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것들을 더듬어 현실의 나를 오롯이 대면하다  <누에치던 방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8년 2월 2일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이완민 감독 | 김새벽, 이상희, 이주영 배우

진행 이동진 영화평론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범수 님의 글입니다. 





과거와 현실이, 그리고 낯선 인물들이 낯선 방식으로 얽히고설키기 시작한다. 모호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영화의 전개 속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것은 인물들이 겪는 상실의 감정과 과거를 통해 연대를 모색하는 새로운 관계의 출현이다. 잠실이라는 공간을 에워싼 특유의 분위기와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이는 <누에치던 방> 인디토크에 이동진 영화평론가, 이완민 감독, 김새벽, 이상희, 이주영 배우가 함께 했다.

 






이동진 영화평론가(이하 진행) : 개봉 3일차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기분이 어떠신지.

 

이완민 감독(이하 감독) :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 아직도 잘 모르겠는데, 3월이 되면 알 수 있지 있을까. 그냥 상처받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진행 :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또 캐스팅 제의를 받았을 때 기분이 어땠나.

 

이상희 배우(이하 이상희) : 굉장히 디테일한 상황 환경 묘사가 많아서 대본을 읽기가 어려웠다. 감독님에게 솔직히 제 심경을 말했더니 모든 것을 다 이해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주셨다. GV 때마다 이런 이야기를 해서 멋쩍은데 감독님이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웃음닮고 싶고 곁에 두고 싶은 좋은 사람이다. 이 분과 함께 한다면 영화가 망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진행 : 김새벽 배우님께 질문 드리고 싶다. 전철에서 감독을 처음 만났고 두 분이 전화번호 뒷자리가 같다는데, 엄청난 인연이 아닌가 싶다. 영화 제의를 처음 받았을 때 기분이 어땠나.

 

김새벽 배우(이하 김새벽) : 정확히 말하자면 제가 나온 다른 영화 시사회에서 처음 뵙고 같은 방향의 전철을 타게 되었다. 감독님께서 전화번호로 연락을 남겨주셨는데 뒷자리가 똑같았다. 제 생일과 전화번호 뒷자리가 같은데, 거기서 느낌이 왔다. 이 분도 생일이 같은 게 아닐까?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둘 다 자기애가 강한 사람이었다.(웃음감독님에 대해서 더 알고 싶었다. 아주 짧은 쪽지였지만 거기서 사람이 느껴졌고 감독님께 반하기도 했다.

 

진행 : 이주영 배우의 이야기도 듣고 싶다.

 

이주영 배우(이하 이주영) : 단번에 이해가 잘 되는 시나리오는 아니었다. 연달아 두 세 번을 더 읽었다. 맥락의 측면도 있었고 생소한 단어도 있었고그래서 거의 공부를 하다시피 했다. 감독님을 처음 뵌 건 추운 겨울이었다. 여태까지 해온 작업과는 다른 작업이 될 수 있겠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 팀과 함께라면 내가 그냥 뛰어들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주저 없이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역할이나 분량에는 신경 쓰지 않았고 이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이 한 명이라도 빠진다면 이 퍼즐들이 어그러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진행 : 캐스팅이 흥미로운 영화다. 영화에 참여한 배우들 면면이 연기가 탁월하다. 25년에 걸쳐 오고 가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12역과 21역이 있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기도 한다. 캐스팅을 할 때 원칙 같은 게 있었나.

 

감독 : 10대 역할과 30대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을 것 같은 캐릭터와 그렇지 않은 캐릭터를 나누어 생각했다. 유일하게 12역을 한 김새벽 배우의 케이스는 조금 달랐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도록 하는 게 의도였다. 실제로 완전히 다른 무관한 인물로 봐도 되고 유령과 같은 존재로 생각해도 된다.

 

진행 : 배우 분들은 연기를 어떤 마음가짐으로 했나.

 

김새벽 : 감독님께 (연기하는 인물이) 같은 인물인지 다른 인물인지 여쭤봤는데 어느 쪽도 상관없다고 하더라. 다시 물었더니 둘이 달랐다면 좋겠다는 말을 하긴 했지만 확실하게 단언을 하지는 않으셨다. 그래서 감독님이 준 몇 가지 키워드에 맞춰서 적당히 맞춰가려고 했다. 예를 들면 감독님이 자주 해준 말인 빡침’, ‘정념’, ‘자기 검열 없는 상태같은 단어다. 이런 단어들을 염두에 두고 연기했다.

