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보통의 연애  2017 으랏차차 독립영화 <연애담>  인디토크


일시 2017년 2월 12일(일) 오후 4시 20분 상영 후

참석 이현주 감독, 배우 이상희

진행 김소연 감독 (<문영> 연출)




*관객기자단 [인디즈] 최지원 님의 글입니다.


어떤 영화는 너무나도 쉽게, 보는 이 자신의 이야기로 탈바꿈한다. 지난 해 많은 사랑을 받고 각종 해외 영화제에서도 러브콜을 받은 이현주 감독의 <연애담>이 그렇다. <연애담>의 관객 중 누군가는 ‘윤주’가 되고 누군가는 ‘지수’가 된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면 다시 자기 자신으로 돌아온다. 이 영화가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는 거기에 있다. 관객으로 하여금 사랑이라는 주제 하나에 집중하게 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만드는 힘. ‘2017 으랏차차 독립영화’ <연애담>의 이현주 감독과 <문영>의 김소연 감독, 그리고 예고 없이 찾아온 이상희 배우와 함께했다. 



김소연 감독(이하 김소연): 제가 <문영>이라는 영화로 한 달 전에 첫 GV를 했고, 그 GV를 이현주 감독님께서 진행해주셨어요. 덕분에 즐겁게 잘 했던 기억이 있는데, 정확히 한 달 만에, 이번에는 제가 <연애담> 진행을 맡게 됐습니다. 이현주 감독님께서 저를 무슨 생각으로 추천하셨는지 모르겠지만.(웃음) 혹시 오늘 <연애담> 처음 보신 분이 계신가요? 생각보다 꽤 있네요. 작년에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이 영화를 애정 하는 분이 워낙 많은 지라 한 번 이상 보신 분이 대부분일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GV를 굉장히 많이 다녔다고 들었어요.


이현주 감독(이하 이현주): 해외 영화제까지 해서 40번 이상 한 것 같아요. 아직도 남아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웃음)


김소연: 관객으로 <연애담>을 보고, 사랑이라는 감정만으로 가득 채운 영화의 힘, 한눈팔지 않고 정직하게 다가가는 힘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사랑 이야기가 낡은 주제일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대단하다고 느꼈고요. 감독님께 사랑 이야기는 어떤 의미인가요?


이현주: 사랑이라는 주제가 제일 재미있지 않나요? 한 사람은 하나의 세계라고 생각을 해요. 그리고 누가 누구를 죽이는 것보다 누가 누구를 좋아하는 것이 더 흥미로운 일인 것 같아요. 좋아하는 마음이라는 게 굉장히 미묘하게 어긋나잖아요.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이 가까워질 수도 있고, 그러다가 거리를 두게 되기도 하고, 뭔가 변하기도 하고. 그러다보니까 단편부터 누가 누굴 좋아하다가 미묘하게 어긋나는 내용을 많이 만든 것 같아요. <연애담>에서도 누가 누구를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되고 난생 처음 느껴보는 감정을 갖게 되는, 그런 이야기를 했는데, 저한테는 사랑이 아직까지 제일 흥미로운 주제에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일은 정말 기적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멜로를 제일 좋아하기도 합니다. 


김소연: 영화에 좋은 대사가 많았어요. 예를 들면 윤주가 품에서 고구마를 꺼내면서 “잘 보이고 싶어서”라는 대사를 하잖아요. 이 대사를 들으니 윤주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겠더라고요. 지수는 두 사람이 한정식 집에서 밥 먹는 장면에서 “무슨 반찬 먹는 지 보려고”라는 대사를 하고. 이렇게 말하는 사람한테 어떻게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감독님께선 대사를 어떻게 쓰시나요?


이현주: 배우들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거의 제가 썼어요. 영화에 사랑한다, 좋아한다, 사귀자 같은 대사가 거의 안 나와요. 제일 직접적인 표현은 마지막에 나오는 “보고 싶었어”라는 대사죠. 좋아하면 어떻게 표현을 할까 생각을 하면서 대사를 썼는데, 사랑한다, 사귀자 이런 말을 하는 관계도 있지만, 대다수는 자연스럽게 이뤄지죠. 살다보면 자고 가, 자자 이런 게 아니라 다른 말들을 통해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잘 보이고 싶어서”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죠. ‘너 주려고 샀어’라는 말보다 더 윤주가 할 것 같은 말, 더 자연스러운 말로 쓰려고 했습니다. 


