정된 역할이었다. 그보다 더 넓은 의미에서 홍보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고민이 든다.



3개월,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인디즈는 각자 스스로 독립영화, 독립영화전용관의 한 일원이라 느끼고 있었다. 오늘은 특히 독립영화가 처한 현실에서부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애정 어린 마음으로 폭넓은 고민을 나눠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관객 기자단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가 느낀 감동과 사유를 함께 나눠보고 싶다는 생각을 모두 공유했다. 곧 재미있는 무언가를 통해 더 많은 관객들과 인디스페이스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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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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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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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를 클릭하면 영화별 상영일정과 세부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16.11.17 - 2016.11.23 인디스페이스 상영시간표

<연애담> 이현주 | 99분 | 드라마 | 청소년관람불가

<야근 대신 뜨개질> 박소현 | 98분 | 다큐멘터리 | 12세이상관람가

<걷기왕> 백승화 | 92분 | 드라마 | 12세이상관람가

<흔들리는 물결> 김진도 | 100분 | 드라마 | 12세이상관람가

<춘몽> 장률 | 101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자백> 최승호 | 106분 | 다큐멘터리 | 15세이상관람가








예매하기 (실시간 예매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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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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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1.14 17:32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indiespace.kr BlogIcon indiespace_은지 2016.11.16 11: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안녕하세요. 인디스페이스입니다. 토요일 낮 <야근 대신 뜨개질> 회차는 DMZ국제다큐영화제 측에서 전석을 구매하였습니다. 양해바랍니다:-)

아련하게 스쳐간 봄날의 꿈처럼  <춘몽>  인디토크(GV) 기


일시: 2016년 10월 22일(토) 오후 7 상영 후

참석: 장률 감독

진행: 정성일 영화평론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상효정 님의 글입니다.


한바탕 꾼 봄날의 꿈. 그 꿈에서 깨고 나니 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 난 꿈을 꾸었던 것일까? 아니면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현실을 꾼 것일까? 영화 <춘몽>은 그 제목에서 인생의 덧없음을 뜻하는 ‘일장춘몽’을 떠올리게 한다. 마치 아련하게 스쳐간 봄날의 꿈같다. 봄날의 꿈은 다소 적막하고 씁쓸하지만, 동시에 따뜻한 여운을 준다. 지난 22일,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춘몽>의 장률 감독과 정성일 평론가가 인디스페이스를 찾았다. 



정성일 영화평론가(이하 정): 사전에 저는 장률 감독님과 인터뷰를 한 바가 있습니다. 그때 <춘몽>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질문을 드리자 감독님께서는 수색역에서 시작되었다고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수색역은 전철역의 이름이자 지역명으로 그 장소에 살아본 사람이 아니라면 쉽게 가기 불편한 장소입니다. 그렇다면 감독님께서는 언제 수색역이라는 장소를 발견하였으며 무엇을 보았고 그때 어떤 기분을 느끼셨기에 수색역에서 출발하게 된 것인지 먼저 질문을 드려보고 싶습니다. 


장률 감독(이하 장): 서울에 살게 된지 5년인데, 수색역 맞은편 DMC에서 처음부터 살았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외국인 아파트 하나밖에 없는데, 그곳에 사는 주민들은 몇 달 있다가 떠나고 또 새로운 사람들이 옵니다. 제가 가장 오래 살고 있는 주민인 것 같습니다. 그곳은 한국 동네 냄새가 하나도 나지 않습니다. 산책이라도 해야 되지 않을까 싶어서 동네 분위기가 나는 공간을 찾다보니 수색을 찾게 되었습니다. 제 동네에서 터널을 넘어 15분 걸으면 수색에 갈 수 있는데, 그곳은 DMC와는 정반대로 시장도 있습니다. 서울에서도 그런 동네가 많지 않습니다. 이상하게 수색에 가면 조금 편안하고 안착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마음이 안착된다는 것은 고향과도 비슷한 정서 아니겠습니까. 일주일에 두세 번 혹은 매일 그곳을 찾는데, 고향에 간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한 동네에서 다른 동네로 넘어갈 때 보통 갑작스럽지 않게 자연스러운 과도기가 있지만, 이곳은 터널하나만 지나면 완전 다릅니다. 꿈과 현실처럼 다른 느낌을 매번 받습니다. 그래서 영화의 주공간이 되지 않았나합니다. 


