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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 마코토 회고전]상영작 소개

by Banglee 2008. 12. 27.

          사토 마코토 회고전  SATO Makoto retrospective         

상영작 목록 (총6편)

<아가노 강에 살다> (Living on the River Agano, 阿賀に生きる) 115min | 16mm | 1992
<이상한 나라의 예술가들> (Artists in Wonderland,  まひるのほし ) 93min | 16mm | Color | 1998
<SELF AND OTHERS> (Self and Others) 53min | 16mm | Color | 2000
<하나코> (Hanako, 花子) 60min | 16mm | Color | 2001
<아가노의 기억>  (Memories of Agano, 阿賀の記憶) 55min | 16mm | Color| 2004
<아웃 오브 플레이스> (OUT OF PLACE- Memories of Edward Said) 137min | 35mm | Color | 2005


  상영작 소개 

<아가노 강에 살다> (Living on the River Agano, 阿賀に生きる), 1992

리용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스위스) 은상 외 4개 부문 수상
선댄스영화제 in 도쿄 경쟁부문 그랑프리 (1993)
야마가타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최우수상 (1993)
프랑스 벨포를영화제 최우수다큐멘터리상 (1993)

Synopsis   
1929년 아가노 강에 댐이 건설된 이후, 쇼와 전력회사가 강에 버린 유기수은으로 인해 미나마타병에 걸린 주민들을 밀착 취재한 작품. 강의 오염으로 어업도 불가능해지고, 병든 노인들만 남게 된 아가노의 고통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노력이 계속된다.

Director’s Statement       

기록영화 <아가노 강에 살다>는 스태프들의 갈등과 성장의 기록이다.
3년 전에 촬영을 시작할 때, 아가노 강은 죽어버린 강이라고 생각했다. 58개 발전소가 들어서면서 니가타 미나마타병의 무대가 된 강이다. 옛날 강에 살던 물고기나 선박운송을 중심으로 촬영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강 언저리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가노의 집’라고 이름 붙인 강 언저리의 집에 살다 보니, 비로소 아가노 강이 점차 크고 생생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 집 화롯가에서는 계절에 따른 물고기나 산에서 나는 특산물, 천렵자랑이 밤낮으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 같은 강을 오랫동안 계속 보고 있으면 지금까지 깨닫지 못했던 강의 소리나 새소리, 강의 풍부한 표정 변화를 볼 수 있게 된다. 3년간의 공동생활은 아가노의 풍요로움을 충분히 체감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러는 가운데 강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아가노 강의 혜택을 받으며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우리는 논농사를 돕거나 술을 함께 마시면서, 이런‘생활’ 전체를 필름에 담고 싶다는 충동에 언제나 사로잡혔다. 재미있고 유쾌하고 눈물이 핑 돌게 하는, 그런 일상을 공들여 촬영함으로써 그것을 파괴하고 있는 잔혹한 것이 겉으로 드러날 수 있기를 원했다.
우리 영화의 주역은 자신의 일과 삶에 긍지를 가지고 한 해 한 해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한 편으로는 아가노와 너무 가까이 산 까닭에 니가타 미나마타병의 피해자가 되었다.
이 영화는 14개의 눈동자와 귀로 아가노 강을 바라본 7명의 스태프의 결정체이다. 또 이것은 제작위원회에 모인 무보수 시민봉사자의 수많은 눈동자의 성원에 힘입은 결과물이다.
그리고 이 3년간의 기록은 거꾸로 아가노에 사는 사람들이 바라보는 가운데 변화한 우리 스태프 7명의 갈등과 성장의 기록이기도 하다.


이상한 나라의 예술가들 (Artists in Wonderland, まひるのほし  ), 1998

1998년 암스테르담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1998년 부산국제영화제,
1999년 야마가타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Synopsis   
예술가가 된 정신지체인가, 정신지체가 된 예술가인가?
정신지체가 있는 7명의 예술가 이야기. 평범하지 않은 비사회적 가치들로부터 얼마나 매력적인 예술 작품이 탄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사토 마코토의 유연한 스타일은 어렵고 진중한 주제를 부드럽고 흥미롭게 풀어낸다. 예술 작업과 워크숍을 장려하는 정신병동 3곳을 집중 촬영하였으며 이를 통해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탐구한다. 이 영화는 감독과 관객 모두에게 흥미로운 담론이다.