 

이상희 : 과거를 표현하는 것 자체는 별로 문제가 없었는데, 어쨌든 고등학생처럼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감독님이 머리를 묶으면 고등학생처럼 보일 거예요라고 하시더라. 자신이 없어서 가발을 사달라고 했더니 급하게 산 것 치고는 비교적 저렴하게 하나 구했다. 길이에 맞춰 감독님이 가발을 직접 잘라줬다. 거칠어 보일 수도, 티 날 수도 있는데 그게 나름대로 순수해 보이기도 하다며 합리화한다.(웃음)

 

이주영 :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홍승이 선배님을 한 번도 보지 못하고 촬영에 들어갔다. 성인이 된 '성숙'의 습관이나 외모 같은 걸 모사해야 했다면 더 고민할 부분이 많았을 텐데, 감독님이 제가 고민했던 것들을 없애는 매개 역할을 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좀 더 장면이나 감정에 집중하는 연기를 할 수 있었다. 오히려 홍승이 배우님보다는 김새벽 배우와 시간을 더 많이 보내게 해주셨다. 저도 감독님의 생각이 궁금하긴 하다.

 

감독 : 이주영 배우를 오디션에서 만났을 때 홍승이 배우님과 관통하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했다. 영화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질문 중의 하나가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는 같은 사람인가?’라는 것이었기 때문에 질문에 대한 결론이 없는 상태에서 인물이 어떻게 나아가는 지 한 번 보자는 심정으로 영화를 만들어 갔다.

 

: 제목의 의미가 잠실의 뜻풀이인데, 영화의 주무대가 잠실에 있는 아파트다. 감독님의 개인적 추억과도 관련 있는 것 같기도 한데, 굳이 '누에치던 방'이라는 우리말로 바꿔서 제목을 정한 이유가 있나.

 

감독 : 옥탑방이나 고시원 같은 공간과 연결 지을 수도 있고 잠실이라는 지역과도 연관시킬 수도 있다. 보다 직접적이고 솔직한 이야기를 하자면, 제가 잠실에서 학교를 다닐 적에 창가에 앉아 딴 생각을 하다가 선생님이 잠실의 뜻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그 때 잠실이라는 제목을 가진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굳이 '누에치던 방'으로 풀어 쓴 건 잠실이라는 지명과 과도하게 연결되는 상황을 피하려고 한 것이다.

 







관객 : '성숙'과 '익주'의 관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감독 : 공동의 기억을 가지고 동거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결혼 관계가 아니더라도 그런 동거관계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관객 : 홍승이 배우가 맡은 '성숙'이라는 인물만이 유일하게 모든 캐릭터와 접점이 있는데, 어떤 생각을 하며 캐릭터를 구성했는가.

 

감독 : 처음 생각했을 때는 우리가 소위 운동권적이라고 말하는, 모든 것을 받아 주려는 의무감을 가진 캐릭터를 상상했다. 다만 찍는 과정에서 이런 인물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문제제기를 받았고, 이런 걸 무조건적으로 대상화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을 해주셔서 그 인물에 대한 생각이 변하게 되었다. 그게 영화 속에서 드러난 것 같다.

 


관객 : 유독 먹는 장면이 많이 등장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감독 : 먹는 장면, 잠을 자는 장면, 휴식하는 장면이 일상과 가깝다고 생각해서 넣었다. 특별히 의식하고 넣은 장면들은 아니다.


 : 초판이 138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편집 과정에서 어떤 장면들이 삭제됐나.

 

감독 : 분량을 어떻게든 줄여야 한다는 생각은 했다. 화장실도 다들 가고 싶어하실 것 같고.(웃음자의식 과잉처럼 보이고 싶지는 않았다. 일반적인 영화 문법과는 다르게 영화가 진행되는데, 길이까지 길면 안 될 것 같았다. 이런 장면도 있다. 누군가가 '채미희'를 촛불동지라고 부르자 '조성숙'이 촛불동지는 부정적 뉘앙스가 아니냐고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인데, (2016년의 촛불혁명 과정을 거친 마당에) 촛불동지라는 표현을 굳이 옹호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뺐다.