정: 저는 연변을 가보질 못해서 장률 감독님께서 사셨던 곳의 공간적인 느낌을 갖지는 못하지만, 제 눈으로 확인해보지 않으면 믿지 않는 성격이라서 일부러 DMC 한국영상자료원부터  수색역까지 걸어봤습니다. 가장 첫 번째로 느낀 것은 시간적인 점핑처럼 1970년대에 머물러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춘몽>은 20세기 남한과 21세기 남한이 공존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로 눈에 들어온 것은 절묘한 캐스팅, 즉 박정범, 양익준, 윤종빈 이 세 감독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들이 연출을 했을 뿐만 아니라 배우로 출연했다는 점으로 그 영화 안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다른 배우로 대체가 불가능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 감독들을 한데 모을 것이라는 생각은 미처 해보지 않았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무산일기>의 박정범, <똥파리>의 양익준, <용서받지 못한 자>의 윤종빈은 자신들의 그 영화 속에서 걸어 나와 그 인물이 가졌던 성격을 고스란히 껴안고 <춘몽> 안으로 걸어온 다음 한 데 만났다는 느낌이 듭니다. 정범은 탈북자라는 성격 그대로, 익준은 양아치 역을 그대로 연기하고 있고 종빈은 이등병의 역할의 그대로 재현해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이 세 편의 영화에 대한 감독의 이야기를 먼저 듣고 싶습니다. 


장: 세 감독의 영화를 다 좋아합니다. 잘 찍었고 연기도 너무 잘했고. 그 캐릭터들이 설득력이 있었어요. 이상하게도 그 세 감독의 캐릭터들은 실제 감독들이 가진 질감과 비슷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저 안의 캐릭터가 스크린에서 나와 지금의 삶을 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많이 해보셨을 텐데, 저 또한 같은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그 세 편의 영화와 <춘몽>을 같이 보면 조금 재밌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 언젠가는 이 세 편의 영화와 <춘몽>이 동시에 상영되는 날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 세 분이 본래 감독이기 때문에 흥미로운 지점과 동시에 불편했던 순간도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장: 배우와 같이 찍을 때도 현장은 항상 서로 불편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소화해서 좋은 방향으로 가느냐의 문제입니다. 스크린에서는 <춘몽>이 한 가지 버전으로 나오게 되었지만, 그 친구들의 마음속으로는 네 개의 버전으로 영화가 나오지 않았을까 합니다. 현장에서는 감독이 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 친구들도 많이 참아내고 최선을 다해서 완성된 것 같습니다. 실제 모든 사람들의 생각은 다르지 않습니까. 하지만 영화라는 것은 하나의 감정과 하나의 질감으로 어떻게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고 그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세 명을 다시 모이게 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웃음) 


정: <춘몽>을 보고 있으면 이 세 감독들이 자신들의 영화에서 각자의 연기를 보여줬던 것처럼 종종 그 대목들은 시나리오의 대사들을 따라가고 있지만, 많은 순간에 즉흥 연기의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즉흥연기를 어느 정도까지 허락해주셨고 이 세 사람의 배우 분들에게 어떤 원칙을 정하셨는지요. 


장: 저보다 연기에 대해서 더 잘 알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친구들은 연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으로도 나왔으니까요. 즉흥적으로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 자유를 많이 줬습니다. 원칙은 간단하게 말하자면 ‘오버는 하지 말라’.(웃음) 


정: 가장 힘들어했던 대목은 어느 부분이었나요? 


장: 모든 장면이 다 힘든 것 같습니다.(웃음) 제 마음에 들 때까지 합니다. 예를 들어 노래방 장면은 어떻게 보면 영화 속에서 제일 좁은 공간에서 찍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노래를 3곡 해야 되고 춤을 춰야 되고 그 안에 예리와 종빈의 미묘한 감정 흐름도 있어야 하고 4명이 끌어안고 노래해야하는 상황이었는데, ‘이렇게 연기해야겠다’라는 생각들이 다 달랐습니다. 그래서 선을 넘지 말라고 엄격하게 규정했습니다. 그래서 그 공간에서 찍은 씬이 실제로 토론이 제일 적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완성해야 해서 찍을 때 배우들이 조금 불편했을 것입니다. 


