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 소소대담] 봄, 이제 시작이다 


일시: 2017년 3월 17일(금) @인디스페이스
참석자: 송희원, 이현재, 박영농, 이지윤, 최지원, 김은정
('소소대담'은 매달 진행되는 인디즈 정기 모임 중 나눈 대화 내용을 정리한 글입니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송희원 님의 글입니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8기 소소대담 첫 모임을 했다. <눈길>, <눈발>, <녹화중이야>까지 세 편의 영화에 대한 인디즈의 더 깊은 생각을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더불어 ‘2017 으랏차차 독립영화’, ‘촛불영화: 블랙리스트 영화사, 시네마달 파이팅 상영회’ 등 인디토크를 기록하며 느꼈던 점들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영화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다보니 끝날 때쯤에는 서로 한층 더 가까워져 있었다. 상영 전 어색했던 관객들이 영화가 끝나고 불이 켜지면 얼마간 무언가를 함께 공유하는 듯 말이다.





[리뷰] <눈길>: 위태롭지만 단단하게 http://indiespace.kr/3330



송희원: 먼저 <눈길>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인디즈 최지원 님 리뷰에서 이나정 감독은 끔찍한 폭력의 순간을 영화적 스펙터클로 이용하지 않으려고 주의를 기울였고 피해 상황을 섬세한 연출로 묘사하려 노력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직접적인 묘사 장면은 적었고 소품이나 세트에서 폭력적인 상황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일본군들이 사용하는 콘돔을 씻는 장면에서 실제 상황을 그리진 않았지만 폭력적인 상황이 인지되더라고요. 

박영농: 재현의 윤리를 마주한 영화들은 꾸준히 논쟁이 이어져 온 것 같아요. 저도 <눈길>에 대해서 공감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우리가 그분들의 고통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전시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엔 의구심이 들어요. 과연 우리가 다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김새론 배우의 양장이 특히 눈에 띄기도 했어요.

최지원: 저도 그 말에 동의해요. 미화로 왜곡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는 이번에 개봉한 <어폴로지>를 기대하고 있어요. 

박영농: 영화의 소재로 꾸준히 나온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 같아요. 신선하면서도 한편으로 아쉬운 것이 있는데, 극이 현재로 넘어왔을 때 ‘종분’(김영옥 분)과 ‘은수’(조수향 분)가 서로 교감을 하며 이뤄나가는 서사가 있어요. 그 서사에서 조금 더 메시지가 부각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사람의 관계뿐만 아니라 여성 문제에 관해 얘기하면서요.

김은정: 영화를 볼 때는 잘 몰랐는데, 지금 이야기들을 들으니까 왜 그런 장면들에 대한 묘사가 없었는지 알 것 같아요. 일단 많은 사람이 이 영화를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그 문제를 미화시키지 않더라도 조금은 보기 편한 정도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처음에 ‘위안부’ 영화라 했을 때 막상 보려고 하니 약간 마음이 불편했거든요.

최지원: 이 영화는 약간 거리를 둠으로써 좀 더 대중적으로 할 수 있는 얘기가 생긴 것 같아요.