 






관객 : 포스터를 보면 배우들이 무채색 옷을 입고 있는데, 왼쪽으로 갈수록 색이 진해지고 오른쪽으로 갈수록 옅어진다. 김새벽 배우의 옷만 유채색인데 영화의 내용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

 

감독 : 포스터는 제가 아닌 다른 분들이 제작했는데, 영화의 채도를 따라간 게 아닐까 한다. 현실을 찍은 장면은 낮은 채도로, 현실이 아닌 장면과 과거 장면은 누렇게 처리했는데, 현실과 비현실을 대비시키면서 과거는 환상이자 노스탤지어라는 생각을 담고자 했다.

 


관객 : 영화에서 남성이 두 명 등장한다. 남성 캐릭터를 굳이 등장시킨 이유가 궁금하다.

 

감독 : 여성적인 남성 캐릭터를 만들어보고 싶었던 것 같다. 어떤 목적의식이 있다기 보다는 늘 제가 마음속에 가졌던 반감의 표현이다. ‘여성이나 남성은 꼭 이런 이미지로 그려져야 해같은 게 있지 않나. 그런 제약에 저항하는 의미에서 남성 캐릭터들을 넣었다.

 


관객 : 과거에 대한 회상으로 프레임을 짰다고 하셨는데, 추모나 애도가 아닌 희망의 메시지나 미래를 향해 열려 있는 시선 같은 게 영화 속에 있는가.

 

감독 : 저는 이 영화가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 과거를 직면하는 것 자체가 변화를 예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면 인물들이 과거에 매여있으면서도 동시에 새로운 관계를 만들지 않나.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변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충분히 희망적이라고 생각했다.

 


관객 : 여성 캐릭터와 남성 캐릭터 간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하고 싶다. '미희'가 '성숙'과 친구가 되는 와중에 '성숙'이 동거하는 남자와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미희'가 전에 만났던 남자를 '성숙'이 만나기도 한다. 남성 캐릭터를 그런 관계 속에 둔 이유가 궁금하다.

 

감독 : 인물이 너무 많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과거와 현재를 계속 오가기도 하고 새로운 인물들을 그리기가 모호해서 있는 사람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끌고 가자는 생각을 했다. 굳이 연애 관계에 집중한 건 아니다.







  : 마지막 인사말과 함께 GV를 마치고자 한다.

 

감독 : 해명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뭔가를 잔뜩 적어왔다. 영화가 좀 혼란스럽다는 의견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화가 아무거나 막 던지는 건 절대 아니다.(웃음여러 고민들이 담겨 있다. 이 영화가 여러분이 각자의 삶에서 고민하는 부분에 대한 재료가 됐으면 한다.

 

이주영 : 관객 여러분들의 힘이 많이 필요하다. 감독님이 다음 작품도 멋지게 찍을 수 있게 좋은 입소문 내주시길 부탁드린다.

 

이상희 : 독립영화를 많이 접하지 않는 분들이라면 영화를 어렵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우려했다. 어렵게 느끼는 분들이 분명 있지만 그걸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으셔서 너무 감사하다

 

김새벽 : 시나리오에 사람을 그렇게 잘라내냐. 너는 나한테, 나는 너한테 영향을 줄 수 있는데 그냥 잘라내 버리면 아무 것도 못하지 않느냐라는 대사가 있다. 저에게는 그 대사가 이 영화의 전부다. 영화를 찍은 뒤에 과거의 불편했던 관계를 대면하는 계기가 생겼는데, 그게 겁냈던 것만큼 두렵지는 않더라. 여러분도 이 영화를 통해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 와주셔서 감사하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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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에 꾼 봄날의 꿈  인디돌잔치 <춘몽>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7년 10월 31일(화)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장률 감독 | 배우 한예리, 이주영, 윤종빈, 박정범

진행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






*관객기자단 [인디즈] 남선우 님의 글입니다. (사진 제공 신소영, 김은혜 님)




시월의 마지막 밤, <춘몽>의 돌잔치 손님들이 인디스페이스 가득 봄을 몰고 왔다. 기분 좋은 북적임이 대기 시간을 채웠고, 순간순간 터지는 웃음소리가 상영 중 또 하나의 음향이 되었다. 흑백의 스크린이 색색이 물들기까지, 관객들의 따스한 기운이 영화에 전달된 것만 같았다. 봄날의 꿈을 기억하는 이들이 모인 가을밤. 1년만의 꿈 풀이를 위해 <춘몽>의 감독과 배우들도 자리해주었다.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이하 진행): 개봉 1년이 지난 지금, <춘몽>은 어떻게 기억되는 작품인지 여쭙고 싶어요.