정: 장률 감독님의 영화 제목을 듣고 제가 느꼈던 점은 건조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춘몽>은 의외라는 느낌마저도 들었습니다. 영화 연출을 하기 이전에 소설가이셨던 장률 감독님의 영화들 중에서 가장 문학적인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춘몽, 봄의 꿈은 사람마다 다른 뉘앙스로 다가올 터인데, 제목을 짓게 된 연유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장: 앞의 제목들이 딱딱했나요? 늙어서 그런가.(웃음) ‘춘몽’이라 하면 정서상에서 소설보다는 시와 가깝지 않겠는가 합니다. 소설과 영화의 관계를 싫어하는 쪽입니다. 영화와 시는 항상 애인 같으면 좋겠고 영화와 소설은 사돈처럼 멀었으면 좋겠습니다. 왜 그런가 하면 소설은 스토리로 끌고 가기 때문에 그 힘이 커서 영화가 스토리에 묻혀버릴 수 있는데, 시는 리듬으로 가지 않습니까. 중국에서는 춘몽을 봄날의 꿈이라고 그 글자처럼 이해하지 않고 무조건 야한 꿈이라고 이해합니다. ‘일장춘몽’이라 해야 한국의 춘몽과 같은 뜻이 됩니다. 중국에서 개봉하면 이상하게 영화가 잘 될 수도 있습니다.(웃음) 


정: 영화는 마지막 장면을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흑백으로 찍혀있습니다. 장률 감독님의 영화 중에서 전체 영화를 흑백으로 찍었던 것은 이 춘몽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리가 살았던 시간을 모두 흑백으로 진행하고 예리가 죽고 나자 영화가 색을 얻었다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일 조금 더 상상할 수 있는 여유를 준다면 예리가 죽고 산 시간을 가운데다 놓고 영정사진을 기점으로 누군가가 죽은 시간을 회고하고 기억하는 흑백으로서의 시간, 영화 전체의 흑백을 예리가 죽었던 시간을 회고하는 시간으로 둔 다음 컬러를 예리가 죽고 난 다음 죽은 예리가 꾸는 꿈과 같은 느낌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컬러의 장면들은 색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비현실적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영정사진을 보여준 다음 화면은 갑자기 처음으로 초점이 나간 것처럼 흐릿하게 보입니다. 카메라는 멈추지 않고 세 사람을 본 다음 아버지가 벌떡 일어나는데, 누군가의 환상이거나 꿈처럼 보입니다. 주영이 고양이와 함께 집 앞에 앉아있습니다. 그리고 수색역 옆의 고압 철탑의 익준과 종빈을 보여주고 종범을 찾으러 가자며 끝납니다. 예리가 꾸는 꿈처럼 보이게 합니다. 현실과 꿈이라 나누기도, 시간으로 나누기도 애매합니다. 질감도 매우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적어도 이 영화의 전체를 흑백으로 찍은 의도, 어떤 감정을 전달하기를 원한 것인지 질문 드려보고자 합니다. 


장: 어디서부터 꿈이고 어디서부터 현실인지 각자의 해석이 다 다릅니다. 색은 연출의 한 부분인데, 흑백으로 찍자고 처음부터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니고 수색역이라는 공간을 생각하면 칼라로 생각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 공간의 질감이 흑백과 가깝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정서상으로 흑백이 더 맞는다고 봅니다. 



