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3일(목) 14:00

12월 14일(금) 17:10

12월 16일(일) 13:00

12월 17일(월) 14:10

12월 18일(화) 18:00

12월 19일(수) 11:00

12월 21일(금) 16:20

12월 22일(토) 10:40

12월 24일(월) 14:00

12월 26일(수) 11:00


이후 상영일정은 추후 공개됩니다.



 예매하기 

맥스무비 http://bit.ly/2vULqyh

예스24 http://bit.ly/an5zh9

다음 http://bit.ly/2qtAcPS

네이버 http://bit.ly/OVY1Mk






 인디토크 



<다영씨> 인디토크

● 일시: 2018년 12월 9일(일) 오후 3시

● 참석: 배우 신민재, 이호정, 강하람

● 진행: 이은선 영화저널리스트





 INFORMATION 


제       목    | 다영씨

영       제    | Hello Dayoung

감       독    | 고봉수 <델타 보이즈><튼튼이의 모험>

출       연    | 이호정, 신민재, 강하람

제       작    | 고브로 필름

배       급    | ㈜인디스토리 

등       급    | 12세이상관람가(예정)

러 닝 타 임    | 61분

개   봉  일    | 12월 6일





 SYNOPSIS 


<8월의 크리스마스><너는 내 운명>의 뒤를 잇는

민재의 흑백찬란 입사 단짠 로맨스!


다영씨를 짝사랑하는 퀵서비스 기사 민재는 어느 날, 회사에서 외톨이로 지내는 다영의 모습을 보고 삼진물산 입사를 결심한다. 남몰래 다영을 도와주는 민재. 하지만 팀장은 민재도 도와줄 수 없는 "굉장히 어려운 일"을 다영에게 맡기게 되고 다영은 해고 위기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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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제목 버블 패밀리 (Family in the Bubble)

- 감독 마민지

- 출연 노해숙, 마풍락, 마민지

- 제작 쌍마픽처스

- 공동제작 나파필름즈

- 국내 배급/홍보마케팅 무브먼트

- 해외 배급 시소픽쳐스

- 개봉일 2018년 12월 20일

- 등급 전체관람가

- 영화제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제19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새로운물결

제14회 EBS국제다큐영화제 페스티벌 초이스 대상 

제9회 DMZ국제다큐영화제 한국다큐쇼케이스

제3회 대구청년영화제

제8회 광주여성영화제

제22회 인천인권영화제

제17회 헬싱키다큐멘터리영화제 DocPoint 

제18회 인디다큐페스티발 국내신작전

제9회 부산평화영화제

제6회 디아스포라영화제

제23회 서울인권영화제

제10회 로테르담건축영화제 

제22회 토론토릴아시안국제영화제




 SYNOPSIS 


영원히 부자일 거 같던 우리 집은, 망했다.


순식간에 고층 건물이 올라가던 1980년대,

소규모 건설업, 소위 '집장사'를 하던 나의 부모님은 도시 개발의 붐을 타고 ‘중산층’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 모든 것이 거품처럼 사라졌다. 한 방 터뜨려 재기하겠다는 부모님은 15년 째 월세 집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대책 없는 부모님이 미웠던 나는 집을 떠났다.


순식간에 삶의 터전이 사라지는 2010년대,

어느 날, 비가 새는 월셋집에 살던 내게 부모님의 월셋집이 원룸으로 재건축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져 오고 노심초사하는 나와 달리 부모님은 기약 없어 보이는 부동산 투자에만 관심을 보인다.


거품이 꺼져도 결코 지지 않는 욕망의 도시 서울 

잠실의 아파트 왕국에서 무너지는 월셋집까지

마가네 세 식구의 롤러코스터 같은 거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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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무에게  SIDOF 발견과 주목 [시 속의 나무, 나무 안의 세계]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8년 11월 13일(화)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안용운 감독

진행 이도훈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










*관객기자단 [인디즈] 주창민 님의 글입니다.




나무는 언제나 우리 주변에 서 있는 존재이다. 수많은 나무를 지나치면서 나무에 대해 이렇게 생각해본 적이 있을까. 영화를 통해 나무는 대상에서 주체로, 말을 할 수 없는 청자에서 움직이는 화자로 생동한다. 더 이상 조경적인 차원의 수동적인 대상이 아닌 역사의 산증인으로 존재한다. 나무에게 부여되는 다층적이고 다각적인 의미는 이 영화의 흥미로운 지점이다. 또한, 시적인 텍스트가 인상적인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나무에 대한 진중하고 사려 깊은 감독의 태도가 담겨 있는 영화를 보며 각자 나무가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도훈 진행(이하 이도훈): 관객분들께 인사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안용우 감독(이하 안용우): 영화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영화감독 안용우라고 합니다.

 

이도훈: <나무가 나에게>는 나무가 주인공인, 굉장히 독특한 영화입니다. 올해 인디다큐페스티벌에서 처음 공개된 후 정식상영은 오늘이 처음이지 않나요?

 

안용우: 2주전에 부산에서 한 번 상영했지만 극장에서는 이번이 두 번째 상영입니다.