김소연: 반면에 지수 같은 경우는 우회하지 않고 말하는 게 오히려 매력적이더라고요. 처음 편의점에서 만나서 자기가 일하는 가게로 오라는 대사가 있는데, 보통은 ‘한 번 오세요’ 이렇게 말할 텐데 안 그러고 꼭 오라고 하는 게.(웃음) 이건 안 갈 수가 없잖아요. 본능적으로 내가 지금 ‘꼬심’을 당하고 있구나 느끼게 하는.(웃음) 그리고 해뜨기 전이 제일 춥다는 말을 하다가 딱 “자고 갈래요?” 하잖아요. 지수는 윤주 반응을 기다리지 않고 그냥 올라가버리죠. 오지 않을 거라는 의심 전혀 없이. 이게 되게 매력적이었어요.


이현주: 류선영 배우가 캐스팅된 후 지수의 그 매력이 배도 아니고 제곱이 됐어요. 


김소연: 이상희 배우는 전작에서 만난 인연으로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부터 윤주 역으로 생각했다고 들었는데, 류선영 배우 캐스팅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이현주: <연애담> 오디션은 공통적인 신을 드리고 리딩을 했어요. 선영 배우님한테도 했는지 기억은 잘 안 나는데, 보통은 대본을 하나 하고, 상황 하나를 갑자기 만들어서 그 상황을 어떻게 넘기는지 봤어요. 즉흥 연기는 아니고, 예를 들면 어떤 백화점에서 물건을 하나 훔치다 직원에게 걸렸을 때 어떻게 모면할 것인가 하는 것이죠. 배우의 감춰진 모습을 보려고요. 선영 배우님을 보고 촬영감독님이 기본적으로 되게 안정적이라는 얘기를 했어요. 그 이후에 카페에서 뭔가를 마시며 만났는데 시간가는 줄 모르고 되게 재밌게 얘기를 했어요. 그러면서 지수가 이런 캐릭터면 좋겠다 생각을 했죠. 


관객: 윤주가 세아, 병기랑 술집에 찾아갔을 때, 처음에는 시무룩해 하다가 지수가 등장하면서 윤주의 표정이 밝아지는 장면이 있잖아요. 그 장면에서 세아가 병기에게 그만 좀 보라는 대사를 하는데, 그게 윤주를 향하는 말 같기도 하고 병기를 향하는 말 같기도 해서 그 의도가 궁금했습니다. 


이현주: 의도한 부분입니다. 사실 그만 쳐다보라고 하고 화장실 신으로 넘어가기 전에 병기가 '우리 같이 예술 하는 사람들은 아름다운 걸 볼 의무가 있다' 같은 말을 하는데, 그 때 윤주가 지수를 더 노골적으로 보는 장면도 넣을까 하다가 고민 끝에 걷어냈어요. 



관객: 최근 두 해외 영화제에 다녀온 걸로 알고 있는데 영화제에서의 반응이 궁금하고 DVD, 블루레이 등 업데이트 된 소식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이현주: 스웨덴 예테보리 국제영화제와 프랑스 끌레르몽페랑 국제단편영화제까지 두 영화제를 다녀왔어요. 예테보리는 <연애담>으로, 끌레르몽페랑은 <바캉스>로 갔습니다. 예테보리 영화제는 백 명 정도 들어가는 극장에서 상영을 했는데, 거의 매진이 돼서 저도 한 번 밖에 못 봤어요. 되게 웃으면서 보더라고요. 스웨덴은 동성결혼 합법이 된 지 삼 년이 됐다고 들었어요. 문화가 달라서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이었는데, 사랑 이야기로 공감해준 것 같아요. 끌레르몽페랑에서도 <바캉스>를 재밌게 봐줬어요. 그리고 DVD, 블루레이는 열심히 만들고 있어요. 출시시기를 조금 빠르게 하려고 했는데, 영화제에 다녀오면서 공백기가 생겨서 얘기를 못 드렸습니다. 코멘터리도 녹음을 했어요. 여름 안에 만들려고 해요. DVD, 블루레이 순으로 나올 거고 <바캉스>도 들어갈 겁니다. 


관객: 지수가 돌아와서 윤주가 먼저 자고 있는 걸 보고 자냐고 묻는 부분이 있잖아요. 윤주가 벽 쪽을 보고 자고 있고 지수가 등지고 누워서 자는데, 윤주가 다시 돌아누워서 팔을 걸치는 장면이요. 영화를 여러 번 보니까 그 장면이 되게 차갑게 느껴지더라고요. 윤주는 사실 안 자고 있고, 지수가 어떤 말을 해주길 기다렸는데, 그냥 등을 돌리고 자고. 윤주가 팔을 걸치는데도 별 반응이 없고요. 의도한 건지 궁금합니다. 