정: 말하자면 수색역이라는 장소가 주는 기분이 흑백을 요구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예리를 중심으로 하여 세 남자와 주영이 주막에 모였다가 흩어지는 영화라고 설명할 수 있겠지만, 영화를 보고 다시 이 영화를 생각하면 예리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정범에서 시작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정범이 인사하는 장면으로 시작해서 익준과 종빈이 어딘가 가버린 정범을 찾으러 가는 이야기로 끝납니다. 예리에서 시작하지 않고 어딘가 가버린 정범으로 끝날 때에 그냥 이 동네 사람이 아니라 북한에서 먼 길을 거쳐 남한에 도착한 사람이라 생각을 한다면 이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정범으로 시작해서 정범으로 끝나는 데에 어떠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장: 이 세 사람이 어떻게 보면 공동체라고 볼 수 있지 않습니까. 크게 말하면 예리까지도 포함해서요. 그런데 그 세 사람들은 모두 수색역이 고향이 아니지만, 정범을 제외한 두 명은 거리상 가깝습니다. 정범은 3·8선을 넘어온 제일 먼 관계입니다. 항상 영화 안에서 그 친구는 혼자 행동하지 않습니까. 이 두 사람(익준, 종빈)은 항상 이 친구(정범)를 찾고. 그런 점에서 제일 먼 거리의 사람부터 시작하면 어떻겠는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예리는 항상 이 세 사람을 같이 찾지 않습니까. 그런 관계에서 편집이 그렇게 나왔고 제 스스로도 조금 슬프지만, 지리적으로 멀고 혼자 행동하기에 더 찾아야하고 더 다가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 영화를 보면 예리가 어떻게 태어났고 어머니가 어떤 병세로 세상을 떠났으며 어떤 연유로 남한에 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종빈은 익준이나 종범보다도 더 외곽에 있는 듯한 느낌이고, 덜 설명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종빈에 대해서 설명을 더 부탁드리겠습니다. 


장: 설정을 할 때 부모님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은 했습니다. 굳이 그것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아버지가 경찰이라는 대사 안에 사람을 넣었습니다. 실제 윤종빈 배우의 아버지가 경찰이고 일찍 돌아가셨고요. 그래서 그 설정으로 가는 것이 어떤가했고 그 설정 안에서 어리바리한 종빈의 캐릭터가 자기의 출신을 그렇게 진실하게 이야기하겠는가 해서 그렇게 처리했습니다. 


정: 영화 속의 등장인물 중에서 가장 미스터리한 인물은 주영일 것입니다. 백두산 이야기를 하면서 무슨 이유에서 인지 자살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시종일관 축구공을 차면서 길을 돌아다니고 예리에게 사랑을 느낍니다. 또한 그녀는 시인이 되고 싶어 합니다. 컬러 장면을 제외하고 이 영화에서 주영이 등장하는 마지막 장면은 매우 괴리합니다. 오토바이를 산 위까지 끌고 올라간 다음 알 수 없는 미소를 남기고 다시 등장하지 않습니다. 수많은 정보가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미스터리하게 남는 주영을 통해서 예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장: 무슨 영화를 그렇게 자세히 봅니까.(웃음) 실제로 삶에서 주영과 같은 사람들이 꽤 있고 알아보려고 해도 계속 궁금해집니다. 그런 주영이 춘몽에 들어오게 되는 계기는 간단합니다. 세 명의 친구만 있으면 예리가 너무 막막할 테니 주영과 같은 시인 친구가 등장하면 어떻겠는가 생각했습니다. 보통 시인이라 하면 남들과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인들은 독특한 행동이나 취미를 갖고 있는데, 20대 전후의 여학생이 축구를 하고 다니는 것도 실생활에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이주영이라는 배우가 축구를 아주 잘 하기도 하고 오토바이도 그 친구 오토바이입니다. 현장에 올 때도 그 오토바이를 타고 왔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동성애가 있는데, 사람은 똑같은 것이지 않습니까. 시인을 보는 것처럼 저쪽인지 궁금해지는 사람들이지 않습니까. 이 친구의 등장으로 예리란 캐릭터가 조금 더 풍부해질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예리에게 네 사람 중에 한 사람을 선택하게 되면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 물어보니 이왕이면 주영을 선택하겠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정: 예리 주변에 계속 세 남자가 머물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이 세 남자의 애인이라기보다는 어머니 같고 그들을 보살핀다는 생각이 큽니다. 겉보기에는 예리가 마음에 들어 포장마차에 계속 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주막의 이름이 고향인 것을 감안한다면 고향처럼 계속 다시 오고 싶은 곳이라는 느낌이 들게 합니다. 그렇다면 이 세 남자에게 예리는 어떤 사람입니까? 