 

이도훈: 먼저 첫 번째 질문 드리고 싶은 것은 제작 동기와 관련된 것인데요, 관객분들도 느끼셨겠지만 이 여화는 상식을 깨는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나무가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인데 나무가 하나의 사물로서의 나무이기도 하고, 생명체로서의 나무 혹은 신화를 담고 있는 나무이기도 하고, 때로는 초월적인 존재로서의 나무가 되기도 하면서 뒤로 가면 시적인 존재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전반적으로 어떠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영화를 만들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안용우: 옛날에 회사를 다니다가 그만두고 나니 거리에 나서면 나무가 눈에 띄었어요. 그 이전까지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살았잖아요. 사무실 속에서 일하면서 살다가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서 먹고 살기 위해 프리랜서가 되어 거리를 돌아다닐 때 사람들하고 점점 멀어지고 혼자인 시간이 많았는데 그때 주변에 발 없는 나무만 남아 있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나무를 많이 보게 되었는데 나무는 이상하게 말도 못하고 그냥 가만히 바람에 흩날리기만 하잖아요. 그게 뭔가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들을 오랫동안 해왔던 거 같아요. 거기서부터 시작이 된 거 같아요.

 

이도훈: 발 없는 나무라고 표현하신 게 되게 인상적이네요. 퇴사를 하고 나서 프리랜서로 이곳저곳 오가면서 감독님 곁을 스쳐지나가는 사람은 많았지만 곁에 머물러주는 사람이 없을 때, 다리 없는 나무가 옆에 있었다는 말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제목 또한 인상적입니다. 어찌 보면 굉장히 심플한데, ‘나무라는 격조사를 붙여서 나무를 하나의 인격체처럼 형상화한 다음에 나에게라는 또 다른 격조사를 어떠한 대상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는 뜻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말하자면 나무와 나의 관계를 설정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목을 짓기 위해서 생략한 것 같긴 나무가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준 것인지 궁금합니다. 나무가 나에게 무엇을 주었는지, 나무가 나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 등 뒷부분에 생략된 부분엔 어떠한 함의가 있는 것인지요.

 

안용우: 처음 자막에 나오는 어느 날 나무가 내게 말하기 시작했다라는 문장을 가지고 제목을 나무가 나에게 말했다라고 잡았더니 뉘앙스가 좀 좁아지는 거 같다고 느꼈어요. 나무를 계속 보고 만나면서 제가 느껴왔던 것들이 보다 폭 넓고 포괄적인 것 같아서 선명하게 규정하지 않고 이렇게 풀어서 두자고 생각했습니다.

 


 


이도훈나무가 중심이 되는 이미지들이 나오고 그 뒤에 풍경들이 담기다가 영화가 20분이 지나고 나면 인터뷰도 등장하게 되거든요. 처음부터 나무와 관련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담자는 계획이 있으셨나요?

 

안용우: , 그 생각은 처음부터 했습니다. 첫 번째 인터뷰에 담긴 이야기는 제가 이전에 들었던 이야기라 그렇게 나무 이미지와 자막이 흘러가면서 인터뷰를 삽입하자는 설계가 있었어요. 이후 나무와 관련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담아 보자는 생각으로 첫 인터뷰를 반복하고 변주하면서 계속 나아갔죠.

 

이도훈: 도입부의 흐름대로 갔더라면 영화가 나무와 관련된 일종의 풍경영화나 이미지를 실험하는 구조적인 영화에 가까워 질수도 있었는데, 후반부에 나오는 인터뷰를 통해서 좀 더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아내어 관객에게도 호소하는 지점이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서 영화의 나무가 굉장히 다양한 방식으로 풀이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밝혔는데, 한 편의 작품을 만들고 나서 나무의 형상이나 이미지 혹은 심상 등을 통해 가지고 관객 분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나무란 어떠한 것이다하는, 종합적인 상 같은 게 있으셨나요?

 

안용우: 그렇게 선명하게 생각해보지는 않았던 거 같아요. 나무가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리고 굉장히 수동적으로 느껴지잖아요. 항상 잘려나가고. 무한한 침묵과 끝없는 수동성을 가진 존재인데, 오히려 이런 정신없이 바쁘게 시끄럽고 움직이는 세상을 버티는 힘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한 번 상기시키면 좋겠습니다.