[리뷰] <눈발>: 눈이 오지 않는 마을에 눈발이 흩날리다 http://indiespace.kr/3334

[인디토크] 170317 <눈발>: 소리 없이 흩날리는 (참석: 조재민 감독) http://indiespace.kr/3349


송희원: 저는 <눈발>, <눈길> 두 제목이 처음에 좀 헷갈렸어요. 두 영화가 인디스페이스에서 같이 개봉을 하기도 했고요. 각각 제목을 왜 그렇게 지었을까 생각해봤어요. 저는 <눈길>에서의 눈은 따뜻함, 정, 고향길 같은 정서를 의미한다고 이해했어요. 그런데 <눈발>은 왜 그런 제목을 붙였는지 유추가 좀 어렵더라고요. <눈발>의 영어 제목은 ‘A Stray Goat(길 잃은 염소)’에요. 눈이 오지 않는 고성이라는 지역에 ‘민식’(박진영 분)이라는 이방인이 오고 나서 공동체가 약간 흔들리죠. 그래서 눈이 이방인이나 금기, 의외성, 돌출 등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이지윤 님 리뷰에서는 눈발을 위로라고 표현했더라고요. 다들 <눈발> 제목이 상징하는 바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박영농: 저도 그게 궁금해서 인디토크를 들으려고 해요. 궁금해서 찾아보니 눈발을 위로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하지만 이걸 위로로 해석하면 조금 문제적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민식은 어쨌든 죄를 지은, 어떻게 보면 윤리적으로 문제적인 경험을 한 사람이잖아요. 약간 암시적으로 나오지만, 문제에 연루되어서 전학 온 것으로 설정이 되어있어요. 눈발을 위로의 장치로 이용해서 표현하려 했다고 하면 우리 모두가 ‘예주’(지우 분)에게 죄를 짓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지윤: 보는 방식에 따라 다를 것 같아요. 눈발의 의미가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박영농: 종교와 눈을 내려주는 하늘의 이미지가 연결되었어요. 종교라는 것이 영화에서 인간의 갈등을 해결해줄 수 없는, 비관적으로 보이게끔 나오잖아요. 이렇게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고작 하늘이 할 수 있는 것은 천진하게 눈을 내려주는 것밖에 없구나, 라는 식으로 읽었고 그래서 영화가 좋았어요. 삶의 딜레마를 잘 포착해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현재: 눈발은 내린다고 하지 않고 흩날린다고 하잖아요. 파편 같은 느낌이 드는데, 주인공과 고성이라는 마을이 혼재되는 상황 때문에 제목이 그 어수선한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진다 생각했어요. 조금 아쉬운 부분이라면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았으면 더 흥미로울 수 있겠다 싶었어요. 마지막 장면의 인상이 강한데, 여주인공을 퇴장시킬 때 아름답게, 과하지 않게 퇴장시키더라고요. 그때부터 남주인공의 이야기는 별로 궁금하지 않았고 여주인공은 앞으로 어떻게 되었을까 계속 생각했어요. 

김은정: <눈발> 제목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어요. 남주인공의 입장에서 그려지는 영화고, 그 사람 입장도 이해되지만, 상황을 변명하려는 듯이 느껴져서 썩 기분이 좋진 않았어요. 

최지원: 염소를 대하는 태도가 흥미로웠어요. 민식은 처음 보고 귀엽다고 하고 구덩이에 내버려 두고 가잖아요. 그런데 예주는 보자마자 데리고 나가요. 민식은 딱히 염소를 구해주고 싶은 생각이 없어 보이고 예주는 무언가를 해주고 싶어하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김은정: 영화 전반에서 민식은 항상 도망치는 반면 예주는 구해주는 역할이죠.

송희원: 이지윤 님의 리뷰에서 무너진 성은 공고했던 공동체가 와해되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고 언급했잖아요. 성이라는 경계선 밖으로 소년과 소녀가 나가 자유로움을 추구하기도 해요. 그러다가 민식은 성 안, 교회 같은 공동체 안으로 다시 도망치기도 하고요. 성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해서 포스터가 좋았어요.

박영농: 저는 제목이 차라리 ‘고성’이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최지원: 성이 공동체를 상징한다고 보면, 일진 학생들 무리, 교회 공동체에서 민식은 보호받고 소속감도 가져요. 예주와 성을 나서니 오히려 불안해지고요. 반면에 예주는 어딘가에 소속되지 않은 피해자잖아요. 그래서 성을 나서면 오히려 자유로워지죠. 그런 대조적인 모습이 있었던 것 같아요.



[리뷰] <녹화중이야>: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윤리 http://indiespace.kr/3335

송희원: <녹화중이야>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이 인상적이었어요. 필모그래피를 찾아보았는데 <녹화중이야> 외에는 없더라고요. 아마도 감독이 연극판에서 오랫동안 봐왔던 실력파 배우들을 캐스팅한 것이 아닐까 싶었어요. 연기가 굉장히 자연스럽다고 느꼈어요.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인데, 만약 배우의 연기가 어색했다면 파열음이 났을 것 같아요. 연기가 자연스러워서 장르와 잘 부합하는 듯했어요. 그리고 박영농 님의 리뷰가 인상적이었어요. 저는 영화 시작에서의 설명(추모사)이 장르의 속성을 잘 구현해냈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장치 때문에 관객들이 착각하며 몰입해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박영농 님 글에서는 실제 다큐멘터리에서 쓰이는 추모글을 페이크 다큐멘터리에서 장치적으로만 가져와 사용하는 게 윤리적으로 좀 문제가 있지 않냐 지적하셨더라고요.

박영농: 사실 페이크 다큐멘터리를 실제 다큐멘터리와 비교한다는 것 또한 한편으로 우려되는 지점이 있어서 조심스러웠어요. 하지만 저는 리뷰에서 지적한 장면이 분명히 어떤 문제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서 다른 분들과 함께 의견을 공유해보고 싶었어요.