장: 예리는 예리입니다.(웃음) 어떤 정서냐고 물어보면 동네의 정서이자 점점 없어지는 기억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로 관심을 갖고 서로 도와주는 정서가 점점 이 사회에서 없어지는 것 같은데, 수색에는 아직 있다고 봅니다. 저는 그런 정서가 공간의 지배 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 친구들은 고향이 없는 친구들로 고향 주막에 항상 찾아오지 않습니까. 예리도 연기할 때 어머니 정서로 연기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정: 장률 감독님께서 중국에서 만든 영화와 남한에서 만든 영화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중국에서 만든 영화의 카메라는 모두 요지부동인 것처럼 서있는 반면에 남한에 와서 찍은 영화는 카메라가 시종일관 움직이고 있습니다. <경주>(2014)에서는 그것이 분명하지 않았는데, <춘몽>에서는 목욕탕 씬을 제외한 거의 모든 장면은 핸드헬드 방식의 방식으로 찍었습니다. 중국에서의 멈춰선 카메라가 경직된 느낌과 안정된 느낌을 동시에 들게 한다면 남한의 핸드헬드 방식은 자유로운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무언가 기댈 때가 없어서 불안정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에 대한 부연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장: 카메라가 움직이는 방식은 당연히 그 공간과 그 인물에 따라야 하지 않겠습니까. 방식이 바뀌었다는 것은 그 감독의 삶이 변한 것과 같습니다. 나이가 많이 들었고요. 카메라가 고정해 있으면 엄숙하고 고집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들고 찍으면 그 인물과 공간에 따라가고 녹아들어야 합니다. 교만하게 들릴지 몰라도 저는 중국에서 자라왔고 대부분의 시간을 그 곳에서 보냈기 때문에 중국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한국에 와서 카메라가 움직이는 것은 이 사회, 이 나라, 이 땅의 정서를 찾는 것입니다. 잘 보이지 않으면 조금 더 다가가고 불안하면 멀리 가는 것처럼 변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정서가 카메라와 같았습니다. 5년만 시간을 더 준다면 한번 고정해서 찍어보겠습니다. 


정: 관객들이 웃음을 터뜨리는 많은 장면들이 있었습니다. 이 영화가 시종일관 웃음을 짓게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문득 돌아서면 이 영화 전체가 예리가 자신에게 죽음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고 죽음을 맞이할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합니다. 그래서 <춘몽>은 죽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죽음을 준비하는 한 젊은 여자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 여자의 일장춘몽과도 같은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전에도 죽음을 많이 다뤄왔던 장률 감독님께 죽음이란 어떤 것입니까?


장: 그렇게 말씀하니 저도 왜 그렇게 많이 죽음을 생각했는지... 오래 살고 싶은 쪽입니다.(웃음) 살고 싶으면 죽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어떤 나이가 되면 죽음이 피부로 다가오게 됩니다. 한명 한명 다 떠나지 않습니까. 감정이 깊어지는 사람보다 떠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그러면 죽음을 생각할 수밖에 없고 죽음은 일상입니다. 그 일상을 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에서 예리가 이 세상을 떠난 다는 것을 앞에서 많이 심어줬는데, 전봇대에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으려 하는 것은 계속 살자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어차피 가는 방향은 죽음이지 않습니까. 살아있는 순간 대부분의 사람들은 열심히 살지 않습니까. 끈질기게 생명의 끈을 쥐는 모습을 볼 때면 감동이 옵니다. 그래서 죽음을 위해서라도 잘 살아야 되지 않겠는가 합니다. 예리의 대사도 있지 않습니까. 우리 그냥 이렇게 삽시다, 하하. 


관객: 중간에 말을 못하시던 아버지가 종빈하고 예리에게 말을 하게 되는데,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장: 환청이 아니겠는가 합니다. 그런데 말을 하지 않거나 말을 못하고 있어도 그 사람의 이야기가 들릴 때가 있습니다. 