이현주: 침대 장면은 제가 의도한 걸 이해하신 것 같아요. 그 장면 전에 나오는 게 설거지 장면인데, 그때부터 뭔가 단절 되는 게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개인적으로 설거지 장면을 되게 좋아해요. 윤주가 처음에는 손님으로 지수 집에 왔지만, 이제는 주인만 쓰는 공간에 들어가게 된, 얹혀사는 사람처럼 되잖아요. 그런데 그 장면에선 서로 마주보지도 않고. 침대가 처음에는 몸도 섞고 같이 늦잠도 자던 공간인데, 점점 시간이 지나며 관계가 변해간다는 걸 생활 속에서 보여주고 싶었어요. 윤주가 안 자고 있었던 게 맞습니다. 원래는 그 이후에 지수가 잡아당기는 것까지 액션을 했어요. 근데 냉랭한 느낌을 주고 싶어서 뒤에는 잘라냈습니다. 


관객: 영은에게 커밍아웃을 했을 때의 흔들리는 카메라 워킹에 대해, 그리고 엔딩에 피아노 곡을 삽입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이현주: 엔딩곡은 중간에 한 번 더 나오기는 합니다. 저와 음악감독님이 이 영화에는 노래가 많이 안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공통된 생각을 했어요. 그래도 마지막에는 우리가 윤주의 감정을 느낄 수 있게끔 곡을 삽입했습니다. 영화에서 제일 좋을 때와 제일 혼란스러울 때에 노래를 넣었어요. 그리고 이 영화는 컷이 별로 많지 않아요. 저는 이 인물들의 이야기를 바라보고 관찰하는 입장에서 세밀하게 그려내고 싶었어요. 그래서 카메라가 움직이는 장면은 거의 없어요. 커밍아웃한 후에 룸메이트가 피해가는 신에서도, 윤주는 룸메이트가 살갑진 않더라도 적어도 ‘왔어?’ 정도는 할 줄 알았는데 슥 지나가 버리니까 ‘이게 무슨 상황이지’라는 생각을 했을 것 같아요. 윤주의 움직임을 따라 카메라도 움직여요. <연애담>에서는 인물의 행동이나 말, 휴대전화 소리에 맞춰 카메라가 움직이는 게 컨셉이었어요. 카메라가 절대 먼저 움직이지 않도록. 그리고 추가적으로 말씀 드리면 처음에는 예뻤던 장면도 뒤에 가면 좀 더 현실적으로 바뀌도록 찍는 것도 컨셉이었어요. 교수실만 해도 처음 부분과 후반 부분에 미세한 차이가 있습니다. 


김소연: 저도 느꼈어요. 교수실에서 처음에는 어깨 너머로 앵글을 잡다가 마지막에는 윤주 얼굴을 타이트하게 잡더라고요. 이 대화 장면이 똑같은 공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카메라가 잡는 구도가 한계가 있을 텐데, 여러 고민 끝에 찍었다는 걸 느꼈습니다. 카메라 얘기가 나와서 더 여쭤보고 싶은 게, 저는 이 영화에서 카메라가 인물들을 그대로 관찰하고, 이야기가 지나는 방식을 정직하게 따라간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저로서는 왜 여기서 카메라가 움직이지 않을까 했던 부분이 두 지점 있어요. 첫 번째는 일흔 일곱 번째 여자라는 농담이 나올 때 술집에서 지수 어깨 너머로 카메라를 잡고 있는데, 지수와 윤주가 나란히 앉게 되면서 화면에 뒷모습만 나올 때가 있잖아요. 관객은 인물의 눈빛과 표정을 바라보고 싶은 욕구가 생길 수밖에 없죠. 감질나면서, 왜 이렇게 찍었을까 궁금하더라고요.


이현주: 앞에서 찍은 컷이 있었어요. 모니터를 현장에서 했는데, 뒤에서 찍은 샷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 초반에는 베드신도 있고 좋아하는 이야기들이 계속 붙어 있으니까 첫 번째 베드신과 두 번째 베드신도 차이를 두고 싶었고, 한정식 집과 술집 장면도 차이를 두고 싶었어요. 그 차이를 어떻게 둬야하나 되게 고민을 했어요. 뒤에서 보면 두 명의 알콩달콩한 모습이 궁금해지죠. 한정식 집과는 뭔가 다르게 생략을 하고 싶었어요. 흘깃 봐도 얼마나 좋은지를 경험을 통해 알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있잖아요. 바로 뒤에 지수가 화장실 따라가는 것도 이 둘이 그 안에서 무엇을 할지, 얼마나 좋을지 우리가 상상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 생략하고 넘어간 장면이에요. 근데 둘이 같은 장소에서 재회를 할 때는 완전 정 반대의 앵글로 들어가서 카메라가 같이 움직이며 이들을 더 천천히, 가까이 보여주도록 했죠.


