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4월 4일(금)~4월 7일(월)
● 장소: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 입장료: 6,000원
● 주최: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독립PD협회
● 주관: (주)인디플러그, 인디스페이스
● 후원: KBS, 스튜디오 꿈틀,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故이성규 감독 특별전을 기획하며
그가 우리 곁을 떠난 지 3개월이 지났다. 돌이켜보면 그는 참 특별한 존재였다.
방송가의 비정규직으로 불리는 독립PD들의 권리와 자존감을 되찾기 위해 펄펄 넘치는 결기로 무던히도 투쟁했으니, 그는 적을 많이 만들기로 유명했다. 그는 안 해본 일이 없으니 리포터와 방송작가로도 활동했고 생계를 위해 식당에서 주방장을 겸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자유로운 노마드였으니 무스탕과 몽골을 떠돌았고, 안산의 원곡동에서 외국인 노동자들과 한 시절을 보냈으며, 누구보다 인도를 극진히 사랑했다. 그가 콜카타 거리에서 촬영을 진행할 때 넘치는 인파들을 한방에 정리했던 일화는 지금도 유명하다.
그는 경계를 넘나드는 존재였다. 방송용 다큐를 만들면서도 항상 스크린을 마음에 두고 있었고, 천원짜리 숙소를 이용하면서 미니크레인과 시네마렌즈를 구해서 촬영을 진행했으며, 연출자이면서도 블로그에 방대한 양의 문화.영화평론을 남기는 글쟁이기도 했다.
방송과 영화의 경계를 허물고자 했으며 ‘허구와 비허구의 경계에 선 영화’에 관심이 많았다.
그가 세상에 남긴 마지막 육성은 ‘독립영화를 사랑해 달라’는 것이었으니,
그가 진정으로 독립영화인으로 남기를 원했음이리라.
20여 년 동안 그가 피땀으로 세상에 내어놓은 작품 중에서 7편을 선정하여 특별전을 준비했다. 어떤 작품은 스스로 자조하며 내놓은 방송다큐도 있고, 가장 열정적으로 직접 카메라를 잡던 그의 빛나는 시절이 담긴 작품도 있다. 저주받은 땅에서 후배인 이승준 감독과 1년을 보내며 제작했지만 쓰디쓴 평가를 받은 독립영화도 있고, 스토리를 고민하며 시네마틱한 화면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그이 땀냄새가 배인 작품도 있다. 그의 대표작인 <오래된 인력거> 는 미공개된 감독 더빙판으로 준비했다. 그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드믄 기회가 될 것이다.
특별전을 위해 많은 분들이 애써주셨음에 감사드린다. 주최측인 한국독립PD협회와 한국독립영화협회, 특별전을 준비해준 인디플러그,
상영작 마스터를 제공해준 KBS, 상영작 파일들을 준비해준 꿈틀, 조건없이 무료로 극장을 대관해준 인디스페이스, 바라건데 그를 사랑했던 지인과 관객들이 함께 모여, 생전의 그와 따스한 대화를 나누는 작은 봄날잔치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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