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바라다  촛불영화: 블랙리스트 영화사, 시네마달 파이팅 상영회 <종로의 기적>  인디토크


일시 2017년 2월 19일(일) 오후 7 30분 상영 후

참석 이혁상 감독 | 주인공 소준문, 장병권, 정욜

진행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




*관객기자단 [인디즈] 송희원 님의 글입니다.


동성애자인권연대에서 활동하는 장병권, 스파게티 가게를 운영하며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합창단 G_Voice에서 노래를 부르는 故 최영수, 영화를 통해 성소수자를 알리는 이혁상 감독과 소준문 감독, 직장을 다니며 동시에 인권운동을 하는 정욜. <종로의 기적>은 2011년 6월 개봉한 게이 다큐멘터리이다. 감독과 주인공들을 오랜만에 ‘촛불영화: 블랙리스트 영화사, 시네마달 파이팅 상영회’ <종로의 기적> 인디토크에서 만나보았다. 



이혁상 감독(이하 이): 이게 블랙리스트의 힘인가요? 이제 대세 게이 영화는 <위켄즈>인데,(웃음) <종로의 기적>을 보기 위해 이렇게 많은 분이 찾아주시다니. 국정농단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립니다.(웃음) 참고로 저도 블랙리스트에 올랐어요.(웃음) 이 정국이 낳은 기획전에 참여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종로의 기적>은 다운로드 서비스가 안 되어서 보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오늘 같은 상영회가 있어서 다행입니다.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이하 진): 여기 관객 분들은 다 알고 있겠지만 시네마달은 우리가 꼭 봐야 하는 작품들을 보여주는 일을 하는 영화사에요. 귀중한 일을 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많은 응원과 지지를 부탁드려요. <종로의 기적>은 개봉 후 꽤 많은 시간이 지났어요. 근황에 대해 얘기해주세요. 


장병권(이하 장): 너무 많이 달라진 모습에 놀라지 않았는지요.(웃음) 지금은 ‘연분홍치마’(성적소수문화환경 모임) 꼬임에 넘어가 연분홍치마에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소준문(이하 소): 작년까지 계속 영화를 만들었고 지금은 시나리오 쓰고 있어요. <종로의 기적>은 잊힐만하면 상영을 해서, 연례행사가 된 것 같아요.(웃음) 저희끼리는 늙어가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는 것 같으니 그만 좀 하자고 얘기해요.(웃음) 그래도 자리들이 계속 생기니 좋아요. 


정욜(이하 정): 영화 찍을 때는 직장을 다니고 있었어요. <종로의 기적> 개봉 즈음에 다니고 있던 직장을 그만두었고, ‘인권재단 사람’에서 모금과 관련된 일을 병행하면서 영화 속 주요 이슈였던 HIV/AIDS 활동을 여전히 하고 있어요. 성소수자 단체나 기관을 만드는 활동들을 했어요. 


이: 다큐멘터리를 계속 만들고 있어요. 최근에 <공동정범>이라는 용산참사 다큐멘터리를 완성해서 영화제를 통해 소개했어요. 정국이 너무 어수선해요. 조기 대선이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대선 이후 개봉을 해볼까 싶어서 개봉 버전으로 수정하고 있어요. 병권 씨와 연분홍치마에서 계속 활동하다가 지금은 안식년으로 쉬고 있어요. 쉬면서 <공동정범> 관련된 준비도 하고요. 새로운 걸 좀 해볼까 하고 있어요.


진: <위켄즈>가 대세가 됐다고 하지만, <종로의 기적>과 <위켄즈>는 이어지는 부분도 있어요. <종로의 기적>이 ‘소녀시대’ 같다면, <위켄즈>는 ‘트와이스’ 같아요.(웃음) <종로의 기적>은 굉장히 용감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요. 다루는 이야기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걸 모두 느꼈을 거예요. 지금은 조금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다큐멘터리 영화, 특히 LGBT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개봉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개봉 당시 힘든 점이 있었나요?


이: 사실 <종로의 기적> 때는 지금보다 상황이 나았던 것 같아요. 물론 이명박 정권이긴 했지만 초반이어서 이 정도로 시스템이 망가지기 전이었어요. 여기 주인공분들 비롯해서 시네마달, 연분홍치마 모두 함께 굉장히 노력하고 공을 들여서 7,000명 넘게 관람해주셨어요. 최근 <위켄즈>를 보면 알겠지만, 극장 잡기도 굉장히 힘든 상황이에요. 그때도 힘들었지만, 무언가 해볼 수 있는 가능성은 조금이나마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명박 정권 때 <종로의 기적> 상영이 중단되었던 적이 있어요. 틀지 말라고 국정원에서 지시를 내렸어요. 일단 성소수자 다큐멘터리라는 점이 심기를 건드린 것 같기도 해요. 병권 씨가 ‘이명박 퇴진’ 피켓을 들고 투쟁한 장면을 문제 삼았어요. 화가 많이 났어요. 어떻게 보면 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래도 이제는 국민의 힘으로 많은 것들이 밝혀지고 변화하는 모습이 보여서 다행이에요. 



진: 그만큼 시네마달이 여러 가지 어려움을 무릅쓰고 작품들을 소개해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봉 당시에는 관객과의 대화가 일상적인 행사는 아니어서 굉장한 추억으로 남았을 것 같아요. 당시의 경험들을 떠올려서 얘기해주세요. 


장: 성소수자 다큐멘터리이다 보니 당사자분들이 많이 극장에 찾아주셨어요.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얘기하고 극장이라는 공간 안에서 커밍아웃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봤던 것이 인상에 남아요. 실제로 성소수자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무엇을 요구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관객들과 의견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어요. 후원인이 많이 늘어서 2011년도 당시 상근자로 일할 수 있게 되었죠. 이 다큐멘터리의 힘이 크지 않았나 싶어요.


진: 소준문 감독님 같은 경우 극영화 연출자이기도 하고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기도 하잖아요. 낯설기도, 새롭기도 한 경험이었을 것 같아요. 


소: 영화를 통해서 자신감을 얻은 것 같아요.(웃음) 많이 부끄럽긴 하지만요.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정: <위켄즈> 팀도 관객과의 대화 후에 꼭 뒤풀이를 하더라고요. 당시에도 거의 매번 그랬던 것 같아요. 출연자와 관객의 경계가 뒤풀이 자리에서 없어져요. 성소수자로 살아가면서 생기는 고민들, 정체성을 알아가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되게 편하게 얘기했어요. 저는 당시 감염인 분들과의 접촉이 많지 않았어요. 이후 감염인 분들과의 만남이 수월해졌고 영화가 경로가 되어주었어요. 지금은 감염인 당사자 모임에서 간사 역할을 하고 있어요. 그게 사실 쉽지 않아요. 늘 마주하는 분들이 감염인이니까요. 이 영화를 통해서, 그리고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서 개인적으로 달라진 점들이에요.  


이: 저는 뒤풀이 때문에 간이 많이 안 좋아졌습니다.(웃음) 


진: 네 분 다 웃는 게 너무 예뻐요. 특히 욜 씨가 예쁘게 웃거든요. 저는 <종로의 기적>하면, 욜 씨가 웃는 장면이 계속 떠올라요. 이렇게 현장에서 오랜만에 웃는 모습을 보니 굉장히 좋네요. 이제 관객 질문을 받겠습니다. 언제 또 올지 몰라요, 이 네 명의 ‘핑클’들이.(웃음) 


관객: 소준문 감독님의 <REC 알이씨>(2011)를 정말 감명 깊게 봤어요. 저는 소설을 써요. 감독님이 게이에 관한 영화를 만드는 것처럼 저의 정체성도 소설에 반영된다고 생각해요. 영화에서 감독님이 자신은 그냥 영화감독이 아니라 게이 영화감독이라고 하잖아요. 저도 마찬가지로 그냥 소설 쓰는 사람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렇지만 정체성을 드러내고 작품을 쓰면 장애로 드러나는 경우도 있어요. 감독님은 자신의 성정체성이 창작 활동을 하는 데 긍정적인 면으로 작용하나요?


소: 우선 감사해요. 스스로 굉장히 닫혀있던 상황들이 있었는데, 커밍아웃하면서 나와 보니 오히려 더 편하고 좋은 것 같아요. 내 작품이 퀴어영화, 게이영화로 보이면 어떡하지, 라는 고민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담았어요. 그 과정에서 많은 고민들이 있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면 거침없이 드러내는 게 되게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게 스스로 큰 자신감을 찾을 수 있게 해주고요. 저는 <종로의 기적>에서 제 모습을 드러냈잖아요. 그 이후 저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사람들이 읽든 안 읽든 숨기려고 하지 말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관객: 제가 볼 땐 영화 속보다 훨씬 멋있어진 것 같아요.(웃음) 다운로드 서비스는 앞으로도 예정이 없나요?


: 만약 하려면 다시 한 번 여기 출연한 분들과 얘기를 해야 돼요. 개봉한지 오래됐는데 관객 분들이 많이 온 걸 보니 한 번 해볼까 싶네요.(웃음) 모든 성소수자 관련 다큐멘터리가 같은 경험을 할 것 같아요. 사회적인 커밍아웃이기 때문에 주인공들만 합의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배경에 조금이라도 나오는 모든 분에게 확인받아야 하고, 안 된다고 하면 모자이크를 하나씩 해야 하거든요. 어떻게 보면 너무도 보수화된 한국사회라서 겪어야 하는 일이 아닌가 싶어요. 돌파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한번 고민해봐야 할 것 같아요. 


진: IPTV나 다운로드 서비스가 아니더라도, DVD라도 만들면 팬들에게 좋을 것 같아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위켄즈>는 2차 판권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해외 영화제 버전, 국내 영화제 버전, 국내 개봉 버전, IPTV 버전 다 따로따로 판권을 받아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굉장히 복잡한 과정이에요. 


관객: <위켄즈>를 보고 관련 영화로 <종로의 기적>을 알게 되었어요. 감독님께 질문이 있습니다. 어떻게 이 네 분의 이야기를 선정했는지 배경을 듣고 싶어요. 그리고 영화를 찍으면서 종로로 나와 많은 사람들을 만났을 것 같아요. 거의 10년이 지난 이 시점에 종로에서 또 어떤 기적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 나이가 드니 종로에 나가는 일이 뜸해졌어요. 새로운 세대들이 종로를 주름잡기도 했고요. 게이로 나이 드는 게 이런 거구나, 라는 생각이 좀 들어요. 지금 젊은 세대들은 스스로를 일찍 긍정하고 즐겁게 삶을 꾸려나가는 것 같아요. 별개로 사회적 분위기는 굉장히 심각해지고 있는데, 계속해서 맞서 싸워야죠. 개봉 당시 네 명을 선정한 이유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그때를 기억해보면 우선 예뻐서,(웃음) 그리고 저와 동년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30대 중반이었으니까 미래에 대한 고민을 서서히 하고 있는 친구들을 중심으로 선정하려고 했어요. 그 과정에서 나름 평범한 삶을 사는, 보통의 관객들과 접속하기 쉬운 주인공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게이들의 삶이 평범하지는 않지만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게이들은 출연 자체가 그 삶을 깨는 것이더라고요. 그래서 캐스팅이 순조롭지 않았어요. 자연스러운 귀결일 수도 있는데, 그래서 제 주변의 친구들, 같이 인권활동을 한 친구들 중심으로 찍었어요. 원래는 5명이었는데, 한 명이 사회적 커밍아웃을 하면 염려되는 부분이 있어서 중간에 고사하게 되었어요. 만약 5명이었다면 편집할 때 미쳤을 것 같아요.(웃음) 각각 개성이 있고 메시지가 확실한 캐릭터들이에요. 첫 다큐멘터리를 축복 속에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진: 세 분은 출연 제안 받고 한 번에 승낙했나요? 