장률: 벌써 1년이 지났네요. 배우들과 함께 고생하면서 재밌게 찍은 영화입니다. 오늘 이렇게 배우들 다시 보니까 너무 좋습니다.



한예리: 작년에 촬영할 때 되게 행복했어요. 최고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으로 찍은 영화인데, 영화 안 예리도 굉장히 사랑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그렇게 기억에 남는 영화입니다.



이주영: 되게 오래 된 것 같기도 하고, 엊그제 일 같기도 합니다. 비록 봄에 찍은 영화임에도 가을이 많이 생각나는 작품입니다.



윤종빈: 저에게 <춘몽>은 앞으로 술자리에서 말조심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 영화입니다.(웃음) 장률 감독님과 술자리에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영화를 찍어보자 했을 때, 실현이 될 줄은 몰랐어요.



관객: 예리가 중국에서 온 역할인데, 말투만 들으면 그걸 느끼기 힘들어요. 감독님께서 디렉팅을 어떻게 했는지 궁금합니다.



장률: 예리는 좀 일찍이 한국에 왔습니다. 그러면 말투가 다 서울 말투로 변하게 됩니다.



한예리: 감독님 말씀처럼 예리는 좀 일찍 한국에 왔고요, 외국에서 온 어린 친구들은 빨리 말을 습득하고, 말투도 바꾸려고 노력한대요. 예리도 어린 나이에 한국에 왔고, 본인이 연변에서 왔다는 것을 들키고 싶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관객: <춘몽> DVD를 보니 삭제된 장면 중에 예리와 주영의 키스신이 있더라고요. 이 장면의 의미, 그리고 최종적으로 삭제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장률: 두 사람이 키스할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 찍었습니다. 편집 단계에서 아쉽게 그 장면이 날아갔습니다. 예리 씨와 주영 씨는 많이 아쉬웠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DVD에 넣었습니다.(웃음)





관객: 굉장히 신기한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예리가 자꾸 춤을 춘 이유가 궁금합니다.



장률: 예리 씨가 (실제로) 무용 전공입니다. 언어로 표현이 잘 되지 않을 때 몸을 움직이거나 노래를 흥얼거리는 사람도 있지 않습니까. 한국영상자료원에 가끔 가서 영화를 보는데...



한예리: (한국영상자료원) 트레일러에 제가 나와요. 감독님이 그걸 봐서 제가 춤을 추는 게 자연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진행: 예리가 감정적인 부분을 표현할 때 말로 옮기지 못하고 춤을 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게 되게 자연스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영화 속 예리에게 춤이 있다면 주영에게는 오토바이가 있고, 종빈에게는 우유가 있고.(웃음) 소품과 관련해서 해주실 말씀 있나요?



이주영: 저는 항상 오토바이나 축구공과 함께 등장을 했습니다. 담배를 피우는 장면도 풀 샷으로 한 컷 정도 있었어요. 담배 피우는 촬영은 꽤 많이 했는데, 아쉽게 편집이 되기도 했습니다. <춘몽> 찍을 때 항상 제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을 했어요. 되게 아득한 기억이네요. 당시에 살던 혜화에서 수색까지 넉넉잡아 4-50분 되는 거리였는데, 이동할 때부터 영화 안 주영이 되어서 가는 느낌이라 되게 색달랐고 좋았어요.



윤종빈: 우유를 빨대로 마시는 게 굉장히 오랜만이었던 것 같아요. 초반에는 별 생각 없이 마시다가 배가 아파서 나중에는 우유를 물로 바꿨던 기억이 납니다.



