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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1308

[인디즈 Review] 〈파견;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어떤 여성, 어떤 영화에 대한 소회 2020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상영작 〈파견;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리뷰: 어떤 여성, 어떤 영화에 대한 소회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보라 님의 글입니다. 많은 영화제들이 잠정 연기되는 시국에 전주국제영화제 또한 운영방식을 온라인 상영으로 전환했다. 몇 편의 영화들을 봤지만, 그 중 많이 말해지지 않은 영화를 한 편 소개할까 한다. 이태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이하 )다. 본편에서 ‘막내’ 역할로 출연한 오정세는 배우상을 받았다(의 염혜란과 함께 수상했다). 물론 그의 연기는 훌륭했고, 그래서 이 수상에 딴지를 걸 의향은 없지만, 사실 의 서사를 오롯이 끌고 가는 건 주연 ‘정은’이며 그 역할을 맡은 배우 유다인의 공 또한 크다. 더욱이 본편이 남성들의 세계에서 꿋꿋하게 제 자리를 지키려는 여.. 2020. 6. 9.
[인디즈 Review] 〈나는보리〉: 다양한 언어의 모양을 포착하는 영화 〈나는보리〉 한줄평 서지원 사랑하는 이의 숨소리에 다가서려하는 손끝 〈나는보리〉 리뷰: 다양한 언어의 모양을 포착하는 영화 *관객기자단 [인디즈] 정성혜 님의 글입니다. 김진유 감독의 의 주인공 ‘보리’는 가족 중 유일한 청인이다. 농인인 엄마,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청인 ‘CODA(Children of Deaf Adult)’인 보리의 일상은 평온해 보이고, 보리의 가족은 더할 나위 없이 따뜻하고 화목해 보인다. 하지만 보리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문득문득 시무룩한 표정이 엿보인다. 예를 들면 다 같이 밥을 먹을 때 보리의 표정은 사뭇 복잡하다. 보리를 제외한 엄마, 아빠, 동생은 서로 눈을 마주치고 표정을 살피며 대화한다. 고요하지만 그 어느 가족보다 수다스러운 식사. 하지만 보리는 그런 모습을 그저 바라.. 2020. 6. 3.
[인디즈 Review] 〈파도를 걷는 소년〉: 손을 마주잡고 다시, 파도를 걷는 일 〈파도를 걷는 소년〉 리뷰: 손을 마주 잡고 다시, 파도를 걷는 일 *관객기자단 [인디즈] 최유진 님의 글입니다. 은 이주노동자 2세라는 단어를 힘주어 말하며 시작한다. 주인공 김수는 외국인 불법 취업 브로커 일을 하는 이주노동자 2세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히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비추는 영화일 것이라는 기대를 보기 좋게 빗겨나간다. 그저 사람에 대한, 청춘에 대한, 그리고 좋아하는 것을 계속 좋아할 수 있는 힘에 대한 영화다. 그런 점에서 다소 어색한 몇몇 배우의 연기도, 잔잔한 영화의 진행 방식도 다큐멘터리 같은 영화의 분위기에 일조했다. “여기가 당신들 바다예요?” 수는 자기 멋대로 흘러가는 삶을 어찌할 수 없다. 어쩌면 이미 "노오력"해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상태.. 2020. 5. 27.
[인디즈] '인디피크닉 2020' <남매의 여름밤> 인디토크 기록: 가족의 일기를 쓴다면 가족의 일기를 쓴다면 인디피크닉 2020 〈남매의 여름밤〉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0년 5월 16일(토) 오후 4시참석 윤단비 감독|배우 최정운, 박승준진행 이숙경 감독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보라 님의 글입니다. 지난해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의 비전 부문에서 공개되어 넷팩상, 시민평론가상, 한국영화감독조합상, KTH상 등 4관왕을 기록한 이 ‘서울독립영화제 순회상영회 인디피크닉2020’을 통해 다시 극장을 찾았다. 은 옥주네가 단출한 이삿짐을 옮기는 것으로 시작된다. 옥주네는 오랜만에 만난 할아버지의 낡은 집에 여름방학동안 얹혀살게 된다. 제목의 ‘남매’는 옥주와 남동생 동주이면서, 아버지 병기와 고모 미정의 관계를 가리키기도 한다. 이 두 남매들이 할아버지의 집에 모여 보내는 어느 여름의 이야기를.. 2020. 5. 22.