정: 바로 했던 것 같아요. 이혁상 감독 영상을 너무 좋아하는 팬이었어요. 사실 출연이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잘 몰랐어요. 처음엔 상영을 목적으로 하는 다큐멘터리가 아니어서 쉽게 동의했어요. 물론 개봉을 준비하며 같이 이야기 나눴고요. 어디까지가 커밍아웃이고 어디까지가 커밍아웃이 아닐까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크게 염려하지 않으며 살면서도 낯선 사람들을 만났을 때 어디까지 내 모습을 드러내는 게 좋을까 계산은 계속했거든요. 영화에 출연하고 노출되는 활동을 했지만요. 당시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있었고 상영까지의 과정 속 토론이 충분했어요. 예상치 못한 위험이라는 게 있을 수 있는데, 문제가 생겼을 때 개인이 아닌 공동으로 해결해 나가자는 말이 굉장히 힘이 됐어요. 


소: 어릴 적에 감독님을 좋아했다가 차여서,(웃음) 그래서 안 보던 사이였는데, 친구사이에서 커밍아웃 다큐멘터리를 기획 중이라며 제안이 왔어요. 당시 친구사이 홈페이지 내에서 릴레이 커밍아웃을 하고 있었거든요. 친구사이에서는 감독님 이름을 절대 얘기하지 않았어요. 저희의 관계를 알기 때문에 안 할까봐 철저히 비밀로 하다가 마지막에 감독님 이름을 얘기하더라고요.(웃음) 근데 감독님 때문에 해야겠다, 안 해야겠다 그런 고민은 하지 않았어요. 이런 시도와 기획이 한국에서 없었고 굉장히 의미 있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하겠다고 했어요. 감독님과 응어리를 풀어야 했던 상황들이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관계 청산을 어떻게 해야 할까.(웃음) 근데 오랜만에 봤는데도 감독님이 친구처럼 대해줘서 이 다큐멘터리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독님이 달콤한 제안도 많이 했거든요. 소개팅을 시켜준다고 했어요. 제 콘셉트는 사랑에 빠진 게이여서 진짜 소개팅도 했어요. 감독님은 찍고 저는 소개팅을 하고.(웃음) 저도 욜 님과 똑같이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당연히 있었고, 찍는 과정에서 이 작품이 사람들에게 큰 위안과 희망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트러블 없이 잘 진행됐어요. 


: 이런 얘기 안 했던 것 같은데, 15년 전에 널 아프게 해서 미안해.(웃음) 다신 그 얘기는 하지 말아 줘.(웃음) 


장: 친구사이와 연분홍치마에 대한 믿음이 있었어요. 저보다는 제가 몸담고 있는 단체들의 활동이 많이 보였으면 좋겠다는 게 가장 큰 동기였어요. 동성애자 커뮤니티가 어떻게 서로를 잘 다독이면서 살아가는지, 성소수자 청소년들, HIV 감염인들이 살아가면서 겪는 많은 사회적 제약들이 잘 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이: 스파게티나(최영수)의 죽음을 감당하기 힘들었어요. 마음속에서 부침이 굉장히 많았던 과정이었어요. 저도 이 영화를 통해서 사회적으로 커밍아웃해야 했는데, 촬영하고 편집하는 과정에서 주인공들이 믿음직스럽게 버텨주어 두려움은 있었지만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관객: 다큐멘터리는 기록의 장르인데, 추가하고 싶은 장면이나 빼고 싶은 장면이 있나요?


이: 여러분들이 본 버전이 제 나름의 최종 편집본이에요. 덧붙이기보다는 지금의 버전으로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요. 


정: 사실 영화가 잘 기억이 안 나요.(웃음) 일단 통편집을...(웃음) 


이: 왜냐하면 헤어져서...


정: 영원하지 않을 수 있잖아요. 영화 찍으면서 제일 걱정이었어요. 첫 기획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어요. 왜 계획대로 하지 않았는지 그 당시에도 몇 차례 감독님께 얘기했어요. 너무 오글거리고 만나는 친구와는 연락이 두절되었고.(웃음) 사람의 삶은 모르는 거죠. 남겨진 기록은 어떻게 할 수도 없고. 일단 중요한 건 <종로의 기적> 안에서 HIV 이슈를 다뤘다는 점이에요. 너무 낯설고, 게이 커뮤니티 안에서도 터부시하고, 어렵기도 하고, 입 밖으로 꺼내기 두려운 것이었는데, 영화가 굉장히 중요한 매개가 되었어요. 지금도 게이 커뮤니티 안에서 질병을 친근하게 다루는 활동들을 계속하고 있거든요. 그 시작을 영화가 잘 만들어 준 것 같아요. 이 영화가 7,000명 관객으로 하여금 한 번쯤 생각해볼 기회를 준 것이니까요. 마지막 에피소드여서 더 큰 메시지로 다가오는 것 같기도 해요. 그런 면에서 굉장히 고맙게 생각해요.


소: 손을 묶어 놓고 찍을걸.(웃음) 제 손이 너무 날아다니더라고요. 그때는 인지하지 못했는데 손이 너무 현란해요.(웃음) 감독님이 선택한 지점에 대해서는 믿고 가요. 다만 좀 아쉬운 부분이라면, 4명이 함께 모인 장면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어요. 영수 형 에피소드를 볼 때 그런 생각이 나더라고요. 저희는 영화 개봉 이후 자주 만나는데, 빈자리가 있다는 게 가끔 느껴져요. 


장: 제 상반신 노출 장면을 뺐으면 좋겠어요. 그런 게 필요하다고 해서 연출했어요. 이용당한 거죠.(웃음) 


진: 되게 훈훈하게 시작했는데 이용당했다고 하고.(웃음) 만약 2차 판권을 준비한다면 또 상영회를 통해 네 분이 자리를 마련하면 재밌지 않을까요? <보이후드>(2014) 같이 ‘게이후드’로 20년, 30년 쭉 상영해도 좋을 것 같아요.(웃음) 그때도 이혁상 감독님과 소준문 감독님의 앙금이 남아있다면 더 재미있겠네요.(웃음) 늦게까지 자리 지켜준 관객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네 분의 인사 말씀 들으며 자리 마무리하겠습니다. 


이: 성소수자 인권이 나중에 처리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후보가 아닌, 좋은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나라를 위해 열심히 싸워야겠어요. 여러분도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정: 지금의 성소수자 인권 토양이 저는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중요한 쟁점이 여전히 이슈가 되고 있고, 우리는 끊임없이 질문하는 위치에 놓여있어요. 또 감시하는 역할도 하고 있잖아요. 2011년에 개봉한 영화지만 2017년에도 의미가 있다는 건, 그 과정 안에 수많은 커밍아웃과 고민이 여전히 남아 있어서라고 생각해요. 영화 밖에서도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살면서 조금이라도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드리고 싶습니다. 


소: <종로의 기적>이 대통령 선거 날에 상영회를 가진 적이 있었어요. 그때 충격의 도가니였어요. 그분이 대통령이 될 줄 모르고 축하의 자리로 흥겹게 상영회 자리를 마련한 건데, 제삿날이 되어버렸죠. 탄핵을 앞두고 또다시 상영되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기도 하고, 이걸 계기로 진짜 탄핵이 돼서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네요. <종로의 기적>이 그렇게 해주리라 믿어요. 이번엔 좀 밝은 쪽으로 인도해 주겠죠.(웃음)


장: 기쁘기도 한데요, 한편으로는 하나도 바뀐 게 없는 이 상황이 너무 안타까워요. 국가인권기본법으로 필요하다고 노무현 정부 말기 때 차별금지법 제정을 시도했는데, 잘 안 되었어요. 지금 10년째거든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시기상조다, 라는 이야기를 왜 지금까지 듣고 있어야 하나 싶어요. 우리는 인권과 민주주의가 앞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모였는데 계속 찬물을 끼얹고 있어요. 더 맞서 싸워야 해요. 저희는 계속 성소수자의 인권이 목숨과도 같다는 이야기를 해왔어요. 앞으로 더 많이 이야기해야 될 것 같아요. 성소수자들과 지지하는 사람들이 더 끈끈한 마음을 갖고 운동을 해야 해요. 시네마달, 인디스페이스를 포함한 독립영화 진영에서 신념을 반영한 굳건한 영화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이: <종로의 기적>이 연분홍치마 커밍아웃 다큐멘터리 3부작(<3xFTM>, <레즈비언 정치도전기>, <종로의 기적>) 중 마지막이에요. 보통 삼세판으로 마무리하는데, 4부작으로 하나 더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장병권 주인공이 그 4부 연출을 하게 됐습니다. 네 번째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은 성소수자 부모들이에요. <종로의 기적>보다 더 멋진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네 번째 작품으로 이 자리에서 다시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스토리펀딩 '블랙리스트 배급사 시네마달을 구하라' 후원하기 >> https://storyfunding.daum.net/project/13011


감독과 주인공들은 <종로의 기적>이 개봉한 지 6, 7년이 되었어도 바뀐 게 하나 없는 이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며 관객들에게 끝나지 않는 숙제를 던져주었다. 성소수자들의 인권, 차별금지법, 표현의 자유 등은 우리가 계속 지켜보고 관심을 가져야 할 것들이다. 오는 4월 25일까지 시네마달 스토리 펀딩이 진행된다. <종로의 기적>이 우리에게 또 한 번의 기적을 불러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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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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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낯의 수치를 마주할 때, 우리는 

 촛불영화: 블랙리스트 영화사, 시네마달 파이팅 상영회 <탐욕의 제국>  인디토크


일시 2017년 2월 18일(토) 오후 7 30분 상영 후

참석 홍리경 감독, 권영은 반올림 활동가

진행 정지혜 씨네21 기자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영농 님의 글입니다.


마음이 무겁다. 삼성반도체에서 직업병을 얻게 된 노동자들의 삶을 다룬 영화 <탐욕의 제국>은 여전히 대한민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런 영화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려놓고 관람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오늘날 ‘탐욕의 제국’의 민낯이다. 영화 속 인물들처럼 우리는 지난한 투쟁을 얼마나 더 이어가야 하는 것일까. 홍리경 감독과 권영은 '반올림'(삼성 반도체 노동자 인권 단체) 활동가, 그리고 씨네21의 정지혜 기자가 함께했다.



정지혜 기자(이하 정): 주말이라 광화문 촛불 시위에 참여하는 분들이 많다. 반올림 활동가 분들도 한창 행진 중이라고 한다. 오늘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날이라 떡을 돌렸다고 들었다.


권영은 반올림 활동가(이하 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었다는 소식에 삼성반도체 백혈병 환자 故 황유미 씨 아버지 황상기 님께서 떡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고맙게도 후원을 받아 오늘 거리에서 적은 양이나마 나눌 수 있었다. 악덕 기업이 더 이상 발 붙여선 안 된다는 기원의 의미가 있었고, 앞으로 더 힘내서 직업병의 문제도 해결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떡을 돌렸다.