김소연: 그 의도가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사실 연출자는 잘 보여주고 싶잖아요. 정면 샷이 있었음에도 뒷모습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건 굉장히 과감하고 재밌는 일인 것 같습니다. 지수가 아버지 집으로 들어왔을 때 식사하는 장면에서 아버지만 보여주잖아요. 지수의 어깨만 나오고. 앞에서 찍은 샷이 분명이 있을 것 같은데.


이현주: 없습니다.


김소연: 없어요? 와, 대단하시네요.(웃음) 주인공인 지수가 안 나오고 아버지만 보여주면서 진행이 되니까 그게 되게 재밌더라고요. 지수가 자신의 공간이 아니라 아버지의 공간으로 들어오면서 지수의 주체성이 보여지지 않는 느낌, 그래서 지수가 희미해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현주: 촬영감독님이 내는 아이디어들이 이 영화에 굉장히 많이 반영이 됐어요. 이 영화의 주요한 인물들이 자연스럽지 않게, 조금 이상하게 시작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거예요. 아버지가 지수에게 있어서 되게 중요한 인물이기 때문에 관객들이 ‘왜 이 사람을 계속 보여주지?’라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해서 그런 식으로 촬영했습니다. 



관객: 윤주가 졸업을 미루고 졸업 작품을 철수했는데 그걸 왜 안 버리고 집에 그대로 갖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상희: 모든 창작하시는 분들의 마음이 비슷할 것 같아요. 잘 나왔든 습작이든 내 새끼 같은 마음이 있잖아요. 그 작업을 접기는 하지만 쉽게 버리지는 못할 거에요. 그렇다고 다시 쓰지는 않을 것 같은데. 작업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고 다음으로 넘어가려는 확신이 들려면 시간이 좀 걸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직접 만든 것이기도 하고 실수한 것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으니까요.


이현주: 그 작업 자체에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고 오히려 그 과정에 의미를 뒀어요. 사람들이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요. 윤주는 고물상 같은 데 가서 모은 재료들로 새로운 걸 만드는 인물이다 정도였어요. 나중에 교수님이 세아의 작품이 더 좋다고 하면서 가능성도 좋지만 완성도가 중요하다는 얘기를 하죠. 세아의 작품은 참신하지 않지만 노력이 보이는 작품이고 윤주의 작품은 오히려 가능성에 가까운 작품이에요. 윤주와 지수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면 가능성이 많은 관계는 아니죠. 그런 걸 대사에 넣고자 했어요. 연애 때문에 작업을 못하게 되고 결국엔 망치게 되는. 


관객: 윤주가 지수를 많이 따라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화장을 하고 지수가 입는 것 같은 코트를 입고. 담배도 바뀌었나요?


이상희: 혹시 담배 피우시나요? 그럼 아실 텐데. 여간해선 안 바뀌잖아요.(웃음)


이현주: 여성 둘이 연애를 하면서 서로 닮아가는 부분이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의도한 대로 이해하신 것 같습니다.

 

관객: 윤주와 지수 사이에 대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그래서 답답했기도 했어요. 그중에 가장 답답했던 건 모텔 장면이에요. 갈등의 최고조인데 대화는 더 없고. 이런 식으로 자제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제가 윤주였다면 지수가 떠난 다음에 바로 모텔을 떠났을 것 같은데 왜 아침까지 기다렸을까요?