이도훈무작위적으로 찍으며 시작했다고는 하지만 나무를 찍을 때 연출자로서 어떠한 방식으로 찍어나가야겠다는 일련의 기준과 규칙이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안용우: 일단 나무를 찍을 때는 가장 정직하고 균형 잡히게 중립적으로 찍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이미지들을 붙여나가면서 영화가 만들어지도록 시도해보았던 것 같습니다. 이런 앵글이 있으면 저런 앵글도 있어서 받아주어야 하는데, 너무 그런 것을 고려하지 말고 가장 중요한 대상인 나무를 사진처럼 보기 좋게 찍으려고 했던 거 같아요. 현장에서는 물론 생각을 하면서 찍죠. 본능적으로 계산을 하긴 하지만, 가능하면 담담하고 정직하게 보여주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도훈: 다양한 모습의 나무가 나오잖아요. 여러 지역의. 여러 계절의 나무가 나오는데 기준이 있나요? 예를 들어 명동의 나무를 꼭 찍어야겠어.’, ‘보문사의 나무를 꼭 찍어야겠다.’ 이러한 계획이나. 지리적인 배경과 관련된 원칙 같은 것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안용우: 일단은 저희 집 아파트 단지 나무들이 많이 나오고요. 그리고 가장 번잡한 도시의 모습인 테헤란로의 나무, 기미독립선언에 등장하는 자두나무, 조계사의 회화나무와 백송, 성균관의 아주 오래된 나무 같은 경우는 반드시 찍어야하는 나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나머지는 주변에 있는, 제 생활 속의 나무들을 찍었습니다. 특별한 나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버티며 있는 나무들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이도훈: 그 지점이 이 영화의 매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극히 평범하고 한편으로는 진부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영화적으로 말하기를 주저하는 경향이 없잖아 있는데요. 그런 일상적인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나무가 가지고 있는 여러 속성들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의미, 사회적인 의미, 종교적인 의미, 신화적인 의미 등을 복합적으로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크레딧을 보면 음악에도 감독님의 이름이 들어있거든요. 선곡을 하신 거죠? 선곡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안용우: 나무에 대한 이야기니 나무로 된 악기가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나무 악기 중에서도 클라리넷 같은 관악기들은 구조화되고 복잡하게 되어있어서 보다 단순하고 원초적인 악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숲에 들어가면 호흡을 신경 쓰게 되니까 리코더나 피리 같은 악기들을 골랐어요. 르네상스하고 바로크의 사이의 음악들을 골라서 썼습니다.

 





관객: 감독님 영화 정말 잘 봤습니다. 영화를 보면 되게 다양한 요소들이 섞여서 나오잖아요. 사람과 나무, 정치적인 음성들이 계속 번갈아가면서 나오는데 서로 다른 것들을 아울러 영화 전체를 관통하고자 한 메시지가 따로 있으셨나요?

 

안용우: 나무는 우리가 지나다니면서 실제로 보는 존재기도 하지만 도시에 의해 가려지고, 지워지기도 하는 존재, 그러나 생명을 대표하는 존재라는 생각을 했고요. 세계에서 유일하고 귀중한 그런 나무의 이야기가 아니라 제 옆에 있는 나무 이야기기 때문에 도시 속에 있는 소리들, 촬영하던 시기의 사회의 이야기를 넣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영화에 주인공이 있는 것도 아니고 큰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반복적인 리듬을 가지고 있는 게 좋겠다 싶어서 여러 가지 요소를 넣어서 반복적인 편집을 했습니다. 그게 좋은 선택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분은 현실의 소리가 빠졌으면 좋겠다고 하시고고, 어떤 분은 인터뷰가 없어도 되지 않냐고 하셨습니다. 일면 동의하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이 상태의 편집을 고수하였습니다. 아쉬운 점은 있지만요.

 

이도훈: 크레딧을 보니 영화가 거의 1인 제작 시스템이더라고요. 문자 그대로 독립영화에 준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인상적이었던 게 이 영화의 정치적인 이야기들은 배경음이거나 이미 미디어에 나왔던 소리예요. 처음에는 나무가 우리에게 뭔가 말을 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입이 없는 생명체이지만 우리에게 무언의 말을 건네고 있다는 느낌이 들다가 정국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나무가 귀가 없지만 모든 것을 다 듣고 있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안용우: 말을 하고 듣는 것을 딱히 구분한 건 아니지만 나무가 주인공인 영화이니 현실의 소리를 굽어보거나 들으면서 좀 더 주체적으로, 촬영의 대상이 아니라 주인공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짧은 시퀀스들을 매치했던 거 같습니다.

 


관객: 영화 잘 봤습니다. 두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영화 중간 중간에 감독님의 텍스트들이 나오잖아요. 나무가 말 하는 거 같기도 하고 감독님이 말하는 거 같기도 한데, 텍스트들이 어떻게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건지, 평소 메모인지 궁금하고요. 그리고 도시의 나무들 이미지가 되게 인상적이었는데 어떤 카메라를 쓰셨는지 궁금합니다.

 

안용우먼저 간단한 것부터 답변해드리자면, 혼자 다니기 때문에 카메라는 소니 CX900, AX100 같은 줌 기능이 좋은 작은 카메라들을 썼어요. 텍스트는 제가 옛날에 읽었던 책들을 변형하기도 하고 제가 떠오른 생각들을 붙여나가기도 했는데, 고전에서 가져온 것들이 많습니다. 맨 처음에 나오는 문장인 동쪽 바다에 키가 300리에 이르는 나무가 있다.’는 동아시아의 전설을 담은 산해경에 나오는 말이고요. 중국 창세설화와도 관련이 있고, 일본에도 구상 설화와도 관련 있습니다. ‘인제록이라고 하는 중국 선불교 경전에서 해탈을 하기 위해서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나함을 만나면 나함을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라는 극단적인 말이 있어요. 우상을 넘어야지 해탈을 할 수 있다는 말인 거 같아요. 이런 말을 겨냥해서 쓰기도 하고, ‘매미소리는 영원으로 스며든다.’ 는 마츠오 바시오의 일본 하이쿠를 비틀어서 사용했습니다.