정: 시기가 시기인 만큼 작품의 의미가 남다르다. 오늘 이 자리는 영화사 시네마달을 응원하며 시네마달에서 그동안 제작, 배급한 작품을 함께 보는 자리이다. 그 중에서도 삼성반도체 노동자 분들이 현장에서 직업병을 얻어 긴 시간 투쟁하는 순간과 그들 삶 속 목소리를 담은 작품 <탐욕의 제국>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이다. 영화를 만든 지 오래됐는데, 이렇게 오랜만에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게 된 소감이 어떤지?


홍리경 감독(이하 홍): 5년 만에 진행하는 관객과의 대화이다. 이 작품을 본지도 꽤 오래됐고, 영화로 담아낸 분들과 소통한 지도 오래되었다. 최근에 반올림과 함께 반도체 피해자들과 관련된 영상을 다시 만들면서 생각보다 쉽게 그 이야기들을 잊고 있었구나, 미안한 마음이 들던 차였다.


정: 사전에 여쭤보니 이 영화를 제작할 당시에는 두 분이 만난 적이 없었다고 한다. 영화에 대한 감상을 활동가님께 여쭸더니 매우 불친절한 영화라고 했다. <탐욕의 제국>은 노동자들의 어려움과 노동의 조건, 공정 등을 세세하게 짚어주지 않는다. 보통 그런 방식의 다큐멘터리들이 많은데, 감독님은 설명의 방식이 아닌 이미지, 가령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거대한 건물 혹은 컨테이너, 기숙사 등의 공간들을 매우 먼 거리에서 바라보며 그들의 목소리를 덧입히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한다. 감독님이 선택한 그 진행 방식에 대해 묻고 싶다.


홍: 실제로 힘없이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나의 위치가 그랬다. 방관자가 될 수밖에 없는 나의 위치 혹은 시선이 이런 방식의 영화를 만드는 배경이 되지 않았나 한다.


정: 편집 과정에서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촬영도 2년에 걸쳐 진행되었다. 편집의 방향에 있어 중심을 잡을 때 어떤 것을 가장 핵심으로 두었나?


홍: 촬영 당시 원칙으로 세운 것은 어떤 한 피해자를 영웅처럼 그려내거나 그 이야기를 감동적인 드라마처럼 엮어내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 누구의 이야기든 나에겐 똑같이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이었고, 같은 무게로 전달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었다. 작품을 하면서 만났던 분들을 거의 다 등장시키려 노력했고, 이야기의 중요도나 주제 전달에 효과적이라는 기준으로 위계를 두지 않으려 했다.



정: 활동가님께 묻겠다. 활동 단체 내부에서 현재 삼성반도체 노동자 피해에 대해 어떤 식으로 논의가 진행되는지, 영화에 등장하는 피해자 분들은 어떻게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권: 오늘로 농성에 들어간 지 500일이다. 반올림 활동이 시작된 지는 10년이 되었다. 이렇게 활동이 이어지는 이유는 여전히 어떠한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피해자는 400명으로 늘어났다. 사망자는 삼성반도체만 해도 79명이다. 최근까지 피해자가 계속 나오는 형국이다. 이런 암담한 상황이 2007년부터 10년 째 계속되고 있는 거다. <탐욕의 제국>이 매우 큰 힘이 되었다. <또 하나의 약속>(2013)이라는 극영화와 더불어 삼성에 큰 압박이 되었던 것 같다. 삼성에서 대화를 제안했고 권오현 대표가 고개를 숙이는 장면도 미디어를 통해 보도되었다. 그때부터 삼성 직업병 문제가 급물살을 타면서 마치 해결이 되는 듯했지만 실질적인 변화는 없었다. 삼성은 사과를 했다며 마무리를 지으려 했다. 피해보상을 논의할 때 활동가들의 개입을 배제하려 했고 피해자들을 허술한 보상으로 유인하려 했다. 안타깝게도 영화에 등장한 몇몇 분들은 현재 우리와 함께 하고 있지 않다. 보상을 받았고 그걸로 만족한다고 했다. 그들을 비난하려는 게 아니다. 너무 어려운 싸움을 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했다. 정말 나쁜 건 삼성이다. 돈으로 유인해 소송으로 가지 못하게 하고 사회적 문제화를 막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직업병을 은폐하려는 것이다. 어쨌든 많은 아픔에도 불구하고 본인들의 보상보다 많은 이들에게 투명하고 공평하게 보상이 돌아가야 한다는 뚝심을 가지고 함께하는 분들이 여전히 있다. 사회적 보상은 사과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자기들이 기준을 정하고 금액을 정하는 일방적인 보상이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그런 것들에 항의하기 위해 거리로 나간다. 덧붙이자면 영화에 출연한 뇌종양 피해자 혜경 씨는 농성장에 꾸준히 나온다. 농성장의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삼성에서 나와 볼 법도 한데, 오히려 농성을 방해하기 일쑤다. 노동자들에게는 허술한 대처를 하면서 권력실세에게는 막대한 돈을 퍼다 준 삼성이다. 우리가 분노하는 이유다.


정: 감독님께서 모든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했는데, 그 마음이 충분히 느껴졌다. 한 주인공에 압도되는 작품이 있기도 하지만, 이 작품엔 다양한 분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놀라운 점은 그 과정에서 감독 스스로의 감정을 최대한 억제하려는 것이 곳곳에서 느껴진다는 것이다. 예컨대 농성 현장에서 카메라는 멀찍이 떨어져 상황을 지켜보기만 한다. 얼마든지 가까이 갈 수 있었을 것이다. 현장을 그저 바라만 본다는 게 고통스럽기도 했을 것 같다. 어떻게 화면으로 구성하고 관객들에게 전달하려 했나?


홍: 영화를 찍으면서 항상 내 위치를 고민했다. 다큐멘터리를 하는 사람들의 자리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영화적으로 그때의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모든 상황에 거리를 두고 멀리서 관조하듯 바라보는 것이라 판단했다. 그래서 카메라와 대상 사이에 거리가 생긴 것 같다.


관객: 얼마 전, 피해자 서른 분 정도를 인터뷰 했다. 영화에 나온 분들을 대부분 만났다. 삼성 본관 앞에서 500일 넘도록 농성을 이어간다는 게 마음이 아프다. 감독님이 영상 작업을 하고 있다 들었는데, 어떤 방향성을 염두에 두고 작업을 하는지, 그 고민의 지점이 궁금하다. 또 작품 이후에도 여러 일이 있었는데, 어떤 식으로 반영하여 작업할 계획인지 묻고 싶다.


홍: 피해자 스무 분 정도의 인터뷰로 작업 중이다. 이번에도 같은 원칙, 한 분이라도 소외시키지 말자는 원칙을 세웠다. 자신의 고통을 내세우고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쉽지가 않다. 그걸 허락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까. 큰 용기를 내주신 분들을 소재로 하며 취사선택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최대한 많은 분들의 인터뷰를 담고 싶다. 투병을 하면서 살아가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전달하고 싶다. 이야기 중심으로 편집을 하려하고, 이외의 다른 이미지 컷은 최대한 배제하려 한다. 우리가 알 수 없는, 겪어보지 않은 삶에 대해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큼 간접경험으로 적절한 방법은 없다는 생각을 한다.


정: 영화를 보면 소리를 의도적으로 연출한 점이 인상적이다. 노동자 분들의 음성을 화면 위에 입히는 방식을 사용할 때, 때때로 음소거 되는 부분이 있다. 마찬가지로 화면을 연출할 때도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처리되는 부분이 있다. 이런 연출들은 우리가 그들의 고통을 느낄 수 있게끔, 현장에 함께할 수 없다는 무기력함이 들도록 한다. 삼성이라는 거대한 구조, 혹은 그 너머의 자본논리라는 것을 마주했을 때 파악되지 않는 막막함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


홍: 윤정 씨 병상에서 얼굴 다음으로 산소 호흡기를 뿌옇게 비추는 장면이 나온다. 의도적으로 넣은 장면이긴 하다. 이 상황에서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고 어떤 일과를 살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컸다. 하지만 이미 퇴사를 한 이들에 대해 더 알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소리 같은 경우, 얼굴 말고 본인의 음성만 허락한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의 사연을 담고 싶어서 이미지 컷들 위에 음성만 입히는 방식으로 작업을 했다. 일하는 현장에서 방진복으로 얼굴을 드러낼 수 없었던 사람들이 병을 얻어 회사를 나와서도 얼굴을 드러낼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정: 활동가님께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정보의 비대칭성이라고 할까, 노동자들이 일을 하며 얻는 경험적 지식이 있겠지만, 실제로 현장 공정을 전반적으로 꾀긴 어렵지 않나. 특히 변호와 같은 법정 공방을 이어나갈 때 전문적인 자료를 얻는 부분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감독님도 촬영하면서 현장 내부에는 들어갈 수 없었다고 하는데.


홍: 사측과 교섭을 진행하던 중에 삼성에서 버스를 대절해줘서 갔다 온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 공간(상영관)과 비슷했던 것 같다. 먹먹하고 기계 소리가 들리고 창이 없고. 사람이 살고 싶은 분위기는 아니지 않나. 사실 우리도 아까 밖에서 대기할 때는 엄청 수다스러웠는데 지금은 매우 차분해졌다.(웃음) 간접체험을 어렵사리 뒤늦게 했다. 그 이외의 정보를 얻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 여러 전문가들의 교육을 받아도 잘 감이 오지 않는다. 노동자들이 배우는 것은 만드는 법이지 안전에 관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본인들이 어떤 약품을 사용하는지 알 길이 없다. 산재 신청을 도와주는 분들이 어려움을 겪는 부분도 바로 그 점이다. 노동자 증명이 필요한데, 그 분들은 그저 하얀색 통에 있는 것, 시큼한 냄새가 나던 것, 타는 냄새가 나던 것 등의 정도로만 알고 있다. 나중에서야 그 약품들이 자신의 생명에 큰 위협이 되는 것이었음을, 일급 발암물질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중국의 신생 반도체 공장 피해자 분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들은 노란색의 바나나 우유처럼 생겼다고 ‘바나나 버터’라 제보한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10년 동안 만나온 피해자들의 실상이다. 노동자들이 산재를 신청했을 때 기업에서 적극적으로 자료를 제공할 의무가 있는데 그러지 않고 있다. 영업기밀이라는 핑계를 대면서 민감한 부분을 대부분 지워 관련 기관에 제출한다. 그런데 너무 과하게 지워진 나머지 최근의 국정조사 과정에서는 자료에 잘못이 있음을 노동부가 시인하기도 했다.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국가 기관의 실정이기도 하다. 오히려 삼성은 산재 없는 기업으로 보험료 부분에서 이득을 보고 있다. 반도체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약품이 200종이라고 하는데, 안전성이 검증된 것은 2% 밖에 되지 않는다. 삼성은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정보가 없으면 화학 약품이 유통될 수조차 없고 텍사스의 경우는 영업기밀이라 해도 무조건 공개하게 되어있다. 우리는 그곳에서 자료를 받기도 한다. 정보가 한정적인 상황이라 공부를 많이 하고 있고, 연구 모임도 가지고 있다.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다. 정보의 격차가 여전히 크다.


