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흩날리는  <눈발>  인디토크


일시 2017년 3월 17일(금) 오후 7 30분 상영 후

참석 조재민 감독

진행 안소현 인디스페이스 프로그래머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지윤 님의 글입니다.


눈이 내리던 계절은 지나갔지만, 스크린 위에는 눈발이 흩날렸다. 흩날리던 눈발은 땅 위에 쌓이지 못하고 공중을 천천히 맴돌다 스크린 밖 관객들의 마음속에 살포시 내려 앉아 잔잔한 여운으로 변했다. 금요일의 늦은 저녁, 채 가시지 못한 먹먹한 감정을 안고 <눈발>의 인디토크가 진행되었다. 작품을 연출한 조재민 감독이 함께했다.



안소현 인디스페이스 프로그래머(이하 안):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를 듣고 싶다.


조재민 감독(이하 조): 고성에 살면서 여러 가지 억압이나 죄의식들이 차곡차곡 쌓이는 것을 느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1학년 때 근처의 창원으로 가게 되었다. 스스로 갇힌다는 느낌을 계속 받았기 때문에 고성이라는 곳을 빨리 넘고 싶은 바람이 있었다. 한참이 흐른 뒤에도 이 기억들이 맴돌았고, 이야기해보고자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


안: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라고 알고 있다.


조: 친구들에게 벌칙을 받는 장면이 어떻게 보면 비현실적일 수 있고, 왜 당하고만 있나 생각될 수도 있지만, 그 기억에서 출발했다. 다른 이야기들과 합쳐지면서 덩어리가 생겨난 것 같다.


안: 마을의 인물들이 선한 모습의 탈 뒤에 잔인한 모습을 숨기고 있다. 인물들이 ‘민식’(박진영 분)을 둘러싼 모양으로 배치되어있고 그로 인해 남자 주인공의 모노드라마 같은 느낌이 강하다. 이렇게 이야기를 짜게 된 근본적인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조: 우선 지역성을 중점적으로 굳혀가야겠다 생각했고 그것을 유일하게 흔들 수 있는 사람이 이방인일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전학 온 인물로 설정을 했다. 그가 지역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결국에는 그 안에 다시 갇히게 되는 아이러니를 주고 싶었다. 그래서 남자 주인공을 방관자적인 입장, 제 3의 시선으로 계속 끌고 나가려 했다.


안: ‘눈발’이라는 제목에서 담고자 한 것이 있을 것 같다.


조: 남쪽 지역에서 내리는 눈은 대부분이 진눈깨비다. 금방 녹아 없어져 쌓이지 못하는 신뢰 관계나 믿음, 구원에 대한 의미로 시작되었다. 흩날린다, 사라진다, 홀연히 떠난다는 뉘앙스를 주기 위해 ‘눈발’이라는 제목을 골랐다. 처음에는 ‘고성’도 생각했는데 <곡성>, <밀양>, <파주>가 이미 있었다.(웃음) 지역 제목이 많아서 그것은 피하고자 했다.


안: 민식을 연기한 박진영 배우가 인상적이다. 그 배우가 가진 표정들과 작품에서 보인 모습들이 <눈발>의 주제를 부각시키는 데 크게 일조한 것 같다. ‘예주’를 연기한 배우 지우에게 또 다른 얼굴이 있다는 것도 이 영화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배우들을 캐스팅하게 된 사연이 듣고 싶다.