박정범: 소품은 아니고 영화상에 나오는 집이 제 집입니다. 현재 철거를 하게 돼서 이제는 다른 곳에서 사는데, 이 영화에 담긴 집이 이제 없어질 곳이라는 게, 이 영화를 볼 때마다 옛날 생각이 난다는 게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관객: 영화 끝 부분에 영정사진이 나오고 나서부터 영화가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예리 배우가 있었던 순간이 꿈이었던 건가요?



장률: 이 영화는 거의 흑백 영화라고 볼 수 있죠. 영정사진이 나왔다하면 영화 안의 예리가 다른 세상으로 갔다고 볼 수 있지 않습니까? 영정사진까지는 흑백이에요. 그 후에 카메라가 바 쪽으로 건너가서 세 친구를 찍는데, 그렇다함은 카메라가 위치를 바꾸면서 예리의 시선이 됐지 않았겠는가. 찍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예리가 다른 세상에 갔다면 이쪽 세상 사람들인데 어떤 시선을 주겠는가. 그러면 조금 더 따뜻한 칼라의 색감이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컬러로 바꿨습니다. 이거는 제 생각이고 예리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웃음)



한예리: 작년에도 누군가 그런 질문을 했는데요, 감독님께서는 어떻게 생각을 하든 본인이 하는 생각이 맞는 거라고 답했어요. 꿈에서 깬 건지, 꿈에서 시작을 한 건지, 예리의 꿈인지 아닌지조차도 본인이 생각하는 대로 받아들이셨으면 좋겠습니다.



관객: <춘몽>이라는 제목을 어떻게 붙인 건지 궁금합니다.



장률: 봄날에 찍었습니다. 일장춘몽이라는 말을 많이 하지 않습니까. 사실 춘몽이라는 것은 '야한 꿈'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그래서 이 제목으로 하면 관객이 좀 더 들지 않겠는가.(웃음) 봄날에 잠깐 꾸는 꿈? 그게 맞는 것 같습니다.



관객: 제목이 영화 중반에 나오는데, 그렇게 편집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장률: 제목을 보통 앞에다 놓지 않습니까. 이 영화에서는 어디에 제목을 두는 게 제일 맞겠는가 생각하다가 그렇게 하게 됐습니다. 카메라 시선과 예리의 시선이 겹쳐지다가 비몽사몽의 느낌으로 보이도록 해서 거기에 두는 게 제일 맞지 않겠는가. 이렇게 간단하게 생각했습니다.







관객: 캐릭터들을 구상할 때의 순서가 궁금합니다. 그리고 감독이자 배우인 분들을 캐스팅했는데, 실제 모습을 생각하면서 캐릭터를 구상했는지, 전반적인 얘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장률: 처음 시작할 적에는 예리를 생각하지 않았어요. 세 명 감독과 술자리를 하다가 같이 영화를 하는 게 어떻겠는가 얘기했고, 세 명만 나오면 관객이 들지 않을 것 같아서 예리에게 부탁했죠. 그렇게 세 명이 예리를 다 사랑하고, 아름다운 주영까지 나서서 예리를 좋아하고.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해두지 않았어요. 다 찍다보니 그렇게 된 거고, 영화 속 캐릭터들은 사실 우리가 많이 사는 아파트 단지에는 잘 보이지 않아요. 실제로는 있는데, 주변에는 보이지 않아요. 그런데 수색역 부근에 가면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세 감독의 전사나 이전 캐릭터들의 어떤 부분을 끌어들여오고, 찍으면서 그 캐릭터들이 만들어진 게 아닐까 싶습니다.



진행: 이 캐릭터들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신 분들은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 박정범 감독의 <무산일기>를 찾아보면 <춘몽>을 더 재밌게 관람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관객: 시작할 때부터 거울이 자주 등장하더라고요. 거울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장률: 그런 동네에 가보면 거울이 많이 보여요. 다른 동네에는 길에 거울이 잘 보이지 않아요. 또 이렇게 얘기하면 재미는 없는데, 꿈과 거울이 어느 정도 연상이 되잖아요. 꿈속의 공간, 그 밖의 공간. 그런 재미없는 생각도 해봤고. 아무튼 그 동네의 분위기가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관객: 극중 주영이 예리에게 써주는 시가 되게 좋더라고요. 어떤 분이 쓴 시인건지 궁금합니다.