정: <탐욕의 제국> 영문 제목은 ‘Empire of Shame’이다. 어떤 의미인가?


홍: 작업 시작할 때 제작지원을 받기 위해 구상안을 써야했는데, 당시 읽던 책 제목이 ‘탐욕의 제국’이었고 영문 원제가 ‘Empire of Shame’이었다. ‘수치’가 영화 속 기업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라고 생각했다. 여러 가지 고민하다가 읽고 있던 책의 제목을 가져오기로 했다. 개봉할 때 제목을 바꾸려고도 했지만 마땅한 게 없어서 그대로 가져간 경우이다.


정: 삼성이라는 거대 기업과 자본 권력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감독님의 의도를 살펴보면 개개인의 작은, 흔적 없이 지나갈 법한 사연들을 기억하고자 하는 것을 연출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그런 점에서 삼성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여러 문제에 대해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인 것 같다. 


홍: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올리브 나무 사이로>(1994)를 보고 영화를 만들겠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아주 작은 일상이 참 귀하다고 생각했고 그런 것들을 전하는 영화가 좋았다. 그래서 삶을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다큐멘터리 장르를 택했다. 다큐멘터리로 내가 기록해야하는 삶은 멋지고 화려한 것이 아니라 내 주변의 이름 없는,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알리고 함께 나누고 싶었다. 이 사회에 보탬이 되는, 행동하는 자아로서 발자취를 남기고 싶다는 생각에 ‘푸른영상’이라는 다큐멘터리 제작집단에 들어갔고, 누군가는 해야 할 것 같아서 삼성반도체 노동자들의 직업병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엔 삼성이라는 우리나라의 절대악 같은 기업을 비판하는 영화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가 처음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들이 바로 이들의 삶에 있었다. 일을 하면서 병을 얻게 되고 그 병으로 인해 일상이 무너지는 현실이 가슴 아팠다. 그래서 그들이 꿈꿔왔던 삶, 살아 온 삶, 그리고 현재의 삶에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를 하고자 했다. 삼성과 자본 권력을 비판하는 영화라기보다는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가까이에 두고 자주 사용하는 것들을 만드는, 누군가는 꼭 해야만 하는 일을 하다가 병을 얻고 소중한 일상을 잃어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가 된 것 같다.


정: 많은 고민을 가지고 작업에 임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영화의 마지막에 삼성 본사 앞에서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있고 또 멀찍이서 바라보는 카메라가 있다. 2007년에 시작된 투쟁이 10년 째 계속된다는 것이 마음이 아프고 답답하기도 하지만 지금의 행진을 보면 어떤 가능성이 느껴지기도 한다. 해외의 반도체 노동자들을 비추면서 영화가 끝난다. 직업병 피해의 굴레가 비단 한국뿐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대 세계사회의 커다란 문제와도 이어진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권: 올해 3월 6일이 故 황유미 씨 10주기이다. 올바로 해결하라는 취지로 1만 명 서명을 받으려 한다. 많이들 함께 해주면 좋겠다.


정: 블랙리스트에 올라 말도 안 되는 일을 겪고 있는 영화사 시네마달을 지키고 응원하기 위한 취지로 열린 기획전이다. 다음에서 스토리펀딩도 진행하고 있는데, 작게나마 힘을 보태 준다면 시네마달의 영화를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늦은 시간까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 조심히 들어가시길 바란다.



스토리펀딩 '블랙리스트 배급사 시네마달을 구하라' 후원하기 >> https://storyfunding.daum.net/project/13011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면서 감독으로서의 권위를 행사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운 점이 영화 <탐욕의 제국>이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큰 메시지가 아닐까 되새겨본다. 요즘의 촛불 행진에서 어떤 가능성이 느껴지기도 한다는 정지혜 기자의 말과 더불어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해(害)가 지지 않는 나라 ‘탐욕의 제국’이 어서 빨리 저물고, 노동자들이 편히 몸 뉘일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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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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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젊지만 이제 더 이상 어리지는 않은 

 촛불영화: 블랙리스트 영화사, 시네마달 파이팅 상영회 <투 올드 힙합 키드>  인디토크


일시 2017년 2월 18일(토) 오후 1 상영 후

참석 정대건 감독 | 주인공 허클베리피, DJ샤이닝스톤(재즈말), 김기현, 장지훈

진행 인디스페이스 안소현 사무국장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지윤 님의 글입니다.


거칠지만 그 자체로 매력적인 인물들, 삶의 중심에 힙합이 뿌리내린 사람들의 세상, 작품 속을 자유롭게 유영하는 힙합 음악과 진솔한 가사, 숨길 수 없는 청춘의 서럽고 궁핍한 고민들. 이 모든 것들이 한데 모여들며 투박하지만 공감할 수밖에 없는 매력을 만들어낸다. 2월 18일 토요일의 한낮, 사회의 음지를 밝혀온 촛불, 영화사 ‘시네마달’을 응원하는 상영회가 있었다. 그곳에서 5년 만에 <투 올드 힙합 키드>를 만날 수 있었다.



안소현 인디스페이스 사무국장(이하 진행): 이 영화를 어떻게 찍게 되었는지 듣고 싶다.


정대건 감독(이하 감독): 찍게 된 배경은 다큐멘터리 안에 설명이 되어있다고 생각한다. 체계적으로 영상을 배워본 적은 없었다. 고민이 되는 지점들을 물어보고 싶었다. 주변의 사람들을 통해서 자신의 상황을 보게 되지 않나. 나에게 그런 준거집단은 어릴 때 같이 힙합하고 놀았던 형들이었던 것 같아 그들과 고민을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카메라를 들고 무작정 시작했는데, 중간에 지원과 도움을 받게 되어서 좀 길게 찍었다.


진행: 안정적인 삶을 살아야 할지, 아니면 불확실한 꿈을 가져야 할지를 고민하던 스물다섯 살에, 잘 다루지도 못하는 카메라를 들고 무작정 저분들을 찾아간 것이 아닌가. 다큐멘터리에서 가장 어려운 게 대상들과의 접점들을 만들어 가는 것인데, 무작정 찾아갔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면 이미 너무나 친숙한 사람들처럼 보이고 힙합이 가진 정신인 당당함과 자신감, 그리고 삶에 대한 각자의 고민들을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오픈한다. 카메라가 다가왔을 때 어땠는지, 첫 기억들을 들어보고 싶다.


DJ 샤이닝스톤(재즈말, 이하 샤이닝스톤): 정대건 감독이 처음 찾아왔을 때, 래퍼 ‘지조’와 '투게더 브라더스' EP를 작업하고 있었다. 영화를 보면 아시겠지만, 정대건 감독과는 모르는 사이였다. 당시 지조가 힙합 좋아하는, 영화 찍는 친구가 있다며 작업실에 초대해도 되는지 물었다. 그렇게 정대건 감독을 만나게 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UCC 정도라 생각했다.(웃음) 영화가 되리라고는 생각을 못해서 있는 그대로 다 보여줬다. 보여주기 싫은 모습들, 살찐 모습까지 있는 그대로.(웃음) 딱히 필터링 할 것도 없었다. 욕도 하고 술도 마시고, 그냥 재밌었다. 아니, 재미있기보다 ‘왜 이 사람은 여기 와서 날 찍을까? 이걸 어디다 쓸까?’ 싶었다.


허클베리피: UCC 정도도 아니고 아예 못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웃음) 정대건 감독이 처음에 잠깐 잠깐 촬영해도 되겠냐 정도로 이야기했기 때문에 촬영기간이 그렇게 길어질 줄 몰랐다. 그래서 짜증도 많이 났고 '죽여 버릴까' 생각도 많이 했다.(웃음) 사람들한테 인정도 많이 받은 참 좋은 영화지만, 그 당시에는 귀찮았던 게 사실이다.


장지훈: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도권 안, 부모님이 만들어준 환경에서 옆에 있는 친구들이 가는 길을 따라 간다. 내게 있어 힙합은 그런 길 위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낸 진짜 ‘나’이다. 두 번 다시 올 수 없는 시절이다. 과거로 묻어야 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다시 꺼내는 것도 아쉬운, 아린 상처 같은 느낌이다. 군대 다녀오고 거의 다 잊었을 때쯤, 형들은 유명한 래퍼로 성장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과연 이 영화에서 의미가 있을까, 생각이 많았다. 그런 생각 때문에 더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작위적으로 행동한 부분도 많이 있었는데, 촬영기간은 결국 스스로의 모습을 정말 객관적으로 보게 된 시간이었다. 지금은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다. 나중에 이 영화를 그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마지막 청춘의 낙서 같은 의미로. 그렇게 촬영에 임했고 영화를 볼 때마다 굉장히 창피하기도 하다. 더 멋있는 모습을 내 아들에게, 미래의 나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가끔씩 보고 있다.


김기현: 정대건 감독과는 한참 같이 어울려 다니던 시절 이후 연락을 하며 지내지는 않았다. 허클베리피를 통해서 연락이 왔고 찍는 것에 대해 깊게 생각하진 않았는데, 이걸 찍으러 포항까지 오겠다고 했다. 그래서 무슨 생각일까 싶었다. 더 이상 힙합을 하지 않는 친구들 중에서 내가 가장 미련 없는 사람이다. 인터뷰를 하고 촬영을 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나 같은 캐릭터가 필요했겠구나 생각을 했다. 영화를 본 주변 사람들로부터 비중은 적지만 중립을 지킨 캐릭터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스스로 생각했던 면과 맞닿아 있었고 그래서 재미있게 촬영했던 기억이 난다. 과정들이 재미있었다.


진행: 이 다큐멘터리의 흥미로운 지점은 힙합 하던 감독이 카메라를 들고 각각의 인생을 살고 있는, 힙합 하던 사람들을 찾아간 것이다. 그들의 고민이 단순히 ‘모 아니면 도’, ‘꿈 아니면 현실’의 구조가 아니라 힙합의 심정으로 하는 고민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풍성한 울림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힙합은 심장에서 흐르는 것, 태도라는 것이 힙합을 잘 모르는 사람들한테도 전달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관객: <투 올드 힙합 키드 2>를 만들 의향이 있는지 궁금하다.


감독: 막연하게 10년이 지나면 또 찍을 수 있지 않겠나 생각을 했는데, 시간이 너무나 빨리 간다. 길게 카메라를 들고 찍으려면 어떠한 동력이 있어야 하지 않나. 삼십 대 중반이나 후반이 돼서 또 다른 형태의 고민이 생겼을 때 카메라를 들게 되지 않을까. 이전 작품과 똑같이 사람들을 찾아가 비교하는 것이 아닌 다른 형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최근에 테마 같은 것이 생겼다.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카메라를 들고 이야기 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 더 구체화되어야 할 것 같다. 언젠가는 찍고 싶다.



진행: 이십대 청춘의 고민들이 영화에 담겨 있다. 그리고 그것들은 힙합이라는 정신 자체에 중심을 두고 모인다. 이 영화를 찍고 난 후, 실제 삼십대의 시작에 선 현재의 자신에게 힙합이란 무엇인가? 힙합이 각자의 삶에서 어떤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김기현: 잘 모르겠다. 힙합을 했다기보다는 랩하는 걸 좋아했다. 힙합을 하고 있는 사람도 아니다 보니 나름의 정의를 내리는 것 자체가 좀 쑥스럽다. 여전히 소위 힙합 음악이라고 하는 것들을 듣는 게 좋고, 관계된 문화 콘텐츠들을 접하는 게 좋다. 남과 다르고 싶어서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가 생각한대로 즐거운 것을 계속 하면서 살아가는 게 어떤 부분에선 힙합이 아닐까 생각한다.