 

이도훈: 텍스트가 인용이 됐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어요. 텍스트들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색상을 가지고 있잖아요. 초록색으로 나오는 건 나무가 한 말일 것 같고, 흰색은 감독님의 사유가 담겨있는 주관적인 자아가 말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모두 직접 쓰신 줄 알았습니다. 인용의 구분을 무너뜨리는 하나의 연출 방법이었나요?

 

안용우인용 같지 않게, 나무가 던지는 말처럼 느껴지게 문장을 다듬어서 통일성을 가지고 정돈이 되도록 좀 노력을 했던 것 같습니다.

 




관객: 영화 잘 봤습니다. 나무에 대한 다층적인 의미들을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고, 인터뷰도 좋았습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나무가 된 사람이야기랑 나무를 섬기는 사람이야기에서 과거와 현재,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어떻게 뒤바뀌는지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옛날에는 나무나 자연이 존중 받는 문화였는데 지금은 자연이 배경 같은. 정화의 기능을 가진 조경 차원에서 이용되는 모습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삽입된 텍스트가 세로쓰기 방식으로 나오던데요, 영상 안에서 가독성이 조금 떨어지는 방식일 수도 있는데, 세로쓰기 방식과 더불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게끔 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안용우우선은 나무가 사실은 수직적으로, 세로로 서 있잖아요. 그리고 엣 경전들이 이렇게 내려오기도 하고, 위에서, 하늘에서 큰 존재가 내려다보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시각적인 차원에서 그렇게 사용했습니다.

 

이도훈: 저도 말씀해주신 부분에 대해 공감하는 바가 많습니다. 이 영화에서 나무는 자연적인 것 혹은 초월적인 존재로서 그려지는데 그게 인간사회 내지는 문명사회와 대비되면서 오늘날의 도시문화에 대해 비판적으로 성찰해 볼 수 있는 지점을 주었다는 해요. 사실상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의지도 조금 있었던 거 같아요.

 

안용우거창한 것은 아니고, 개인적인 경험에서 쌓였던 것이 영화가 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무가 움직이지 못하고 말도 못하지만, 지구는 나무가 없으면 망하잖아요. 말도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존재가 쉴새없이 움직이는 시끄러운 세상을 겨우 겨우 지탱하고 있는 게 현실인데, 나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서 이러한 침묵과 부동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정도의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노자의 도덕경 47장에 옛날부터 좋아했던 말이 있어요. 문을 나서지 않고도 천하를 알고, 창문을 열지 않고도 하늘의 이치를 안다.” 내가 너무 많이 움직이다보니 많이 쓰고 많이 욕망하게 되는 게 아닐까 해요. 지리상의 발견에는 호기심도 있고 낯선 것들에 대한 재미도 있었지만 그에 따라 탐욕도 커지고 식민지를 약탈하고 학살하고 전쟁이 일어났죠. 더 극단화되고 세분화되는 속에서 가만히 침묵과 부동한 것의 존재에 대해 생각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던 거 같습니다.

 


관객: 좋은 인문학 책 읽는 기분으로 재밌게 봤습니다. 아까 다른 분이 말씀하셨다시피 텍스트를 수직으로 사용하셨던 기법 때문에 책을 읽는 것처럼 느꼈던 부분도 있는 거 같아요. 저는 내레이션과 같은 보다 영화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 있었을 텐데 굳이 텍스트로 표현하신 이유도 궁금합니다. 또 나무가 화자로서, 청자로서 등장하는데, 나무가 인간으로 따지자면 어느 부분으로 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안용우: 보다 친절한 전달방식을 생각하기도 했지만 나무라는 존재는 말을 할 수가 없잖아요. 거기에 구체적인 인간의 목소리가 얹어질 때 다른 감정을 만들게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내레이션 보다는 글자 형태의 언어로 나무의 말을 듣는 게 정직하겠다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나무의 말을 누구도 들은 적은 없잖아요. 그쵸? 나무는 아마 발성기관 보다는 전체적인 움직임, 포즈, 흔들림으로 말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관객: 영화 잘 봤습니다. 중간에 거리를 찍다가 일시정지 되는 쇼트들이 있잖아요. 한 세 번 정도 반복되는 거 같은데 연출이유가 궁금하고, 또 바깥풍경을 나오다가 어느 순간 집안으로 들어가서 익스트림 클로즈업에 가깝게 촬영된 쇼트들이 있어요. 아마 감독님의 집이 아닐까하는 추측이 드는데요, 쇼트들이 왜 그렇게 배치되었던 것인지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안용우: 정지화면에 매미소리가 영원으로 스며든다.‘는 텍스트가 나올텐데, 이 표현이 잘 전달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짧은 순간을 표현한 것 같습니다. 미분된 장면이 아주 짧은 순간이 아니라 긴 시간과 닿아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거 같아요. 실내샷 이전의 색을 많이 빼 모노톤에 가까운 시퀀스를 사실 약간은 꿈이라고 생각했어요. 꿈에서 깨어서 이제 현실의 시간으로 돌아왔다는 설정이 있었어요. 꿈에서 깨어나 주변이 오히려 생경하게 느껴지는, 현실을 바라보는 시선을 표현하기 위해 크게 클로즈업해서 찍었던 거 같습니다.