장률: 이 영화의 스크립터가 시인입니다. 그분께 부탁해서 넣게 되었습니다.



이주영: 사실 감독님이 저한테 써보라고 했어요.(웃음) 예리에 대한 마음을 담아서 써봐라 해서 문자로 보내드렸는데, 좋은데 안 되겠다고 하셨습니다.(웃음)



진행: 언젠가 그 시도 공개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주영: 안 될 것 같아요.(웃음)



관객: 영화 중간에 고양이가 나오잖아요. 그 고양이를 현장에서 섭외한 건가요?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장률: 동물을 찍는 게 제일 어렵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는 좀 잘 찍는 것 같습니다. 훈련한 고양이를 데려올 수는 없었고 그 동네가 철거 중이다보니 길에 돌아다니는 고양이들이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운명에 한번 맡겨보자! 그래서 예리가 나섰습니다. 예리가 고양이를 오랫동안 키웠습니다. 예리가 나타나니까 그 고양이들이 거짓말처럼 오고, 말 잘 듣고. 예리 저세상에 간 다음 주영이가 집 앞에 앉아있지 않습니까. 그 고양이가 또 와요. 그렇게 운 좋게 찍은 겁니다.



진행: 거의 전지전능 예리, 전지전능 주영이지 않나 싶습니다.





관객: 예리가 옷장 속에서 나오는 장면에서 영정 사진이 나오기 전인데도 그 옷장이 왠지 관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거기서 기도를 했다는 대사가 영화 속에서 나오는데, 무슨 기도를 했는지 궁금합니다.



장률: 헌팅 할 적에 지다가다 보니 어느 집에서 자개장을 버렸어요. 그게 눈에 인상 깊게 들어왔어요. 그래서 소품팀에게 그걸 누가 실어가지 않도록 어느 구석에 갖다 놓으라 했습니다. 그러다 촬영에 들어갔는데, 누군가 거기에 들어갔다 나오지 않겠는가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한 겁니다. 관까지는 생각 못했습니다. 들어가서 어떤 기도를 하겠거니 생각했고, 그 기도의 내용은 전혀 모르고, 물어도 보지 않았는데, 오늘은 저도 궁금합니다.



한예리: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죽음에 가까웠던 사람들이 옷장에 들어갔다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기도를 할 때 저는 다음 장면에 양익준 배우님을 만나면 할 얘기들을 생각했던 것 같아요. 실제 대사를 생각하고 있었어요.(웃음) 예리는 죽음을 계속 예감해왔고 준비했습니다. 내가 죽고 나서도 별 탈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주영에게 ‘싫어’가 아니라 ‘미안해‘라고 한 것도 본인이 죽을 사람인 걸 알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잘못하고 싶지가 않았던 거고 세 명의 남자에게도 짐이 되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관객: 영상자료원에서 네 사람이 보는 영화가 장률 감독님 작품으로 아는데, 왜 그 영화를 넣은 건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감독님의 이전 영화들과 <춘몽>을 보다보면 영화에 대한 스타일이라든지 주제가 조금씩 바뀌었다고 생각이 들어요. 왜 점점 변화된 건지도 여쭤보고 싶습니다.



장률: 재미없는 영화를 욕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다른 감독에게 피해를 줄 순 없고! (영상자료원에서 영화 보는) 그 장면 찍을 적에 좋았습니다. 대사로 욕설도 크게 할 수 있고, 다들 촬영을 즐거워했습니다. 영화 스타일이 좀 변하는 건, 삶이 다 변하는 것 같아요. 중국에서 살다가 한국에 온 지 이제 5년 됐습니다. 학교에서 영화 강의를 하고 영화인들을 만나고 그러면서 정서도 변하고 모든 게 많이 변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정서에 맞게 어떤 영화를 만들어야 되지 않겠는가. 그런 것 같습니다. 



진행: 마지막으로 감독님과 배우 분들 끝인사와 함께 앞으로 어떤 작품으로 또 만날 수 있을지 이야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장률: 감사합니다.