조: 박진영 배우를 처음 만났는데, 그가 마치 민식처럼, 전학생이 고성이라는 새로운 공간을 맞닥뜨렸을 때 나타날 수 있는 표정과 말을 하고 있었다. 생각하고 있었던 캐릭터의 모습, 성격과 실제로 굉장히 비슷했다. 민식은 선한 친구다. 그렇지만 새로운 환경, 혼란스러운 상황에 대처가 약하고, 손을 내밀긴 하지만 본인이 그 고통을 감내할 수 있을지 스스로 의문을 가지고 있다. 박진영이라는 배우의 첫 인상이 그랬다. 인내심과 동시에 약간의 허약함도 느껴졌다. 박진영 배우는 진해에서 중학교를 다녔다. 만났을 때 서울에 와 힘들었던 이야기를 했다. 도시에서 낯선 사람들과 낯선 문화에 적응해나가는 본인의 모습을 이야기하는데, 그것이 민식과는 완전히 반대였다. 그 점을 뒤집어 생각하면 잘 맞겠다고 느꼈다. 지우 배우 같은 경우 눈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가 있다. 첫 만남에서 지우 배우가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게 많다고 했고 그 점에 나도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관객: 작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도 <눈발>을 봤다. 그때 예주의 손에 카레가 부어지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과 함께 있던 민식이 “뜨겁겠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었다. 왜 그 장면이 편집되었는지 궁금하다.


조: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을 한 이후 편집을 하다 보니 바뀐 부분들이 조금 있다. 전체적으로 쳐질 수 있는 호흡에 대한 경계가 있었던 것 같다. 빼기 싫었지만 뺀 부분도 있고 빼길 잘했다 싶은 부분도 있다. 결이 많이 달라졌다. 질문주신 장면은 씬들 사이의 호흡과 워딩이 조금 걸려서 삭제되었다.


안: 다시 복구하고 싶은 장면이 있다면?


조: 민식이 가족들과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장면이 영화 시작 부분에 있었다. 유일한, 단란한 가족의 모습이 빠졌다. 그리고 엔딩의 논두렁 씬 전에 민식이 버스 정류장에 예주의 흔적을 느끼려 갔다가 그의 흔적을 보고 상념에 빠지는 장면이 있는데, 다시 넣고 싶다. 아마 DVD로 제작할 때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관객: 민식이 예주에게 느낀 감정이 사랑인지 아니면 다른 감정인지 궁금하다.


조: 민식은 처음에 예주를 연민으로 바라보다가 교감까지 가기 위해서 나름의 노력을 한다. 사랑까지는 아닌 것 같고 사랑 이전 단계라고 생각된다. 만약 상황이 괜찮아진다면 사랑까지 갈 수 있는 단계 같다. 그 과정에서 민식이 무너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예주에 대한 확실한 신뢰나 교감보다 아직 자기애가 조금 더 크기 때문이다. 본인을 억압해왔던 것들, 시골에서 일어난 사건들, 그리고 예주를 감당해내기에는 본인이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 등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게 아닌가 싶다.



관객: 맨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눈발의 의미를 민식에 대한 위로로 해석한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감독님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조: 크게 보면 위로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눈의 의미는 뭔가를 덮어주는 것, 치유해주는 것인 듯하다. 예주가 민식에게 눈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을 하기도 한다. 쌓여서 뭔가를 채워주기보다는 자기 앞에서 흩날리다 녹아 없어져버리는 눈 때문에 예주를 조금 떠올리지 않았을까 생각도 든다.


안: 앵글, 샷들이 넓기 보다는 인물들의 미시적인 관계들을 보듯 상당히 답답한 구조를 띄고 있지 않나 생각했다. 인물 하나하나를 가두는 방식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촬영을 할 때 어떤 원칙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조: 답답함을 느꼈을 것 같다. 화면 위아래의 사이즈를 조금 답답하게 가져갈까 고민을 촬영 바로 전까지 했다. 『고도를 기다리며』처럼 눈을 기다리는 프레임이 되어야하지 않을까 싶었다. 인물들의 거리가 조금 답답하게 느껴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해서 계속 16:9의 비율을 생각하고 있다가 화면 위아래를 잘라냈다. 극장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데, 실제로는 예주가 사라진 다음 컷부터 화면의 위아래가 열린다. 극장 배급 및 상영을 그렇게 하기는 힘들어서 화면 크기를 일관되게 했다. DVD가 나오면 예주가 사라진 컷부터 16:9로 바뀔 것 같다.