Director’s Statement       

기분과 마음의 패치워크         
입 밖에 내자마자 거짓말처럼 들린다든지, 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어떤 사정으로 자신의 기분을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지만 그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그림이나 조각으로 아주 깊이 있게 뭔가를 표현하고 있다. 이런 창작활동을 통해 말로 할 수 없는 기분이나 마음을 그릴 수 없을까 생각했다. ‘지적 장애인의 뛰어난 작품 소개’라는 아트올림픽 영화로 만큼은 만들지 않겠다고 굳게 결심했다.
그런데 촬영해가던 중에 무엇이 진짜 예술인지 알 수 없게 되었다. 색의 홍수와 의미 모를 흙덩어리, 낙서와 메모, 외침과 침묵까지도 예술이라고 정말로 생각하게 되었다. 시게짱의 현대예술을 보고 나는 더욱 더 혼란스러웠다. 이래서는 무엇이든지 다 아트이고,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아티스트가 될 수 있다.
나는 막다른 골목에 빠졌고, 영화는 점점 제자리를 돌았다. 나중엔 자포자기 상태로 패치워크를 했다. 본 것, 감동받은 이야기, 들리는 소리, 좋아하는 작품, 이것들을 잘라 붙이고, 만들었다가 부수고, 만들었다가는 부수기를 되풀이하면서, 뭔가 다른 차원의 것이 될 수 없을까 이것저것 생각했다.
완성된 이 콜라주 영화는 분명 내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편집한 것이다. 그렇지만 그 의도도, 이렇게 된 이유도 이미 다 잊어버렸으며, 도저히 말로는 표현 할 수 없다.

 
SELF AND OTHERS (Self and Others), 2001

2001년 야마가타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Synopsis   
1983년 36세의 나이로 사망한 고초 시게오는 <자아와 타자>라는 제목의 세 권짜리 사진집을 남긴다. 이 사진집은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의 초상사진 연작으로 화려하거나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 세월 동안 그의 사진들은 사람들을 점차 사로잡게 된다.
미지들의 창조적인 콜라주를 통해 한 사진작가의 전기와 예술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이 작품은 타무라 마사키의 아름다운 촬영과, 키쿠치 노부유키의 섬세한 이미지와 사우드의 콜라주를 통해 고초 시게오 작품의 정서를 끄집어낸다. 즉, 셔터가 내려지고 자아(사진작가)와 타자(주제 혹은 관찰자)가 함께 소환되는 결정적 순간을 말이다.


Progrma Note

고초시게오의 파문과 충격

<SELF AND OTHERS>를 보고, 자리에서 바로 일어날 수 없을 만큼 깊은 충격을 정말 오랜만에 맛보았다. 나 같은 일을 하다보면 어떤 작품이든지간에 미리 자신의 반응을 대충 정해놓고 접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정도일 것이라고 윤곽을 정해놓고 일종의 환산표 같은 것에 맞춰 감정을 컨트롤하고, 할 말을 짜 넣는다. 운 나쁘게 이런 예상된 공식이 깨지는 일은 별로 없다. 
그런데   <SELF AND OTHERS>는 이런 예상을 완전히 뒤집어버렸다. 몇몇 장면에서 말 그대로 몸이 떨리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아니, 오히려 그것은 ‘공포’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격앙된 감정이었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까지 전율하게 만들었을까?
얼핏 보기에 기척도 내지 않고 조용히 담담하게 촬영했을 것 같은 고초 시게오의 사진 어디에 이런 강한 힘이 내재되어 있는 것일까?  그의 사진은 편안함, 애정, 공감 같은 말로 이야기된다. 나 자신도 아무런 의심없이 같은 말들을 사용해왔다. 그런데 그의 사진의 모델이 된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듯이, 때때로 그것은 고통이나 위화감을 가져오기도 한다. 인간 존재의 빛의 영역으로 눈을 돌리는 동시에 어둠의 심연에도 시선을 두게 하는, 고초 시게오의 작업이 그처럼 위험한 줄타기의 결과였음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내가 이 영화에서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은 명백하게도 ‘소리’이다. 고초 시게오가 생전에 불어넣은 듯한 테이프의 소리, 그의 육성임이 분명한 소리를 들었을 때, 뭔가가 내 안에서 무너져 내렸다. 그것은 귀에 거슬리는 결코 좋은 소리는 아니었다. 그의 사진과 마찬가지로 거기에도 어딘가 듣는 사람을 초조하게 하는 격하게 흔들어놓는 독이 잠재되어있는 것 같았다. 그런 상상을 하게 하는 강렬한 현실감이 이 영화에는 있다.
사토 마코토는 아주 굉장한 작품을 만들었다.