한예리: 감독님이 올해 찍은 장편이 내년에 개봉할 예정이고요, 제가 알기로는 <춘몽>보다 더 재미있다고 하니까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문소리, 박해일 주연입니다. 여러분 기대하시는 것보다 더 재밌을 겁니다. 저도 나와요. 아주 짧게 한 컷 정도 나옵니다! 그리고 저는 올 겨울에도 열심히 촬영하고 있고, 새 작품으로 또 인사드리겠습니다. 오늘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주영: 영화를 찍고 있는데, 이옥섭 감독님의 <메기>라는 작품입니다. 개봉하고 또 만나 뵙도록 하겠습니다.



윤종빈: 영화 후반작업 하고 있고요, 예리와 주영이 많이 사랑해주세요.(웃음) 감사합니다.



박정범: 많이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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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5일(화) 19:40 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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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토크 




<꿈의 제인> 인디토크

● 일시: 2017년 6월 22일(목)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 참석: 조현훈 감독, 이상희 배우

● 진행: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



<꿈의 제인> 무대인사

● 일시: 2017년 6월 10일(토) 오후 5시 40분 상영 전

● 참석: 조현훈 감독 | 배우 구교환, 박강섭






 예매이벤트 







온라인 예매 후 <꿈의 제인>을 관람하시면 추첨을 통해 '뉴월드' 네온사인+포스터 (1명), 실팔찌+캔들+포스터 (2명), 실팔찌+미러볼 블루투스 스피커+엽서 (2명), 보도자료+포스터+엽서 (3명) 를 드립니다.


● 기간: - 6/13(화) 예매분까지 (온라인 예매 시 자동 응모)

● 발표: 6/14(수) 개별 연락






 INFORMATION 


제목        꿈의 제인

영제           Jane

각본/감독      조현훈

출연         이민지, 구교환, 이주영

제작        영화사 서울집

배급        ㈜엣나인필름, CGV아트하우스

장르           드라마

러닝타임       104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           2017년 5월 31일






 SYNOPSIS 


“불행한 인생 혼자 살아 뭐하니, 그래서 다 같이 사는 거야.”


혼자 남겨지는 것이 두려운 소녀 ‘소현’은

어떻게든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매일 안간힘을 쓴다.

하지만 그런 ‘소현’을 받아주는 것은 ‘정호’ 오빠뿐이다.

‘정호’마저 소현을 떠나고 누구라도 자신을 찾아주길 바라던 어느 날,

꿈결 같은 묘령의 여인 ‘제인’이 나타나고,

그날 이후 소현은 조금씩 ‘제인’과의 시시한 행복을 꿈꾸기 시작한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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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제목        꿈의 제인

영제           Jane

각본/감독      조현훈

출연         이민지, 구교환, 이주영

제작        영화사 서울집

배급        ㈜엣나인필름, CGV아트하우스

장르           드라마

러닝타임       104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           2017년 5월 31일






 SYNOPSIS 


“불행한 인생 혼자 살아 뭐하니, 그래서 다 같이 사는 거야.”


혼자 남겨지는 것이 두려운 소녀 ‘소현’은

어떻게든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매일 안간힘을 쓴다.

하지만 그런 ‘소현’을 받아주는 것은 ‘정호’ 오빠뿐이다.

‘정호’마저 소현을 떠나고 누구라도 자신을 찾아주길 바라던 어느 날,

꿈결 같은 묘령의 여인 ‘제인’이 나타나고,

그날 이후 소현은 조금씩 ‘제인’과의 시시한 행복을 꿈꾸기 시작한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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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제목       꿈의 제인

영제           Jane

각본/감독      조현훈

출연       이민지, 구교환, 이주영

제작       영화사 서울집

배급       ㈜엣나인필름, CGV아트하우스

장르           드라마

러닝타임       104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           2017년 5월 31일






 SYNOPSIS 


“불행한 인생 혼자 살아 뭐하니, 그래서 다 같이 사는 거야.”


혼자 남겨지는 것이 두려운 소녀 ‘소현’은

어떻게든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매일 안간힘을 쓴다.

하지만 그런 ‘소현’을 받아주는 것은 ‘정호’ 오빠뿐이다.

‘정호’마저 소현을 떠나고 누구라도 자신을 찾아주길 바라던 어느 날,

꿈결 같은 묘령의 여인 ‘제인’이 나타나고,

그날 이후 소현은 조금씩 ‘제인’과의 시시한 행복을 꿈꾸기 시작한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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