관객: 작품의 끝 무렵 황석영의 『바리데기』 한 부분이 등장한다. 특별히 그 소설의 구절을 넣은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조: 『바리데기』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 작가가 생각하는 것이 <눈발>과 맞닿아 있는 부분들이 있었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될 때는 소설이 아닌 고전시였는데, 톤이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소설로 바꾸게 되었다.


안: 상징과 은유가 신화적인 부분이 있고 이야기의 서사 구조 자체가 상당히 고전적이다. 영향을 받은 감독이나 작품 등이 있는지 궁금하다.


조: 한때 고전에 심취해있었다. <눈발>이 영향을 조금 받은 것 같기도 하다. 모리스 피알라의 <사탄의 태양 아래서>(1987)나 로베르 브레송의 <무쉐뜨>(1967), 그리고 루이스 브뉴엘을 좋아한다. 그리고 예주의 실제 인물이 <무쉐뜨> 속 소녀와 많이 비슷했다. 그래서 그 영화를 볼 때마다 힘들었고 많이 떠오르기도 했다.


관객: 이 작품이 감독님의 기억에서 시작된 영화이지 않나. 영화를 만들면서 과거의 기억을 많이 떠올렸을 것 같다. 영화가 완성되고 나서 그 때의 기억으로부터 자유로워졌는지 궁금하다.


조: 자유로워질 수는 없을 것 같다. 개봉 직전에 영화 속에 나왔던 괴롭히는 친구들의 실제 인물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영화 봐라. 옛날이야기들 나올 거다. 너희 캐릭터 다 있다.’라고 말했는데, 그 친구들이 기억을 못하더라. 당황스러웠다. 나는 안고 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관객: 민식은 가해자이기도 하고 피해자이기도 하다. 민식의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현재의 감독님이라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지?


조: 문지방에 걸쳐 서 있는 사람들인 것 같다. 미숙한 청소년들과 나이를 먹었지만 세상 밖을 못 보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용기를 내서 문지방을 과감하게 건너라고 말하고 싶다. 중간에 있으면 본인도 피해를 입게 되고 주변 사람들까지도 곤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안: 영화가 개봉한지 3주 정도 됐다. 개봉하기까지 긴 과정들이 있었을 텐데,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다. 소회를 듣고 싶다.


조: 처음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조금 시원한 부분이 있다. 아쉬운 것도 많고. 조금 더 잘했어야 했는데, 후회도 많이 된다. 그리고 시나리오를 너무 오만하게 썼다는 생각이 든다. 방심했던 것 같다. 다음번에는 의심을 좀 해야 할 것 같다.(웃음) 놓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다양하게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반성, 성찰을 많이 한 시간이었다. 


안: 준비하고 있는 작품이 있는지 궁금하다.


조: 97년을 배경으로 IMF 직전에 카센터에서 일하는 인물이 겪는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다. 자본과 죽음, 인간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느와르라고 해야 할까. 그런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작품은 관객에게 기시감을 안긴다. 그리고 그런 기시감의 결말은 낙관적인 것이 아니다. 위로하듯 쏟아지지만 채 쌓이지 못하고 흩날리는 눈발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절로 먹먹함이 느껴진다. 그러나 촘촘히 구성된 시나리오와 세심한 연출은 이런 먹먹함을 또 다른 감동으로 느껴지게끔 만든다. 눈발은 소리 없이 흩어져 날아갔지만, <눈발>이 주는 여운은 오래도록 관객들의 마음속에 내려앉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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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6일(목) 15:30

3월 17일(금) 19:30 인디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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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7일(월) 10:30

3월 28일(화) 17:30

3월 30일(목) 15:10

3월 31일(금) 16:10

4월 4일(화) 10:30

4월 11일(화) 12:20

4월 14일(금) 12:40

4월 18일(화) 16:10 종영










 예매하기 

● 맥스무비 http://bit.ly/9BCgci

● 예스이십사 http://bit.ly/an5zh9

● 네이버 http://bit.ly/OVY1Mk

● 다음 http://bit.ly/1srfYBx




 인디토크 




<눈발> 인디토크

● 일시: 2017년 3월 17일(금)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 참석: 조재민 감독




 이벤트 



<눈발>을 관람하시는 관객 분들께 노트 + 연필 + 손거울 +코스터 + 일러스트 엽서 세트를 드립니다.