송희원: 포커스가 나가고 이미지가 뭉개지는 장면이 많았어요. 그게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자연스러움을 구현해내는 측면에서는 당연한 장면들이었던 것 같아요. 초반에는 연인이 서로를 촬영해서 클로즈업이 많았다면 후반으로 갈수록 친구가 촬영한 풀샷이 많았던 것 같아요. 주관적인 시점에서 객관적인 시점으로 이동한 건가 싶기도 했어요. 카메라의 시점 변화, 샷의 구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박영농: 아무래도 페이크 다큐멘터리라는 형식이 끝까지 함께 진행되기에 감독 입장에서 고민되는 지점이 많았을 것 같아요. 특히 마지막에 장례식을 치르고 나서 ‘민철’(최현우 분)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담아야 하는데, 서사 상에는 필요하지만, 그것을 기록하기 위해 뜬금없이 카메라를 설치하고 나가는 ‘우석’(서진원 분)이 너무 이상하게 느껴졌어요. 

최지원: 저는 남자 친구 둘이 싸우는데, 그걸 찍고 있는 그 장면이 진짜로 이질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연출하는 느낌이랄까요.

이현재: 카메라를 운용하는 게 어떤 부분에서는 영리한 것 같고 어떤 부분은 너무 순진한 거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여주인공의 연기가 굉장히 좋았어요. 설득력이 있었어요. 특히 웃는 모습이 굉장히 자연스럽더라고요. 그런데 다른 배우들과 같이 나오면 조금 어색한 장면들이 더러 있어요. 연출이 과했다고 생각했어요. 페이크 다큐멘터리와 푸티지를 모아서 만든 홈 무비가 계속 충돌을 일으킨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굉장히 흥미로운 사례 중에 하나고 무시할 수 없는 영화인 것 같기는 해요. 



송희원: 인디즈가 되자마자 개봉작과 인디토크를 보고 기록하느라 정신없이 달려온 느낌입니다. 약 두 달 동안 인디즈로 활동하면서 느꼈던 점을 나누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독립영화를 더 관심 가지고 많이 보자는 생각으로 인디즈에 지원했습니다. ‘봐야지’ 생각만 하고 지나칠 수 있는 좋은 영화를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인디스페이스에서 개봉하게 될 영화들이 많이 기대됩니다. 

김은정: 한국 독립영화를 볼 기회를 가지게 되어 너무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전에는 한국 영화 전반에 대해 관심이 많지 않았는데, 이번 계기를 통해 관심도 많이 생기고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모두가 주목하는 삶이 아닌 평범한 우리들의 이야기가 영화화 된다는 점이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특히 ‘FoFF 2017’에서 본 <가현이들>이 기억이 많이 남는데, 영화뿐만 아니라 후에 진행된 토크를 통해서도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에 대해 많이 배우고 생각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박영농: 그동안 영화를 본다는 것에 매너리즘이 생긴 게 아닐까 스스로를 의심해보았습니다. 방금 본 영화가 무슨 내용이었는지도 기억하지 못할 만큼 습관처럼 영화를 소비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인디즈 활동을 하면서 그런 고민이 어느 정도 해결된 것 같습니다. 활동을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영화에 몰입하고 인디토크에 참석하고 또 글을 쓰면서 왜 내가 영화 보기를 좋아하는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런 기회를 얻게 되어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이지윤: 인디즈를 시작하고 나서 개봉한 독립영화는 물론, 기획전 덕분에 지나간 독립영화도 볼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행복했어요. 물론 한 시간가량의 인디토크 녹취를 풀어내거나 영화에서 느낀 감동을 고스란히 리뷰에 옮기기 위해 여러 번 머리가 아프기도 했지만,(웃음) 그 복잡함조차도 즐거울 정도로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이현재: 세 편의 인디토크를 기록하고 한 편의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작성할 때는 마감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끝났다고 기뻐하며 ‘보내기’를 클릭하려 하면 늘 자신이 없었습니다. 특히 <나쁜 나라> 인디토크는 어떻게 기록하는 게 맞는 건지 알 수가 없었고 아직 글을 올리지 못했는데 가능한 최선의 상태로 수정해서 게시하고 싶습니다. 무엇 하나 올리는 데까지는 그런 지난함이 있는 듯합니다. 그렇다고 지난한 게 재미없는 건 아니니 지난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빨리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시작했으니 남은 시간이 아직 깁니다.