장지훈: 과거에 힙합은 운명적인 것이었고 청춘이라고 대변할 수 있는 단어였다. 지금의 힙합은 허클베리피나 재즈말 같은 이들이 활동하고 성장하며 완성돼가는 모습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어렸을 때, 특히나 선택을 해야 할 때 고민을 많이 했다. ‘이러다 안 되면 어떡하지?’ 혹은 ‘결혼하고 애를 낳으면 어떻게 먹여 살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너무 컸기 때문에 자유롭지 못했다. 정말 평범한 삶, 제도권에 편입되어 2, 3년 정도 뒤쳐진 삶을 따라잡으며 살아가는 선택을 한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에 와서 힙합은, 아들에게 내가 이런 것들을 가르쳐줘야 할 시점이 오면 ‘그렇기 때문에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아빠가 해봐서 안다.’고 얘기해줄 수 있는 의미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허클베리피: 계속 힙합을 하고 있으니 오히려 정의하기가 어렵다. 트렌드가 너무 빨리 바뀌고 ‘이게 진짜 힙합이다’라고 했던 태도도 시대 상황에 따라서 바뀌니까 요새는 정말 잘 모르겠다. 어렸을 때는 영화에서 나온 것처럼 다른 일을 하고 있어도 힙합적인 태도로 진심을 드러내는 것이 굉장히 멋있다고 생각했다. 'JJK'가 정대건 감독이 카메라를 잡고 있지만 그것도 힙합이고 제일 힙합이라고 말한 것처럼. 그래서 힙합, 태도 같은 말들이 어렸을 때는 크고 멋있게 다가왔던 것 같다. 솔직하고 당당하고 정직하고 정도를 지키는 것. 어렸을 때는 그런 부분에 굉장히 반했다.


샤이닝스톤: 허클베리피와 같은 생각이다. 계속 하는 일이니까 힙합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질문은 무의미하다. 스스로에게 너무 평범한 일이다. 다만 정대건 감독의 영화를 통해 랩, 비트 메이킹, 스크래칭, 디제잉 같은 대중적인 형태만이 힙합은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투 올드 힙합 키드>는 억울하고 짜증나고 없고 힘들어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투 올드 힙합 키드 2>에 대한 질문을 들으면서 생각을 했는데, 만약 잘된 모습만 보여준다면 의미도 없고 재미도 없을 것 같다. 만약 후속편을 만든다면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1999)처럼 죽기 직전 우리를 보여주는 것 정도는 해야 의미가 있지 않을까?(웃음) 이제는 힙합이라는 말의 의미가 조금 더 라이프 스타일에 가까워졌으면 좋겠다.


감독: 시간이 꽤 지났고 그 사이에 조금 멀어진 기분이다. 최근의 힙합은 성공이 큰 매력이 되어서 요즘 친구들이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한데, 그런 것들이 내면에서 상치될 때가 있다. 


관객: 요즘 힙합이 대중화되면서 랩을 잘하면 TV에 나오고 뜰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작품에서 래퍼 지조의 경우도 ‘오버’로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것을 반대하는 의견들도 있다. 오버로 가는 것이 멋있지 않다고 생각하는지, 상업적인 음악을 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허클베리피: 우리가 아는 수많은 래퍼들, 흔히 멋있다고 말하는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도 상업적인 래퍼다. ‘닥터 드레’(Dr. Dre)가 키워서 나왔다. ‘TDE’라는 레이블은 언더그라운드 레이블이 아니다. ‘투팍’(2pac), ‘스눕독’(Snoop Dogg)도 그러하다. 단순히 TV에 나오는 것만으로 그 사람을 ‘Fake’라 규정하는 것은 잘못된 것 같다. 미디어가 힙합을 조종하는 태도에 대해 비판을 해야지, TV에 출연했다는 이유로 열심히 음악하는 사람들에게 멋없다고 해서는 안 된다. 일단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EBS 스페이스 공감’에 출연한 적이 있고, 만약 ‘라디오 스타’에서 불러준다면 무조건 나갈 것이다. 너무 좋아하는 예능 프로그램이고 가서 웃길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웃음) 할 필요 없는 개인기를 하진 않겠지만, 가서 내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줄 자신이 있다. ‘쇼미더머니’로 위시되는 프로그램을 하지 않는 이유는 서바이벌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미디어와 교육이 우리 사회에 경쟁이라는 것을 세뇌시켜서 망쳐놓았다고 생각한다. 어떤 분야든 1등이 아니면 다 패배자라고 규정지어버렸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많은 래퍼들이 나갔고 개인적으로 다들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고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 프로그램에 대해 큰 악감정은 없다. 다만 미디어에서 조장하는 성공 루트가 너무 뻔하고 똑같다. 그걸 따라가는 사람이 나쁜 게 아니고, 조장하는 사회 기득권이 잘못된 것이다. 그래서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나간 래퍼들을 절대 욕할 수 없다. 아직까지는 이러한 소신을 가지고 있어도 벌어먹고 살기 때문에 유지하는 것이다. 다른 루트가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누군가는 책임감에 너무 목매달고 사는 게 아니냐고 하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사는 것이 개인적으로 재미있다. 분명히 적대심이나 거부감은 아니다.



진행: 삼십대, 자기 일에 있어서든 변화의 지점에 있어서든 살아내며 무르익기 위해 고민하는 단계 속에 있는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어떻게 지낼 것인지 이야기를 듣고 싶다.


김기현: 다들 각자의 위치에서 고민이 많을 텐데, 영화에서 꾸준히 하는 이야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해라. 그래야 후회가 없다.’이다. 자신의 선택에 책임질 수 있는 삶을 사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아오진 않았다. 하고 싶은 것을 했으면 아직 밥도 못 벌어먹고 살았을 것이다. 다른 청춘들의 이야기가 본인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이 영화에 출연한 사람으로서 굉장히 좋을 것 같다. 모든 청춘을 응원한다.(웃음)


장지훈: 100명이 있으면, 모두가 원하는 의자가 세 개 정도고 97개는 평범한 의자인 것 같다. 97개 중 하나의 의자에 앉아도 충분히 행복하고 아름다운 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렇게 산다. 스스로 그 세 자리에 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나중에 또 이러한 자리가 마련되면 자신 있게 그 부분을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기현: 여러분, 의자왕에게 박수 한 번 주시죠.(웃음)


허클베리피: <투 올드 힙합 키드>는 힙합 영화가 아니고 힙합을 소재로 한 청춘 영화다. 작년 6월에 발매한 ‘점’이라는 앨범을 만들게 된 계기 중에 하나가 이 영화였다. 어렸을 때는 같이 랩하던 친구들이 중간에 포기하면 ‘100% 노력하지 않은 것이다’, ‘열정이 부족한 것이다’, ‘최선을 다하면 할 수 있었다’라고 생각했다. 내가 오만했다는 것을 요 몇 년 사이에 깨달았다. 각자의 상황과 시간, 사건을 전혀 겪어보지 못한 상태로 이야기 했던 것이다. 직업의 특수함이 그 사람을 멋있게 만드는 것이지 성공이 규정하는 것이 아니다. 오랜만에 <투 올드 힙합 키드>로 친구들을 만나서 너무 좋다. 결과적으로 모두에게 값진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정대건 감독에게 감사하다.


샤이닝스톤: 프로듀싱 DJ가 힙합씬에서 주인공이거나 반짝반짝한 느낌은 아니다. 일이 잘 되면 일이 잘 되는구나, 일이 잘 안되면 일이 잘 안 되는구나, 그냥 정말 평범하게 느끼고 있다. 음악을 하고 있어서 특별하다고 생각한 적이 얼마 없다. 스스로의 몸에 잘 맞는 직업을 가지고 사는 것 같다. 여러분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Peace Out.


감독: 그래서 요점은, <투 올드 힙합 키드 2>를 찍으면 출연할 것인가?(웃음)


허클베리피: 당연하다.


김기현: 오늘 이 자리는 시네마달을 응원하는 자리다. 역경을 잘 이겨내고 좋은 영화 많이 배급해주었으면 한다.



스토리펀딩 '블랙리스트 배급사 시네마달을 구하라' 후원하기 >> https://storyfunding.daum.net/project/13011


<투 올드 힙합 키드>에는 인물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그 시선은 영화를 연출한 감독의 것이기도 하고 작품에 등장한 인물들의 것이기도 하다. 힙합을 계속 업으로 삼고 있는 이들도, 다른 일을 찾아 나선 이들도 모두 ‘힙합’이라는 중심에 모여 저마다의 방식으로 힙합을 한다. 그리고 그들이 사랑하는 힙합은 자연스럽게 작품 너머, 아직 젊지만 이제 더 이상 어리지 않은 청춘들에게도 손을 뻗는다. 끝나지 않을 고민을 지속할 청춘들, 그리고 그 시기를 지나간 사람들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작품이 내민 손을 맞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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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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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찬란히 그늘진  촛불영화: 블랙리스트 영화사, 시네마달 파이팅 상영회 <그림자들의 섬>  인디토크


일시 2017년 2월 19일(일) 오후 4 상영 후

참석 김정근 감독, 은수미 전 의원

진행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




*관객기자단 [인디즈] 최지원 님의 글입니다.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배를 띄우며 죽은 동료를 보내는 마음으로 인사를 한다.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열악한 현장에서 평범한 꿈을 가졌던 사람들이 어떻게 변했고, 또 무엇을 바꿨는지, 영화는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으며 이야기를 들려준다. 기획전 '촛불영화: 블랙리스트 영화사, 시네마달 파이팅 상영회'에서 <그림자들의 섬>을 만날 수 있었다. 김정근 감독과 은수미 전 의원, 그리고 진행으로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이 함께 했다.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이하 김덕진): 우선 기획전을 마련해준 인디스페이스에 감사 인사를 드리면서 이야기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정근 감독님과 은수미 전 국회의원님 모시겠습니다. 


김정근 감독(이하 김정근): <그림자들의 섬> 만든 김정근입니다. 반갑습니다.


은수미 전 의원(이하 은수미): 은수미입니다. 반갑습니다. 


김덕진: 요즘 두 분 어떻게 지내나요? 은수미 의원님은 굉장히 오랜만에 뵙는 것 같아요. 


은수미: 저는 광장에 가서 김덕진 사무국장님을 자주 뵙죠. 사회 보시잖아요.(웃음) 멀리서 자주 뵙고 있습니다. 요즘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낙선하고 뭐하고 사냐는 질문인데요, 전국적으로 강의를 많이 다니고 있어요. 


김덕진: 감독님은 2016년 최고의 한 해를 보내지 않았나요? 많은 찬사도 받았고요. 어떻게 지내세요?


김정근: 부산에서 촛불들을 기록하고 있고, 차기작이 지하철 관련 작품이어서 지하철 노조의 해고나 징계 상황을 촬영 중에 있습니다.


김덕진: 계속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는군요.