정: 감독님께서 생각이 그러하다면 제 생각을 덧붙여보겠습니다. 환청은 다른 사람의 말을 빌려 자기가 하는 대답입니다. 그래서 제 주관적인 생각으로는 종빈이 한편으로 ‘내가 예리에게 어울릴 리가 없구나’하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합니다.



관객: 저는 의상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습니다. 세 남자의 의상이 바뀌지 않고 동일한데, 다른 날에 찍은 씬인데도 이 세 남자만큼은 비슷한 의상으로 입혀도 괜찮다고 생각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장: 조금씩 변화는 있습니다. 많은 영화들처럼 의상을 많이 바꾸지는 않았는데, 왜 그런가하면 어떤 동네에 사는 사람들은 의상을 많이 바꾸지 않고 거의 며칠씩 입기 때문입니다. 


정: 역시 제 생각을 덧붙이자면, 저는 그것이 가난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옷을 바꿔 입지 못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가난하다는 것이지요. 풍요로움을 갖지 못해서 그렇지 않을까 합니다. 


관객: 주영이 예리에게 사랑 고백을 하는 동선이 너무 아름다워서 인상적으로 봤습니다. 그런데 거울 속으로 보이는 컷이 다음에 바로 장난감 총 컷으로 이어지는데, 그 사이에 무언가 뺀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시나리오 상으로는 어떻게 되어있었는지 실제로 그 사이에 찍은 장면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궁금합니다.  


장: 시나리오 순서대로 찍지 않았고 편집을 그렇게 했습니다. 그리고 주영의 사랑고백은 아름다운 감정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우리 현실 공간 안에 거울이 있습니다. 거울 안에서는 현실과 똑같은 또 하나가 더 발생하는 것 같지 않습니까. 그래서 거울에서 찍으면 현실에서 찍는 것보다 어떻게 보면 정서상으로 더 다가옵니다. 거울은 현실을 비춰주는 것이고 그 안에서는 우리의 정서가 복합적으로 옵니다. 그리고 거울에서 거울로 컷을 넘긴 것은 아름다운 리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총도 있는데, 이것을 대조하면서 거울이 우리 안의 일상을 다 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관객: 경주는 어떤 느낌인지 수색역은 어떤 느낌인지 가봤는데, 영화와 잘 매치되는 것 같습니다. 영화 외적인 질문인데, 다음 영화는 어느 장소를 배경으로 하고 싶으신지,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서도 알고 싶습니다. 


장: 실제 계획은 크게 없습니다. 날마다 생각이 달라지는 사람이라.(웃음) 다만 조건이 된다면 끝까지 논의하다가 제 감정이 든 공간을 이야기 안에다 넣습니다. 공간이 제게는 너무 중요하고 어떤 배우와 그 공간의 질감이 맞다하면 그때 찾지 않겠는가 합니다. 

 

관객: 감독의 손을 떠난 다음에는 관객의 몫이라고 하셨는데, 저는 어떻게 보면 영화가 블랙 코미디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감독님께서는 의도하지 않으셨으나 합니다. 


장: 영화는 감독의 취향으로 만들게 됩니다. 관객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실생활에서 웃는 사람이 있고 우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것을 다 맞출 순 없고 감독의 정서로 성실하게 앞으로 가다보면 어떤 관객은 받아들이고 어떤 관객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모든 관객이 똑같은 생각은 아니지 않습니까. 코미디 쪽으로 말씀해주니 기쁘고요. 이번 영화는 재밌게 만들자는 생각보다는 그 공간에 사는 사람들의 말과 언행을 따라 그 공간에서 품어 나오는 정서들인 것 같습니다. 거칠게 큰 소리로 웃고 울고 하는 것의 배경에는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보면 그 동네의 적막과 슬픔이 그 공간에 흐르는 것 같습니다. 웃음과 거친 것과 적막과 슬픔이 섞여 있으니 그것이 제게 매력이 있었습니다. 


관객: 배우의 이름을 배역의 이름으로 끌고 오셨습니다.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장: <춘몽>은 제가 찍은 영화들 중에서도 인물이 가장 많은 것 같습니다. 영화를 만들 때에는 이름을 만드는데, 제가 원래 이름을 잘 못 짓습니다. 그래서 저 편하자고 본명으로 할 수 있는지 배우들에게 물어봤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덧붙이자면 그 친구들 입장에서 자기 이름으로 부르면 감정이 더 진실합니다. 배우 자신과 배우의 역할이 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 과정을 조금 수월한 방법으로 한 것입니다. 