이현주: 기다렸겠죠. 문자 하나라도 기다렸을 거예요. 여기서 나가고 싶다는 마음과 여기서 내가 나가는 순간 우리는 정말 끝이 날 거라는 생각 사이에서 갈등했을 것 같아요. 사실은 지수가 간 순간 끝이 난 거지만. 그래서 원래는 그 모텔에서 윤주가 밤을 지새우는 장면을 찍기도 했어요. 중복적인 느낌 때문에 빠지긴 했지만요. 제가 생각하는 윤주는 집에 못 갔을 것 같아요. 그리고 왜 윤주와 지수가 대화를 안 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저는 요즘 식의 영화가 아니라 옛날 분위기의 영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메시지 같은 것도 잘 등장을 안 해요. 통화를 하더라도 상대방 목소리를 안 들려주죠. 우리가 사랑이라는 감정을 다 알기 때문에 어떤 부분은 과감하게 생략하고자 했고요. 윤주의 감정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저희 조연출 분도 뭐 하나 부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는데,(웃음) 저랑 촬영감독님은 더 참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터뜨리고 싶은 유혹은 되게 많았는데 “보고 싶었어”를 위해 아껴놓은 느낌이었어요. 둘이 대화를 많이 했으면 영화 톤도 많이 달라졌을 것 같아요. 


김소연: 되게 세련된 영화인 것 같아요. 20년 뒤에 우리가 느낀 감정이 유효할까, 이 가치가 그대로 전해질까를 생각했을 때 이 영화는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에요. 오랜 시간 뒤에도 색이 바라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개인적으로 연출자로서 배운 게 많은 시간이었습니다.


이상희: 감독님이 외국을 왔다 갔다 해서 정신이 없으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옆에서 힘이라도 되고자 급하게 왔습니다. 언제나 저희 영화를 보러 와주시는 분들, 또 새롭게 봐주시는 분들 모두 너무 감사하고 편안하게 돌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이현주: <연애담>은 되게 작은 영화인데 지난해부터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좋은 독립영화들이 많은데 지난 해 열심히 홍보하고 다닌 덕에 ‘으랏차차 독립영화’에 선정되었다고 생각해요. 사실은 되게 좋았어요. 몸은 힘들지만 기쁜 마음으로 왔습니다. 독립영화를 사랑하는 분들이 이곳 인디스페이스를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부족한 게 많지만 봐주셔서 감사하고요, 김소연 감독님은 <연애담> 10주년에 또 진행을 봐주시길 바라요. 감사합니다. 



<연애담>은 일상적이고 간결한 톤으로 사랑과 연애를 이야기한다. 아는 사람인 것 같은, 평범하면서도 섬세한 인물들을 등장시키고 그들이 겪는 연애감정, 그들의 친구와 가족에 관한 이야기까지 엮어내며 담담하게 연애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나 지수와 윤주의 관계, 그리고 그들이 속한 공간을 따라가다 보면 그 일상이 평범해 보이지만 얼마나 굴곡진 것인지를 알 수 있다. 사랑이라는 감정, 연애관계는 누구나 겪는 것이지만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모험적이고 드라마틱한 행위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관객은 인물에 공감하고 이입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덧붙이게 된다. 끊임없이 해석되고 확장될 여지가 충분한 이야깃거리로서 영화는 사랑받아 마땅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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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3 - 2017.03.01 인디스페이스 상영시간표

<눈길> 이나정 | 121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뚜르: 내 생애 최고의 49일> 임정하, 전일우, 박형준, 김양래 | 97분 | 다큐멘터리 | 12세이상관람가

<다른 길이 있다> 조창호 | 90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7년-그들이 없는 언론> 김진혁 | 110분 | 다큐멘터리 | 12세이상관람가

<문영> 김소연 | 64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위켄즈> 이동하 | 96분 | 다큐멘터리 | 15세이상관람가




예매하기

● 맥스무비 http://bit.ly/9BCgci

● 예스이십사 http://bit.ly/an5zh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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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6 - 2017.02.22 인디스페이스 상영시간표

<뚜르: 내 생애 최고의 49일> 임정하, 전일우, 박형준, 김양래 | 97분 | 다큐멘터리 | 12세이상관람가

<다른 길이 있다> 조창호 | 90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7년-그들이 없는 언론> 김진혁 | 110분 | 다큐멘터리 | 12세이상관람가

<문영> 김소연 | 64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위켄즈> 이동하 | 96분 | 다큐멘터리 | 15세이상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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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1 소소대담] 영화가 극장 밖으로 나갈 때 

일시: 2017년 1월 17일(화) @인디스페이스
참석자: 이다영, 상효정, 이형주, 최미선, 홍수지, 전세리
('소소대담'은 매달 진행되는 인디즈 정기 모임 중 나눈 대화 내용을 정리한 글입니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홍수지 님의 글입니다.



해가 바뀌었다. 이번 소소대담은 올해 첫 모임이다. 총 다섯 편의 영화 <위켄즈>, <걱정말아요>, <문영>, <파파좀비>, <7년-그들이 없는 언론>에 대한 각자의 감상을 나누었다. 영화에 대한 감상뿐만 아니라 퀴어, 언론, 좀비, 가족 등의 소재에 있어 논쟁점이 많았기 때문에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나누며 늦은 시간까지 모임을 이어갈 수 있었다.