- 이자와 코타로 (사진평론가)

 


<하나코> (Hanako, 花子), 2001

2001년 야마가타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2001년 도쿄 국제영화제


Synopsis    
이마무라 하나코는 심각한 자폐증을 지닌 22세의 여성이다. 아버지와 어머니, 언니가 있는 하나코는 1주일에 한번 유화를 그리는 수업을 듣고, 그림을 그리는 것에 푹 빠져있다. 매일 저녁식사 후면 다다미를 캔버스로 생각하고 음식들을 그림처럼 늘어놓는다. 어머니인 치사가 ‘음식 예술’이라고 부르는 작품들을 6년 전부터 사진에 담기 시작하여 수 천장의 사진을 찍어놓았다. 아버지는 그런 모녀 곁에서 연극에 샤미센에 바쁘다. 큰 딸 모모코는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면서 세 명의 가족들을 지켜본다. 사진 작품들은 이제 전국에 걸쳐 전시되고, 이 넷의 일상은 이마와노 키요시로/라피타피(밴드명-옮긴이)가 부르는 뜨거운 러브송 ‘한 여인에게'가 포근하게 감싼다.
하나코의 매일 매일의 삶을 추적하면서 우리는 ‘아주 평범한’  한 가족의 초상이 펼쳐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Director’s Statement       

이 영화의 입구에 예술이 있다면, 출구에는 가족의 일상이 펼쳐져 있다. 왜냐면 그 일상 안에는 모든 불행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힘이 감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Progrma Note

오늘 아침 신문의 독자 투고란에서 본 글이다. “그네에 탄 5살짜리 딸이 말했습니다. ‘엄마, 잠깐 하늘을 만나고 올게.’” 무심코 ‘훗’하다가, 영화 <하나코>가 순간적으로 머리에 떠올랐다. 작은 가족에게 있는 불가사의한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동굴’ 말이다.
말 못하는 딸, 하나코가 하는 어린애 같은 난폭한 행동에 영문도 모르고 하루 종일 시달리면서도, 담담하고 풍요로운 나날을 보내는 하나코의 가족은 모두 제각각 ‘잠깐 하늘을 만나고 올’ 동굴을 가지고 있다. 물론 하나코도 가지고 있다. 가족이라서 때로는 그렇게 단독비행 하다가도 엮이고 이어질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본인들은 깨닫지 못하지만 영화는 그것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영화관을 나올 때 ‘구시렁거리지 말고 살아보자’는 마음이 솟아오르며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사실은 나도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동굴’을 갖고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일까.
다큐멘터리영화라고 해서 정말 만만히 볼 게 아니다!

- 하타 요시코 (그림책 작가)


 


아가노의 기억  (Memories of Agano, 阿賀の記憶), 2004

2005년 홍콩 국제영화제,
2005년 야마가타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Synopsis   
니가타현에 흐르는 아가노 강 주변에 사는 사람들을 3년에 걸쳐 촬영했던 <아가노 강에 살다>가 나온 지 10년, 영화에 등장했던 사랑하는 사람들 중 많은 분들이 세상을 떴다. 사토 마코토 감독과 고바야시 시게루 촬영감독은 다시 아가노에 가기로 결심한다. 이번엔 황폐해진 논과 주인을 잃은 화로 등에 카메라 초첨을 맞추고, 사람들이 남긴 흔적에 10년 전 영화를 만들던 기억을 겹친다. 그리고 시간과는 무관하게 아가노 강은 장엄하게 흐르고 있다. 사람들과 땅에 관한 기억과 흔적에 <아가노 강에 살다>라는 영화의 기억이 교차하면, 과거와 현재를 섬세하면서도 대담하게 응시한다.