정: 주영은 예리를 찾아와서 갑자기 ‘시에요, 언니가.’ 라고 말합니다. 저는 이 말이 두 가지 맥락으로 읽혔습니다. 하나는 예리라는 인물에 대해서 장률 감독님께서 가져온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리가 이 영화 속에 존재하는 하나의 시 같은 ‘인물’이 아니라 말 그대로 ‘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 시 같은 인물, 시로서의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시는 연변에서 왔다는 것입니다. 약간 과장한다면 연변에서 남한으로 온 중년의 남자인 장률 감독님께서 남한에서 살아가는 방식이 시처럼 읽혔습니다. 시는 가냘프지만, 종종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죠. 혹은 감독님께서 오늘도 몇 번 시는 리듬이라고 얘기하셨습니다. 장률 감독님의 영화들 중에서도 가장 담백하고 직접적으로 즉 연변사람으로서 자신이 존재하고 살아가는 방식이 가장 투명하게 투영된 영화가 아닌가 합니다. 오늘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면서 이 <춘몽>이라는 영화는 감독님 자신에게 어떤 영화였습니까?


장: 한글로 좋아하는 단어가 하나 있는데, ‘그립다’입니다. ‘보고 싶다’, ‘사랑한다’는 앞의 방향을 보면서 다가가지만, ‘그립다’ 이 단어가 너무 와 닿았습니다. 수색역도 지금은 절반정도 허물어져 가고 있는데, 그런 동네들은 몇 년 지나면 없어집니다. 장소 헌팅을 할 때 허물어지는 곳으로 가고 싶은 욕망도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서가 더 있는 것이 어떻겠는 가해서 카메라를 절대 허물어지는 곳으로 대지 말자고 정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예술 창작이라는 것은 다 수단이지 않습니까. 한국의 윤동주 시인 시 중에 제일 좋아하는 한 구절은 ‘서시’의 ‘별들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입니다. 별과 죽어가는, 사라지는 것. 별의 감정은 사라지는데, 우리의 시선을 살아가는 데 조금이라도 더 두고 싶었습니다. 


정: 이 영화를 다시금 느껴보는 것은 물론 한 번 더 보는 것이겠지만, 오기 전에 수색역을 한 번 더 들려보는 것도 방법일 것입니다. 이 자리에서 귀한 말씀을 들려주신 장률 감독님께 박수를 드리는 것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인디토크를 마치면서 장률 감독의 <춘몽>이 우리내의 삶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창한 수식이나 복잡한 설명을 덧붙이지 않더라도 유유히 흘러가는 우리들의 삶처럼 오늘의 한 조각은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사라져가는 가운데 조금이라도 살아있는 것을 바라보고자 했다는 감독의 말처럼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기억들로 이 ‘춘몽’을 채워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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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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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를 클릭하면 영화별 상영일정과 세부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16.11.10 - 2016.11.16 인디스페이스 상영시간표

인디스페이스 개관 9주년 기획전 [멀티채널 시대의 독립영화: 내 손 안의 영화, 극장 밖의 영화]

<걷기왕> 백승화 | 92분 | 드라마 | 12세이상관람가

<흔들리는 물결> 김진도 | 100분 | 드라마 | 12세이상관람가

<춘몽> 장률 | 101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우주의 크리스마스> 김경형 | 107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자백> 최승호 | 106분 | 다큐멘터리 | 15세이상관람가

<할머니의 먼 집> 이소현 | 92분 | 다큐멘터리 | 전체관람가




예매하기 (실시간 예매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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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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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몽리뷰: 적막함과 아련함 사이에서 아른거리는 봄날의 꿈



*관객기자단 [인디즈] 상효정 님의 글입니다.