홍수지: 오늘 모임에서는 총 다섯 편의 영화에 관해서 이야기해야 한다. 특이한 점은 퀴어 영화가 많다는 것이다. <위켄즈>, <걱정말아요>, <문영>은 퀴어 영화라는 범주에 넣을 수 있지만, 다큐멘터리, 옴니버스 등 서로 다른 장르 안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하고 있기도 하다. 세 편에 대한 감상과 퀴어 영화 전반에 대한 인식을 나누고 싶다.



1. <위켄즈>

홍수지: 전반부에 많이 웃었고 후반부에는 눈물이 났다. 게이들의 삶을 사실적이고 호소력 있게 담아냈다. 합창이라는 장르가 가지는 정서적 힘이 있는 것 같다. 웃길 때는 더 웃기게, 슬플 때는 더 슬프게 다가왔다. 함께하는 노래라는 것이 사회적 의미와도 연결되는 것 같다. 

이다영: 두 번 봤다. 처음보다 두 번째 봤을 때 울림이 컸다. 그들의 일상을 보면서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부터 교회를 다녔다. 그래서 성소수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사랑이 혐오로 바뀌는 모습이 창피하기도 하고 마음이 아프다. 기독교인 나를 어떻게 인식할지 걱정도 된다. 그래서 사람들을 만날 때 동성애에 대해 더 이야기하려고 한다. 

이형주: 호감을 가지고 있던 유명인들이 동성애에 대해 혐오 발언을 할 때가 있다. 그게 아무렇지도 않게 이루어질 때 충격을 받는다. <위켄즈>야말로 그런 사람들에게 보여줄 가장 적절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때까지 ‘친구사이’에서 나온 영화들을 다 봤지만, <위켄즈>는 이전 퀴어 영화에 담긴 것들을 모두 담으며 동시에 그 이상을 이야기한다. 얼굴을 당당하게 드러내며 말하고 있다. 합창 자체만으로도 너무 아름다웠다. 단순히 권리를 찾는다는 메시지를 넘어서 예술적으로 아름다운 가사들이 있다. 성소수자를 배척하는 사람들에게도 이 영화는 어떤 울림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최미선: 후반부로 갈수록 사회적 문제로 확장된다.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소외된 집단 자체에 대해 말한다. 퀴어 영화에서 한 발 더 내딛은 것 같아서 좋았다.

상효정: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다. 기록이 잘 되어 있고 무엇보다 재미도 있다. 가사도 울림이 있고 스며든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들의 마음, 생각, 기록성을 다 갖추고 있어서 좋았다.

전세리: 친구사이가 다른 조직과 연대하는 것이 좋았다.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는 것 같다.




2. <걱정말아요>

이다영: 인디토크 때 한 관객이 <애타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애타는 마음>의 시선이 오히려 게이에 대한 편견을 고착화할 수 있지 않냐는 질문을 했다. 그 질문에 대해 <소월길>의 신종훈 감독님이 연애에 항상 예쁜 사랑 이야기만 있는 게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가 있다고 말씀하시면서 오히려 드러내고 말하는 영화가 편견을 없애는 데 일조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했다. 맞는 말인 거 같다. 오히려 <새끼손가락>이 감염을 다루거나 잘생긴 남성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는 점에서 편견을 고착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형주: 그런 점에서 <애타는 마음>이 가장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윤리적으로 아슬아슬한 부분들이 있긴 하다. <새끼손가락>은 에이즈를 긍정하고 관계를 계속해 갈 수 있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 좋았다. 

홍수지: 성소수자를 배척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 나와 직접적으로 연관되면 싫다는 식의 감정은 가장 흔하면서도 인지되지 못하는 혐오라고 생각한다. 처음 친구사이에서 나오던 퀴어 영화들을 접할 때 그들의 문화가 낯설었기 때문에 유머코드에 공감할 수 없고 불편한 부분들이 많았다. 지금 생각하면 솔직한 면들을 담았기 때문인 것 같다. 최근 퀴어 영화에서 퀴어의 색깔을 지우는 것이 자칫 그들의 존재를 지우는 일로 이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소월길>을 제외한 다른 작품들은 서사보다는 사건으로 영화를 끌고 나간다는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 

최미선: 퀴어 장르가 개인적으로 어렵다. 영화를 볼 때 공감을 할 수 있는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어려운 것 같다.