은수미: 저도 질문해도 될까요? 노동문제에 관심을 갖는다는 게 힘든 일인데, 계속 하는 이유가 있나요?


김정근: 원래 배나 철도 같은 기계에 관심이 있어요. 또 거대하고 경이로운 구조물을 만드는 게 작은 사람이라는 것이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기계와 사람의 대결구도, 이런 관계가 재미있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노동자에 관한 이야기를 찍을 것 같아요.


김덕진: 한진중공업이 현재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관심을 받기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많은 찬사를 받은 이유는 큰 울림을 주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은수미 의원님은 영화 어떻게 보셨나요?


은수미: 처음 보고 너무 많이 울어서 다시는 안 봐야지 했어요. 여러분들도 많이 우신 것 같은데.(웃음) 조선업 노동자 20만 명 중 13만 명이 하청업체 노동자고, 대다수가 최근 대량해고 대상자잖아요. 많은 분들이 돌아가시기도 했고, 또 조선소에서 해고된 청년이 생활고 때문에 막걸리를 훔쳤다고 기사도 났죠. 그 아픔과 절망을 다시 보고 싶지 않아서 영화를 두 번은 안 봐야지 했는데, 막상 보니 잘 봤다는 생각이 듭니다. 희망을 꿈 꿀 권리가 있으니까요. 또 울기는 했지만 정말 좋았습니다.



김덕진: 영화에서 진심이 느껴져 집중해서 봤습니다. 흥미로웠던 장면은 노동조합 위원장 취임식 장면입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도 아니고 지회장 취임식을 저렇게 크게 하나 싶었어요. 요즘도 그러나요?


김정근: 전국금속노동조합 단위가 워낙 커요. 당시 공장에 거의 3,000명 정도 있었고 그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 일종의 대장이어서 좀 성대하게 보여주고 했던 것 같아요. 사실 지금은 복수노조 상태고 조합원이 줄어 200명이 안 되는 상황이어서 크게 하지는 않습니다.


김덕진: 영화에 예전의 기록들이 많이 나오는데 어떻게 입수를 했나요?


김정근: 미디어 활동가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당시 노조가 힘이 있는 시기여서 가능했던 일이긴 하지만, 한진중공업 노조가 기록을 워낙 중요하게 여기는 조직이라 부산에서 활동하는 독립다큐멘터리 촬영하는 분에게 기록을 부탁했다고 합니다. 제가 그걸 입수해서 재구성을 한 거예요. 그 기록들이 영화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김덕진: 많은 자료를 봤을 테고 직접 찍은 것도 많았을 텐데, 이 영화는 100분을 넘지 않는다는 미덕이 있죠. 딱 98분으로 마치는 미덕.(웃음) 그렇다는 건 찍은 장면들을 굉장히 많이 들어냈다는 거잖아요. 그게 쉽지 않은 건데, 대단한 것 같아요.


김정근: 제가 이 영화를 5년을 찍었고 한진 민주노조는 30년의 역사가 있어요. 이 영화는 쌓인 두께나 깊이보다는 너비가 중요한 영화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말씀대로 현장을 다룬 장면을 덜어내는 게 쉬운 선택은 아니었는데, 다시 보니 좋은 선택이었다고 느껴지네요.


김덕진: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고 오랜만에 정말 좋은 다큐멘터리가 나왔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번 상영은 블랙리스트로부터 시작된 것인데, 감독님은 혹시 블랙리스트에 올랐나요?


김정근: 리스트에 제가 없어서 자괴감이 들더라고요. 가시방석입니다.(웃음) 그리고 블랙리스트 사안에 대해서 몇몇 분들은 놀랍고 충격적이라고 얘기하는데, 사실 저는 별로 놀라지도, 충격 받지도 않았어요.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보통 제작 지원을 받는데, 잘 되지 않는 사례를 계속 겪다보면 은연중에 알게 돼요. 논리적으로 이해한다기보다는, 짐작컨대 그런 게 있구나 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놀랍지도 않았어요. 오히려 진짜 무서웠던 건 그게 내면화되면서 자체검열을 하게 되는 거예요. 외부 지원을 생각하면서 영화 내 사회적인 발언을 줄이고 중립인 것처럼 바꾸게 되는 것이 진짜 무서운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덕진: 그 리스트가 굉장히 허술해요. 특정 인물이나 사안을 갖다 놓고 만든 리스트인데, 어느 정부든 그런 게 있을 거라는 짐작은 늘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충격이었던 게 문건으로 실존하고, 지원금 대상에서 제외하는 식으로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배제시켰다는 거였죠. 


은수미: 19대 국회에서 그래도 꽤 열심히 했다는 생각을 했는데, 내가 가짜 정치를 한 건가 싶더라고요. 나는 왜 그 중요한 최순실을 몰랐을까, 국정농단 사건이 벌어질 때까지 나는 뭘 했나 자괴감이 컸어요. 앞으로는 진짜 정치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김덕진: 영화를 보면 김진숙 위원님이 전혀 술을 못하는데, 박근혜 당선된 날 맥주 두 병 마셨다고 하잖아요. 그 날은 잊을 수가 없어요. 잘 모르실 수도 있지만, 당시에 저는 대학로에서 밀양, 강정, 쌍용, 용산 농성을 같이 하고 있었는데, 거의 3일에 한 번 추모식을 했어요. 박근혜가 당선된 후에 노동자 분들이 계속 목숨을 끊었어요. 대통령이 바뀌는 게 노동자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 목숨을 끊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김정근 감독님은 그 때 영화 작업 중이었기 때문에 최강서 열사도 찍었을 텐데, 보다 가까이에서 어떻게 느꼈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김정근: 강서 형이 돌아가신 그 시점의 기억이 많지는 않아요. 솔직히 기억하고 싶지 않아요. 영안실의 공기, 시체를 촬영하던 기억을 떠올리기가 힘들어요. 영화를 촬영하고 편집하는 과정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거라 영화 안팎이 구분이 안 됐어요. 김주익, 박재규 열사 분들은 면이 없는데, 강서 형은 계속 함께 술 마시며 농담을 주고받던 사이였어요. 그런 사람이 한 순간 그렇게 되고 나니까 개인적으로 힘들었습니다. 분향소를 꾸린 분들이 느끼는 것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을 것 같고요. 대답을 하기가 곤란스럽네요.



김덕진: 최근의 퇴진정국이 최순실의 태블릿 PC가 공개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박근혜 정권이 4년 동안 시민들에게 준 수많은 절망과 고통이 누적되었고, 그게 정유라의 부정입학 등을 계기로 분출 된 거죠. 그리고 이걸 가장 먼저 짐작한 사람들이 투쟁 노동자에요. 영화에서 김진숙 위원장님이 자신은 최강서 열사가 얼마나 절망스러웠을 지를 짐작한다고 하잖아요. 이미 한진 자본이 어떻게 나올지 알고 있었고, 강서도 알았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자본, 재벌은 정권과 너무 밀접하게 얽혀 있어요. 최근 촛불정국에서 이런 문제가 개혁과제로 많이 거론되는데, 은수미 의원님께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다음 정부에서는 재벌개혁이 가능할까요?


은수미: 과거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에서 일했던 분들 중에 제가 아는 선배님이 몇 분 있어요. 가끔 비정규직 문제에 관해서 물어보죠. 왜 그랬냐고. 예를 들면 KTX 승무원 문제, 혹은 왜 삼성에게 그렇게 관대하냐고 질문을 하면 여러 대답이 나와요. 그 대답을 들어보면 당시 개혁세력이 국정을 주도하는 경험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실제로 잘 몰랐고 미흡했던 부분이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지금은 두 가지가 달라졌어요. 첫째로 역량과 능력을 가진 개혁세력들이 꽤 생겨난 것 같아요. 어떤 사안에 대해서 예산까지 얘기할 수 있는 사람들이죠. 끊임없이 시뮬레이션을 해본 거예요. 결단 직전의 순간까지 만들어놓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생겨난 거죠. 두 번째는 촛불입니다. 정말 달라졌어요. 대격변의 시기입니다. 사회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지경까지 왔기 때문에, 너무 힘들기 때문에 오히려 정치의식을 갖기가 어려운 부분도 있어요. 그런데 시민들이 명령을 하고, 촛불을 들고, 내가 나를 대변한다고 나선 거죠. 이건 굉장히 큰 변화에요. 다음에 어떤 정권이 들어오든 시민 의사를 반영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저는 좀 다른 설계를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덕진: 사실 광장에 있는 분들은 의문도 가지거든요. 지금이야 촛불 들고 새로운 시대 얘기를 하지만, 막상 대선 끝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은수미: ‘광장의 조울증’이라는 얘기를 하잖아요. 광장에 있을 때는 세상이 바뀔 것 같다가도 다시 출근하면 절망스러워져요. 정권이 바뀌어도 세상이 바뀌지는 않아요. 바뀌어봤자 틈새와 여지 정도, 악어의 입을 여는 정도죠. 하지만 이젠 시민들이 추종을 하고 기대를 하는 위치에 있지 않아요. 화살을 쏘는 건 우리에요. 계획을 세워 낼만한 힘이 이제 좀 쌓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 같은 정치인들이 시간을 벌어들이면 광장의 시민들이 일상이나 현장에서 그 변화를 만들어내는 거예요.


김덕진: 부산의 광장에도 변화의 희망 같은 게 느껴지나요?


김정근: 부산은 오랜 기간 동안 여당이 독점하고 있던 곳인데, 지난 총선부터는 대안을 고민하는 분들이 생긴 것 같아요. 최근 촛불집회에도 꽤 많은 분들이 와요. 달라지는 게 분명 있는 것 같습니다. 일상으로 돌아가면 사실 여전히 보수적인 기운들이 있죠. 그렇지만 결정적으로 저울에 올려놓고 최소한 재어볼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고 봅니다. 


김덕진: 탄핵 이후로 대선 등 방향이 갈라지게 되면서 광장에서 하나로 모였던 사람들이 흩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불안함이 있어요. 


김정근: 최근에 문재인 후보가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는데, 차별금지법 발언을 들어보면 사실은 후퇴하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작은 문제들을 짚어내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부산은 서울처럼 다양한 의견이 올라오지는 못하는 공간이에요. 부산에서 광장에 가면 민주당 깃발이 쭉 있어요. 그런 걸 보면 저는 위험하다는 생각도 가끔 들어요. 그 안에 분명 수많은 의견이 있습니다. 그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가면서 새로운 정치와 새로운 대통령이 나와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해요.


김덕진: 누가 되든 박근혜를 잇는 사람이 아닐 거라는 믿음과 바람이 있어요. 후보들이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지면 어떨까 싶어요. 지금까지의 소신으로 당당하게 해도 되는데, 자꾸 정치인으로서 어쩔 수 없다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잖아요. 이제는 시민들의 수준과 힘을 믿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영화 얘기로 돌아갈게요. 보통 독립다큐멘터리와 다르게 특이한 점이 있어요. 바로 음악인데, 이문세의 ‘사랑이 지나가면’이 완곡으로 나와요. 어떻게 이 노래를 삽입하게 된 건가요?