 

 

관객: 나무라는 테마를 갖고 비슷한 되게 다양한 분들을 인터뷰 하셨잖아요. 접점이 없을 것 같은 분들을 각각 어떻게 알게 되셨고, 어떻게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안용우: 처음에 등장한, 호주의 숲에서 나무를 만나 위안과 깨달음을 얻은 친구는 원래 알던 친구구요. 그 친구의 이야기는 예전부터 들었던 이야기라 나무에 관한 영화를 만들면 넣고 싶었습니다. 그 다음 분들은 제가 작업을 진행하면서 검색하여 찾아내고 만나게 되었습니다. 서로 아는 관계도 아니고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나무를 좋아하고 나무에 대한 진지한 태도를 지닌, 나무만을 그리는 사람, 나무로 작업을 하고 나무를 섬기는 사람, 이런 사람을 찾아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도훈: 한 분씩 나올 때마다 소개되는 문구들이 있잖아요. 제가 적어보았어요. “나무를 만난 사람 고재필, 나무를 그린 사람 최용태, 나무를 다루는 사람 이병익. 그 나무를 섬기는 사람 황건희, 황용화, 그리고 나무가 된 사람 박홍규.” 이렇게 나오는데요. 일종의 내러티브가 느슨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터뷰를 단순 배열하기보단 어떤 것을 염두에 두고 순서대로 배열하신 거 같아요.

 

안용우: 맨 처음에 나무를 만나서 특이한 경험을 했던 친구가 나왔으니 좀 더 다른 측면에서 나무에 대해 더 깊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보여주고, 마지막에는 나무의 종교성을 드러낼 수 있는 이야기를 두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인터뷰 진행은 순차적으로 되지는 않았어요. 촬영을 해놓고 순서가 바뀌기도 했고, 배치해둔대로 맞지 않을까봐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거의 다 배치가 맞았던 거 같습니다.

 




이도훈: 제가 자막 중에 궁금한 것이 있어서 적어놓은 게 있는데, 보문사 장면으로 기억합니다. ‘나무들을 몰락한 왕조의 묻혀져있다.’는 흰색쟈막이 나와요.

 

안용우: 그건 인용은 아니고 제가 쓴 겁니다. 도시에 나무들이 크게 세워져있고 멋있게 서있긴 하지만 이질적인 존재잖아요 도시에서 나무는 능동성을 가지지 못하고 정복당한 땅에 기구만 남겨 놓은 것처럼 무력해 보인다는 의미로 썼던 거 같아요.

 

이도훈: 저는 그 말을 듣자마자 이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나무가 역사의 산증인이다.’

 

안용우: 맞아요. 나무는 훨씬 긴 세월동안 지구를 지배했고 주도적인 존재였죠. 몰락한 왕조로 비유했던 것도 이러한 이유였던 거 같아요.

 

이도훈대부분 어떠한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대상이 무생물이라고 해야 할까요? 기념비나 건축물, 도시의 잔해물과 같이 대부분 무생물이라고 불릴 수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해요. 근데 생물을 그런 식의 관점으로 바라본다는 것이 놀라운 발상의 전환이라고 느꼈습니다. 혼자 외롭고 고독하게 촬영을 하시면서 나무와 교감하고, 나무에 대해서 생각을 정리하게 되었을 텐데, 나무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안용우: 저는 사실 도시의 사람이고 자연을 많이 체험한 적도 없는 사람이에요. 영화를 찍어가면서 도시 내에 있는 나무도 들여다니 근원적인 생명의 말단을 만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나무에게 인사도 하게 되고, 소통하는 느낌. 그것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자연과 융합되는, 무언가 닿았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생명이라는 것이 감촉으로 다가오는 것 같았어요. 변화는 조금 있었던 거 같습니다.


이도훈: 앞으로의 작업에서 변화를 주고 싶은 것이 있나요? 그리고 이 영화가 앞으로의 작업 방향에 미치는 영향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안용우: 이제는 구체적인 사람 삶속으로 들어가서 찍고 싶은데요. 원래 생각은 사람들을 영화 속으로 끌어들이려고 했다면 사람의 삶을 표현하는 것도 구성적으로, 구조적으로 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도훈: 이번 작업의 스타일이 사람과 만났을 때도 어느 정도 적용되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면서 다큐멘터리가 문학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이전에 비평가나 연구자들이 다큐멘터리 시적 양식이라고 하면서 다큐멘터리 이미지가 마치 하나의 시처럼 여러 가지 의미들을 압축하고 상징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었는데, 더 나아가서 그러한 시적 이미지 표현방식만이 아니라 서사를 가진 이야기 또한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표현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이 영화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해 볼 수 있었습니다. 감독님을 뵈면 꼭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었어요. 마지막으로 관객분들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용우: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하,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 영화는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고향에서 만들 거 같습니다, 계속 열심히 만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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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OF 발견과 주목 | 광장의 촛불, 그 후

