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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7개국 민영화 리얼 탐방기 <블랙딜> 인디토크

by 도란도란도란 2014. 7. 7.

7개국 민영화 리얼 탐방기 <블랙딜> 인디토크


영화: <블랙딜>_이훈규 감독

일시: 2014년 7월 3일

참석: 이훈규 감독

진행: 이현희 인디스페이스 프로그래머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은혜 님이 작성한 글입니다 :D





 작년 한국에서는 대대적인 철도파업으로 민영화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한층 커졌다. 1980년대 영국의 민영화 정책 이후 전 세계에 펼쳐진 각종 공공재의 민영화 바람이 최근 한국으로 넘어왔다. 이 민영화 바람의 실체를 보기 위해 앞서 민영화를 겪은 영국, 프랑스, 독일, 아르헨티나, 칠레, 일본을 탐방한 다큐멘터리 <블랙딜>이 지난 73일 개봉했다. 해외로케를 진행한 국내 시사 다큐멘터리 영화로 이날 인디토크에서는 <블랙딜>의 이훈규 감독에게 다양한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진행 : 영화를 기획하게 된 의도가 궁금하다.

 

감독 : 작년 초에 고영재 프로듀서가 이 영화 연출에 대해 문의를 했다. 영화 초반을 보면 공공기관을 시민의 벗으로라는 의정프로그램이 있다. 그 측에서 먼저 다큐멘터리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제안하여 고영재 프로듀서가 나섰다고 한다. 나는 영화 제작 제의를 받을 때 3억을 제작비로 내걸었고 그가 제안을 수락해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다.

 

 

진행 : 제안을 받으셨을 때 민영화와 관련한 자료들을 미리 알아보시고 영화 작업을 진행 하신건가.

 

감독 :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는 15년간 신자유주의의 문제에 대해 많이 다루다 보니 민영화에 대한 사전정보를 이미 습득하고 있었다. 제의를 받았을 때 심도있게 다루려면 6개국 정도는 돌아다녀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고영재 프로듀서에게 3억이란 금액을 제작비로 제안했다. 그가 허락하고 나서는 최대한 기획단계를 서둘렀다. 제작이 늦어지면 한국사회에서 시기를 놓칠 것 같았다. 전문가를 모셔 3개월간 구체적인 사례들을 많이 모았다. 물론 조사한 자료를 토대로 해외에서 촬영을 했지만, 현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사례도 있었다.

 



 




진행 : 아무래도 꽤 힘든 작업이었을 것 같다.

 

감독 : 안 힘들 수가 없었다. (웃음) 인터뷰이도 고생했고 스텝들도 수고가 많았다. 특히 영화를 만들면서 이 논조를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이냐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진행 : 인터뷰를 보다보면 저런 분을 어떻게 섭외 했을까에 대한 의아함도 있었다. 섭외는 어떻게 진행하셨는지 궁금하다.

 

감독 : 이런 사안에 대해 피해주의자 측만 다루는 건 기획 단계 때부터 경계했다. 한 쪽의 이야기만 하면 편파적인 이야기가 될 것 같았다. 바꿔 말하면 모험을 했다. 민영화를 폭넓게 조망하면서 민영화를 미래의 건실한 제도로 만들던가그렇지 않다면 거부를 할 새로운 대안을 찾던가할 때 우리 영화가 정말 본질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피해주의자의 이야기만 넣지 않고자 했다. 민영화를 추진 시도한 사람들과 민영화를 했으나 다시 재공영화한 사람들도 영화에 넣어보고자 하여 섭외 시 그 부분에 중점을 두었다. 작년 겨울부터 촬영을 하러 돌아다녔고, 섭외는 초봄부터 진행되었다. 공문 내용에 우리는 민영화에 대해 양쪽의 의견을 모두 담으려고 하니 꼭 인터뷰에 응해주었으면 한다고 했다. 특히 프랑스의 수에즈 전 사장은 10번 넘게 인터뷰를 거부했었으나 몇 번의 설득 끝에 겨우 그의 마음을 돌려 촬영을 할 수 있었다.