김정근: 노래를 가만히 들으면 ‘그대 나를 알아도 나는 기억을 못 합니다’라는 가사가 나와요. 노무현 대통령이 인권변호사 시절을 참여정부에 와 기억을 못 하는 건 아닌가 하는 뉘앙스로 넣은 노래에요. 노동자의 편에 서서 함께 했던 사람들이 노동자를 탄압하는 현실, 그리고 노동자들은 늘 탄압과 진압의 대상이었던 기억들을 불러오고 싶었어요. 사랑 노래이긴 한데 묘한 아이러니가 있을 것 같아서 배치를 했습니다.


김덕진: 마지막에 엔딩크레딧 올라갈 때 윤영배의 ‘위험한 세계’도 나와요. 


김정근: 뮤지션 윤영배 씨는 같이 술 마시며 영화 잘 봤다는 얘기를 하셨어요.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 시네마달 등의 얘기도 했고요. 독립다큐멘터리들이 상영되고 양산되는 게 어려운 상황에 대해 인디 뮤지션으로서 공감되고 아쉽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게 맞닿아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덕진: 이 영화가 소중한 이유는 노조의 아쉬움을 계속해서 얘기하기 때문이에요. 김진숙 위원님이 투쟁의 성과가 모두의 것이 되어야 하는데 집행부 소수의 것이 되어버렸고 결국 오만해졌다는 얘기를 하죠. 


은수미: 영화에서 우리가 배불렀다는 말이 나오는데, 저는 배 좀 부르면 안 되나, 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에요. 배 좀 불러서 뭐가 나빠요. 많은 사람이 죽어나가는 위험한 현장에서 목숨 걸고 삼사십년 열심히 일해서 일억 버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불평등이 심화되는 문제의 책임을 노조에게 떠넘기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한국은 독특한 법을 하나 가지고 있어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9조에 따르면 노조는 근로자의 이익이 아니라 조합원의 이익을 위해서만 교섭할 수 있어요. 전무후무한 법이에요. 예를 들어 정규직 노조가 하청이나 사업장이 다른 근로자를 위해서 파업하면 불법이에요. 우리나라는 이기주의 법을 가지고 있는 거예요. 점점 불평등이 심해지다 보니 이 오랜 관행을 넘기 위한 노조의 노력도 있었지만, 결국은 실패했죠. 민주노총이든 한국노총이든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굉장히 취약합니다. 실제로 조합원의 전체 조직률이 굉장히 낮아요. 금속노조 산하의 조합원 중 비정규직의 비율이 3퍼센트를 넘지 않습니다. 말이 안돼요. 모두가 배부르고, 하루 8시간, 일주일에 5일 일해 중산층으로 살 수 있는 것을 희망이라고 얘기해야 하나요. 기본이어야 하는 게 아닌가요. 그 정도는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그렇다면 각자 뭘 해야 하나 생각해요. 그래서 노조를 보면 마음이 너무 아파요. 


김덕진: 일부 노조가 부도덕한 짓을 저지르면 또 대서특필되죠.


은수미: 물론 노조도 부도덕하면 안 되지만, OECD 중 우리나라는 산재, 자살률, 그리고 사기범죄 1위에요. 저는 삼성 같은 경우는 사기집단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구속이 된 것이고 롯데나 현대 할 것 없이 굉장히 위가 많이 썩어있어요. 그러면 아래에서는 당연히 나 하나쯤이야, 먹기 살기도 힘든데, 이렇게 생각하게 되죠. 기업의 부도덕함이 세계적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해요. 계속 문제제기를 하고 새로운 지표를 만들고 시도를 해봐야 되겠죠. 시민, 비정규직과 함께 하는 다른 시도가 정치에서든 노조에서든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김덕진: 김진숙 위원님도 그 때 하청 문제 해결 못 한 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를 영화에서 해요. 예전에 현대자동차 노동 현장에서 정규직은 이름표를 가로로, 비정규직은 세로로 다는 방식으로 구분을 지었어요. 노동자들이 원하든 원치 않든 구도 속으로 빨려들게 만드는 거죠. 그래야 기업에서도 통제가 쉬우니까요. 이런 걸 깨고 변화시키려는 고민을 해야 하는 것 같아요. 촛불광장에서, 박근혜 퇴진 얘기하는 자리에서 왜 성과연봉제 얘기를 하냐는 질문을 자주 받아요. 그게 이해가 가면서도 답답하죠. 박근혜 퇴진 후 뭐 할지 얘기 하자는 건데. 퇴진 이후를 얘기하지 않으면 결국 또 우리의 삶이 어렵고 처참하지는 거잖아요. 다르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순수하게 퇴진 시위를 나온 건데 왜 자꾸 운동권들이 이슈를 가져오냐고 하죠.


은수미: 2008년 광우병 촛불 시위와는 엄청 달라요. 당시 비정규직 분들과 같이 시위에 나갔는데, 아예 시민 분들이 깃발을 내리라고 했어요. 광우병과 관련 없는 시위는 아웃이라고요. 그런데 지금은 모든 깃발이 허용되잖아요. 물론 지금도 목소리를 너무 키우지는 말라는 식이기는 하지만요. 서로를 계속 짓밟는 8년을 겪었지만, 우리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자신의 목소리를 얘기 할 수 있는 여지도 생긴 것 같고요.


김덕진: 맞아요. 특히 차별 없고 평등한 광장이라는 얘기를 많이 하잖아요. 연사가 성차별적 발언을 하면 즉각 사과하고 조취를 취하는 모습은 사실 대규모 집회에서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에요. 즉각 반영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건 많은 변화가 있다는 뜻이에요. 박근혜 이후, 정치도 시민을 믿고 시민도 정치를 계속 견인하고 힘을 실어주는 관계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어제 촛불집회에서 두 분의 발언이 있었는데, 이재용이 구속돼서 너무 좋은 삼성전자 서비스 노동자와 최경희가 구속돼서 너무 좋은 이화여대 학생이 있었습니다. 사실은 되게 비극이죠. 자신의 사장과 총장이 구속돼서 신난다는 것이요. 시네마달이라는 배급사 하나를 살린다고 해서 세상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고, 시네마달이 망한다고 해서 나라가 무너지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시네마달이 없어지면 <그림자들의 섬>과 같은 영화를 이런 공간에서 볼 수 없는 거죠. 이런 부분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문화향유의 권리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고 다음에서 진행 중인 스토리펀딩에도 관심 가져주세요. 


김정근: 시네마달 같은 배급사가 얼토당토않은 이유로 없어지면 안 될 것 같아요. 지지해주시고 함께해주시고 후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은수미: 저는 다양한 의견이 세상을 살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제가 국회에 있을 때 인권이나 존엄 이야기를 하면 새누리당 의원들로부터 월북하라는 소리를 반복적으로 들었어요. 오직 하나의 목소리가 지배하는 사회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저는 국회에서 경험했습니다. 여러분도 겪어봤을 거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색, 꿈, 욕망이 사라지는 공포를 박근혜 정권에서 경험했다고 보고요. 그런 점에서 시네마달 같은 배급사가 사라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는 지지하고 누구는 반대할 수 있지만, 다양한 목소리가 살아있기를 원해요. 살아있는 목소리가 우리 사회를 바꾼다고 생각해요. 시네마달을 후원하고, 스토리펀딩도 홍보하고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힘내십시오, 여러분. 우리가 이길 겁니다. 정말 소중한 한 걸음을 하고 있어요. 이 힘든 사회에서 기적과도 같죠. 항상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김덕진: 이렇게 좋은 영화를 제대로 느끼면서 보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서울이 크다고 해도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공간의 수가 몹시 적어요. 이런 공간 또한 지켜졌으면 좋겠습니다. 또 현장에서 카메라를 든 감독들이 계속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노동자뿐만 아니라 소수자의 이야기들이 진솔하게 왜곡되지 않고 전해지기 위해서는 찍을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어야 하고, 그 작품들을 제대로 상영할 수 있는 공간과 배급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시네마달 후원과 홍보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오늘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스토리펀딩 '블랙리스트 배급사 시네마달을 구하라' 후원하기 >> https://storyfunding.daum.net/project/13011


그림자처럼 지워지고 가려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자본의 그늘 속에서 얼마나 치열하고 절박한 역사를 만들어왔는지 그 투쟁의 역사에 들어가 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다. 동료가 죽어도 또 ‘내가 아닌 누군가’가 죽었구나 하며 일을 계속 해야 하는 것. 그 죽음이 내 일이라고 생각하면 도저히 일을 할 수가 없다는 마음. 그들은 그 마음에서 머무르지 않고 계속 나아갔다. 30여년의 시간동안 반성하고 연대하면서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냈다. <그림자들의 섬>은 그들이 살아온 방식을 자극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오히려 인터뷰 형식을 통해 담담하고 부드럽게 이야기하고 있다. 현실은 여전히 잔혹하지만 결코 무기력하지 않게, 진득하게 응원하고 기록한다. 누구든 그림자가 없는 사람은 없다.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논의해야 할 현 시점에서 노동과 인권의 가치는 더 이상 가려져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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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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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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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전  촛불영화: 블랙리스트 영화사, 시네마달 파이팅 상영회

 

기간 2017년 2월 18일(토) - 19일(일) | 2일간

장소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공동주최 시네마달, 인디스페이스





<다이빙벨>, <나쁜 나라>, <업사이드 다운> 등 세월호 다큐멘터리를 연달아 배급하며 박근혜 정부의 아킬레스건을 줄기차게 건드려온 독립영화 전문 배급사 ‘시네마달’이 ‘故 김영한 민정수석 비망록’을 통해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내사 지침을 받은 기록이 공개되어 화제를 모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블랙리스트에 오른 후 영화진흥위원회 제작 및 개봉지원 대부분에서 배제되면서 폐업 위기에까지 놓인 사실이 밝혀지면서 시네마달을 구하기 위한 영화인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는 2월 18일(토), 2월 19일(일) 양일간 진행되는 ‘촛불영화: 블랙리스트 영화사, 시네마달 파이팅 상영회’는 강정마을, 용산참사, 삼성 반도체, 밀양 송전탑, 한진 중공업 등 한국사회의 가장 낮고 아픈 자리 곳곳에서 함께 해왔던 시네마달이 앞으로도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응원하기 위해 마련된 기획전입니다. 


팔레스타인의 일상을 통해 국제적 평화문제를 담아낸 <올 리브 올리브>,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안고 현실을 살아가는 20대 청춘들의 고민을 가감 없이 담아낸 <투 올드 힙합 키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투쟁 1년의 기록 <나쁜 나라>, 삼성반도체 공장의 숨겨진 진실을 담은 <탐욕의 제국>, 공장식 축산의 폐해를 그려낸 <잡식가족의 딜레마>, ‘낙태’와 관련한 용기 있는 목소리를 담은 <자, 이제 댄스타임>,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진솔한 이야기 <그림자들의 섬>, 국내 최초 게이 다큐멘터리 <종로의 기적>까지 한국사회에서 가장 외롭고 아픈 이야기들이 ‘시네마달’이라는 촛불을 만나 한국사회를 환히 비출 수 있길 희망합니다. 이는 곧 “영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조명은 촛불. 촛불이 있는 모든 곳에 카메라가 항상 함께할 것이다”라는 시네마달 김일권 대표의 이야기가 실현되는 감동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 상영시간표




관람료
일반: 7,000원
인디스페이스 후원회원: 6,000원
단체(20인 이상): 6,000원







○ 상영작



1. 올 리브 올리브 All Live, Olive

김태일, 주로미 | 2016 | 다큐멘터리 | 92분 | 전체관람가



제 8회 DMZ국제다큐영화제 한국경쟁

제 42회 서울독립영화제 특별초청 - 장편


위즈단은 농촌마을인 세바스티야에 살고 있다. 양가 부모님은 올리브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고 있다. 점점 늘어가는 이스라엘 점령촌 건설로 부모님들의 땅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이는 위즈단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다. 굴욕적인 일상이 반복되지만 땅을 지키며 살아가려는 이들의 저항이 위즈단의 가족과 곳곳의 인물들을 통해 그려진다. 