일시 2018년 12월 11일(화) 오후 7시 30분

관객과의 대화 

참석 고승환(<나를 위한 변명> 연출), 넝쿨(<모든 날의 촛불> 공동 기획자)

진행 이도훈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

관람료 7,000원 (인디스페이스, 인디다큐페스티발 후원회원 무료 / 인디스페이스 멤버십 6,000원)


2016년 겨울, 광장은 열기로 뜨거웠다. 2017년 봄, <일상의 촛불>은 “일상의 촛불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품고 다시 거리로 나서 사람들을 만난다. 같은 시기, <나를 위한 변명>에서 몇몇 청년들이 “우리는 왜 거대한 정치적 사건이 있고 나서야 스스로 정치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걸 인지할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을 품고 친구들과 대화를 나눈다. 말하자면, <나를 위한 변명>은 <일상의 촛불>이 찾고 있던 대답 중의 하나이다. 2018년 12월 ‘SIDOF 발견과 주목’에서, 같은 질문을 품고 카메라를 들었지만 현실에서 서로 만날 수 없었던 두 영화가 극장에서 만남의 자리를 갖는다. 영화들 사이의 대화, 영화와 현실 사이의 대화가 이루어질 이 자리에, 2016년 겨울의 그 뜨거웠던 열기를 기억하는 모든 분들을 초대한다.



 예매하기 

맥스무비 http://bit.ly/2vULqyh

예스24 http://bit.ly/an5zh9

다음 http://bit.ly/2qtAcPS

네이버 http://bit.ly/OVY1Mk




<일상의 촛불 Candle of life> 

김수목 | 2017 | Color | 40min


 SYNOPSIS 

광장에 켜진 촛불. 그리고 광장에 모인 사람들. 처음으로 집회에 참여해 본 옥임, 가게를 비울 수 없어 집회에 참석할 수 없었던 미순, 주말마다 광장에 나갔던 선영, 광장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했던 영욱. 영화는 네 사람의 일상을 통해 질문을 던진다. 꺼지지 않은 촛불과 박근혜 퇴진 그 이후에 우리의 현실의 촛불은 아직 켜져있는가.

(*<일상의 촛불>은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모든 날의 촛불> 중 한 편입니다.) 



<나를 위한 변명 An Excuse> 

고승환, 남아름, 박소현 | 2017 | Color+B&W | 22min


 SYNOPSIS 

그녀와 난 예상보다 빨리 첫 대통령 선거를 맞이하게 됐다. 그녀는 급격히 변하는 사회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고, 처음으로 참여하는 선거를 앞두고 누구를 뽑아야 될지 조차 제대로 정하지 못하는 자신을 부끄러워했다. 이는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우리만의 이야기가 아닐 거란 생각이 들었고 친구들을 만나 어쩌면 변명일지도 모를 이야기들을 나누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그녀가 태어났던 1995년에도 지금처럼 대통령이 구속됐었고, 어른들은 그녀가 자신들과 다른 새로운 세상을 살아갈 것이라 생각했다. 태어나던 순간을 기억하지 못하듯, 우리는 90년대 무슨 변화들이 일어났는지 몰랐다. 다만, 기억할 수 있는 순간들부터 사회엔 정해놓은 길이 있었고, 우리는 새로운 길을 만들 힘이 없었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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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B의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싶었다"

 <마담 B> 윤재호 감독 인터뷰 






*관객기자단 [인디즈] 도상희 님의 글입니다. 




<마담 B>(2016)는 윤재호 감독의 극영화 <뷰티풀 데이즈>(2018) 시나리오 기획 과정에서 시작된 다큐멘터리다. 주인공 마담 B’는 탈북해서 중국으로 갔지만, 분단에 의해 희생된 탈북 여성의 상징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그는 그 자신일 뿐이다. 비록 매매되었을지라도 자신의 의지로 사랑을 한다. 중국에서 새 사랑을 찾았을지라도 자신이 믿는 책임감의 방식을 따라 북한의 자식들을 부양하려 애쓴다. 프랑스의 소설가 가브리엘 마르셀은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당신은 죽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듣는다는 것을 뜻한다고 했다. 그는 목숨을 건 삶의 언덕을 넘으면서도 당당히 사랑하고 사랑을 위해 사는 사람으로 보인다. 마담 B있는 모습 그대로를 담아내고 싶었다고 말하는 윤재호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국내 개봉을 축하드린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인 <뷰티풀 데이즈>21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11월 15일 인터뷰 진행) 다큐멘터리 <마담 B>는 극영화 <뷰티풀 데이즈>의 각본작업 단계에서 시작된 작품으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인 탄생 과정이 궁금하다.