수색역 안의 벤치에 앉아 열차를 기다려 본적이 있다. 수색동과 상암동 사이에서, 오지 않는 열차 쪽을 바라보고 있으면 잠시 정지된 시간 안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현실의 나는 이곳에 머물러 있는데, 보이지 않는 바람만이 자유롭게 시공간을 스쳐 지나는 느낌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목적을 갖고 이곳을 지나쳐가겠지만, 다소 적막하고 쓸쓸하게만 보이는 수색역의 풍경들을 보면 문득 이곳에 머무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영화 <춘몽>은 그런 동네, 수색에서 출발해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흑백으로 그려낸 영화다. 셰익스피어가 그려낸 꿈이 신비로운 마법의 소리들로 가득한 환상적인 한여름 밤의 판타지와 같다면 장률 감독의 꿈은 일장춘몽처럼 아련하고 적막한 느낌을 준다. 꿈과 현실을 자각하는 그 경계에서 현실의 씁쓸함과 봄날의 아련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춘몽>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누군가의 꿈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그러나 그 꿈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아버지를 찾아 한국에 와 주막을 운영하는 예리(한예리 분)의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익준(양익준 분), 정범(박정범 분), 종빈(윤종빈 분)의 꿈일 수도, 주영(이주영 분)의 꿈일 수도 있다. 이처럼 영화는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의 수발을 들며 살아가는 중국에서 온 예리, 고아원에서 태어나 이제는 한물 간 건달이 된 익준, 밀린 월급을 받기 위해 매일같이 90도 인사를 하는 탈북자 정범, 어딘가 모자란 듯 간질을 앓는 건물주 종빈, 그리고 축구를 하고 오토바이를 타는 시인 주영 등 다양한 군상을 한데 모아낸다. 특히 세 명의 감독이자 배우인 익준, 정범, 종빈은 각각 <똥파리>(양익준 감독)의 건달, <무산일기>(박정범 감독)의 탈북자, <용서받지 못한 자>(윤종빈 감독)의 고문관의 모습을 <춘몽>에 담아내 여러 개의 삶들이 한데 뒤섞인 인상을 받게 한다. 



어떻게 보면 이 네 명은 우리 사회에서 비주류라 불릴 수 있는 인물들이다. 하지만 감독은 “저긴 사람 냄새 안나”라는 익준의 대사를 빌려, 오히려 예리의 고향 주막에 모여드는 이들이 거칠지만 사람냄새가 난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정범을 매몰차게 무시하는 사장을 찾아간 세 친구, 정범과 같이 탈북 했지만 고운 외모로 인해 정범과 상반된 삶을 살 수 있는 것처럼 보이는 정범의 전 여자친구(신민아 분), 누군가를 죽일 듯 총을 겨눴지만 결국 장난감 총을 들고 가출한 청년(최시형 분)의 에피소드는 사회 일면의 모습들을 해학적으로 그려낸다. 이를 통해 자칫 무거울 수도 있는 흑백의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풀어내면서 간간히 웃음을 자아낸다. 



또한 예리는 익준, 정범, 종빈 이 세 남자를 반갑게 맞이하고 정답게 말을 건네며 그들을 따뜻하게 품어낸다. 하지만 그들의 구애에 가볍게 맞장구를 쳐주는 어머니의 상으로 그려지는 예리의 모습에서 씁쓸한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아버지를 수발하며 심리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지쳐있을 그녀에게 그들은 그냥 이대로 좋은, 함께 있어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죽음을 인지하고 준비를 하는 과정 속에서도 ‘몸과 정신이 건강한 사람이 좋다’는 그녀의 말에는 자신의 삶을 무기력하게 받아들이는 한 여자의 삶이 투영된다. 



흑백화면이 영화 후반부에서 컬러로 전환되면서 관객들은 경계가 나눠지는 일종의 자각을 느끼게 되지만, 여전히 어디서부터 꿈이고 어디서부터가 현실인 것인지 애매모호하기만 하다. 아마 알 듯 모를 듯 한바탕 뒤섞인 꿈을 보고 깨어난 기분이겠지만, 그 이후의 이야기는 관객들의 몫으로 채우면 된다. 사라지는 것들이 기억의 저편으로 넘어가 마치 꿈같은 느낌을 들게 하는 것처럼 <춘몽>이 주는 깊은 여운은 기억 한켠에 꿈처럼 고이 자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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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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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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