상효정: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은 좋다고 생각하고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아주 익숙한 이야기이더라도 아직 사회적 편견들이 많기 때문에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조금 고려해봄 직하다. 관객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이형주: 시류에 휩쓸리는 순간이 누구나 오겠지만, ‘평등’이라는 기본적 전제에 대해 합의가 된다면 길을 잃더라도 방향을 잃지 않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3. <문영>

이다영: 김태리 배우가 예뻤다.(웃음) ‘문영’은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나 결핍을 ‘희수’에게서 충족 받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홍수지: 어리지만 조숙한 문영과 나이가 많지만 철부지처럼 보이는 희수가 구축하는 관계가 좋았다.

이형주: 배우들이 ‘하드캐리’ 했던 것 같다. 연출적인 힘보다는 배우들의 힘이 더 컸다고 생각한다.

상효정: 김태리 배우를 보고 싶어 하는 관객들 덕분에 개봉이 되었다고 들었다. 좋은데 잠들어 있는 영화가 얼마나 많을까 생각했다. 흔들리는 카메라가 문영의 감정을 담아내는 것 같아서 좋았다. 




4. <파파좀비> 

최미선: 예고편을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설정이 좋아 호기심이 생겼는데, 영화를 보니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공감이 힘들었다. 시간에 쫓겨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만큼 인과가 뚜렷하지 않은 부분들이 있었다. 인물들이 납득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한다.

홍수지: 초반까지는 소재가 신선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곧 어린 배우들이 이야기의 주축을 이루면서 영화가 혼란에 빠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영화가 한국 사회의 가장에 대한 객관성 잃은 동정을 보낸다. 몇몇 장면은 다른 영화에서 본 것 같은 느낌도 받았다. 

상효정: 배우들이 귀여웠다. 중년 남성분이 나와 가까운 좌석에 있었는데, 되게 공감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았다. 보는 사람의 시점에 따라서 이야기가 받아들여지는 부분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족에 대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느껴졌다. 조금만 방향을 틀면 가능성이 많은 영화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전세리: 중반부까지 가족에 대한 문제를 담아낸 것은 좋았다. 후반부가 연결이 매끄럽지 않아서 아쉬웠다.

이형주: 최근 좀비 영화가 많이 나왔다. 다른 영화들이 이 사회가 좀비 같은 사회라는 것을 은유적으로 보여주었다면, 이 영화는 좀비가 등장한 이유를 직유로 풀었다. 
 



5. <7년-그들이 없는 언론>

전세리: 권력에 투쟁하는 이야기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이다영: 과거에 왜 파업을 하는지에 의문을 가지지 않았고 그것이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월호 오보를 미국에서 보고 분노했던 기억이 있다. 한국의 언론에 대해 불신이 커져서 나중에는 외신 보도를 받아봤다. 대의를 위해 싸우는 원동력이 궁금하다. 언론이 깨끗해지는 시기가 올까하는 의문도 든다. 

이형주: 세월호 오보 사태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왔다. 이 영화를 보고 그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감을 잡은 것 같다. 단순하게 정권이 듣고 싶은 말만 골라서 하니 이런 일이 생긴 것이다. 언론의 병폐가 이전 정권부터 이어져 온 일이라는 것을 다뤄서 좋았다. 청산하고 돌아가야 할 지점이 어디인지 환기해준 것 같다.  

홍수지: 저널리즘을 공부하고 있기 때문에 생각해볼 점들이 많았다. 최근 저널리즘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고 나 또한 현시점에서 저널리즘의 역할과 권위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수능치고 대학에 들어올 때 대선이 있었다. 고향이 보수적인 지역이라 대선 결과가 나왔을 때 우리 지역은 사실 축제 분위기였다. 그때의 선택이 지금의 상황을 만들 것이라는 상상은 하지 못했다. 정치적 무관심이 가장 무서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효정: 이 영화를 연출하신 김진혁 감독님의 강연을 듣고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로 전과를 했다. 투쟁의 기록들을 볼 수 있다는 게 좋았다. 누구보다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파업을 하는 상황이다. 파업을 한다는 것에 부정적인 프레임이 씌워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최미선: 무너질 대로 무너진 공영방송이 빨리 정상화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YTN 사태 이전의 언론은 어땠을까하는 개인적인 궁금증도 있다.   