[인디즈 Review] 〈고양이 집사〉: 고양이는 세상을 구해, 집사는 고양이를 구할게 〈고양이 집사〉 리뷰: 고양이는 세상을 구해, 집사는 고양이를 구할게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유진 님의 글입니다. "길에서 태어났지만 우리의 이웃입니다." 이 문장에는 주어가 없다. 하지만 길에서 태어난 우리의 이웃이 누구인지 눈치 채기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바로 고양이다. 고양이들과 함께 살아가자는 의미를 가진 이 문장은 길고양이 인식 전환 광고인 티끌모아 캠페인의 캐치프레이즈다. 텀블벅 모금을 통해 이 메시지를 영상 광고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영화 제작진이 있다. 길에서 생활하는 고양이와 소위 '집사' 라고 불리는, 고양이를 돌보며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 이희섭 감독이 연출을, 의 조은성 감독과 제작진이 제작을 맡았고 임수정 배우가 영화의 내레이터로 .. 2020. 5. 20.
[인디즈 기획]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Review : 홈 스윗 홈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리뷰: 홈 스윗 홈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보라 님의 글입니다. 집에 대한 생각을 자주하게 되는 요즘이다. 대학생활을 비롯해 많은 추억을 쌓은 도시를 떠나 최근 서울로 거처를 옮겼다. 이사를 준비하며 새 집에 어떤 가구를 들일지와 같은 소소한 고민들부터, 계약이나 전입신고 등의 행정적인 문제들까지 다루느라 꽤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런가 하면 서울에 오니 거리와 역사(驛舍)를 집으로 삼는 분들이 유난히 많이 보인다. 여기저기서 거리두기와 '집콕'을 채근하는 시대에 정작 집이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이 재난을 모면해야 하는지 아득해진다. 덩달아 가족에 대한 생각도 깊어졌다. 5월은 가정의 달인데, 코로나 시대에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마저 쉽지 않게 됐다. 식구가 병원에.. 2020. 5. 5.
[인디즈 Review] 〈바람의 언덕〉: 조금 더 넓어지고 깊어진 삶의 가능성에 대하여 〈바람의 언덕〉 리뷰: 조금 더 넓어지고 깊어진 삶의 가능성에 대하여 *관객기자단 [인디즈] 서지원 님의 글입니다. 두 모녀가 서로의 정체를 모른 채 상봉한다. 더 정확히 풀어 말하자면, 엄마는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딸을 마주하고 딸은 ‘엄마’라는 정체를 상상도 하지 못한 채 이 중년 여성을 맞이한다. 추운 겨울밤 정적만이 흐르는 필라테스 학원 건물에서 그 둘은 어색하게 상봉한다. 이것이 〈재꽃〉(2016)과 〈스틸 플라워〉(2015)를 거쳐 온 박석영 감독의 신작 〈바람의 언덕〉, 두 주인공의 첫 장면이다. 영화는 그 이전의 전작들이 그러했듯 세상에 덩그러니 남겨진 몇 안 되는 사람들을 위해 자리한다. 그 둘은 과연 어떻게 될까. 서로의 정체를 드러내고 알고 난 이후 관계는 어떻게 치닫을 것인가. 사.. 2020. 4. 29.
[인디즈 기획] 사람과 사람으로 서로를 마주하는 그 언덕에서, 〈바람의 언덕〉 배우 장선 인터뷰 사람과 사람으로 서로를 마주하는 그 언덕에서, 〈바람의 언덕〉 배우 장선 인터뷰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지원, 송유진 님의 글입니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를 통해 소개되어 관객의 눈길을 끌었던 〈바람의 언덕〉이 개봉했다. 영화는 엄마가 되기 싫어 고향 태백을 떠난 '영분'이 다시 돌아온 태백에서 딸 '한희'를 만나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엄마와 딸, 사람과 사람으로 서로를 다시 마주하게 되는 두 여성의 이야기를 온전히 보여주는 영화 〈바람의 언덕〉의 장선 배우를 만났다. 〈바람의 언덕〉 개봉을 축하드립니다. 개봉 소감 한 마디 부탁드려요. 저희가 개봉 전에 ‘커뮤니티 시네마 로드쇼’로 지방 독립영화관들을 다녔어요. 관객분들을 여러 번 만난 상태에서 개봉을 하니 그 전이랑 마음이 좀 다른 .. 2020. 4. 28.