 

 

진행 : 제목에서 드러나는 것이 감독의 의도라고 생각한다. 민영화라는 것과 다른 결이긴 하지만 그래도 명확하게 주제를 드러내는 것 같다. ‘블랙딜이란 제목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감독 : 사실 제목이 조금은 부담되었다. 블랙딜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사례를 취재한 다음 블랙딜을 행한 자들의 인터뷰를 영화에 담아야하는데 그것이 부담되었다. 막상 리서치를 하다 보면 민영화 자체가 블랙딜을 끼고 가는 편이었다. 또한 영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블랙딜이란 제목은 의미를 확장해서 사용하게 되었다. 관과 민 사이에서의 블랙딜이 있는가 하면, 민영화를 체결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민과 시민의 의사도 없이 진행되었기에 배제의 블랙딜이란 의미로 넣었다. 또 영화에서도 나오듯 이 모든 문제에 대해 외면하고 망각하는 것 역시 부정부패를 도우는 것이기에 망각의 블랙딜로 관객들에게 말하고 싶은 의미도 있다.

 

 





관객 : 사례를 조사하는 중에 공공기관의 안 좋은 사례가 있었는지.

 

감독 : 공영화와 민영화 둘 다 완벽한 제도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민영화의 성공사례도 찾아보긴 했으나 마땅치 않고, 그나마 성공했다는 평을 받는 일본마저도 막상 인터뷰를 해보니 평이 좋지 않아 놀랐다. 하지만 여기서 논쟁의 핵심은 공영화가 맞느냐 민영화가 맞느냐가 아니다. 우리의 삶이 제도 속에 녹아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하는 것이지, 양분화해서 논의를 하는 것 자체가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는 다른 사고를 가지고 다시 곰곰이 고민해 보아야한다고 생각한다.

 

 

관객 : 영화 속에서 보건의료에 관련한 민영화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이유가 궁금하다.

 

감독 : 작년에 있었던 엄청난 철도파업의 여파도 있었고, 민영화가 들어오면 구조조정과 해고가 너무나도 명확하기 때문에 영화에선 아예 다루고 싶지 않았다. 대신 소재로써 한 축을 넣긴 했다. 그리고 다른 한 축으로 의료를 넣으려고 했다. 그런데 막상 의료민영화에 대한 의사의 태도가 생각보다 많이 달랐다. 생각보다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는데, 이 자체가 블랙딜이지 않나 했다. 그래서 의료민영화에 대해서는 다음 후속작업으로 심도있게 진행해보고 싶다.

 

 

진행 : 그렇다면 현재 후속 작업을 진행중인 것인가.

 

감독 : 오늘도 대전과 논산에 다녀왔다. 물 민영화에 대해 재 취재를 하고 있다. 더 많은 내용이 있긴 하지만 우리가 애초에 기획한 것은 질문을 주는 것이었지, 답을 주는 것은 영화의 의미가 매몰된다고 생각했다. 지금 작업하고 있는 작품의 제목은 <위탁의 기술>이라고 지었다. 현재 22개 지자체가 위탁이 된 상태라서 이에 대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관객 : 7개국을 돌아다니면서 가장 편했던 열차는 어떤 것이었는지.

 

감독 : 한국이 제일 서비스가 좋았다. 쾌적하고 연착도 거의 없는 편이고, 냉난방 시스템도 SNS를 통해 민원을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서비스가 좋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요구나 민원에 적극적이다 보니 이렇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같다. 우리가 조금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지 않은가 한다.

 

 

진행 : 칠레에서의 선거 이야기는 영화의 맥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 : 칠레는 영화 작업에서 가장 먼저 준비했고, 취재 역시 대선에 맞춰갈 생각이었다. 지금도 칠레에서는 교육 민영화 반대 시위가 진행 중이다. 선거 행위 자체가 우리에게 얼마나 가치 있는지에 대해 보여주고 싶었다.

 

 

관객 : 사례를 많이 연구했을 텐데, 민영화를 막은 사례는 있었는지 궁금하다.

 

감독 : 민영화를 막은 사례가 있다. 다만 영화에서는 그 답을 주고 싶지는 않았다. 영화를 보며 관객들이 답을 계속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하길 원했다.




 

진행 : 인디토크를 마무리하면서 감독님의 마지막 한마디 부탁한다.

 

감독 : 심각한 주제이다 보니 조금은 우스갯소리를 하나 하고 싶다. 수에즈 전 사장은 지금 대학에서 감옥에서 잘 지내는 방법으로 강의를 하고 있다.(웃음) 돈을 벌고자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든 그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한국 국민들은 공공성을 지키는 데에 있어 다른 나라들보다 철저하지 않은 것 같다. 조금 더 민영화에 대해 획기적인 방법으로 다양하게 고민했으면 좋겠다.

 

 

7개국 해외로케를 통해 미리 가 본 민영화의 미래, 그리고 선택의 기로에 선 현재의 우리를 담은 다큐멘터리 <블랙딜>. 이미 민영화를 진행한 나라를 보면서 우리는 이제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여러분의 공공재는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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