<뷰티불 데이즈>2012년에 기획을 시작했다. 기획 중에 시나리오의 완성도를 위해 정보가 더 필요해서 중국에 갔다. 전작들을 작업하며 알게 된 브로커를 통해 인터뷰 할 탈북자를 찾았는데, 브로커마다 자기는 사정이 있다며 다른 브로커를 연결해줬다. 4번째 시도로 마침내 만나게 된 브로커가 마담 B였다. 마담 B가 연결해줘서 중국에서 인터뷰를 많이 할 수 있었다. 처음 만났을 때는 마담 B에 대한 다큐를 만들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분이 자기 집에 한번 가자 하셔서 중국인 남편과 함께 사는 시골집으로 갔다. 일주일 정도 같이 지내면서 이것저것 궁금한 게 생긴 정도였다. 그런데 20135월 즈음이었나, 마담 B에게서 갑자기 연락이 왔다. 조만간 한국으로 갈 거라고 해서 나도 같이 가도 되냐고 묻고 함께 가게 된 것이 시작이다.


 

그때 카메라 하나 들고 혼자 간 건가?

 

맞다. 아주 작은 카메라 하나에 마이크 하나 챙겨서 갔다.

 


카메라를 들고 밤에 국경을 넘어가는 장면이 있다. 감독님 숨소리가 거칠게 들릴 정도로 힘든 상황인 것 같았는데 어떤 게 가장 힘들었나.

 

그렇게까지 산을 넘고 고생하게 될 줄은 몰랐다. 무턱대고 따라가겠다고 했지. 제일 힘든 게 그 산을 넘는 일이었다. 저녁 7시쯤 중국 땅에서 산을 타기 시작해서 그 다음날 12시쯤에 라오스에 도착했다. 체력도 딸리고 밤에 불법으로 국경을 넘다 보니 쉽지 않았다. 이후 방콕으로 가는 버스에 함께 올라탔는데 중간에 도저히 내릴 수 없는 분위기였다. 휩쓸려가듯이 갔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낯선 땅에서 마담 B도 감독님을 믿었고, 감독님도 마담 B를 믿었던 것 같다. 처음부터 그랬는지 궁금한데, 마담 B의 첫인상은 어땠나.

 

그냥 편한 사람이었다. 그때 마담 B이모라고 불렀다. 처음부터 자료조사를 하고 일부러 만난 게 아니라서 편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서로 전혀 모르고, 만나면서 알아갔기 때문에 그 사람 자체를 보게 되더라. 마담 B가 우연히 찾아온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다는 게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출생, 바탕, 지금의 사회적 위치를 알기 시작하면 그 사람을 짐작하고 편견에 갇히기 시작하는 것 같다. 내게 편견이 있었다면 그분이 처음 집에 오라고 했을 때 의심하거나 안 갔을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내가 그분을 그냥 사람으로 봤기 때문에 믿고 따라갈 수 있었고, 타국의 시골길에서 어디를 가는지도 모르면서 함께 버스를 타고 네다섯 시간을 갈 수 있었다.

 


마담 B를 보면 인간은 다면체라는 말이 생각난다. 브로커로서 표독스러운 생활인처럼 보이다가도 강아지나 같이 산을 넘은 여성의 아이를 걱정하는 다정한 사람이기도 하다. 감독님은 그냥 사람으로 마담 B를 보셨다고 했지만, 영화적 연출을 피할 수 없었을 텐데 그가 어떤 사람으로 보이길 바랐는지 궁금하다.

 

그 모습이 다 마담 B. 그분의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싶었다. 마담 B라는 사람을 직접 만나게 되면, 정말 영화에 있는 그분 그대로다. 그는 나는 나다라는 식으로 자신만의 방식을 찾으며 살아나가는 강한 사람이다. 물론 너무나 힘든 상황에서는 그분도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그럼에도 어떻게든 극복하며 자신을 찾으려는 모습들이 좋았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는 여성, 불리한 환경에서도 끝까지 싸워나가는 인물인데, 그 자체가 바로 마담 B.

 


제목을 <마담 B>로 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마담(Madame)’은 프랑스에서 보통 상대방을 부르는 존칭이다. 그분의 성이 B로 시작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프로듀서와 내가 프랑스어로 마담 베라고 불렀다. 또 술집을 운영하는 사람도 마담이라고 부르는데, 그곳의 대장 같은 뉘앙스다. 그런 이중적인 의미도 있고 그분과 잘 어울리기도 했고. 여러 가지 이유로 정해졌다.

 




아들과의 인터뷰를 보면 속내를 이야기하긴 하면서도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네라고 말하면서 어려워한다. 촬영부터 개봉까지 마담 B와 그녀 가족의 허락을 얻기가 어렵지는 않았나.

 

얼굴도 나오는데 괜찮냐고 했을 때 다들 흔쾌히 괜찮다고 했다. 오랜 시간 마담 B와 함께 있었기에 다 받아들여줬던 것 같다. 마담 B는 이 영화를 보셨는데, 재미있어했다. 부부싸움 장면을 볼 때는 허허 웃으면서 그런 날이 있었나?’ 하기도 하고. 중국에서 태국까지 가는 여정을 보면서는 아이고, 그 고생을 했는데.’ 하면서 왜 그 길었던 여정을 짧게 밖에 표현을 안 했느냐고 묻기도 했다.

 


마담 B와 계속 연락을 하고 지내나 보다.