2. 투 올드 힙합 키드 Too Old Hip-Hop Kid

정대건 | 2011 | 다큐멘터리 | 97분 | 12세관람가



제 9회 EBS 국제다큐영화제 한국 다큐멘터리 파노라마

제 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한국 음악영화의 오늘 : 장편

제 12회 인디다큐페스티발 관객상 수상

제 14회 정동진독립영화제 섹션6

제 37회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 우수작품상 수상


이루지 못 한 내 꿈을 위해, 

마이크 대신 카메라를 들었다! 


열여섯, 마이크로폰을 든 MC (Mic Checker)를 꿈꾸던 나 (감독). 

스물여섯, 메가폰을 든 MC (Move the Crowd)를 꿈꾸며 마이크 대신 카메라를 들었다! 

10년 전 함께 했던 힙합키드들은 지금 무얼 하며 살고 있을까? 


언더그라운드 힙합씬에서 꽤 인기 있는 랩퍼, 허클베리 피와 JJK, 

BK Block과 함께 ‘투게더 브라더스’를 결성하여 첫 앨범을 준비 중인 지조, 

지금처럼 음악하며 사는 것이 꿈이라는 DJ 샤이닝 스톤, 

바쁜 직장생활 속에서도 디리그 (D-League) 앨범을 준비중인 현우,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지훈과 공대 대학원생이 된 기현까지! 


각자의 마음속에 자신만의 HIPHOP을 담은 그들의 이야기가 지금 펼쳐진다! 





3. 나쁜 나라 Cruel State

김진열 | 2015 | 다큐멘터리 | 120분 | 12세관람가



텅 빈 교실에 가만히 앉아,

당신을 기다립니다


2014년 4월, 진도 앞바다에서 생중계된 세월호 침몰사건은 304명의 희생자가 속해 있는 가족들에게 평생 지고 가야 할 상처를 안겨줬다. 그 중에서도 단원고 학생들의 유가족들은 자식 잃은 슬픔을 가눌 틈도 없이 국회에서, 광화문에서,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 앞에서 노숙 투쟁을 해야만 했다. 그들의 질문은 단 하나, 내 아이가 왜 죽었는지 알고 싶다는 것. 하지만 그 진실은 1년이 지나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평생 ‘유가족’으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마주친 국가의 민낯, 그리고 뼈아픈 성찰의 시간을 그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투쟁 1년의 기록.





4. 탐욕의 제국 The Empire of Shame

홍리경 | 2012 | 다큐멘터리 | 92분 | 12세관람가



제 19회 비전 뒤 릴 국제영화제 새로운 시선

제 12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연대의 힘

제 19회 인디포럼 초청전

제 19회 서울인권영화제 국내 작품

제 14회 인디다큐페스티발 국내 신작전

제 1회 서울시민영화제 서울, 특별시민

제 9회 제주영화제 본선작

제 39회 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 선택

제 1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다큐 관객인기상, 옥랑문화상 수상


모두가 부러워했던 꿈의 직장 

그 곳에서 나는 백혈병을 얻었다… 


근로복지공단 앞은 오늘도 변함없이 소란스럽다. 

영정사진을 든 채 “노동자의 죽음은 중요하지 않습니까?”라며 목청을 높이는 사람들과 

그들을 문 앞에서 막아서는 직원들 사이에 실갱이가 벌어진다. 


갑작스레 발병한 백혈병으로 미래에 대한 꿈을 접어야 했던 황유미,

뇌종양 수술의 후유증으로 눈물을 흘리지도, 말을 하지도, 걷지도 못하게 된 한혜경,

1년 남은 시간 동안 볼 수 있는 것은 모두 가슴에 담겠다며 아픈 몸을 일으키는 이윤정, 

동료의 죽음을 슬퍼할 틈도 없이 유방암을 선고 받은 박민숙,

고졸 학력으로 대기업에 입사한다는 것에 마음이 부풀었던 딸을 떠나 보내야 했던 황상기,

두 아이를 위해 남편의 죽음을 반드시 규명하겠다는 정애정… 

그들은 아직 코 앞에 드리운 죽음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남들이 모두 부러워하던 직장이었다. 

먼지 하나 없는 방, 모두 다 똑 같은 옷을 입고 있는 그 곳은 ‘미지의 세계’ 같았다.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찌르고 화장실 갈 틈도 없이 기계를 돌려야 했지만 

‘성과급 1000%’ 앞에서 불평할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한 것이 죄였을까. 

‘죽음’이라는 허망한 보상 앞에서 망연자실했던 그들은 

억울한 죽음을 규명하기 위해 초일류기업의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5. 잡식가족의 딜레마 AN OMNIVOROUS FAMILY’S DILEMMA

황윤 | 2015 | 다큐멘터리 | 106분 | 전체관람가



제 6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 15회 인디다큐페스티발 

제 15회 전주국제영화제 

제 11회 서울환경영화제 - 한국환경영화경선 부문 대상

제 2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제 5회 샌프란시스코 그린필름페스티발

제 6회 DMZ국제다큐영화제 2014 인천 다큐멘터리 포트  – 라브르베르 코리아상 수상


사랑할까, 먹을까!


구제역이 전국을 휩쓸던 어느 겨울 날, 육아에 바쁘던 영화감독 윤은 살아있는 돼지를 평소에 한번도 본 적이 없었음을 깨닫고 돼지를 찾아 길을 나선다. 산골마을농장에서 돼지들의 일상을 지켜보면서 이제껏 몰랐던 돼지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런 윤에게 딜레마가 생긴다. 돼지들과 정이 들며 그들의 영리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알게 되는 한편 농장의 이면을 알게 될수록, 그 동안 좋아했던 돈가스를 더 이상 마음 편히 먹을 수 없게 된 것. 육식파 남편 영준과 어린 아들 도영은 식단결정을 더욱 복잡하게 한다. 마트에서 반찬거리를 살 때마다, 저녁에 무엇을 먹을까 식당을 고를 때마다 갈등에 빠지게 된 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6. 자, 이제 댄스타임 Let’s Dance

조세영 | 2013 | 다큐멘터리 | 83분 | 15세관람가



제 19회 서울인권영화제 국내 작품

제 14회 인디다큐페스티발 올해의 초점

제 1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새로운 물결

제 4회 광주여성영화제 상영작

제 5회 DMZ국제다큐영화제 국제경쟁 - 흰기러기상 수상


어디에나 있지만 드러날 수 없는 그녀들

2009년 한 산부인과 의사단체가 임신중절을 시술한 병원과 동료 의사들을 고발하는 사건으로 대한민국은 떠들썩해진다. 이를 계기로 종교·시민단체·각종 협회들은 성명을 냈고, 언론 또한 물 만난 고기마냥 연일 보도를 이었다. 그러나 정작 이 부산스런 움직임에 가려 드러날 수 없는 사람들이 있었다.


어디에도 없는 단 한 번의 인터뷰로 만나다

조용해진 듯 보이는 몇 년 뒤, ‘당신의 목소리가 듣고 싶습니다’란 제목의 웹자보를 보고 모여든 여성들이 카메라 앞에 선다. 평범한 직장인인, 교직에 있는, 곧 학부모가 될, 또 아직 학생인 그녀들.

찬반 논란에 가려져 있던 그녀들의 경험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며 이야기는 과거로 간다.





7. 그림자들의 섬 The Island of Shadows

김정근 | 2014 | 다큐멘터리 | 98분 | 15세관람가



제 17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심사위원특별상 수상

제 12회 제주영화제 한국영화의 풍경

제 10회 런던한국영화제 다큐멘터리

제 17회 부산독립영화제 부산장편독립영화

제 14회 인디다큐페스티발 국내 신작전

제 40회 서울독립영화제 대상 수상


“마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 시대의 모든 그림자들을 위한 감동의 드라마 


꿈에 그리던 ‘조선소맨’이 되었다. 부푼 꿈을 안고 입사했던 설렘과 기쁨은 상상 그 이상의 처절한 환경에 서서히 사라져갔다. 쥐똥 도시락 앞에, 누구의 탓도 할 수 없는 동료의 죽음 앞에 무기력했던 우리들은 1987년 7월 25일, 드디어 울분을 터뜨리고 비로소 인간의 삶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흐르는 동안, 우리들의 일터는 변함없이 서러웠다.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하던 동료들이 연이어 죽음을 맞이했고, 309일 동안 고공생활을 견뎌야 했다. 그런 고된 시간 속에서도 절망의 그림자가 변하는 것을 우리는 똑똑히 보았다. 서러운 일터에서 그림자처럼 사라져가고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지금부터 시작된다.





8. 종로의 기적 Miracle On Jongno Street

이혁상 | 2010 | 다큐멘터리 | 115분 | 15세관람가



제 4회 서울 프라이드 영화제 특별전

제 1회 서울시민영화제 서울, 특별시민

제 12회 한국 퀴어 영화제 어게인 퀴어

제 15회 서울인권영화제 국내 작품

제 8회 EBS 국제다큐영화제 한국 다큐멘터리 파노라마

제 11회 인디다큐페스티발 올해의 초점

제 36회 서울독립영화제 국내초청작

제 15회 부산국제영화제 비프 메세나상, 플래시 포워드상 수상


네 명의 명랑게이들이 만드는 기적 같은 커밍아웃 스토리 


서울 종로구 낙원동에 밤이 찾아오면 새로운 주인들이 하나 둘씩 골목을 채우기 시작한다. 남자를 사랑하는 남자들이 서로의 고단한 삶을 위로하며, 친구를 만나고, 사랑을 찾는 그 곳. 낙원동은 언제부터인가 게이 남성들을 위한 작은 '낙원'이 되었다.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큰 소리 한 번 치지 못하는 소심한 게이 감독 준문, 

세상을 바꾸기 위해 오늘도 바삐 움직이는 열혈 인권 운동가 병권, 

노래와 춤, 친구들을 통해 자기 안의 끼를 발견해나가는 쑥맥 시골 게이 영수, 

사랑스러운 애인과 함께 선구적 사랑을 실천하는 로맨티스트 욜! 

무지개빛 내일을 꿈꾸며, 오늘도 벅찬 한 걸음을 내딛는 게이들의 이야기가 지금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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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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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를 클릭하면 영화별 상영일정과 세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7.02.16 - 2017.02.22 인디스페이스 상영시간표

<뚜르: 내 생애 최고의 49일> 임정하, 전일우, 박형준, 김양래 | 97분 | 다큐멘터리 | 12세이상관람가

<다른 길이 있다> 조창호 | 90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7년-그들이 없는 언론> 김진혁 | 110분 | 다큐멘터리 | 12세이상관람가

<문영> 김소연 | 64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위켄즈> 이동하 | 96분 | 다큐멘터리 | 15세이상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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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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