[인디즈] 〈이장〉 인디토크: 가부장제에 대항하는 여성연대로서의 ‘자매애’를 엿보다 가부장제에 대항하는 여성연대로서의 '자매애'를 엿보다 〈이장〉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0년 4월 4일(토) 오후 2시참석 배우 장리우, 이선희, 공민정, 윤금선아진행 강유가람 감독(〈이태원〉 연출) *관객기자단 [인디즈] 정성혜 님의 글입니다. 2020년 4월 4일, 정승오 감독의 〈이장〉 인디토크가 강유가람 감독의 진행으로 〈이장〉의 네 자매 ‘혜영’ 역의 장리우 배우, ‘금옥’ 역의 이선희 배우, ‘금희’ 역의 공민정 배우, ‘혜연’ 역의 윤금선아 배우와 함께 진행됐다. 영화 속 네 배우가 보여준 현실감 넘치는 자매 연기만큼이나 인디토크에서 보여준 호흡이 인상적이었다. 배우로서 진지하게 영화와 연기에 대해 답하면서도, 각자의 캐릭터에 몰입하여 마치 영화의 네 자매가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첫째부터 넷.. 2020. 4. 24.
[인디즈] 〈기억의 전쟁〉 인디토크 기록: 역사에서 소외된 기억들의 교차점에 관한 진솔하고 담대한 성찰, 베트남 전쟁 속 여성과 소수자의 기억에 집중하기 역사에서 소외된 기억들의 교차점에 관한 진솔하고 담대한 성찰, 베트남 전쟁 속 여성과 소수자의 기억에 집중하기 〈기억의 전쟁〉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0년 3월 22일(일) 오후 2시참석 이길보라 감독, 조소나 PD, 서새롬 PD, 곽소진 촬영감독진행 이슬아 작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유진 님의 글입니다. 베트남 퐁니·퐁넛 마을에는 매년 음력 2월이 되면 큰 위령제가 열린다. 1968년 2월 12일,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로 인해 한날한시에 70여 명이 사망해 마을 단위로 제사를 지내는 것이다. 〈기억의 전쟁〉은 민간인 학살이 일어난 마을과 생존자들, 그리고 50년 전 희생당한 자들의 묘지를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 영화는 전쟁과 학살의 잔혹함을 강조하던 기존의 많은 전쟁 영화들과.. 2020. 4. 20.
[인디즈 기획] 〈춘몽〉: 무채의 것에서 기어이 봄을 보는 시선 〈춘몽〉 리뷰: 무채의 것에서 기어이 봄을 보는 시선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주혜 님의 글입니다. 극장의 A열 5번 좌석에 관한 단상을 떠올린다면 무엇을 생각할 수 있을까. 맨 앞줄, 고개 들어 스크린을 올려다봐야 하는 자리, 심지어 중앙도 아닌 위치, 그래서 여유 자리가 있을 때는 눈길도 가지 않는 구석 자리. 그런데, 인디스페이스의 A5번 좌석엔 한 번쯤 앉아보고 싶다. 무슨 악취미인가 싶겠지만, 그 좌석 등받이엔 정말 좋아하는 배우, 이주영의 이름이 있다. 인디스페이스 나눔자리에 관한 이야기다. 인디스페이스 상영관 좌석마다 발견할 수 있는 작은 명패는 민간독립영화전용관인 인디스페이스를 후원한 나눔자리 후원자의 이름이다. 최근에는 배우 팬덤이 배우의 이름으로 나눔자리를 후원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2020. 4. 20.
[인디즈 Review] 〈비행〉: 비행에는 동력이 필요하다 〈비행〉 리뷰: 비행에는 동력이 필요하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정유선 님의 글입니다. 한국에 정착하고 싶은 탈북민 ‘근수’(홍근택)와 한국을 뜨고 싶은 삼류 양아치 ‘지혁’(차지현)은 어쩌다 얽혀서 범죄를 함께하게 된다. 좋은 일로 얽힌 것도 아니고, 차근차근 계획을 세운 것도 아니다. 산을 내려오는 길에 다리가 풀린 사람처럼, 어릴 적 들은 동화 속 빨간 구두처럼 두 사람은 계속해서 달려나간다. 구두와는 상관없지만 마침 근수의 덥수룩한 머리는 붉은 머리로, 지혁의 파란 점퍼는 붉은색 패딩으로 바뀌어 어느새 둘은 같은 색을 입고 있다. 솔직히 〈비행〉의 시놉시스를 처음 보았을 때는 주춤했다. 거친 분류이기는 하지만, 각자의 야망을 품은 남자들이 의기투합해서 마약 거래를 하고 욕설을 뱉고 폭력을 행하는 .. 2020. 4.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