최지원: 꼬박꼬박 개봉작을 챙겨보고 감상을 적고 또 관심 있는 독립영화를 골라서 ‘인디즈 초이스’로 글을 써보면서 영화에 대한 애정이 더 늘어난 것 같습니다. 또 제 글이 인디스페이스 계정을 통해 게시되는 경험이 설레고 즐거운 일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다른 분들의 글을 보면서 배우는 것도 많고 기대하지 않았던 작품에서 뜻밖의 공감대나 감동을 하는 순간이 너무 좋아서 앞으로 남은 시간이 더 기대가 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봄도 인디즈도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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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3 - 03.29 인디스페이스 상영시간표

<어폴로지> 티파니 슝 | 105분 | 다큐멘터리 | 12세이상관람가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 김경원 | 96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눈발> 조재민 | 91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녹화중이야> 박민국 | 93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눈길> 이나정 | 121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위켄즈> 이동하 | 96분 | 다큐멘터리 | 15세이상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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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화중이야한줄 관람평

송희원 | 사랑하기에 간직하고픈, 평범한 순간들의 REC

이현재 | 페이크 다큐멘터리와 홈 무비 사이에서 나는 파열음

박영농 |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윤리

이지윤 | 삶이 정지되었음에도 재생되는 수많은 순간들

최지원 |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빌려 '머무름'을 이야기하다

김은정 | 끝을 향해가는 보편적인 사랑이야기



 <녹화중이야> 리뷰: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윤리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영농 님의 글입니다.


영화 <녹화중이야>는 말기 암 환자 ‘연희’가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을 페이크 다큐멘터리형식으로 담았다. 영화의 모든 장면은 등장인물들이 직접 촬영한 것으로 설정되어있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이 영화를 관람한 관객이라면 아마 첫 장면에서 실제 다큐멘터리 영화라고 착각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고인(故人)의 영상을 취합하여 만든 것이며 그에게 이 영화를 바친다’는 내용의 추모사를 던지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극영화와는 다르게 초점이나 구도가 맞지 않도록 연출된 장면은 흡사 홈 카메라로 촬영한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실제 다큐멘터리라고 하기엔 너무 짜임새 있는 플롯 탓에 진짜라고 착각하던 관객들은 이내 페이크 다큐멘터리임을 알아채고 말았을 것이다. 그 동안 우리가 흔히 봐온 신파-멜로드라마의 장르적 문법을 차례로 밟고 있음을 직감하는 순간, 관객의 자세는 흐트러졌을 지도 모른다.



이러한 지점에서 <녹화중이야>가 품고 있는 윤리적 문제에 대해 고민해보았다. 영화는 고등학생 시절 암 선고를 받고 몇 년 째 투병 중인 인물을 중심으로 하며, 도중에 그의 죽음을 암시하는 장면을 포함하고 있다. 페이크 다큐멘터리로 접근한 것은 캐릭터가 처한 상황에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 방식은 이야기의 사실감을 극대화했으며 인물들의 내면 심리를 섬세하게 포착해내는 데에 성공적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영화가 이미 성취한 것들에 만족하지 않고 한 발짝 더 나갔다는 사실에 있다. 바로 앞서 언급한 첫 장면의 추모사에 대한 윤리적 문제이다. 다큐멘터리적 연출을 완성하기 위해 고인에 대한 추모사를 영화의 첫 머리에 꼭 삽입할 필요가 있었을까. 영화에서 탄생시킨 캐릭터를 영화 안에서 떠나 보내며 그 정도의 애도는 충분히 수사적으로 가능한 표현이지 않겠느냐고 되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런 지적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판적 화두를 던지는 이유는 어쨌든 이 영화가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빌렸기 때문이다.



얼마 전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뚜르: 내 생애 최고의 49일>(이하 <뚜르>)을 떠올려보자. 이 영화도 <녹화중이야>와 마찬가지로 젊은 나이에 말기 암 환자가 되어 투병 생활을 이어가는 인물을 다룬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뚜르>는 실제 인물 故 이윤혁 씨의 삶을 좇았다는 것이다. 이 두 영화의 첫 장면을 같이 놓고 비교한다면 <녹화중이야>의 그것은 결코 ‘수사적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게 된다. 연희에 대한 추모는 페이크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적 특수성 안에서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을까. <녹화중이야>가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취한 것은 결국 관객들이 허구의 이야기를 실제 이야기처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효과를 거두기 위함이다. 초점이나 구도가 맞지 않는 장면들처럼 첫 장면의 허구적 추모사 역시 그런 목적을 기저에 둔 장치에 해당한다. 즉 실제 이야기처럼 보이기 위한 영화적 장치인 셈이다. 그로 인해 관객은 영화 속 캐릭터와 상황에 더욱 몰입하게 되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추모행위를 소비시킴으로써 본질 그 자체의 의미는 사라지게 만든다. 실제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이미 고인이 된 출연자를 추모하기 위해 첫 머리에 띄우는 자막은 영화 내부에 어떠한 효과를 기대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이를 페이크 다큐멘터리 장르에서 차용하는 것은 다큐멘터리 영화 속 그것의 고유한 의미를 퇴색시키는 일이며 윤리성을 따져보아야 하는 지점이 분명하게 존재한다.