 

그렇다. 마담 B는 지금은 경기도에 따로 바(bar)를 차려서 독립을 했다. 어느 가족도 선택하지 않았다. 중국도, 북한 가족도. 돈을 벌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대로 살고 계신 것 같다. 자식들에게 용돈도 주고.

 


왜 중국의 남편에게 가지 않았을까?

 

복잡한 것 같다. 마담 B가 한국 여권을 받고 나서 중국에 보름 정도 갔었다고 하더라. 문제는 중국인 남편이 비자를 받을 수도 없고 현실적으로 한국에 오는 게 불가능했다. 마담 B 입장에선 그렇다고 자식을 두고 중국에 가서 살기도 그렇고. 여러 가지 벽이 많았던 거다. 그래서 결국 독립을 한 것 같다.

 




아이러니의 시대, 당신의 사랑은 온전한가?’ 라는 포스터의 문구가 흥미롭다. 정점이 사랑에 찍혔는데, 마지막 노래방 장면에서도 애틋함이라는 정조가 크게 드러난다. 분단이나 탈북이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나.

 

<마담 B>에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사회적 분위기는 있다. 하지만 사람의 이야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두 가족 사이에서 갈등하는 마담 B의 모습은 어떻게 보면 분단으로 인해 사람들이 처한 상황과 비슷하기도 하다. 그래서 꼭 분단을 내세우지 않아도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은 마담 B의 인생을 보며 떠올리는 것들이 있으리라 생각했다. 또 보고 나면 굉장히 씁쓸한데, 그 씁쓸함은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는지 질문을 던져보면 답은 분단이나 남북관계 등으로 연결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제일 씁쓸했던 부분은 마담 B가 누가 이해할까 우리의 운명을” 내용의 편지를 읽는 부분이었다. 마담 B가 실제로 일기를 즐겨 썼나.

 

그렇다. 실제로 오래 쓰셨고 탈북할 때부터 항상 일기장을 들고 다녔다. 촬영을 한참 하고 있을 때 그분이 꺼내서 읽고 싶은 이야기들을 직접 읽어주셨다. 그 때 녹취했던 걸 편집할 때 쓰게 됐다.

 


서울 도심이 나오면서 반공 웅변이 등장하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그건 어느 시점에 어떤 촬영 및 자료조사를 통해 얻게 된 음성인지 궁금하다. 또 의도는 무엇이었나.

 

웅변 음성은 2015년 자료다. 특정 단체에서 나라사랑하기행사를 열어서 특정 방향으로 분위기를 유도하는 웅변이었다. 어쩌다 그 음성을 구했다. 처음 들었을 땐 아주 옛날 자료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충격이었다. 한국에 와서 마담 B의 서울 생활을 찍으면서 느꼈던 감정들이 있다. 그걸 표현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웅변과 지하철 풍경을 넣었다. 마담 B가 그렇게 고생을 해서 중국에서 한국으로 왔는데, 그때 사람이 너무나 허물어져있었다. 더 가난했던 중국에 있었을 때가 아이러니하게도 더 따듯한 사람으로 느껴졌다. 더 생명력이 있었다. 마담 B가 하나원(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에서 나와서 이제는 신나게 삶을 시작하겠지 짐작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내가 느낀 충격, 감정선을 관객들이 어떻게 하면 느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웅변 장면과 함께 지하철에서 지금도 볼 수 있는 간첩 신고와 같은 글귀를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좋은 쪽으로 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한국은 아이러니의 상황이다. 그런 걸 보여주고 싶었다.

 





한국과 프랑스에서 각각 오래 살아왔기 때문인지 전작들 <약속>(2010), <히치하이커>(2016), <레터스>(2017) 등을 통해 꾸준히 디아스포라적인, 경계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왔다. 특히 탈북자의 이야기가 많아 보이는데.


내 지금 나이의 절반은 한국, 절반은 프랑스에 있었으니까 영향이 없지는 않다. 탈북을 포함해 경계에 선 사람들에 대해 관심이 많다. 파리에서 음악 하는 불법체류자, 대만의 소외계층을 다룬 작업들이 그렇다. 그리고 실제로 관심 가지는 것은 경계에 서 있다는 것 자체보다는 가족이라는 주제다.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을 하려다 보니 분단으로 연결이 되기도 한 것이다. 생계를 위해 국경을 넘는 사람들 중에서는 여성이 더 많고, 그러다보니 여성, 또 엄마인 여성도 많이 이야기하게 된다. 지금 돌이켜 보면 전작들에서도 기둥이 되는 주제는 가족, 그 중에서도 엄마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경계에 선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꾸준히 할 생각인가.

 

그렇다. <뷰티풀 데이즈> 같은 경우엔 3부작으로 기획을 했다. 앞으로 아마 2편이 더 있을 것이다. <마담 B>는 다큐멘터리로 풀었고, 극영화로는 <뷰티풀 데이즈>를 통해 중국인의 시점으로 지금의 세대를 이야기하려 했다. 연결될 두 번째, 세 번째 이야기들은 다른 시점들이다. 아버지의 시점, 또 다른 젊은 여성의 시점이 될 수도 있다. 이런 기획을 하고 있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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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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