● 기간: 3월 24일(금) - 소진 시까지 






 INFORMATION 


제목: 눈발

각본/감독: 조재민

주연: 박진영(GOT7), 지우

제작/제공: 명필름영화학교

공동제공 : 전주국제영화제

배급: 리틀빅픽처스

홍보/마케팅:무브먼트 MOVement

러닝타임:91분

등급:15세이상 관람가

개봉: 2017년 3월 1일 





 SYNOPSIS 


눈이 오지 않는 마을에 온 소년,

마음이 얼어붙은 소녀를 만나다


어느 겨울날,

고등학생인 민식은 부모님을 따라 아버지의 고향인 고성으로 내려온다.

 ‘눈이 내리지 않는’ 고장인 낯선 고성에서 민식은 마음이 얼어붙은 소녀 예주를 만나게 된다. 


살인자의 딸이라는 비난 속에 왕따가 된 소녀와 그 소녀의 마음으로 조금씩 다가가는 이방인 소년은 서로를 향한 연민으로 마음을 녹여가지만 세상은 두 아이들에게 쉽게 머물자리를 내어주지 않는다. 


처음부터 너는 소리없이 왔어.

그 겨울의 마지막, 우리가 만날 첫 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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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제목: 눈발

각본/감독: 조재민

주연: 박진영(GOT7), 지우

제작/제공: 명필름영화학교

공동제공 : 전주국제영화제

배급: 리틀빅픽처스

홍보/마케팅:무브먼트 MOVement

러닝타임:91분

등급:15세이상 관람가

개봉: 2017년 3월 1일 





 SYNOPSIS 


눈이 오지 않는 마을에 온 소년,

마음이 얼어붙은 소녀를 만나다


어느 겨울날,

고등학생인 민식은 부모님을 따라 아버지의 고향인 고성으로 내려온다.

 ‘눈이 내리지 않는’ 고장인 낯선 고성에서 민식은 마음이 얼어붙은 소녀 예주를 만나게 된다. 


살인자의 딸이라는 비난 속에 왕따가 된 소녀와 그 소녀의 마음으로 조금씩 다가가는 이방인 소년은 서로를 향한 연민으로 마음을 녹여가지만 세상은 두 아이들에게 쉽게 머물자리를 내어주지 않는다. 


처음부터 너는 소리없이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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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눈발

각본/감독: 조재민

주연: 박진영(GOT7), 지우

제작/제공: 명필름영화학교

공동제공 : 전주국제영화제

배급: 리틀빅픽처스

홍보/마케팅:무브먼트 MOVement

러닝타임:91분

등급:15세이상 관람가

개봉: 2017년 3월 1일 





 SYNOPSIS 


눈이 오지 않는 마을에 온 소년,

마음이 얼어붙은 소녀를 만나다


어느 겨울날,

고등학생인 민식은 부모님을 따라 아버지의 고향인 고성으로 내려온다.

 ‘눈이 내리지 않는’ 고장인 낯선 고성에서 민식은 마음이 얼어붙은 소녀 예주를 만나게 된다. 


살인자의 딸이라는 비난 속에 왕따가 된 소녀와 그 소녀의 마음으로 조금씩 다가가는 이방인 소년은 서로를 향한 연민으로 마음을 녹여가지만 세상은 두 아이들에게 쉽게 머물자리를 내어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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