아직은 우리에게 생소한 페이크 다큐멘터리 장르. 고유한 영역을 구축하기까지 다양한 시도와 노력은 필수적이다. 그 과정에서 마주하는 여러 가지 고민지점에 대해 얘기하고 (상호)보완해간다면 낯선 영화, 새로운 영화들이 보다 풍성하게 자리 잡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물론 격려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 연장선에 이 글의 목적이 있다. ‘좋다/나쁘다’, ‘재미있다/재미없다’의 구분을 떠나 모든 영화는 우리에게 이미 어떤 화두를 던지고 있다. 그것을 발견하고 대답하는 것은 영화를 보는 큰 재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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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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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6 - 03.22 인디스페이스 상영시간표

<어폴로지> 티파니 슝 | 105분 | 다큐멘터리 | 12세이상관람가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 김경원 | 96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눈발> 조재민 | 91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녹화중이야> 박민국 | 93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눈길> 이나정 | 121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위켄즈> 이동하 | 96분 | 다큐멘터리 | 15세이상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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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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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9 - 03.15 인디스페이스 상영시간표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 김경원 | 96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눈발> 조재민 | 91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녹화중이야> 박민국 | 93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눈길> 이나정 | 121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위켄즈> 이동하 | 96분 | 다큐멘터리 | 15세이상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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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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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일(목) 15:30 개봉

3월 3일(금) 11:00

3월 5일(일) 19:40

3월 6일(월) 13:00

3월 8일(수) 15:30

3월 9일(목) 10:20

3월 11일(토) 18:10

3월 13일(월) 14:00

3월 14일(화) 13:30

3월 15일(수) 14:30

3월 19일(일) 19:30

3월 22일(수) 17:30

3월 24일(금) 11:00

3월 27일(월) 16:10

3월 29일(수) 13:30 종영















 예매하기 

● 맥스무비 http://bit.ly/9BCgci

● 예스이십사 http://bit.ly/an5zh9

● 네이버 http://bit.ly/OVY1Mk

● 다음 http://bit.ly/1srfYBx






 INFORMATION 


제       목   녹화중이야 (Recording)

감       독   박민국

출       연   최현우, 김혜연, 서진원, 박상규, 윤태희, 박민국

제 작/제 공   노가리필름

제 작 지 원   영화진흥위원회

배       급   노가리필름

공 동 배 급   ㈜인디플러그

장       르   로맨스

러닝타임   93분

등       급   15세이상관람가

개       봉   2017년 3월 2일

영화제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부문 초청 (2015)

              제7회 호주한국영화제 초청 (2016)

              제1회 마카오금양국제영화제 초청 (2016)






 SYNOPSIS 


우리에게 얼마 남지 않은 시간...

그렇기에 담아두고 싶은 모든 순간...

그런 우리를 새겨두고 싶었습니다.


여느 또래 여자들과 다를 것 없이 평범한 23살의 ‘연희’는 위암 말기로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그 때부터 연희는 모든 순간을 남기기 위해 녹화를 시작하게 된다. 

때로는 지루한 일상을 달래는 장난감으로, 때로는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로, 

항상 카메라를 달고 다니던 그녀의 앞에 컴퓨터 수리 기사인 ‘민철’이 나타난다. 

그리고 운명처럼 ‘연희’와 ‘민철’은 평범하고도 특별한 사랑을 시작한다. 

모두가 끝을 향해 달려가는 시간이라고 했지만

‘연희’와 ‘민철’은 그들의 모든 순간을 녹화하며 아름다운 추억을 새겨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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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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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를 클릭하면 영화별 상영일정과 세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7.03.02 - 2017.03.08 인디스페이스 상영시간표

<눈발> 조재민 | 91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녹화중이야> 박민국 | 93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눈길> 이나정 | 121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7년-그들이 없는 언론> 김진혁 | 110분 | 다큐멘터리 | 12세이상관람가

<위켄즈> 이동하 | 96분 | 다큐멘터리 | 15세이상관람가






























예매하기

● 맥스무비 http://bit.ly/9BCg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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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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