Director’s Statement       

아가노 강은 언제까지나 장엄하게            
니가타 현에 흐르는 아가노 강 주변에 사는 사람들을 3년간에 걸쳐 촬영했던 <아가노 강에 살다>가 나온 지 10년, 영화에 등장했던 사랑하는 사람들 중 많은 분들이 세상을 떠나셨다. 이번에는 황폐해진 논과 주인을 잃은 화로 등에 카메라 초점을 맞추고 사람들이 남긴 흔적에 10년 전 영화를 만들던 기억을 겹쳤다. 그리고 시간과는 무관하게 아가노 강은 장엄하게 흐르고 있었다. 사람들과 땅에 관한 기억과 흔적에 <아가노 강에 살다>라는 영화의 기억이 교차하면서 과거와 현재를 응시해본다. <아가노의 기억>은 기억, 그리고 영화에 관한 영화이다.

 


아웃 오브 플레이스 (OUT OF PLACE- Memories of Edward Said), 2005

2005년 야마가타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Synopsis    
2003년 9월 팔레스타인 출신 미국인이자 뛰어난 학자였던 에드워드 사이드가 죽었다. 2004년 봄 사이드의 묘소는 그가 성인으로 대부분의 삶을 살았던 뉴욕이 아니라 또 그가 태어났던 팔레스타인이 아니라 레바논의 작은 마을 브루마나에 마련되었다. 이 영화는 사이드의 복잡했던 삶을 상징하는 그의 묘소에서 시작한다.
<아웃 오브 플레이스>는 아랍, 이스라엘, 미국의 사상가들의 인터뷰를 가이드 삼아 에드워드 사이드의 기억과 그가 남겨놓은 유지를 통해 사이드가 그의 삶 내내 쟁취하기 위해 싸웠던 화해와 공존에 대한 전망을 탐사하기 위한 여행이다.
험난한 역사의 조류에 휩쓸린 팔레스타인 땅과 그 주민들, 주변국에서 피난민으로 살아야 했던 그들의 삶, 디아스포라의 오랜 박해에서 살아남아 전 세계에서 이스라엘로 돌아오는 유대인들, 그리고 희생자이자 가해자로서의 그들의 뒤섞인 정체성으로 인한 뿌리깊은 갈등의 면면을 세세히 관찰하는 이 영화는 사이드와 더불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젊은이들 사이에 음악을 통해 화해의 장을 마련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던 다니엘 바렌보임의 추도강의에서의 솔로피아노 연주로 조용히 끝이 난다.


Director’s Statement       

영국 지배하의 예루살렘에서 기독교 가정에 태어난 팔레스타인 사상가 에드워드 W. 사이드는 국경에 걸쳐진 삶을 살았다. 그는 복잡한 사람이었다. 영국 국교회에서 세례를 받은 아랍이면서 귀족교육을 통해 급진적 정치 사상가가 되었다. “어디 있던지 어긋나 있는”그 자신의 철저히 주변적인 존재에 대해 탐구하면서 그는 자신의 지성을 날카롭게 가다듬었다.
이 영화는 사이드의 유지와 기억을 추적하면서 국경에서 불안정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과 생각을 발견하기 위한 여정의 연대기이다. 사이드의 과거를 따라가면서 예루살렘에 그가 태어난 곳이나 어린 시절을 보낸 카이로 나일강 섬 자말렉에서 거의 그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레바논의 브루마나 마을에 외따로 있는 퀘이커 교도 공동묘지의 그의 묘소는 올리브나무 한 그루가 지키고 있을 뿐이다.
2003년 9월 25일 에드워드 사이드는 많은 사람들의 추도 속에 삶을 마감했다. 하지만 그가 유지로 남긴 그의 철학 즉 국경을 가로지르고 종교나 인종에 의존하지 않는 정체성이 어느 때보다 더 필요하다. 이 영화는 사이드 사유의 흔적을 추적하면서 팔레스타인 지역에 사람들과 만나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양쪽의 목소리를 유심히 들어본다. 오늘날 가장 강력한 인종간 갈등이 일어나는 곳에서 미래 세계로 나아가는 공존의 정신을 찾는다는 것이 가능할까? 다른 무엇보다도 이러한 희망이 사이드가 그의 삶 내내 추구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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