유독 사회에 말을 거는 듯한 영화들이 많아 감상뿐 아니라 그와 연관된 이슈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하게 나누어 볼 수 있었다. 같은 영화를 봤지만, 각자의 가치관과 경험에 따른 평이 있었다. 더 많은 논의들과 함께 극장 밖으로 나갈 수 있는 힘을 가진 영화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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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09 - 2017.02.15 인디스페이스 상영시간표

<뚜르: 내 생애 최고의 49일> 임정하, 전일우, 박형준, 김양래 | 97분 | 다큐멘터리 | 12세이상관람가

<다른 길이 있다> 조창호 | 90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7년-그들이 없는 언론> 김진혁 | 110분 | 다큐멘터리 | 12세이상관람가

<문영> 김소연 | 64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위켄즈> 이동하 | 96분 | 다큐멘터리 | 15세이상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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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영한줄 관람평

이다영 | 누군가의 마음에 닿는다

상효정 | 먹먹한 여운 속에서 남는 ‘희수’의 질문과 ‘문영’의 답변

이형주 | 침묵 속에 빛나는 표정, 눈빛, 몸짓

최미선 | 상처를 동여매고 카메라 밖으로

홍수지 | 두 배우가 만들어내는 소리 없는 하모니

전세리 | 여성의 연대를 그린 또 하나의 수작



 <문영> 리뷰: 누군가의 마음에 닿는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다영 님의 글입니다.


‘문영’(김태리 분)은 결핍이 많은 캐릭터다. 엄마는 어릴 적 집을 나갔고 폭력적이고 알코올 중독인 아빠는 없느니만 못하다. 반복되는 불행하고 무료한 현실 가운데 카메라를 통해 뭔가를 찍고 만드는 과정은 잠시나마 현실을 잊고 막연한 무언가를 찾고 소망하게 한다. 그러던 중 문영은 남자친구와 다투는 ‘희수’(정현 분)를 몰래 찍다가 들키게 되고 그렇게 둘의 기묘한 관계는 시작된다.  



만남과 관계는 항상 어려운 법이다. 중요한 누군가를 우연히 만나게 되는 것도 어렵지만, 그 만남이 만남이라는 한 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계라는 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눈이라는 카메라로 일상에서 마주하는 얼굴들을 담는다. 마치 문영이 지하철에서, 등하굣길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담듯이 말이다. 하지만 그 수많은 사람들 중 희수는 문영을 발견하고 그 뒤를 좇는다. 시작이 좋았다가도 씁쓸한 마지막을 남기는 인연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로 시작이 너무나 강렬해 쉽게 잊혀지지 않는 인연 또한 있다. 문영과 희수의 만남은 후자의 경우일 것이다. 



누군가의 삶과 마음에 깊이 침투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지극히 깊고 폭력적일 수 밖에 없는 사랑의 과정이 아닐까. 가장 보여지고 싶지 않은, 또 스스로도 보고 싶지 않았을 희수의 나약하고 찌질한 모습부터 희수의 자잘한 일상 속의 모습, 솔직하고 유쾌한 마음까지 모두 카메라에 담는 문영과 상처로 인해 말을 잃어버린 문영에게 그녀가 어떻든 끊임없이 자신의 말을 해대는 희수와 술에 취해 문영에게 끊임없이 욕설을 퍼붓지만, 그런 스스로에게도 화가 났을지 모르는 문영의 아버지와 또 그런 아버지를 미워하면서도 결국은 병실에서 조용히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문영. 서로의 관계와 그 행동 속에서 이들은 사랑이라는 보편적 감정의 이중성을 드러낸다. 



모두가 사랑을 갈구하기에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상처를 받아 또 다른 사랑으로 치유 받기 원하는 이 세상에서 결국 그 사랑이라는 감정은 우리에게 끊임없는 결핍으로 남겨지는 것이 아닐까. 마치 문영이 형체 없는 ‘엄마’라는 사람을 끊임없이 찾지만, 결국은 엄마 한 사람을 찾는 일보다 그 과정이 더욱 중요하게 다가오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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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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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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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02 - 2017.02.08 인디스페이스 상영시간표

<뚜르: 내 생애 최고의 49일> 임정하, 전일우, 박형준, 김양래 | 97분 | 다큐멘터리 | 12세이상관람가

<다른 길이 있다> 조창호 | 90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7년-그들이 없는 언론> 김진혁 | 110분 | 다큐멘터리 | 12세이상관람가

<문영> 김소연 | 64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걱정말아요> 소준문, 김현, 김대견, 신종훈 | 61분 | 드라마 | 청소년관람불가

<위켄즈> 이동하 | 96분 | 다큐멘터리 | 15세이상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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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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